<-- Chapter 52 - 메이저리그 개막전 -->
오타니의 피칭을 지켜보고 있던 포셀로는 다시 분위기를 잡고 마운드에 올랐다.
[2회 말로 이닝이 넘어온 가운데 다시 포셀로가 마운드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거 둘 중 한팀이 쉽게 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 외로 팽팽한 경기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아직 경기 초반이니깐요. 타순이 1바퀴 도는 3,4회부터가 진짜라고 생각하는게 좋을듯 합니다.]
딱!
그 말대로 포셀로는 선두 타자에게 4구째 슬라이더를 던지다가 2루타를 허용하고 말았지만 이어진 6,7,8번 타자를 13구만에 전부 처리하면서 2회에도 무실점을 기록하였다.
2회가 끝나며 포셀로의 투구수도 32구로 확 늘어난 가운데 3회에 2번째 타석을 맞이할 페드로이아나 베닌텐디는 오타니를 공략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냉정하게 말해서 최고 구속이 1KM가 오른것 뿐이야."
"그 오른 구속이 170이라는건 둘째치고 말이지."
"유성, 이번에 다시 찬스를 만들어주면 그땐 불러들일 수 있겠어?"
"당연하지. 한번은 몰라도 두번은 안 당해."
예상치못한 170KM로 인해 삼진을 당했던 유성은 다시 170을 던지면 어떻게든 공략을 할 생각이었다.
오타니가 마지막 대결 이후 성장을 했던 것처럼 자신도 성장을 했기 때문이었다.
"좋아. 2명이나 출루를 해야한다는게 꽤나 버겁기는 하지만... 못할것도 없지."
2이닝만에 오타니는 2가지 패턴을 보여주었다.
오로지 강속구만을 던지며 힘으로 찍어 누르는 패턴과 다양한 변화구로 타자를 순식간에 처리하는 패턴.
9번 타자를 통한다면 어떤 패턴으로 덤벼올지 대충이나마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타니가 160 초반의 포심 4개로 9번 타자를 처리하자 페드로이아는 감을 찾을 수 있었다.
[3회 초 1아웃 상황에서 타선이 1바퀴 돌게 된 레드삭스입니다.]
[오타니가 이번에 어떤 식으로 레드삭스의 상위 타순을 상대할지가 관건인데요. 방금처럼 힘으로 찍어 누르는 방법도 있고, 이전 이닝처럼 다양한 구종으로 농락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1명 정도 출루 시키는건 문제 없겠지만 2명째를 출루 시키는건 곤란하죠?]
[네. 첫 타석은 오타니가 이겼지만 박유성과의 상대 전적이 나쁘기에 방심하기에는 이릅니다.]
양키스 해설진은 유성이 삼진을 당한 뒤에도 여유로운 표정을 보이고 있는 레드삭스 선수들을 보고 의문을 가졌고, 이내 유성의 특이하면서도 지금 상황에 가장 적합한 기록을 확인하고는 방심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지금까진 잘 넘어왔지만 2번째 타석부터는 뭐가 되었든 변화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죠. 특히 주자를 2명 내보내는 순간 박유성 선수와 대결하게 되니깐요.]
반대로 1명을 출루 시키더라도 추가적인 출루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유성과는 4회에 맞붙게 된다.
특히 1아웃이 이미 잡혀있는 상황이기에 오타니는 2명만 잡으면 된다.
누가 봐도 오타니에게 유리한 게임이었고, 오타니도 그것을 알기에 타석에 들어선 페드로이아에게 초구부터 165KM의 광속구를 스트라이크 존에 정확히 집어 넣었다.
포심 위주의 승부가 올 것을 예상하기는 했지만 구속이 생각보다 더 빨랐기에 페드로이아는 속으로 한숨을 내 쉴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오타니나 다른 선수들은 알 수 없었다.
메이저리그에서 10년 넘게 활약한 그에 비견될 정도의 베테랑은 양팀을 합해도 몇 없기 때문이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오타니의 공은 쉽게 공략하기 힘든 종류였다.
투심처럼 변화하는건 아니었지만 그 공에 실려 있는 구위는 첫 타석에 안타를 치고 나갔음에도 힘에서 밀렸다는게 확연하게 느껴졌다.
'첫 3구를 버티는 것부터가 문제로군.'
