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42 - 2017/2018 윈터시즌 -->
2스트라이크가 만들어진 가운데 오타니를 낚기 위해 이민오는 살짝 빠지는듯한 공을 던졌으나 오타니는 그 공이 치기 좋은 곳으로 왔음에도 유인구라고 생각하며 인내하였고, 그 덕분에 이민오의 절묘한 슬라이더를 참아낼 수 있었다.
[지금 이 슬라이더는 정말 잘 들어갔는데 오타니가 그걸 참아버렸네요.]
[대만전에 지명타자로 출전한 영향으로 타격감이 살아있다보니 이렇게 좋은 공을 참아내는군요.]
오타니가 슬라이더를 참아내자 이민오는 다시 한번 존을 걸쳐 들어가는 직구를 던졌고, 오타니는 파울을 만들어내며 승부를 계속해서 이어갔다.
"오타니는 지금 홈런 말고는 아무 생각도 없겠지. 여기서 체인지업이나 스플리터 같은게 나오면 딱 좋을텐데..."
"저 투수 그런 구종 하나 있지 않나?"
"응? 그러고보니..."
이민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아껴두었던 공을 꺼낼 준비를 했다.
2S-1B의 상황에서 이민오는 승부를 끝내기 위해 아껴두었던 공을 꺼냈다.
다만 그 공을 사용하기 전에 약간의 준비가 필요했다.
5구째로 이민오는 다시 슬라이더를 던졌고, 이 공은 존 안에 걸쳐 들어가는 공이었다.
귀신 같이 그것을 깨달은 오타니는 다시 한번 공을 걷어내며 파울을 만들어냈고, 이민오는 그때서야 준비한 마지막 공을 꺼내들었다.
슬슬 승부를 볼 타이밍이라는 것은 오타니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 공에 직구와 슬라이더를 모두 대응할 수 있는 스윙을 시도하였으나 스윙을 하면서 깨달았다.
이 공은 제 3의 구종이라는 것을 말이었다.
'스플리터.'
오타니의 주요 구종이기도 한 구종은 마지막 순간에 오타니의 앞을 막았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헛스윙 삼진! 경기 종료!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에서 대한민국 U-24 대표팀이 우승을 차지합니다!]
[대회 MVP는 볼것도 없이 3경기에서 6홈런이나 때려낸 박유성 선수로 선정 되었네요.]
[타율도 8할이 넘으니깐요.]
- 아무리 3경기지만 국대 경기인데 8할이라니...
- 아겜, 프리미어, WBC까지 모든 대회에서 꾸준히 6할 타율 넘기는게 갓유성이라 이젠 무덤덤하다.
난공불락처럼 느껴지는 오타니를 넘고 승리를 거둔 대표팀은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왔고, 2017시즌이 완전히 종료 되었다.
*
"자, 오늘 게스트는 얼마전에 은퇴하신 이호중 선배님입니다."
"얼른 나오세요!"
"그래. 알겠어. 그러니 그렇게 크게 소리 지르지마."
"네."
- 우타 최다 홈런 1위, 타점 3위, 통산 루타 3위에 아쉽게 2천 안타와 1천 득점은 실패.
- 아쉽게 실패라는 말이 왜 이리 슬프냐.
"아니, 내 기록을 다 외우고 계시네?"
"이분들 유성이 때문에 맨날 기록창을 열어두시는거에요."
"아, 그래? 하긴... 유성이가 보통 머리가 좋아야 말이지."
- 호부지가 느끼기에 박유성 머리는 얼마나 좋은거 같아요?
- 마침 애 나이도 좀 있으니 과외 시켜보면 의외의 조합이 나올지도 모르겠네.
"니들 혹시 내 이야기 했냐?"
"아니요. 호중 선배 말고도 이야기할게 많아서 딱히 안 했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과외를 해주기는 했어요. 야구 관련이라서 문제지."
"공부 팁 같은거 말해줬는데 야구만 했나보네요."
"그랬어?"
"그래도 부탁 받은게 있는데 아예 안 봐줄 수는 없으니깐요."
"흐음..."
이제는 이호중이 은퇴를 하였기에 대부분의 이야기는 현역 시절을 추억하는 이야기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중에는 과거 이호중이 잘못하였던 부분도 있었는데 그래서 이호중이 그에 대한 사과를 하기도 했다.
"그나저나 호중 선배 경력이 있다보니 이런 방송에서도 잘 하시네요."
"그러냐?"
"나중에 유성이 미국 가면 대신 해보실래요?"
"민병이 너랑?"
"...바꿔드려요?"
