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238화 (237/300)

<-- Chapter 44 - 진격의 다이노스 -->

유성의 호수비에 힘 입어 2회 초에도 무실점을 기록한 다이노스는 2회 말 공격으로 전환하였다.

[2회 말 다이노스의 선두 타자는 박유성 선수입니다.]

[박유성 선수가 선두 타자로 나오는 것도 꽤 오랫만에 보네요.]

[그렇죠. 앞선 경기에서는 박민병, 이상후, 모창모, 나범성, 김성옥 같은 타자들이 앞타순으로 나와서 1명씩은 꾸준히 출루를 해줬거든요.]

- 그러면 그동안 얼마나 출루를 잘했다는거냐.

- 지금 우리 상위 타선은 역대급 테이블 세터 모드임.

"간만에 내가 판 좀 깔아야겠네."

공은 1회 세 타자의 희생을 통해 충분히 지켜보았다.

그렇다면 이제는 점수를 가져올때였다.

'이녀석이 바로 그 괴물인가'

영상이나 기록을 통해서는 많이 보았지만 실제로 상대하는건 처음이었다.

그렇다면 시작은 조금 조심하는게 좋을지도 몰랐다.

그러한 생각은 피칭으로 나왔는데 오늘 경기에서 처음으로 바깥쪽 공을 던진 것이었다.

그래도 공격적인 피칭을 유지하기 위한 1스트라이크를 포기할 수는 없기에 존에 걸치도록 노력했는데 로커스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자, 일단 초구 스트라이크가 나왔는데요.]

[로커스 선수가 1회에는 칠테면 쳐봐라는 그런 기세로 가운데 아니면 몸쪽으로 던졌는데 처음으로 바깥쪽 공을 던졌네요.]

[네. 박유성 선수는 그만큼 경계를 해야하는 선수니깐요.]

[일단 박유성 선수는 어제 경기를 통해 타율이 다시 4할대로 올라왔는데요.]

[작년의 그 놀라운 타율을 생각하면 좀 아쉬운 스타트 같기도 한데요. 다른 해 같으면 시즌 초반에 아예 5할로 스타트를 끊는 경우가 많았잖아요?]

[그렇죠. 사실 이번 시즌도 개막전 시리즈만 봐도 9할로 시작했던지라 좀 급격하게 타율이 내려온 감이 있기는 하죠.]

- 9할로 시작해서 4할로 떨어졌다고 까이는 클래스.

- 이제 박유성은 4할 못치면 맨날 부진 기사 뜰껄.

그러는 사이에 2구째 다시 존에 걸치며 들어오는 공을 친 유성은 파울 홈런이 되는 것을 보며 혀를 찼다.

"사이드암은 처음이라서 그런가 어색하네..."

그래도 포심의 타이밍은 잡았다.

문제의 커터를 아직 못 봤기에 확신은 못하지만 그 외의 구종들은 모두 때려낼 자신이 있었다.

상대도 그것을 알고 있을테니 커터로 승부를 걸어올것이 분명했다.

마침 2스트라이크까지 몰린 상태이니 이 이상으로 좋은 먹이감은 없었다.

자이언츠 배터리도 그 점을 알고 있기에 길게 끌지 않고 단번에 승부를 보려고 했다.

"딱!"

[쳤습니다! 좌측 담장으로 쭉쭉!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파울 라인 밖으로 나갑니다.]

[지금 이 공은 커터인데 박유성 선수가 제대로 노렸네요.]

[아쉽게 파울 홈런이 되었지만요.]

[포심도 커터도 모두 파울 홈런이 되었기에 로커스 선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겁니다.]

"아깝다. 너무 부드럽게 했나?"

아쉽다는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타석으로 돌아오는 유성을 보며 로커스는 생각했다.

'이런 괴물은 하퍼 이후로는 처음 보는군.'

한국에 오기 전에 하퍼와 한번 붙어보았다.

아메리칸 리그에서 뛰던 로커스는 평소처럼 선발로 등판하여 하퍼의 팀인 워싱턴을 상대했고, 그날 진정한 괴물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그때의 그런 하퍼같은 느낌을 주는 괴물이 KBO 같은 리그에 있다는게 로커스는 믿겨지지 않았다.

