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224화 (224/300)

<-- Chapter 41 -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

오타니와 유성의 2번째 승부가 시작된 가운데 해설진들과 한국 팬들은 그야말로 각을 잡고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만약 유성이 이번 타석에서도 출루하지 못하고 물러난다면 한국은 경기 후반을 매우 어렵게 풀어나갈 것이다.

딱!

[파울! 초구부터 바로 164KM로 구속을 끌어올린 오타니의 공을 걷어내는 박유성입니다.]

[오타니가 이전 이닝처럼 150대를 던지면 어쩌나 했는데 역시 박유성 선수에게는 전력으로 할 생각인듯 하네요.]

- 그런대 갓유성이 한 타석만에 169를 바로 따라 갈 수 있을까?

- 166까지는 때렸으니깐 따라 갈 수는 있을꺼 같은데...

- 아니 169는 어려움. 146이랑 149는 똑같은 140대라서 박유성 정도 되는 타자에게 딱히 차이가 없음. 선구안부터가 괴물 같은 타자니깐. 그런대 166이랑 169를 비교하면 둘 다 기본적으로 165가 넘는 공들이라 숫자만 보면 겨우 3KM 더 빠르지만 체감으로는 차이가 더 커질 수 밖에 없음.

- 그거 어디서 들어본 이야기인데...

- 나도 뭔가 들어본거 같은데 맞는 말 같다.

유성이 초구를 파울로 만들어내자 오타니는 심호흡을 하며 다음 공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유성은 다음 공부터가 진짜라는 것을 직감했다.

'어차피 변화구는 소용 없다. 그렇다면 전력으로 찍어누른다.'

그렇게 생각한 오타니는 다시 한번 전력을 끌어내 공을 던졌다.

퍽!

[헛스윙! 오타니의 공에 헛스윙을 하고 마는 박유성!]

[구속이 무려 168KM가 나왔는데요. 다만 소리가 이전 이닝과는 다른거 같은데요.]

[네. 이전 이닝과 달라졌습니다. 오타니가 이닝을 거듭할수록 마치 진화를 하고 있는거 같이 느껴지네요.]

- 아니 그런대 다시 봐도 터무니 없는 공이네.

- 160 중반은 건드렸는데 160 후반 가니 건드리지를 못하네.

- 채프먼 만나면 털리는거 아니냐?

- 일단 지켜보자.

2스트라이크를 잡으며 유성을 몰아 넣은 오타니는 방심하지 않고 3째로 끝을 내기 위해 다시 전력으로 공을 던졌다.

그리고 유성은 다시 한번 스윙을 시도했고, 아슬하게 공을 건드릴 수 있었다.

딱!

[파울! 166KM를 걷어내는 박유성!]

[오타니도 전력 투구를 언제까지 할 수는 없어요. 그러니 오타니가 160 후반의 공만 못 던지게 되어도 박유성 선수가 오타니를 공략할 방법이 생기거든요.]

'역시 녀석을 잡을려면 168이나 169가 나와야하는건가...'

'메이저 진출을 대비해서 내년에 170KM에 대한 준비를 할 생각이기는 했는데 여기서 이런 공을 만나다니 골치 아프군.'

오타니는 갑자기 던지게 된 169KM를 완전히 제어하지 못하였고, 현 시점에서 165 이상의 공에 대한 대응력이 약한 편인 유성도 고전하고 있었다.

"끝까지 물고 늘어져주마."

하지만 유성은 이참에 160 후반의 공에 대한 적응력을 만들 생각이었고, 오타니도 이 참에 유성이라는 상대를 통해 160 후반의 공을 컨트롤 할 생각이었다.

다시 한번 나온 168KM의 공에 유성은 아주 미세하게 그리고 조금 더 빠르게 스윙을 시도했다.

딱!

그 결과 유성은 168KM의 공을 아슬하게 파울로 만들며 드디어 건드리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단순히 스윙 스피드를 조절한 것이기에 완전히 공략하기는 힘들었다.

물론 팬들에겐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고전하였으나 드디어 공을 건드리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괴물 녀석, 기어코 따라 잡았나.'

투수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면 상관 없지만 투수와 타자가 대등하다면 투수가 불리해질 수 밖에 없는게 야구라는 종목이었다.

왜냐하면 타자가 설령 출루를 하지 못하더라도 투수의 투구수를 크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컨택과 선구안이 안 좋은 타자에게 힘든 일이지만 유성은 둘 모두를 보유하고 있는데다가 파워까지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타자가 그렇게 버티고 버티다가 대등한 축이 무너지는 순간 승부는 타자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

유성이나 오타니나 그만큼 뛰어난 선수들이기에 이대로 가면 승부의 축이 유성에게 흐른다는 것을 직감하였고, 오타니는 어떻게든 그 전에 끝을 보고 유성은 어떻게든 버틸 생각을 하였다.