'다른 타자는 몰라도 페드로이아는 좀 까다로운데...'
페드로이아가 오타니의 공에 대해 생각할때 홈플레이트 뒤에 앉은 게리 산체스는 그런 페드로이아를 어떻게 잡을지에 대해 생각했다.
'일단 1스트라이크는 잡았다. 앞선 이닝을 생각한다면 지금 변화구를 하나 넣어주는게 좋아.'
그렇게 나온 사인은 스플리터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팡!
155KM나 되는 구속의 스플리터가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갔다가 떨어지는 코스로 들어왔고, 무덤덤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던 페드로이아도 이 공에는 움찔하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산체스는 그 모습을 보고 웃을 수 있었다.
2스트라이크의 볼카운트를 잡아낸 상황에 심리적 우위까지 얻었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다시 한번 스플리터를 던지는 것이었다.
[헛스윙 삼진!]
[공 3개만에 페드로이아를 삼진으로 돌리는 오타니!]
[지금 스플리터 2개를 연속해서 던졌는데요.]
[네. 첫번째 스플리터를 과감하게 스트라이크 존으로 던져서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그렇게 잡은 우위를 바탕으로 두번째 스플리터는 좀 더 낮은 코스로 던져서 헛스윙을 유도했군요.]
완벽하게 당했다.
이렇게 된 이상 뒷타자들이 잘 해주기를 빌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오타니는 각 타자들에게 전부 다른 공을 던졌다.
슬라이더를 3연속으로 던지거나 160KM의 투심을 2연속으로 던진 뒤에 168KM의 포심을 결정구로 던져서 따라가지도 못하게 만들며 3회 초에 오타니는 단 9개의 공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야말로 압도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투구수도 3회가 마무리 된 시점에서 45구로 6이닝도 아슬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7이닝도 노릴 수 있을 정도의 투구수가 되었다.
물론 불펜의 비중이 늘어난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투수는 6이닝 혹은 7이닝만 소화해도 충분해졌다.
포셀로처럼 뛰어난 이닝이터 입장에서는 7이닝은 아쉬운 수준이겠지만 최근의 메이저리그는 9이닝 1,2실점 완투를 기록하는 투수보다는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투수를 조금 더 높게 쳐주기도 했다.
어차피 둘 다 QS+를 기록했기에 차라리 실점을 단 한번도 안 하는 쪽이 더 좋다는 그런 이야기였다.
그러다보니 최근의 메이저리그에서는 완투가 가능하더라도 조기에 선발을 내리는 쪽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었다.
물론 특정 구단을 상대로 하는 경기나 기록이 걸린 경기는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불펜의 비중이 과거에 비해 급격히 그리고 많이 늘어난 것은 진실이었다.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도 결국 무수히 많은 불펜 자원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1,2군 그리고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구단이 보유하고 있는 3군까지만 존재하는 KBO에 비해 메이저리그는 공식적으로 산하에 존재하는 트리플A, 더블A, 하이 싱글A, 싱글A 그리고 루키리그 팀까지 구단에 따라 하위리그가 하나 정도 빠지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선수를 수급할 수 있는 4,5개의 구단이 더 존재했다.
"대 불펜의 시대 같은 웃길지도 모르는 이야기지만..."
"양키스의 채프먼만 해도 2년 전에 5년 8,600만불에 계약했었으니 차후 메이저리그에 1억짜리 불펜이 나오는 것도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야."
"유력 후보라면 역시 레드삭스의 킴브럴이겠지."
"응? 그녀석 채프먼이랑 동갑 아니었어?"
"그랬나? 킴브럴이 올해로 30세가 되는건 아는데 말이야."
"그렇다면 6년 1억은 몰라도 5년 1억은 조금 애매한데 말이야."
"나이가 있다보니 6년이나 주기도 아쉽지."
"그렇다고 저정도로 검증된 선수에게 그 정도 돈도 안 쓰기에는 아쉽지 않나?"
아무리 마이너리그에 수 많은 불펜 자원이 있다고 해도 채프먼이나 킴브럴 같은 S급 클로저들과 비교하면 떨어지는 편이었다.
물론 S급의 자질을 가진 투수가 없는건 아니지만 레드삭스와 양키스처럼 우승을 노리는 팀 입장에서는 그들을 기다려줄 여유가 없었다.