"글쎄... 은퇴하고 지금은 인천에서 살고 있으니깐. 1달에 1,2번 정도 내려오는건 문제 없는데 너무 자주 내려오기도 좀 그렇거든."
"뭐, 언제까지 여기서 할 수도 없으니 가끔은 다른 지역에서도 해보죠."
그렇게 유성과 민병은 시즌이 끝나자 밀려있던 방송들을 시작하며 이호중을 비롯한 게스트들을 전부 불렀다.
심지어 이전에 이야기했던 스크럭스까지 불러왔으니 왠만한 선수들은 전부 불려온게 된 것이었다.
"방송쪽은 끝났고 광고도 끝났으니... 마침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 되었으니 이제 보라스 당신이 일할때군요."
"그렇군요. 17시즌 연봉이 11억이라 더 올릴만한 구석이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요."
"조금만 올라도 상관 없어요. 어차피 중요한건 메이저리그 잖아요?"
"그래도 공식적인 첫 활동이니 힘 좀 써보도록 하죠."
그렇게 다이노스 프런트는 보라스라는 최악의 악마에게 걸리며 절망할 수 밖에 없었다.
"81.8% 인상인 20억이요?"
"이번 시즌에 전무후무한 60-60 클럽을 기록하고 KBO 역사상 최고 타율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셔야죠."
"저희도 그 점을 감안해서 15억까지는 책정했습니다만..."
15억이라는 말에 보라스는 약간의 감탄을 하였다.
다이노스측에서 보라스의 예상 이상의 금액을 준비를 하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보라스는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어차피 포스팅으로 진출하게 되면 단번에 300억이 넘는 금액을 버실꺼 아닙니까? 아, 세금은 빼야겠지만 그래도 250억은 될겁니다. 박유성 선수의 계약금과 6년 연봉을 모두 해결하고도 200억 조금 안 되게 남겠군요."
"음..."
다른 선수도 아닌 유성과의 마지막 연봉 계약이었기에 다이노스는 시작부터 사장과 단장이 합세하여 최고 금액을 가져왔다.
하지만 보라스의 1차 조건액으로 인해 고민에 빠지게 되었고, 김태진 구단주 대리로 와 있던 세나와 회의 끝에 18억으로 합의를 보았다.
"18억이요?"
"박유성 선수가 우리 팀에서 차지하는 영향이나 위상 그리고 실력은 분명 부정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도 그에 걸 맞는 금액을 준비했고요. 그러니 이 이상은 저희도 어렵습니다."
"...좋습니다. 사실 저도 애초에 20억을 다 받을 생각은 없었으니깐요."
그것으로 유성의 연봉 계약이 종료 되었다.
유성의 연봉이 매년 엄청난 수준으로 인상된 것은 유성이 입단 당시부터 꾸준히 메이저리그를 거론했고, 맥시멈 포스팅을 받을 정도의 실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6년간의 계약금과 연봉을 합하면 다이노스는 유성에게 50억이 넘는 금액을 지불한 것이었다.
[박유성, 2018시즌 18억에 합의!]
KBO 최고의 타자인 박유성이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인 마지막 시즌 연봉이 지난 해 11억원에서 63.6% 인상된 18억원으로 결정 되었다.
- 떴다!
- 아니 보라스 진짜 악마 같은 놈아! 마지막 해인데 너무하잖아!
- 포스팅으로 3천만불 받을 놈들이 뭐 이리 말이 많냐!
- 세금 때고 박유성 연봉 다 빼고 200억은 남겠네!
비FA 최고 연봉.
그게 바로 유성의 18억이나 되는 연봉이었다.
- 4할 60-60 클럽 타자니깐 납득 되기는 한다.
- 저정도는 되어야 FA도 아닌데 18억을 받지.
연봉에 대한 이야기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을때 유성은 그동안 자신이 찍어왔던 광고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다이노스는 물론 리그 전체에서도 손 꼽히는 훈남 중 1명이 바로 유성이었기에 고 비용 광고들의 수가 많았고, 그 중에 엄선된 광고들만 촬영하였음에도 유성은 광고비로만 이미 10억이 넘는 금액을 벌어들였다.
"이쯤되니깐 돈이 의미가 없어지는 느낌이야."
"지금도 수십억이나 있는데 메이저리그 가면 몇백억씩 벌꺼 아니야? 이 참에 빌딩이나 하나 사둬."
"빌딩은 무슨..."
말은 그렇게 해도 유성도 이 돈을 마땅히 쓸 곳이 없다보니 빌딩이나 하나 살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쇠 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처럼 유성은 민병의 말을 듣자마자 보라스가 자신이 부재중일때 대신 의뢰하라던 보라스 컴퍼니 아시아지사에 연락하여 빌딩을 탐색하였다.
