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41 -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
7회 초로 넘어온 경기.
2이닝째를 책임지게 된 함덕후는 편안하게 마운드에 올라왔다.
7회 말에 다시 유성의 타석이 온다는 점과 자신은 이번 이닝까지만 던지면 되기에 함덕후는 이번 이닝에 전력 투구를 펼치며 일본 타자들을 하나하나 공략하기 시작했다.
안정적으로 7회 초를 막아낸 함덕후는 자신의 임무를 마무리하였고, 7회 말에도 여전히 마운드를 지키고 있던 오타니는 구자옥을 5구만에 삼진으로 처리했으나 그 뒷타자에게는 긴장 할 수 밖에 없었다.
[다시 한번 타석에 들어서는 박유성. 오늘 경기 2타석 1안타를 기록했고 그 1안타가 바로 지금의 1점에 해당하는 홈런을 기록하였습니다.]
[그래서 3번째 대결인 이번 대결에 시선이 집중 될 수 밖에 없는데요.]
[그동안 박유성과 오타니는 총 4번의 경기에서 맞붙었는데 오늘 경기까지 4경기 중 1경기를 제외하고 전부 홈런을 허용했습니다.]
[그 1경기마저 볼넷으로 승부를 피해서 나온 결과지만요.]
어느덧 7회로 넘어온 경기에 오타니의 투구수가 90개를 넘기고 있었기에 이젠 160 후반의 공을 던지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으나 오타니는 아직 여력이 있었다.
그렇기에 초구부터 165KM나 되는 강속구를 던졌고, 유성은 아직도 이만큼의 체력이 남았다는 것에 놀라며 헛스윙을 하고 말았다.
그러나 1스트라이크였기에 그렇게 불리한 상황은 아니었고, 유성은 침착하게 다음 공을 기다렸다.
"오타니에게 확실한 카운터를 잡기 위한 변화구가 있었다면 160 후반의 구속을 저렇게 빨리 따라 잡힐 일은 없었을텐데..."
"확실히 직구와 스플리터의 투 피치는 힘든 감이 있기는 하지. 횡 슬라이더 정도만 있어도 오타니의 가치는 더욱 오를테니깐."
물론 오타니는 오늘 169KM나 되는 강속구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대폭 끌어올렸다.
게다가 자신이 무작정 160만 던지는게 아닌 150대 직구를 던지는 것을 통해 완급 조절 능력까지 보여주며 KBO는 물론 NPB보다 더 경기수가 많고 힘든 메이저리그에서 뛸만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박유성이 3천만불에 3억 2천만불이라고 가정하면 오타니는 4천만불에 2억 6천만불 정도인가?"
"3.5억불에 3억불이라고? 벌써 가치가 올라갔나?"
"여기도 기자들이 많으니깐 실시간으로 메이저리그에서도 경기 결과를 확인하면서 가치 평가를 하고 있는거지."
"그와중에 박유성은 기어코 3억 5천만불까지 가버렸군."
"메이저리그 오기 전에 4억불에 도달하는거 아닌가 몰라."
"에이로드마저 도달 못한 경기를 두 동양 선수들이 해내게 생겼군."
연봉 3천만불의 고지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인 커쇼를 시작으로 조금씩 정복 되고 있는 고지였다.
하지만 오타니와 유성은 길어봐야 8년 계약이 예상 되고 있기에 유성은 3천만불을 넘어 4천만불의 고지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될 정도였다.
"음? 이거 때문에 또 오르는건 아니겠지?"
"글쎄... 난 모르겠는데."
168KM가 기록된 오타니의 4구째.
그것을 유성이 드디어 때려낸 것이었다.
그것도 단순한 안타가 아닌 펜스를 직격하는 장타였다.
유성은 공을 때렸을때 홈런이 아닌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바로 달리기 시작했고, 자신의 주력을 제대로 살려서 단번에 2루를 거쳐 3루까지 향했다.
워낙 빠른 펜스 직격타인데다가 1대0으로 지고 있다는 사실에 잔뜩 긴장하고 있던 외야수가 펜스 플레이에서 작은 미스를 저질렀기 때문이었다.
물론 유성은 평소처럼 그 작은 미스조차 놓치지 않았기에 안정적으로 3루에 도달하며 1사 3루라는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냈다.
