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51 -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
시범경기 첫 경기부터 유성의 그랜드슬럼을 앞세우며 승리를 거둔 레드삭스는 점차 페이스를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유성을 제외하면 대부분 선수들이 돌아가며 나왔지만 시범경기 후반으로 이어질 수록 주전들이 차근차근 나오기 시작했다.
"대단하군."
"시범경기 10경기만에 12홈런이라..."
"더 놀라운건 정확도야. 타율만 봐도 아예 5할을 넘기고 있어."
시범경기이기에 더블A, 트리블A 수준의 리거들이 자주 나왔기에 의미 있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이 정도 성적이라면 마이너 리그 수준이 아니라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거들이 나올 시범경기 후반부가 진짜겠지."
"요즘은 좀 더 분석 시스템이 첨단화 되었다지?"
"그래. 이전에는 시즌이 시작되고 빨라도 1개월의 시간이 필요했고 늦으면 그 시즌내내 분석을 못하기도 하지만 얼마 전에 공개된 새로운 스텟 계산식 덕분에 시범 경기의 데이터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자료를 얻을 수 있게 되었어."
"점점 클래식 스텟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군."
"그 대신 점점 스텟을 뛰어넘는 괴물들이 많아지고 있지."
현 시대의 트라웃이나 하퍼 또는 커쇼나 포스트시즌의 범가너처럼 예상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거나 리그를 지배하는 선수들은 꾸준히 나왔다.
그리고 그 선수들은 상대하기 위해 메이저리그에는 매년 새로운 괴물들이 나타났고, 지금도 나타나고 있었다.
"올해 레드삭스의 주목 포인트는 둘이지."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의 스타 박유성과 3년도 안 되어서 마이너리그를 정복한 슈퍼 루키 쿡 에디슨인가."
쿡 에디슨
2016 드래프트에서 레드삭스가 1라운드로 선발한 스트라스버그 이후 가장 포텐이 높다고 평가 되는 미국인 좌완 투수였다.
게다가 보스턴 출신이기까지 하기에 차세대 프렌차이즈 스타의 가능성까지 보유하고 있는 선수였는데 레드삭스는 과감하게 이번 시즌부터 그를 메이저에서 활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올해는 우승을 노리고 있는거겠지?"
"당연히 노려야지. 16,17시즌에 연속으로 지구 우승을 한 전력을 가지고 18시즌에 포스트 진출에 못 나가면서까지 스쿼드 강화를 한 이유가 뭐겠어."
13시즌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레드삭스는 14,15시즌에 하위권을 방황을 하였다.
그러나 마냥 방황을 한 것이 아니라 유망주를 끌어모으며 다시 위로 올라가기 위한 준비를 한 것이었기에 16,17시즌에 연속으로 지구 우승을 거두며 포스트 시즌에 진출 할 수 있었다.
다만 두번 모두 챔피언십 시리즈에도 가지 못하고 탈락하는 바람에 안습한 상황이 나오게 되었고, 결국 17시즌이 끝나고 코라 감독이 부임하며 18시즌을 버리는 것으로 결정이 나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1년 사이에 레드삭스는 유성을 영입하기 위해 외야의 교통 정리를 시작했고, 16시즌 겨울 윈터리그와 17시즌 루키, 싱글A, 더블A를 한꺼번에 정복한 에디슨도 트리플A에서 메이저 풀시즌을 위한 준비를 하는 가운데 확장 로스터때 메이저리그 경험까지 시켜주며 준비를 시켰다.
"슈퍼2 룰 때문에 6월에나 콜업할려나?"
"이미 작년에 메이저리그 데뷔를 했기 때문에 5월에 올린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말이야."
내셔널 트레저라고 불리는 스트라스버그 이후 가장 높은 포텐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에 걸 맞게 에디슨은 100마일이 넘는 광속의 경지를 자랑하는 패스트볼을 자유자재로 던지고 제구마저 뛰어나게 할 줄아는 투수이다.
물론 단순히 패스트볼만 빠르다고 스트라스버그와 비견되는 것은 아니었다.
