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234화 (233/300)

<-- Chapter 43 - 2018 시즌 개막 -->

[오늘도 다이노스 타선이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이제 5번 스크럭스가 타석에 들어서려고 하네요.]

[스코어 2대0에 1사 1루 상황이니 까딱하면 더욱 달아나는 투런이 나올 수도 있고, 아니면 병살타가 나와서 이닝이 그대로 끝날 수도 있겠네요.]

[그렇죠. 다만 병살이 나오기 힘든게 박유성 선수가 주자로 있을때 병살을 당한게 지난 5년간 딱 2번 밖에 없었다는 점이죠.]

- 5년간 그리 많이 출루했는데 병살 당한게 2번이라니...

- 괜히 갓유성이 3년 연속 도루왕 찍는게 아님.

- 도루왕 못했던 2년은 몇등이었냐?

- 13시즌은 2등인가 그랬고, 14시즌은 4등인가 그랬음.

- 도루왕을 못해도 5등 안에는 들어가네.

그러는 사이에 스크럭스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낸 코커는 적당히 리드를 벌리고 있는 유성을 보다가 곧 바로 2구째를 던졌다.

그러나 정확히 그 타이밍에 유성이 스타트를 끊었고, 스크럭스가 침착하게 공을 지켜보며 볼 카운트는 1S-1B 그리고 주자인 유성은 가볍게 2루에 도착하며 도루에 성공하였다.

[이번 도루 성공으로 시즌 3도루째를 달성하는 박유성 선수입니다.]

[2홈런도 있으니 단순히 생각해도 96홈런 144도루 페이스죠.]

[하하하, 도루는 몰라도 홈런은 페이스 확 떨어지면 꽤나 힘들겠네요.]

- 아니, 왠 중국식 계산...

- 그런대 박유성은 진짜 페이스 유지하고도 남는지라...

- 그렇지. 그게 제일 무서움.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스크럭스는 6구 승부 끝에 존에 걸치는 절묘한 공으로 인해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지만 그러는 사이에 유성이 다시 한번 도루를 시도하며 3루에 도달하게 되었다.

2사 3루의 상황.

타자는 이제 6번 박선민이었다.

[주자가 3루에 있는 상황에서 이제 박선민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는데요.]

[작년에는 큰 부진을 하면서 성적이 안 좋았는데 올해는 일단 시작은 좋은듯 합니다.]

- 또 말아먹으면 진짜 돈내놔라 돼지야라고 부를꺼임.

- 작년에 열심히 불러놓고 뭐래냐.

박선민도 작년 자신이 부진하면서 선수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었다.

그렇기에 고질적인 손가락 문제를 감안하여 손가락에 부담이 적도록 타격폼을 부분적으로 조정하였다.

*

"솔직히 1년을 통째로 쉬면서 제대로 치료하는게 아닌 이상 계속 문제가 될겁니다."

"음..."

"컨택과 장타력. 어느쪽이 더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그건 왜..."

"타격폼 수정을 고민 중이거든요."

스프링캠프 당시 박선민은 휴식기 동안 다른 선수들과 합동 훈련을 진행했던 피지컬 트레이너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박선민에게 타격폼 수정을 권했다.

고민 끝에 박선민은 컨택을 선택하였다.

기본적으로 그는 파워를 가지고 있는 타자였기에 컨택만 살아난다면 얼마든지 타격폼 수정으로 떨어질 장타력을 매꿀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타격폼 수정을 위해 박선민은 데뷔 이후 가장 많은 땀을 흘리며 지금의 타격폼을 완성했다.

새 폼을 실전에서 사용하는 것이기에 시범 경기때는 부진했지만 조금씩 몸이 폼을 기억하기 시작했고, 지금처럼 박선민은 안타를 때려낼 수 있게 되었다.

딱!

[쳤습니다! 3루수 키를 넘기는 타구! 주자 가볍게 홈에 들어오면서 스코어 3대0을 만드는 박선민의 적시타!]

[정말 잘 받아쳤네요. 시범경기부터 타격폼이 바뀐 모습을 보였는데 뭔가 이전보다 더 편하게 안타를 때리는 느낌이네요.]

[그러게요. 여전히 주자가 나가 있는 가운데 이제 타자는 7번 권희돈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타격폼 바꾼다더니 진짜 바꿨네.