이렇게까지 몰리게 되자 오타니는 더 이상 완급 조절을 할 인내심이 없었고, 남은 2개의 아웃 카운트를 잡는데 160KM가 넘는 강속구만을 이용하며 잡아내며 대한민국 타선을 찍어누르며 3루의 유성을 절대 홈으로 불러들이지 않았다.
유성도 여차하면 홈스틸이라도 하기 위해 꾸준히 도루를 시도할 타이밍을 찾았고, 홈스틸을 시도하는척 움직였으나 오타니가 뛸테면 뛰라는 식으로 공을 던졌기에 결국 홈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박유성 선수가 3루타를 때려냈지만 오타니가 다시 전력을 끌어내면서 홈에 들어오는 것에 실패하였습니다.]
[정말 터무니 없을 정도네요.]
[오타니는 90년대 후반과 00년대 초반에 뛰었던 노모와 저처럼 무엇인가 업적을 남길 수 있을만한 투수니깐요.]
- 박사장님 경기보면서 오타니 인정하신듯?
- 구속 빠른건 진짜 인정이다.
- 그래도 박사장님 124승 넘을려면 9년 연속 15승을 해야하는데 내년 끝나고 넘어간다고 해도 가능할려나...
- 13년 연속 10승 해도 가능한데 13년씩이나 하기도 힘드니깐.
박찬오가 오타니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자 팬들은 순식간에 유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 반면 갓유성님은...
- 도루는 솔직히 박유성도 못 깨고 홈런은 16년간 50홈런씩 치면 깰 수 있다.
- KBO에서 70개도 못 치는데 메이저에서 50개 칠려면 뭔짓을 해야하는거냐?
- 약쟁이들처럼 약 빨아야 가능하겠는데... 아님 도루를 확 줄여버리던가.
- 박유성 스타일에 도루 줄이는건 아닌거 같고 그렇다고 약 먹을 놈도 아닌지라...
- 사실 400-400만 해도 메이저 역대 2번째 기록이기는 함.
- 400-400은 대체 누구 기록이냐.
- 당연히 본즈지. 참고로 500-500도 본즈.
- 약 먹기 전만 보면 박유성이 무슨 루트 타야하는지 제대로 보여주는 타자임. 40-40도 기록했고.
이들은 모를 것이다.
유성이 역대 홈런 1위인 본즈와 역대 도루 1위인 핸더슨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었다.
"음... 오타니는 그렇다고 쳐도 박유성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매년 40-40을 기록한다는 가정으로 최소 400-400 클럽."
"과연... 매년 40-40 클럽을 기록하는 타자라면 저렇게 가치가 오를만 하지."
매년 40-40 클럽.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4명의 타자만이 성공한 기록을 유성은 KBO에서 4년 연속 기록하고 있었기에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은 유성의 40-40 클럽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었다.
즉, 그것은 유성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고 보통 성공이 아닌 대성공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슬슬... 갈때가 된거 같군."
"벌써?"
"오타니는 이미 100구 가까이 던졌어. 8이닝까지는 어떻게 막더라도 9이닝째는 못 나올꺼야."
"자네말대로 9이닝째에 안 나온다면 영입에 대해 재고를 할 구단도 있겠군."
"이것도 일종의 시험이야. 메이저리그는 한국, 일본보다 더 혹독한 선발 로테이션이 돌아가. 마침 3일 전에 등판했던 덕분에 일부분이나마 로테이션을 소화할 능력이 되는지 확인 할 수 있지."
"과연... 그런 부분까지 고려한건가. 하지만 난 이정도만 해도 합격이라고 하고 싶군. 오늘 오타니가 상대한 타자 중에 박유성이라는 가장 유력한 메이저리그 40-40 클럽 후보 타자가 있었으니깐 말이야."
"그것도 그렇군. 좋아, 일단 8이닝까지는 봐야겠지."
이제 8회 초로 넘어온 결승전.
대한민국은 준비 중이던 한희현, 심차민에게 각각 2타자와 1타자를 상대 시키며 이닝 쪼개기로 다시 한번 일본 타선을 막아냈다.
상황이 그렇게 되자 마치 당연하다는듯 다시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8회 말에도 세 타자를 단번에 처리하며 다시 한번 무실점을 기록하였다.
하지만 오타니는 이 이닝을 통해서 투구수가 100개를 넘겼기에 다음 이닝에 나오기는 힘들어지게 되었다.
"다음 이닝에 나오기는 힘들겠지. 시즌 최종전에 120구 이상 던졌다고 해도 말이야."
