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51 -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
2019년 2월 23일
[젯블루 파크]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 위치한 이 구장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스프링 캠프가 펼쳐지는 레드삭스에게는 가장 위대한 장소 중 하나인 곳이다.
스프링 캠프가 시작되었기에 이미 투수들과 포수들이 3일 전에 입성한 상태였고, 바로 내일인 24일에는 나머지 선수들이마저 합류할 예정이었다.
"내일부터 합류던가?"
"부지런한 친구들은 오늘 합류하기도 하지."
"한국인들은 보통 부지런했지?"
"그렇지. 보통 다들 부지런하더라고. 지금처럼 말이야."
레드삭스에게는 유서 깊은 장소인데다가 스프링 캠프까지 치루어지고 있었기에 수 많은 레드삭스 팬들이 몰려 있었다.
그리고 기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알아차리기라도 한듯 주인공이 하루 빨리 도착했다.
"이봐, 한국에 이럴때 쓰는 말이 있지 않았나? 타이거도 제 말 하면 온다고 말이야."
"그 말이 맞아. 그나저나 한국이면... 그가 왔나보군."
기다렸다는듯 기자들은 카메라를 움직였다.
소집일이 정해졌다고 해서 항상 그 날에 맞춰 오는 선수는 없었다.
물론 지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기존 소집일보다 하루 정도 빨리 오는 선수들이 간혹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마침 유성이 그런 케이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기자들은 미리 젯블루 파크에 와 있었고, 덕분에 하루 일찍 합류한 유성을 취재할 수 있었다.
"환영합니다. 박유성 선수. 어차피 여기 친구들은 대부분 레드삭스 전담 기자들이라 왠만한건 다 좋게 써줄겁니다."
"그거 고맙네요. 질문 하실꺼라도 있으신가요?"
"그렇지. 우리 레드삭스를 위해 뛸 몸을 만들어야하니 빠르게 진행하도록 하지."
메이저리그에서 인기도를 꼽자면 항상 상위권에 위치하는 구단이었기에 전담 기자의 숫자가 많은 편이었다.
"그런대 이 많은 분들이 전부 하시는건 아니죠?"
"...좋아. 내가 책임지고 10명만 하게 해주지."
"5명은 안되나요?"
"콜! 이봐, 협상할 시간에 하자고 저기 앞에 보라스 컴퍼니 직원들이 버티고 있고 뒤에는 레드삭스 직원들이 버티고 있으니 빠르게 진행하라고!"
"그게 좋겠군."
엄청 유쾌하다는 느낌을 받은 유성은 웃으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아주었다.
"이번 시즌 팀과 개인 목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팀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월드시리즈까지 가보고 싶습니다. 개인 목표는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본적이 없기에 뭐라 말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유성의 답을 듣고 기자들 중 1명이 유성에게 다가와서 작게 이야기를 건냈다.
"잠깐만 정말 없는건가 아니면 일부러 그러는건가?"
"있기는 한데 MLB에서 저는 신인이니깐요."
"흠... 기사 안 쓸테니 나한테만 조용히 말해줄 수 있나?"
"그래놓고 다른 기자 시켜서 기사로 내보내는건 아니겠죠?"
정곡이었다.
하지만 베테랑 기자다운 표정 관리로 유성의 의심을 벗어나며 유성의 첫 시즌 목표를 들을 수 있었다.
"...좋아. 계속하지."
유성이 받는 금액이 보통 금액이 아니다보니 꽤나 큰 기록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으나 설마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처음 뛰게 된 선수가 100년이 넘는 역사에서 단 4명에게만 허가한 40-40 클럽을 입에 담을 줄은 몰랐다.
적당한 목표였다면 기사로 내보냈겠지만 이 정도라면 급이 다르다.
단 4명만이 이룩한 목표이지만 그 중에서 3명은 약물 복용 혹은 복용 의심자였다.
도핑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나자 유성은 KBO 시절을 떠올렸다.
유성은 KBO 시절 6년 내내 도핑 테스트에서 문제가 없었고, 국제대회에 출전할때마다 그래왔다.
사실 KBO는 약물에 대해 아직 솜방망이 아니 방망이라고 부르기 미안할 정도로 약한 징계를 내리기에 매년 홈런의 숫자가 늘어나는 유성에 대해 의심을 보내는 사람이 많았다.
그로 인해 유성은 첫 2년을 제외한 이후 매년 약물 검사 대상이 되었고, 항상 음성 반응을 보였다. (도핑을 했을 경우 음성이 아닌 양성 반응이 나온다)
게다가 KBO에서도 유성이 깨끗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다른 선수들도 은연중에 약물을 안 하는 깨긋한 선수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유성이 도핑 테스트를 할때마다 유성을 메인으로 내세우며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이야기 했다.