스트라스버그가 서클체인지업, 슬러브, 슬라이더와 같은 구종을 가지고 있다면 에디슨은 파워 커브, 슬로우 커브라는 2종류의 커브를 기반으로 서클체인지업과 커터 그리고 스플리터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구종을 보유하고 있었다.
"박유성은 일단 시범경기에서는 투자한만큼 해주고 있다면 에디슨은 유망주다운 모습이지."
"유망주치고는 포스가 강렬하지만 말이야."
시범 경기에서 아직 1경기만 등판했지만 벌써부터 최고 구속이 100마일까지 올라온 에디슨은 4이닝 무실점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시범경기 첫 경기를 등판을 마무리한 상태였다.
"당신이랑은 오히려 붙어보고 싶었는데..."
"나도 너랑 붙어보고 싶어. 하지만 우승을 위해서는 우리 정도 되는 선수들은 오히려 하나로 뭉치는게 더 좋아."
"그렇지만..."
"게다가 투수는 경기에서 타자를 상대해야하지만 기록으로는 투수를 상대해야해. 나랑 못 붙는다고 해도 라이벌팀에 투수가 하나 있으니깐."
"...그렇군요."
재키 로빈슨 이후 메이저리그는 조금씩 그리고 점차 인종차별이 사라져갔으나 여전히 그 흔적이 남아있었다.
당장 레드삭스의 극성팬 중에서도 유성에게 인종에 관한 이야기를 한 사람이 있을 정도였으니 어느정도인지 짐작이 될 정도였다.
하지만 유성의 앞에 있는 에디슨은 그런 것을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그 극성팬과 한바탕 싸울 기세를 보이기도 했을 정도였다.
"그런대 왜 나한테 물어보는거지? 투수 코치도 있는데?"
"투수가 투수를 가르치는게 맞을지도 모르지만 타자를 상대할때는 타자의 심리라던가 그런걸 알 필요가 있는데 그런 부분에선 오히려 타자가 가르쳐주는게 더 좋다는 세이버메트리션들의 자료가 있죠."
"...이젠 심리적인 부분까지 수치화 하고 있나?"
"불완전한 자료지만 일단 그래요."
유성 자신도 데이터를 매우 신뢰하지만 100% 신뢰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스프링캠프를 치루면서 더욱 100%로 신뢰해서 안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자신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있는 에디슨 때문이었다.
다른 팀에 대한 데이터 분석이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동료들에 대한 것을 알 필요가 있었다.
특히 투수들이 플라이볼 유형인지 그라운드볼 유형인지를 알아둘 필요가 있었기에 에디슨에 대한 자료도 확인을 했는데 분명 지난 시즌까진 플라이볼 유형이었는데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플라이볼과 그라운드볼이 1대1 비율이 맞춰질 정도로 줄어든 상태였다.
이러한 점은 시범경기 2번째 등판에서도 이어졌는데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더 많은 땅볼이 나오게 된 것이었다.
"고마워요. 마크."
"뭘요. 다른 선수도 아니고 우리 스타인데 당연히 해줘야죠."
존 헨리 구단주가 부임하고, 테오 엡스타인 당시 보스턴 단장이 부임하고, 2번의 우승을 거두면서 레드삭스는 여러 세이버 메트리션을 구단에 상주시키고 있었다.
마크도 그들 중 하나였고, 유성이 KBO 시절에 기록한 환상적인 세이버 스텟과 시범 경기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스텟들을 보고 팬이 되었다면서 여러 데이터를 제공하며 도움을 주고 있었다.
"에디슨... 이녀석 기록으로 보니깐 생각 이상인데요?"
"그렇죠? 타자쪽에서 박유성 선수가 이상적인 세이버 타자라면 투수쪽은 에디슨쪽이 그 유형에 가까워요. 물론 우리 팀의 세일이나 에디슨과 비교되는 스트라스버그만큼 압도적이지는 못하지만 말이죠."
"20-80 스케일로 종합적인 포텐을 이야기한다면 어느정도일꺼 같아요?"