"괜히 3억불이 아니군."

2연속으로 나온 파울 홈런으로 인해 생각할 시간을 벌 수 있었던 로커스는 유성이 빨리 공을 던지라는듯 타석에 들어와서 로커스 자신을 보고 있자 이런 부분에서도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으며 로커스는 다음 공을 준비했다.

결정구인 커터를 저 멀리까지 날려보냈다면 슬라이더나 체인지업으로는 잡기 힘들 것이다.

그래도 파울 홈런이 나왔다는 사실에 약간은 안도했다.

아직은 저 괴물보다는 그래도 하퍼가 약간 위였다.

하지만 그는 물론 유성을 제외한 모두가 알고 있지 못하는 점이 있었는데 유성은 아직 전력을 다 하지 않았다.

*

"당신의 몸은 대단합니다. 내가 봐온 그 어떤 메이저리거보다 더욱 뛰어나요."

"그래요?"

"더 놀라운건 당신의 몸은 여기서 더 좋아질 수가 있어요."

"그건 생각도 못했는데..."

"그것을 위해서 2018시즌에는 특수 장비를 장착하는걸 추천합니다."

"특수 장비요?"

"불법은 아닙니다. 다만 박유성 선수가 적응을 못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겠죠."

"그게 뭐길래 그렇죠?"

"단순한겁니다. 옷의 일종이죠."

이야기를 하면 할 수록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의 유성이었으나 실물을 보았을때는 알 수 있었다.

"진짜 옷 같은데요?"

"네. 다만... 아니 일단 받아보세요."

"!?"

보기와 달리 무거웠다.

이정도라면 짐작으로 생각해도 10KG 가까이는 될듯해보였다.

"아마 무게가 8.5KG 정도 될겁니다. 더 무게가 나가는 것도 있는데 그건 너무 무거워서 실패작이 되었고... 사실 이 무게도 박유성 선수 정도의 피지컬이 아니면 소화하기 힘들겁니다."

"이런 무거운걸 입고 있으면 오히려 안 좋지 않을까요?"

"최신 과학 기술을 다 적용해서 만들었기에 그걸 입고 뛰다가 한국시리즈쯤에 그걸 벗으시면 일종의 봉인 해제와 같은 상태가 될겁니다."

"..."

봉인해제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어본거 같았지만 지금 피지컬 트레이너의 말에서 확실히 알 수 있는 점이 있었다.

"결론만 말하자면 몸에 별 다른 부담도 없으면서 피지컬을 향상 시켜 줄 수 있다는 하이테크놀러지 옷이라는거죠?"

"역시 국어 1등급 받으실 정도로 언어 이해 능력이 좋으시군요."

"그러는 당신이야말로 옥스퍼드 대학을 나왔다면서요?"

"하하, 솔직히 턱걸이였어요. 아무튼 이걸 입고 한 시즌을 치루시죠."

"...좋습니다."

런닝, 나시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 민소매 옷인데다가 겉으로는 단순히 검은색의 옷이었기에 다른 선수들은 딱히 의심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것을 입고 있던 유성은 도루를 할때마다 이전보다 체력 소모가 큰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고보면 체력 훈련 빡시게 시키던 이유가 이거 때문이었나..."

처음에는 메이저리그 162경기 체제를 위한 훈련인줄 알았지만 지금 와서 보면 이 옷을 위한 훈련이었을지도 모른다.

즉, 유성은 8KG가 넘는 옷을 입고 있기에 전력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유니폼 속에 입고 있는 옷을 벗으면 전력을 낼 수 있지만 이번 타석만으로 유성은 알 수 있었다.

전력을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이었다.

딱!

[다시 쳤습니다! 이번에는 다릅니다! 그리고 볼것도 없이 담장을 넘어갑니다!]

[박유성의 선제 솔로 홈런!]

분명 어색하다.

사이드암에서 나오는 160KM의 강속구는 처음 접해보는 것이었다.

공을 던지는 위치부터가 다르고 미트까지 도달하는 시간도 조금씩 달랐다.