- 결론은 갓유성은 약을 안 빨고 30홈런에서 70홈런 타자로 진화한거지.
- 도루도 40개에서 아예 90개까지 가버리고...
- 약 안 빤 타자가 1년차부터 30-40 하는것도 기가 막히는데 5년 뒤에는 70-90을 해버림.
- 그래서 더욱 기대되는거지.
"약물을 안 한 선수로써는 역대 2번째가 되겠군."
약물의 시대가 끝나고 10년이 넘게 흘렀음에도 약물의 흔적이 남아있기에 안심하기는 힘들지만 유성이 KBO에서 보여준 행적과 도핑 기록 등을 본다면 문제 없을 것이다.
그렇게 유성이 기자들의 상대를 끝냈을때 이어진 것은 팬들이었다.
기자들을 상대할때와 달리 유성은 팬들을 보자 사인을 해줄 준비를 했고, 먼저 어린 아이들이 유성을 알아보고 달려왔다.
"당신이 스타인가요?"
"스타?"
"유성! 스타!"
"아하. 내 이름을 영어로 한거로군."
"사인 해주세요!"
"물론이지. 이름이 어떻게 되니?"
이러한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레드삭스 관계자들은 유성의 팬서비스에서부터 엄지를 들고 있었다.
"일단 팬서비스는 좋군요."
"덕분에 가산점이 들어가서 3억 5천만 이상은 안된다던 구단주님을 설득하고 좀 더 투자 할 수 있었지."
"양키스 놈들이 3억 8천이나 불렀을줄은 몰랐지."
"세금 보조를 크게 잡은게 유효했지."
"문제는 계약기간이 끝난 이후에 그를 잡을 수 있을까요?"
"캡틴이 양대리그 MVP에 도전해보라고 박에게 말하더군."
"그렇군요. 계약 기간 이후에는 최소한 윈터리그나 월드시리즈는 되어야 만나겠군요."
그렇게 언젠가 유성이 팀을 떠날 상황마저 대비하며 레드삭스는 새로운 4번의 입성을 조용히 환영했다.
어린 팬들을 시작으로 스프링 캠프 장소에 온 대부분 팬들에게 사인을 해준 유성은 드디어 구장 안으로 들어섰다.
사실 기자들이나 팬들이 몰릴 것을 생각해서 일부러 빨리 왔기에 그렇게 오랜 시간을 소모하지 않았고, 오후부터 합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모두들 잘 알고 있겠지만 이번에 새로 합류한 박유성이라네."
"니가 바로 3억 7천만불이나 되는 선수인가?"
"그래."
"음... 나보다 한참 큰데?"
"당연하지. 넌 포수들 중에서도 손 꼽히는 단신이잖아."
"누가 단신이래!"
뒤에 있던 다른 선수가 단신이라고 이야기하자 버럭하는 그가 바로 보스턴 레드삭스의 주전 포수 크리스티안 바스케스였다.
포수치고는 180CM도 안 되는 작은 키의 소유자였지만 17시즌부터 주전으로 도약하기 시작하며 18시즌에는 완전히 레드삭스의 안방을 차지하고 있는 선수였다.
"그나저나 세일은 어디갔지?"
"아직 쉬고 있던데?"
"...이럴때는 꼭 없구만."
"나중에 인사하면 되겠지."
"그렇지? 일단 내가 누군지 알고 있나?"
"바스케스."
"오... 여기 덩치 큰 아저씨는?"
"데이비드 프라이스. 애초에 오기 전에 작년 경기를 전부 확인하고 왔어. 작년에 1경기라도 메이저리그 경기에 출전한 녀석은 다 외워놨지."
"...혹시 천재과인가?"
"글쎄... 고등학교때 8과목 중 4개 과목에서 A+등급을 받았고, 나머지 4개 과목에서도 최소 B 이상을 받았기는 한데 말이야."
A+와 A를 1,2등급으로 구분한다면 한국에서 유성은 항상 4등급 이상의 성적을 유지했기에 적절하게 맞아떨어진다.
그리고 그런 유성의 이야기를 들은 레드삭스 선수들은 대부분 조금씩 놀란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 학교가 한국에서는 어느정도 수준이지?"
"전국의 지니어스들이 대거 모이는 학교야. 그래서 운동부는 몇년에 1번씩 우승 할까 말까 할 정도로 전력이 약한 편이지. 뭐, 모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줄 정도니깐."
"모든 학생에게 장학금을? 그거 좋은 학교로군."