- 이래도 먹튀냐.

- 아직 시즌 초반이다.

박선민에게도 안타를 허용하며 3점째를 내준 코커는 아예 패턴을 바꿔버렸다.

철저한 변화구 일변도의 피칭으로 변화하자 권희돈은 순간적으로 대처를 하지 못했고, 어찌어찌 공을 건드렸으나 그것이 3루수에게 굴러가며 5-4-3 병살로 이닝을 마무리하고 말았다.

[길었던 1회 말이 드디어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아직 1회였네요.]

- 1회였어?

- 막 2,3회 된줄 알았더니...

그러든 말든 2회 초에 긴 기다림 끝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 이재후는 여전히 포심과 서클 체인지업으로 베어스 타자들을 요리했다.

작년 골든글러브를 받은 김재화도 외국인 타자도 엄청난 변화를 보이는 이재후의 공을 건드리지는 못했다.

"코커라는 친구는 구속도 빠르고 공의 변화도 좋아. 그럼에도 저렇게 3점이나 내준건 다이노스 타자들이 잘 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이재후라는 변화가 더 심한 투수의 공을 수년간 봐왔기 때문이지."

"구속은 코커에 비해 느리지만 변화는 더 심하니깐."

그렇게 이재후는 이번 이닝에도 2개의 삼진을 포함하여 14개의 공으로 삼자범퇴를 만들어내며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 아직 슬라이더도 안 꺼냈는데 아주 폭풍같이 쓸려 나가는구나.

- 그러고보니 슬라이더도 있었지?

- 작년에 퍼펙트 한 이후로 자신감이 너무 넘치는 딸기의 모습이다.

"외야로 타구가 안 와..."

"외야가 넓어져서 맞아도 홈런 잘 안 나오는데 말이지."

"그렇다고 일부러 외야로 날리라고 대줄 수는 없잖아."

그야말로 심심한 삼형제처럼 늘어져있는 외야수 3인방을 뒤로 하고 재후는 다른 타자들이 타석에 들어서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권희돈이 병살로 물러났기에 2회 말 공격의 시작은 8번 노진현이었다.

손시한의 나이를 고려하여 조금씩 노진현에게 유격수 자리를 물려주기 위해 포수 자리와 마찬가지로 로테이션이 돌아가고 있었고, 오늘 노진현의 수비는 손시한의 공백을 충분히 매꾸고 있었다.

딱!

[쳤습니다만 유격수가 잡아내면서 2구만에 아웃을 당하고 마는군요.]

[잘 맞았는데 그걸 또 잘 잡았어요.]

- 아깝다.

- 어차피 타격 기대 안 하는 8번이었어...

다음 타자인 신진후도 타격에선 아직 좋은 평가를 못 받고 있었기에 5구 승부를 펼쳤지만 아웃을 당하였고 타순이 돌아 다시 민병의 타석이 되었다.

'한 타순 상대하는데 40개 좀 넘게 던졌나...'

이닝으로 따지면 1.2이닝.

하지만 변화구 비중이 높아지며 타자들이 범타로 물러나기 시작했기에 못해도 4이닝은 소화할게 분명했다.

"가볍게 치고 들어가면 안되겠냐?"

"적당한걸 주셔야 치고 들어가죠."

"그런가..."

민병의 앞 타순 상대로는 변화구 위주였기에 양의정은 다시 한번 초구 직구를 요구하였다.

그리고 민병도 곧 바로 스윙을 시작했다.

긴 이닝 소화를 위해서는 투구수를 아낄 필요가 있고, 그것을 위해 과감하게 승부가 들어올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딱!

민병의 노림수는 적중했으나 코커의 제구가 워낙 좋았다.

민병이 예상한 것보다 조금 더 낮은 공이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민병은 단 1구만에 물러나게 되며 투구수를 절약하게 만들어주고 말았다.

"아오!"

"아까웠어."

"어째 경기 진행할 수록 공이 좋아지는거 같아."

"그래? 뭐... 그럼 6이닝까지는 던지겠네."

"응? 5이닝이 아니라?"

"형 말대로면 코커는 기세를 타기 시작했을꺼야."

"흐음..."

