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259화 (258/300)

<-- Chapter 52 - 메이저리그 개막전 -->

1회 초 1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고 있는 것은 무키 베츠였다.

17,18시즌 연속해서 20-20 클럽을 기록하고, 18시즌에는 30홈런까지 기록하며 장타력 뿐만 아니라 주루 플레이, 도루 능력까지 과시하며 레드삭스에서 가장 뛰어난 타격을 과시하는 타자라는 것을 보이고 있었다.

[메이저리그는 4번보다는 3번에 더 강한 타자. 즉, 최고의 타자를 3번에 배치하는데요. 최근에는 강한 2번이라고 최고의 타자를 2번에 배치하는 경우도 있는데 17,18시즌 연속 50홈런을 기록한 스탠튼이나 마이크 트라웃 그리고 17시즌 신인왕과 홈런왕 그리고 MVP까지 모든 것을 한꺼번에 차지한 그리고 오늘 양키스의 2번으로 나서는걸 준비 중인 애런저지까지 여러 선수가 2번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반면 3번 타순으로 본다면 지금 레드삭스의 무키 베츠나 내셔널스의 브라이스 하퍼 같은 선수도 있죠.]

[투자한 금액으로 생각하면 박유성 선수가 3번으로 가는게 맞을지도 모르지만 본인이 4번을 원하기도 하고 차이가 있다고 하기 애매하지만 주자가 2명 있을때보다 3명. 그러니깐 만루일때의 타율이 3푼 이상 높거든요.]

초구 볼을 지켜보고 2구째 파울 타구를 만들어냈으나 배트에 문제가 생겼는지 무키 베츠는 배트를 교체하러 잠시 덕아웃으로 향했다.

그것을 보고 한국 중계진은 이야기를 이어갔다.

[다들 잘 아시듯 17시즌 박유성 선수가 무려 4할 4푼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면서 KBO는 물론 전세계 야구의 타율 역사를 다 바꿔버렸거든요. 더 놀라운건 박유성 선수가 6년 내내 타율보다 득점권 타율이 5푼 이상 높았고, 그 17시즌에는 득점권 타율이 5할이 넘어가고 있죠.]

[5할이 넘는 득점권 타율만 해도 와...라는 말 밖에 안 나오는데 만루 상황으로 한정해버리면 아예 6할까지 올라갔거든요.]

- 만루에서 6할이라니...

- 이러면 베닌텐디가 아웃 된게 아쉬운데...

- 그래도 주자 2명만 되어도 5할 6푼이나 됨.

결국 무키 베츠의 출루가 관건이었고, 현지 해설도 그 점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박유성은 한국 시절에 주자가 많을 수록 더 높은 타율을 자랑했던 타자인데요.]

[오타니가 어떻게든 무키 베츠의 출루를 막아야 한다는거죠.]

[여러 세이버메트리션들이 박유성의 타율이 3할 5푼 이상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했기에 컨택은 이미 메이저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이번 시범경기때 대타로 나선 경기가 제법 있기는 하지만 전경기 출전을 하며 5할이 넘는 타율을 보여주기도 했죠.]

[대타로 나선 비중이 제법 되는데도 5할이 넘는 타율을 유지했다라는건 그만큼 집중력이 높다는건데요.]

[그렇죠. 오늘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루는 선수이기 때문에 경기를 치루면서 데이터가 누적 되어야 알겠지만 KBO 시절의 또 다른 자료에 따르면 팀이 리드하고 있을때도 박유성은 잘 치지만 팀이 동점 상태에 있거나 리드를 내주었을때 더 잘 친다는 데이터가 있거든요.]

[정확히 지금 시점에 해결을 잘 해주는 타자라는거로군요.]

그러는 사이에 무키 베츠는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1사 1,2루라는 찬스가 만들어지며 원정을 온 팬들은 환호를 하며 스타를 연호하기 시작했다.

[네. 지금 레드삭스 팬들이 스타를 외치고 있는데요. 레드삭스 팬들이 박유성 선수의 이름에서 따와서 스타라는 별명을 붙였다는군요.]

[유성을 영어로 했군요.]

[사실 유성을 영어로 하면 메테오가 더 맞지만요.]

- 유스타?

- 따지자면 박스타 아니냐?

- 그나저나 오타니 열심히 박유성 보고 있네.

- 사생팬 수준의 눈빛보소.

워낙 당한게 많아서 그런지 오타니는 유성이 나오자마자 파워를 끌어 올리기 시작하였고, 앞선 세 타자를 상대로 최소 158KM, 최고 162KM를 기록했던 오타니는 유성을 상대로 망설임 없이 초구를 던졌다.

퍽!

[초..초구 168KM!]

[1사 1,2루 상황에서 박유성을 만난 오타니가 시작부터 168KM를 던지고 있습니다!]