물론 지금 유성이 홈런을 쳐내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

2회 말 1대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한 다이노스는 이후 조금씩 리드를 유지하는 동시에 유성의 활약으로 격차를 조금씩 벌리기 시작했다.

[7이닝 3실점. 앞선 경기에 비해서는 조금 부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만 상대를 했던 팀이 다른 팀도 아니고 다이노스 그것도 박유성 선수와 승부를 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잘 던졌다고 해주고 싶네요.]

[네. 반면 자이언츠 타선은 끝내 레이크를 공략하지 못하면서 역으로 레이크에게 시즌 첫 완봉을 허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작년에 좀 따라가나 했더니 올해 시작하자마자 스윕이구나...

- 우린 행복할 수가 없어...

자이언츠 팬들이 그렇게 고통스러워 할때 다이노스 팬들은 다음 경기를 예상하기 시작했다.

- 다시 연승 시작이다.

- 이번에는 어디까지 갈려나?

- 어차피 끊기든 말든 보러 갈꺼잖아? 오히려 다이노스 지는거 보고 희귀한거 봤다면서 좋아할지도 모르겠네.

- 어느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라서 할 말이 없네.

그 말대로 3년 연속 100승에 성공한 다이노스는 이제는 이기는 것보다 지는 경기가 더 희귀할 정도로 유명해진 상태였다.

실제로 자이언츠 3연전의 스윕을 거둔 다이노스는 이후에 치룬 5번의 시리즈 중 4번의 시리즈에서 스윕을 거두는 괴력을 과시하였다.

나머지 1번의 시리즈는 루징 시리즈를 기록했으나 연패를 한 것도 아니기에 다이노스 선수들은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32경기 29승 3패라는 터무니 없는 성적이었지만 지금 다이노스는 모든 선수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에 마땅히 그들을 막을만한 팀들도 없었다.

물론 완전히 다이노스의 상대팀이 없던 것은 아니었는데 베어스나 트윈스 그리고 와이번스 같은 상위권으로 분류된 팀들과 맞붙기도 했지만 하필 로테이션 순서가 안 맞으며 에이스 매치가 펼쳐지지 않으며 다이노스 타자들이 타팀 투수진을 무난하게 무너트리는 전개가 되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렇게 압도적인 스타트를 끊은 팀은 거의 없을텐데..."

"맞아. 그리고 16시즌에도 다이노스는 이 정도의 스타트를 보여줬지. 덕분에 후반기에 승부조작 문제 때문에 페이스가 떨어졌음에도 최다 승과 최고 승률을 기록했을 정도니깐."

"이 팀이 무너질려면 얼마나 걸릴까?"

"외인 투수들은 둘째쳐도 투타 모두 젊은 선수 위주라서 내부 FA만 잘 잡아도 쭉 유지하겠지. 물론 박유성이 빠질테니 이전만큼의 포스는 어렵겠다만..."

유성때문에 수년간 다이노스를 보아왔던 스카우터들도 다이노스의 미래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나범성, 박민병, 이재후, 장형식, 구청모..."

"당장 메이저에 데려올만한 자원부터 잘 성장하면 메이저로 와도 될만한 자원들까지... 다양하군."

"기존에 존재하던 타팀들 입장에서 신생팀의 FA만큼 기다려지는건 없지."

특히 다이노스 정도의 팀이라면 같은 리그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노릴만한 선수들이 몇몇 존재했다.

다이노스가 그들을 지킬 자금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KBO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조의 끝이 머지 않았다는 것은 야구계 관계들은 직감하였다.

========== 작품 후기 ==========

분명 12시쯤에 일어나서 쓰기 시작했는데

중간에 자꾸 손이 게임으로 향하고

내 손은 멈추지 않고

그러다가 야구 볼 시간 되서 보다가 파이어 나버려서 경기는 박살나버리고

한때는 3차전 클리어 하고 코시 우승 노리는줄 알았을 정도로...

새벽 4시가 되서야 1편 완성

무려 16시간이 걸렸군요

제대로 집중했으면 늦어도 2시간 전에 완성하고 자러 갔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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