"흠... 아직 메이저리그 풀시즌을 1번도 안 치뤄봤기에 지금 시점에서는 70점 정도를 예상하고 있어요. 첫 시즌을 얼마나 잘 치루느냐에 따라 올라가느냐 내려가느냐가 정해질테고요."
"만약 제 수비가 추가된다면요?"
"당신이 펜웨이 파크를 지키고 있는 8년을 떠올린다면... 조심스럽게 75점 혹은 80점 만점을 예상해볼만 하겠군요."
그 말을 듣고 유성은 웃을 수 있었다.
8년이나 되는 계약인데다가 당장 18시즌의 레드삭스가 하위권으로 쳐진 상태였기에 19시즌을 포기할 생각도 하고 있었는데 에디슨이 선발진에 제대로 정착한다면 얼마든지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된다.
릭 포셀로, 크리스 세일, 데이비드 프라이스, 드류 포머란츠로 이어지는 18시즌에도 확고했던 4선발진에 에디슨이 5선발 자리를 채우면 선발진은 13년 이후 다시 한번 우승을 노릴 정도가 될 수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레드삭스 프런트에서도 이번 2019시즌에 다시 우승을 거두기 위해 차근차근 전력을 구성하고 있었다.
투수나 내야 자원을 받아오며 비워버렸던 중견수 자리는 내구성에서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던 박유성이 채워줬고, 투수진도 에디슨이 5월부터 콜업 되면서 5선발이 깔끔하게 돌아갈 예정이었다.
"6년만에 정점을 노려보자고."
"이미 언론에선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우리팀과 양키스가 맞붙을거라 예상하고 있더군요."
레드삭스 이전에 가장 유성을 원한 것은 양키스였다.
그렇기에 양키스는 미리 중견수 자리를 비워둘 준비를 했으나 유성이 레드삭스로 가면서 닭 쫒던 개가 된 느낌이 무엇인지 느끼게 되었고, 그대로 방향을 돌려서 플랜B로 준비했던 오타니에 올인을 했다.
최종 4팀까지 갔던 다저스나 자이언츠도 마찬가지로 달려들었지만 공식적으로 발표된 레드삭스의 계약을 참고해서 오타니의 환심을 샀고 결정적으로 다나카의 존재가 오타니를 양키스로 이끌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다나카와 오타니라는 일본 듀오가 선발진의 중심을 잡게 되며 양키스는 부족하다 평가 받던 선발진의 퀄리티를 끌어 올리며 이번 시즌 최소 와일드카드를 노릴 수준이 되었다.
"동부지구는 올해도 힘들겠군."
"사실 작년이 이상했던거였어. 레드삭스와 양키스가 한꺼번에 포스트시즌에 못 올라갔으니..."
"레드삭스는 1년을 쉬었던만큼 금방 우승 전력을 재구축했고, 양키스도 15시즌 와일드 카드 이후로 포스트 시즌에 꾸준히 못 나가면서 뎁스를 구축하더니 어느새 다시 우승 전력으로 올라왔군."
"그와중에 탬파베이는 귀신 같이 다시 리빌딩 모드로 들어가서 경쟁을 피했고 말이야."
메이저리그는 무려 30개 팀이 있는 리그이기에 모든 팀이 우승을 노리기보다는 한팀이 우승을 노리면 다른 팀은 역으로 최하위를 노리며 리빌딩에 돌입하며 미래를 대비하였다.
그것은 당연히 우승을 위한 것이었고, 레드삭스도 우승을 위해 2018년을 버리며 부분적인 리빌딩을 실행하였다.
지구 우승을 거두었음에도 대권을 손에 넣지 못한 16,17시즌을 기억하면서 말이었다.
반대로 레드삭스와 함께 유력 우승 후보인 양키스도 15시즌 이후 3년에 걸친 준비를 하고 오타니까지 영입하며 다시금 대권을 노리기 시작하였다.
즉,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치열한 라이벌인 두 팀이 이번 시즌 제대로 맞붙을 준비를 끝낸 것이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FM이 문제가 아니라
제 뇌가 소재 고갈을 이야기 하고 있...
얼른 시즌 시작을 해야
그나마 덜 고민할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