"다른 타자들은 몰라도 날 상대할때는 여력 같은게 없다는건가."

초구부터 전력으로 덤벼드는 오타니의 공을 보며 중얼거린 유성은 주자들을 슬쩍 보고는 다시 오타니를 보았다.

[NPB 마지막 시즌이던 지난 시즌에 오타니가 평균 158KM의 구속을 기록했는데요. 다만 최고 구속은 166KM에 머물렀습니다.]

[지난 시즌의 성적을 생각하면 167 이상은 쓸 필요가 없다. 혹은 앞으로 상대할 메이저리거들을 의식해서 쓰지 않았다. 정도로 이야기가 될텐데요.]

[일단 1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던 점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둘 다가 맞지 않나 싶네요.]

- 그리고 168짜리 던져놓고 박유성에게 박살 났지.

- 168,169 던지는거 보고 아무리 박유성이라도 이건 힘들겠다 했는데 몇타석도 안 되어서 털린거 보고 할 말이 없더라...

그러한 기억이 있기에 오타니는 전력을 다 하면서도 신중하게 플레이를 하였다.

2구째 155KM나 되는 스플리터가 절묘하게 스트라이크 존 바로 아래를 스쳐지나가며 순간적이나마 유성이 움찔하기도 했으나 결국 스윙을 하지 않으며 1S-1B로 볼 카운트가 균형을 맞추게 되었다.

[자, 볼 카운트의 균형이 맞추어졌는데요.]

[여기서 안타 하나만 나와도 1점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주자를 신경 쓰는걸 잊지 말아야합니다.]

유성은 한국에서 160 초반의 공은 제법 자주 상대를 해보았다.

하지만 지금처럼 160 중반을 넘어 후반에 도달한 공은 오타니를 제외하면 상대해본적이 없었다.

다시 말해 160 후반의 강속구에 대한 경험이 부족했는데 유성은 이번 오타니와의 대결에서 그에 대한 감각을 끌어 올릴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KBO와 달리 MLB에는 160 후반의 공을 던지는 투수가 오타니 1명뿐이 아니기 때문이다.

딱!

[167KM의 공을 건드리는 박유성!]

[오타니와의 마지막 대결때 이미 저 공을 상대해서 결정적인 홈런까지 때려낸게 바로 박유성이기에 쉽게 승부가 끝나지는 않을겁니다.]

2S-1B로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어냈지만 유성은 오히려 불리한 카운터에서 더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적이 많기에 2스트라이크가 만들어진 시점에서 양키스 배터리는 직접 승부를 하기보다는 유인구로 승부를 걸기로 했다.

165KM의 공이 바깥쪽 존에 살짝 벗어나며 2S-2B이 되었고, 이어진 168KM의 다시 한번 몸쪽으로 들어오는 공을 유성이 건드리며 파울이 되었다.

"여기까진 예상한 부분이야."

유성이 다음 공을 예상하고 있을때 양키스의 포수 게리 산체스가 이야기했다.

"그래? 그러면 이 이후도 예상했나?"

"너 정도의 컨택을 가지고 있는 녀석을 삼진으로 잡는건 무리야. 그렇다고 힘으로 찍어누르자니 하위리그라고 해도 70홈런이나 때린 녀석을 찍어 누르기도 힘들지."

"한국에선 날 상대할 녀석이 없어서 결국 다 도망갔는데 말이야."

"어차피 라이벌전이야. 그것도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펼쳐지는 경기지."

"쉽게 끝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인가?"

"그래. 1,2점으로 끝날 경기가 아니야."

이야기는 거기까지.

주심이 둘의 대화를 듣고 조금만 더 이야기했다면 개입을 하려고 했기에 눈치껏 유성은 다음 공을 기다렸다.

조금만 더 이야기했다면 무엇을 노리는지 알아냈을지도 모르는 타이밍에 대화가 중단되자 게리 산체스는 일단은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2-2의 볼카운트. 공 하나면 삼진으로 처리가 가능한데요.]

[박유성 선수의 컨택 능력 같은걸 감안하면 삼진보단 인플레이 타구를 유도하는게 더 쉬울지도 모르겠네요.]

[6구째! 슬라이더를 참아내는 박유성!]

[여기서 앞선 세 타자에게 던지지 않았던 슬라이더를 꺼냈는데 참아내는군요.]

[네. 오타니의 160 후반을 봐서 순간 저희의 생각도 제한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박유성 선수의 선구안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꼽히던 것을 잊고 있었네요.]

- 컨택, 선구, 파워가 전부 되는 완성형 타자 보소.

- 보통 메이저리거들을 보면 셋 중 하나 정도는 없는데 박유성 같은 경우는 셋 다 있어서 충격과 공포가 되지.

- 셋 다 되는거 다른 선수도 있지 않냐.