"1년에... 500불 정도라서 많은 것도 아니야. 나처럼 둘 다 잘한 사람은 그 이상 받았지만."
자신의 모교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선수들과 안면을 익히던 유성은 이어서 입단식때 만나봤던 알렉스 코라 감독과도 인사를 하였다.
"벌써 왔나? 그래, 몸 상태는 어떤가?"
"당장 경기에 나가서 날아다녀도 문제 없을 정도입니다."
"그거 정말 좋은 소식이로군."
3억불 넘게 투자한 타자가 의욕적으로 몸을 만들어서 왔다는 것 자체로 감독에게는 좋은 소식이었다.
금액이 보통 금액이 아니다보니 스프링 캠프와 시범 경기때 부진해도 기용을 해야만 하는 입장인데 유성의 상태가 좋다면 딱히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코라 감독은 유성이 알아서 활동을 하도록 놔두고 타격 코치나 수비 코치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유성도 먼저 안면을 익힌 바스케스에게 약간의 도움을 받아서 훈련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런대 합류는 내일인데 왜 오늘 온거야?"
"기다리기 힘들어서 그냥 왔어. 한국에서 뛰던 팀의 스프링 캠프에서 1달이나 있었거든."
"거긴 뭐 한다고 그렇게 빨리 시작하지?"
"한국은 주 6일로 경기를 치루거든. 월요일에는 무조건 쉬는거지. 그래서 시즌 144경기를 치루는데도 그렇게 일정이 잡히는거야."
"그렇군."
아직 투수들과 포수들 밖에 없기에 내외야수 중에서는 유일한 선수인 유성은 꽤나 이목을 집중 받게 되었다.
그러던 중 휴식을 마친 또 다른 투수가 나타났다.
"오, 드디어 왔군. 우리 에이스가 말이야."
"크리스 세일."
"응? 바스케스. 이 친구는 누구지?"
"그렇게 기사를 많이 보더니 실물 얼굴을 기억 못해? 새로 합류한 3억불짜리 스타잖아?"
"니가 3억불짜리라고?"
"정확히는 3억 7천만불이야."
"아무튼 중요한건 그게 아니지. 우리 팀의 공격과 수비를 확 끌어 올려줄 타자라는건 확실하잖아?"
왠지 반응이 좀 격하다.
그렇게 느낀 유성은 은근슬쩍 세일과 거리를 벌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옆에 있던 바스케스가 작게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14년부터 18년까지 5년간 꾸준히 사이영급 성적을 기록했는데 사이영상을 못 받아서 조금... 멘탈이 나갔다고 해야하나."
"..."
무려 5년이나 탈뻔한 상을 못 탔으면 확실히 조금 맛이 갈법했다.
그래도 그렇지 팀의 에이스가 이꼴이 되면 곤란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든 유성이었으나 이후 세일이 평소에는 이래도 경기 때는 정신 차리는 것을 보고 그나마 안도했다는 뒷 이야기가 남게 되었다.
세일의 격한 환영을 받은 덕분에 유성은 첫날부터 좀 더 편하게 레드삭스에 동화 될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세일 성격이 어땠는지 기억이 안 나서
사이영 못 받아서 살짝 맛간 녀석으로 만들었습니다
기록으로 이야기하는 고통 받는 세일
우선 세일은 13,15~17시즌까지 4번의 시즌에서 200이닝을 소화했고, 13~17시즌까지 5년간 200K를 기록. 심지어 17시즌에는 300K까지 기록하고, 그 17시즌에는 2점대 방어율에 0점대 WHIP도 기록했는데(WAR가 커리어 하이가 아닌건 둘째치고)
불펜으로 뛰다가 선발로 전환한 12시즌부터 17시즌까지 6년 연속 10승, 170이닝, 190K를 기록하는데...
12시즌부터 사이영 받은 투수들 모습을 보면
12시즌 데이비드 프라이스(20승, 200이닝, 2점대 방어율, 200K 등등 2의 가호를 받고 있...)
13시즌 맥스 슈어저(분할 지급의 영감을 준 그분이자 내셔널 넘어가서 16 사이영 드시며 양대 사이영 성공하신 분)
14시즌 코리 클루버(12~16까지 중 세일이 제일 사이영에 가까웠던 시기)
15시즌 댈러스 카이클(이땐 세일 본인이 전반기를 말아먹어서...)
16시즌 릭 포셀로(이젠 같은 팀원에게도 털리는 중...)
17시즌 사실 이번이 제일 유력한 시즌인데 클루버가 또! 심지어 7년만에 아메리칸 투수로 메이저 전체 방어율 1위까지 찍어서...
올해도 세일은 사이영따위 없다가 될 확률이 유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