"어차피 3일 전의 등판을 감안하면 여기서 끊는게 맞아. 물론 메이저리그에 오겠다면 그 이상의 체력을 보여줘야겠지만..."
"자네는 말하는게 마치 투수를 갈아 먹으려는거 같아."
"난 어디까지나 스카우터니깐. 감독을 할 생각도 없고 말이야."
"뭐... 그렇다면 상관 없겠지만."
후반으로 갈 수록 빠르게 진행된 경기 덕분에 어느덧 경기는 9회 초에 도달하였다.
대한민국이 이번 이닝마저 무실점으로 막아낸다면 9회 말 공격 없이 대한민국의 승리로 경기가 종료되게 된다.
"아, 9회 말 없을 수도 있었네..."
"그걸 이제 알았냐?"
"하하..."
9회 초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민오는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차분히 일본 타자들을 보았다.
이번 경기에서 투수들 중 유일하게 3경기 전부 등판한게 바로 이민오였는데 그만큼 확실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최고 152KM까지 나오는 강속구를 앞세우며 일본 타자들을 차근차근 돌려세우며 우승까지의 아웃카운트를 줄여나가던 이민오는 9회 초 2아웃에 생각도 못한 타자의 등장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그러고보니 8회 말에 수비 변동이 있었는데 지명 타자가 수비로 들어갔었죠?]
[이게 이렇게 이어지네요.]
- 마지막 타자가 오타니인거 실화냐.
- 이러면 갓유성이 공 던져야하는거 아니냐?
선동연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도 오타니가 타석에 등장하자 고민에 빠졌다.
15시즌에 투타 겸업을 하면서 무려 20홈런을 기록했던 타자가 바로 오타니였기 때문이었다.
"일단 민오를 믿고 가지."
"네."
이민오는 다이노스에서 범성이나 유성이 투수로 등판했던 경기를 몇번인가 봐왔기에 만약 교체 지시가 나오더라도 수긍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벤치에서 교체가 없다는 사인이 나오자 곧 바로 타석의 오타니를 보았다.
'경기를 이어가려면 홈런 밖에 없어.'
2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 컨디션 좋은 상대 클로저를 상대로는 안타도 2루타도 3루타도 필요 없었다.
특히나 1대0의 스코어가 유지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는 오로지 홈런 단 하나만이 필요했다.
'와라.'
배트를 꽉 잡고 오타니는 공을 기다렸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배터리도 사인 교환을 마무리했다.
'다른 타자들은 일본의 2군 타자거나 하위 타순 정도의 타자들이지만 오타니는 달라. 유일한 클린업급 타자다. 그러니 전력으로 던진다.'
앞선 두 타자에게 150 초반의 공을 던진 것이 거짓말인것처럼 이민오는 페이스를 끌어 올려 초구부터 154KM를 기록하였다.
"저 투수도 좋은데?"
"아쉬운 점은 선발 전환을 실패했고 불펜에서 성적이 더 좋다는거지."
"그래도 불펜 투수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본다면 장기적으로 지켜볼만한 불펜 자원이야."
초구부터 154KM를 던지며 스트라이크를 잡아낸 이민오는 그 흐름을 그대로 이어가며 153KM의 2구째를 던졌다.
팡!
[단번에 오타니를 몰아가는 이민오! 2스트라이크를 잡아내며 경기 종료까지 단 하나의 공만을 남겨둡니다!]
[과감한 피칭이 아주 좋은데요. 그래도 오타니의 타격을 고려해서 조금은 간을 보는게 좋을듯 합니다.]
물론 대한민국의 배터리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과감하게 2스트라이크를 잡은 것도 이후에 신중하게 공을 던지기 위해서였다.
반면 오타니는 2스트라이크에 몰렸기에 아슬한 공은 전부 건드려야하는 입장이었다.
대한민국이 1대0으로 리드를 하고 있는 가운데 9회 초 2사 2스트라이크가 만들어지며 이제 경기는 끝을 향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다음화에 드디어 아프챔이 끝나고 17/18 오프시즌으로 이어집니다.
18시즌 분량이 제법 있는지라 빠르게 넘길 예정입니다.
앞으로 2연참을 하게 된다면 2편째 시간을 6시에서 5시로 당기겠습니다.
어차피 새벽이라 아침 이후에 보시는 분들은 큰 차이 없겠지만 새벽에도 계시는 분들을 위해 당기도록 하겠습니다.
문제는 0시, 6시 연재가 깨진지 오래라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