- 트라웃은 넘사벽이라 아직 비교하기는 멀었고, 하퍼나 크리스 정도?

- 하퍼도 좀 크지 않나?

- 박유성은 20/80 스케일에서 전부 70 이상 받았으니 하퍼랑 비교해도 됨.

[메이저리그 팬들이라면 자주 들어본 20/80 스케일을 기준으로 한다면 50이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인데요. 박유성 선수는 컨택, 선구, 파워에서 모두 70을 넘어서 아예 80점 만점을 받았습니다.]

[저도 그 자료를 봤는데 환상적이더군요.]

[네.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이 선수를 판단할때 20/80 스케일 말고노 OFP라고 Overall Future Potential라고 미래의 잠재력에 대한 기록도 있는데요. 이 기록도 최고 80점까지 줄 경우 66점 이상은 올스타급 선수로 분류되는데요. 박유성 선수는 73점을 받았습니다. 모두가 잘 아는 마이크 트라웃이 72점을 받았죠.]

[한국에서 6년간 뛰었고 6연속 우승을 거두었던 점을 감안해서 73점이 나왔나 보군요.]

[네. 분명히 기량은 최고 수준이지만 대졸 선수 수준의 나이이다보니 그 부분이 감안 된듯 합니다.]

6구째를 참아내고 7구째 존에 걸치는 포심을 건드리며 파울로 만든 유성은 승부를 8구째로 이어갔다.

7구째가 파울이 된 것을 본 오타니는 빠르게 8구째를 던졌고, 동시에 160 중후반을 유지하던 구속을 갑자기 160 초반으로 낮추었다.

구속이 약 5KM 가량이 낮아진 것이기에 계속해서 160 중후반을 생각하고 있던 유성은 바로 알아차리고 스윙을 시작했다.

하지만 오타니가 이번에 던진 구종은 포심이 아닌 투심이었고, 스윙을 시작한 유성은 공이 미트에 근접했을때 그 사실을 알았고, 급하게 배트를 잡은 힘을 살짝 풀며 배트의 방향을 바꾸었다.

딱!

[파울! 배트가 옆으로 날아갔습니다.]

[지금 161KM가 나왔는데 휘었죠?]

[네. 이건 투심이네요.]

가까스로 투심을 걷어낸 유성은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미치 모어랜드가 주워준 배트를 받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더럽게 힘드네."

"슬라이더에 이번에는 투심인가..."

"잘못하면 나도 점수를 못 낼지도 모르겠어."

"니가 그런 말을 하면 뒤에 있는 우리도 힘든데 말이야."

"별 수 없지. 일단 1점을 먼저 뽑는거에 집중 하는 수 밖에."

잠시 숨을 고를 타이밍이었기에 오타니도 마운드의 발판에서 발을 때며 유성이 타석에 들어서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빨리 오라고 째려보고 있네."

"훗. 일단 다녀와."

"그래. 이젠 끝을 봐야겠지."

다시 타석에 돌아온 유성과 그것을 보고 다시 마운드의 발판을 밟은 오타니.

이제 1,2구 안에 승부가 끝난다.

두 사람은 그것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제 9구째를 던지기 전에 오타니는 자신이 던진 공을 잠시 체크했다.

포심 6구, 스플리터, 슬라이더, 투심 1구.

포심의 비중이 터무니 없이 높았다.

애초에 자신의 포심이라면 결정구 하나만 써도 다른 타자들을 다 정리할 수 있다.

100마일, 101마일을 유지한 것으로 인해 페드로이아가 안타를 때려내고, 무키 베츠가 볼넷으로 나가기는 했지만 이미 사전에 이야기 된 부분이었다.

게다가 유성을 상대하기 위해 오타니는 아직 보여주지 않은 카드가 하나 남아있었다.

"좀 더 아끼고 싶었지만..."

역시 박유성은 최고의 타자였다.

아껴둘 생각이던 비장의 카드를 개막전 그것도 1회부터 사용하게 만드는 타자.

하지만 이번에는 자신이 승리를 거둘 것이다.

그렇게 오타니의 비장의 카드가 공개 되었다.

========== 작품 후기 ==========

비장의 카드라고 해봐야 오타니에게는...

흠흠...

메이저리그에 존재하는 별에 별 기록들을 찾는다고 하루 또 쉬어버렸군요.

KBO를 다루고 있는 스텟티즈 기록들은 약과에요.

메이저는 무슨 수학자들이 다 몰려있나 싶을 정도로;;

아 혹시 지적하시는 분이 있을까봐 이야기하지만 구속 부분을 편하게 보시라고 KM를 계속 쓰고 있습니다만 메이저는 원래 마일로 계산합니다.

소수점 단위로 계산하기 귀찮기에 소수점 2째 자리까지 반올림으로 끊어서 [1.61(1마일) X ??마일 = 구속] 으로 계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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