"진짜 사게?"
"아직 11월 말 밖에 안 됬잖으니깐 지금처럼 여유 있을때 사두는게 좋잖아."
"난 올해 3억 5천만 밖에 안되는데..."
"그건 형이 부상 때문에 규정 타석도 겨우 채웠으니깐 그렇잖아. 경기 더 많이 나오고 도루도 좀 더 하고 했으면 4억 줬겠지."
"그런가..."
17시즌 2억 5천만의 민병은 18시즌 3억 5천으로 합의를 보았다.
유성이 무려 7억이나 올랐는데 민병과 차이가 너무 큰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지만 민병의 경우 부상으로 인해 17시즌에 30경기 넘게 못 뛰었고, 유성은 18시즌을 끝으로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향한다는 점을 높게 쳐준 것이었다.
"결국 플러스마이너스 전부 감안했으니 불평 하지 말라는거지."
"이제 형이 내년부터 타율 1위 먹으면 되잖아?"
"그래. 아직 타이틀은 커녕 골글 하나조차 없는 내가 잘못했다."
"그래. 나처럼 MVP에 8관왕은 못해도 3관왕 정도는 해야지."
여담으로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아프챔이 시작되기 전에 시상식이 진행 되었는데 유성은 볼 것도 없이 8관왕과 MVP를 수상하며 15시즌 이후 역대 2번째 9관왕을 달성하였다.
그래서 유성은 내년을 기약하며 일부러 수상 소감을 간단하게 말하였다.
"내년에도 9관왕을 해보겠습니다."
골글까지 받으면 10관왕이 되겠지만 아직 기간이 안되었으니 논외로 치더라도 민병으로써는 한숨이 나오는 성적이었다.
"어휴... 4할 2푼이 넘는 타율에 203안타에 140득점이랑 79도루는 어떻게 하는거냐?"
"그러게. 형이 이 중 하나라도 할 수 있을까?"
"나 15시즌에도 120득점 밖에 못했는데 되겠냐."
120득점이 그런 취급을 받을 성적은 아니지만 140득점의 유성 앞에서는 그런 취급을 받을만한 성적이었다.
첫 풀타임 시즌을 치룬 14시즌부터 꾸준히 90득점 이상을 기록해왔던 민병이지만 유성은 너무나도 높은 산이었다.
"좋아. 그러면 내년 3할 7푼 180안타 120득점 30도루는 어때?"
"흠..."
이번 시즌 3할 6푼을 기록한 민병이기에 1푼을 더 끌어 올리는 것은 힘든 것이었다.
하지만 민병의 타율이 매년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볼만한 것이기도 했다.
"다른건 몰라도 득점은 뒷 타자들이 잘 도와줘야 하는데..."
"2번부터 이야기하면 모창모 형은 지명타자가 된 덕분에 타격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러면서 타격 부분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었고, 그 뒤의 범성이 형도 작년보다 성적이 더 좋아졌고, 그 뒤는 또 내가 있고 다시 뒤에는 2년차를 맞이한 스크럭스도 있고 선민이 형에 희돈이 형까지 있지."
전부 제 컨디션만 보여준다면 20홈런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타자들이었다.
박선민은 17시즌 극심한 부진에 빠졌으나 그럼에도 14홈런을 기록하며 죽지 않음을 보여주었고, 모창모는 조금만 홈런 숫자가 늘어나면 20홈런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17시즌 20홈런 4인방 수준으로 구분 되었던 범성과 스크럭스, 권희돈 그리고 유성까지 하면 무려 6명의 20홈런 이상 타자들이 구축되는 것이었다.
"타선이 집중력만 유지한다면 미친듯이 몰아칠 수 있어."
"...역시 말빨로는 못 이기겠다니깐."
"나도 새로운 목표를 준비했으니깐 그렇게 고민 할 필요는 없지만 말이야."
"설마 70-70은 아니지?"
"맞아."
"..."
결국 민병은 할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 작품 후기 ==========
내년부터 보라스의 악몽에 시달릴 구단들에게 묵념
KBO에는 니퍼트, 윤석민, 한승혁 정도로 알고 있는데
얼마나 추가 될지...
*
준플 3차전 감상
"우린 노리치...가 아니라 플옵으로 간다!"
나성범 행복 수비 2연타 보고 아니 이게 뭐지 했는데
마지막에 지리는 송구로 저격해버렸네요.
모든 것은 마지막을 위한 빅피처였다는것처럼...
그리고 행복할 정도로 폭팔하는 타선을 보며
15 플옵을 떠올렸...
그때도 3차전때 두산 다 털어놓고 4차전 니퍼트한테 썰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