그 말대로 여전히 베어스 타자들은 이재후의 공을 건드리지 못했고, 페이스를 찾기 시작한 코커도 유성에게 안타를 허용하기는 했으나 뒷 타자를 처리하는 것으로 무실점을 기록하였다.

본격적으로 이어진 투수전은 쉴틈 없이 이어졌고 유성은 그 사이에 도루를 2개 더 추가하며 시즌 도루를 6개까지 늘려버렸다.

[오늘 박유성 선수가 도루를 엄청 활발하게 하고 있는데요.]

[3점차가 유지되고 있으니 아무래도 적극적으로 움직이는듯 하네요. 불러들이는걸 못하는게 문제지만요.]

어느덧 6회가 끝나며 양팀 투수는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였다.

하지만 투구수에서는 차이가 났는데 100구에 근접한 베어스의 코커와 달리 이재후는 아직 80구 정도에 불과했다.

"오늘 7이닝 정도에서 끊으면 딱 되겠는데..."

"그래? 내가 볼때는 8이닝도 되겠는데?"

"..."

"이유도 말하라고? 뭐... 재후 형은 6이닝 동안 슬라이더를 딱 4개만 사용했어. 나머지 70개가 넘는 공들은 전부 포심과 서클 체인지업이지."

"그렇군. 7,8회에 슬라이더 비중을 높이면 베어스 타자들은 쓸려 나갈 것이다?"

"그렇지."

그 말대로 이재후는 7회 슬라이더의 비중을 올리기 시작했고, 단 5구만에 삼자범퇴를 만들어내는 괴력을 과시하였다.

반면 베어스는 7회 말부터 불펜을 가동하기 시작했으나 그때부터 다시 터지기 시작한 다이노스 타선으로 인해 2점을 더 내주며 최종 스코어 5대0 그리고 재후는 유성의 예상대로 8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불펜 소모를 지워버렸다.

마지막 9회째도 강융구가 올라와서 제구력이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며 필승조의 한축이 될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였다.

- 내가 알던 융구 맞냐?

- 제구 빡시게 잡아왔나보네.

- 140 중반의 공을 던지는 좌완이 제구까지 좋으니깐 걍 사기네.

타선이 꾸준히 터져주고 있는 가운데 선발진마저 워낙 잘 던지다보니 불펜도 매 경기마다 1,2명만을 기용하며 소모가 확 줄어든 상태였다.

"이거... 잘 던지는 애들한테 대충 던지라고 할 수도 없고..."

"불펜을 아낄 수 있으니 좋지 않습니까? 프런트의 개입도 줄어들테니..."

"뭐, 그렇기는 하지."

그렇게 말하고는 김강문 감독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선수들을 맞이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왔다.

앞선 3경기에서 선발진이 모두 7이닝 이상을 소화하였기에 만약에 이후 4,5선발이 무너지더라도 불펜 운용에 여유가 생기게 되었다.

코커는 6이닝 3실점으로 좋은 데뷔전 피칭을 펼쳤으나 이재후가 8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활약이 무색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즌 3연승을 달리기 시작한 다이노스는 베어스와의 2차전 유희권을 상대로 장형식을 내보냈고, 장형식은 7이닝 1실점이라는 완벽투를 펼치며 베어스 타선을 봉쇄하였고 그 사이 타선이 유희권에게 7이닝동안 4점을 뽑아내며 간만에 세이브 요건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3점차의 스코어였기에 당연히 필승조가 가동되었고, 원종헌과 임상민이 시즌 첫 등판을 하게 되었다.

시즌 첫 등판답게 안정적이고 깔끔한 피칭을 선보인 그들은 시즌 첫 홀드와 세이브를 기록하며 4대1 승리를 지켜냈다.

그렇게 4연승으로 기세를 타기 시작한 다이노스는 베어스와의 3차전에서도 5선발인 구청모가 6이닝 3실점의 호투를 기록하며 리드를 잡았고, 이후에 등판한 김진호, 이민오가 나머지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9대3으로 승리를 거두며 개막 5연승을 완성하였다.

========== 작품 후기 ==========

139경기 후면 시즌 종료군요.

중간에 비중 낮은 경기는 10,20경기씩 쭉 넘길테니 오래는 안 걸리겠지만...

아니 오히려 더 걸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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