그러는 사이에 포셀로가 7구만에 양키스 타선을 삼자범퇴로 정리하면서 3이닝 39구라는 아주 깔끔한 투구수로 이닝을 마무리했고, 이제 이닝은 4회 초로 넘어가게 되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4회 초가 되자 다시 순간 시청률이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3억불의 투수와 타자들이 다시 한번 맞붙기 때문이었다.
다시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양키스 팬들이 유성에게 야유를 보내는 것을 들으며 아껴두었던 비장의 카드를 꺼낼때가 온 것을 느꼈다.
앞선 3이닝동안 공에 적응한 타자들이 투구수를 늘리기 위해 작정하고 늘어질 확률이 높았기에 6이닝을 채우는 것도 아슬할 것이다.
"준비 끝."
뒤를 생각하기 이전에 우선 타석에 들어선 유성을 상대하는게 우선이다.
타석에 들어선 유성도 오타니가 어떤 공을 던질지 생각하며 자세를 잡았다.
팡!
[170KM! 초구부터 170KM가 나옵니다!]
[지난 이닝에 마지막 공이 168이었는데 다시 한번 170을 끌어 내는군요.]
[아무리 박유성이 오타니와의 상대 전적에서 우세를 잡고 있다지만 이건 쉽지 않죠.]
[게다가 자료에 따르면 오타니의 공을 공략했을때 오타니의 공의 구속은 167KM였더군요.]
[3KM나 더 빠른 공이라는거로군요.]
초구를 본 유성은 타이밍은 잡혔지만 공략이 힘들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처음 160 후반의 광속구를 던졌을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하긴, 처음 160 후반을 던졌을때와 160 후반을 익숙하게 다루는 지금 시점에서 비교는 무의미한가...'
지금의 자신이라면 168까지는 담장을 넘길 수 있다.
하지만 169부터는 확신이 없었다.
단, 1KM의 차이지만 이렇게 평범한 투수는 도달 할 수 없는 신의 경지라고 할 수 있는 구속에서는 1KM 차이도 컸다.
딱!
[파울! 169KM를 건드린 박유성입니다.]
[아쉽네요. 지금은 타이밍은 맞았는데 힘에서 밀렸어요.]
- 갓유성을 힘으로 밀어버리는 자. 이름하여 갓타니.
- 하도 신격화 하다보니 이제는 저 둘이 투수의 신과 타자의 신이 되었네.
- 그래도 둘 다 일단 첫 시즌을 잘 보내고 나서 이야기 해야지. 마침 지금의 메이저리그에는 커쇼와 트라웃이라는 진짜 신이 있으니깐.
딱!
170KM의 포심
딱!
161KM의 투심
"볼"
156KM의 스플리터
2S-1B의 카운트지만 지켜보고 있는 선수들은 이 승부가 오늘 경기의 향방을 결정짓는 승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볼카운트는 오타니에게 유리하지만 100% 전력으로 던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승부가 길게 이어지면 체력적 부담이 커지는 리스크가 있었다.
"보통이라면 버티는 쪽을 선택하겠지만 내가 아는 녀석이라면..."
빠른 승부를 원할 것이다.
필요에 의해서 유성이 투구수 테러를 했던 경기도 제법 있었지만 그런 투수들과 자신의 공을 비교한다면 유성은 투구수 테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그런 확신이 있기에 오타니는 숨겨두었던 무기를 꺼내들었다.
156KM에 달하는 고속 커터를 말이었다.
딱!
유성은 공을 때려냈으나 커터라는 것을 알지 못했고, 배트가 부숴짐과 동시에 공은 오타니에게 굴러갔다.
그리고 오타니가 공을 1루로 던지는 것으로 오타니는 2타석 연속으로 유성을 범타로 처리했다.
========== 작품 후기 ==========
조아라가 또 새로운 공모전을 꺼내왔는데 스포츠 장르가 있군요.
...말 안 하셔도 아시죠?
그런 의미에서 그동안 고민하던 완결 시점은 350~360화 사이로 정했습니다. (쓰다가 넘칠 확률이 있는건 둘째치고...)
다만 요즘처럼 슬럼프 와서 일정 늘어질걸 감안해서
1월 말 혹은 2월 초에 완결 내는걸 고려하고 있습니다.
12월에 군대 가시는 분에게는... (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