"질긴 놈"

"이 자식 대체 뭔 훈련을 했길래 아직도 힘이 안 빠져?"

경기가 진행되면 진행 될 수록 둘은 점점 전의를 불태웠다.

그렇게 유성이 3번을 더 파울로 만들어냈을때 오타니의 구속이 처음으로 163KM로 내려왔다.

구속 변화를 통해 이 팽팽한 흐름에 변화를 줄 생각이었지만 심혈을 기울여 승부에 집중하고 있던 유성은 여기서 끝을 보기 위해 과감하게 공을 끌어 당겼다.

딱!

[쳤습니다! 드디어 앞으로 날아가는 이 타구의 종착점은! 담장! 바로 밖입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박유성의 0의 행진을 깨는 솔로 홈런!]

- 드디어 갓유성님이 해냈다!

- 와 구속 낮아지자마자 걍 넘겨버리네.

두 사람의 대결이 드디어 끝나자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은 다시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힘이 떨어진걸까?"

"완급 조절 같기도 한데 말이야..."

"분명 160 후반으로 쭉 승부를 봤다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승부이기는 했어. 그래도 그렇지 163이 느린 공은 절대 아닌데 박유성은 그걸 또 넘겨버렸군."

이쯤되니 감탄 밖에 안 나왔다.

끝까지 버텨낸 유성을 잡기 위해 오타니가 자존심을 포기하고 먼저 변화를 선택했으나 유성이 그것을 예측하고 홈런을 만들어 낸 것이니 말이었다.

유성의 홈런으로 한순간에 흐름이 바뀌는듯 했으나 오타니는 아껴두었던 힘을 쏟아부어버리기 시작했다.

팡!

팡!

팡!

단 3구 그리고 연속해서 160KM가 기록된 3구로 5번 김해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오타니는 잊고 있던 스플리터를 꺼내들며 6,7번 타자를 처리하며 투구수 소모를 줄였다.

[박유성 선수에게 홈런을 허용했지만 여전히 위력적인 공을 던지며 이닝을 마무리하는 오타니입니다.]

[이제 이닝은 5회 말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 1점은 매우 크겠군."

"그래. 대한민국도 이미 불펜이 준비를 시작했어. 이 1점을 위해 총력전으로 나올테지."

유성이 투구수를 나름 늘렸으나 오타니는 여전히 7이닝 이상을 소화할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유성을 상대하며 체력을 소모하였으나 스플리터를 다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투구수를 줄이는 것으로 소모된 체력을 보강했기 때문이었다.

"1점을 얻어내기는 했지만 아직 방심해서는 안돼. 일본에겐 4번의 공격 기회가 남아있어."

클리닝 타임으로 인해 잠시 시간이 생기자 유성은 선수들은 모아서 선수들의 집중력을 유지 시키는 동시에 6회 초부터의 수비 방향을 이야기했다.

"저쪽에 경험이 부족한 선수가 많아. 침착하게만 하면 역으로 저쪽에 부담을 줄 수 있어."

"그래. 우리가 먼저 1점을 얻었기 때문에 수비만 제대로 해도 이길 수 있다."

이 1점은 매우 큰 점수였다.

오타니가 7,8회까지 던진다고 가정하였을때 대한민국의 불펜이라면 충분히 버텨줄 힘이 있기 때문이었다.

"좋아, 그러면 막으러 가자."

"그래."

"네."

[5회 말 박유성 선수의 솔로 홈런으로 드디어 1대0으로 앞서기 시작한 대한민국이 6회 초 수비를 위해 나서고 있습니다.]

[마운드에서는 투수가 바뀌었는데요.]

[박세우 선수가 내려가고 함덕후 선수가 마운드에 올라왔습니다.]

[투구수를 생각하면 1이닝 더 던질 수 있는데도 함덕후 선수를 올렸는데요.]

[원래 선동연 감독이 한 타이밍 빠른 교체를 가져가기도 하고, 박세우 선수도 5이닝 동안 거의 전력으로 던졌기에 90구 이전에 교체를 한듯 합니다.]

- 수고했다 세우야

- 여윽시 차세대 국대 에이스.

- 2경기 8이닝 무실점이기는 한데 차세대 국대 에이스는 좀 애매하지 않냐.

- 오타니는 박세우랑 똑같이 3일 전 3이닝 던졌는데도 오늘 7이닝 넘게 던질 기세니깐 좀 손색이 있기는 하지.

"한국은 한 타이밍 빠르게 불펜으로 넘어갔군."

"박세우가 전력 투구를 하고 있었던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적절한 타이밍이었어."

"그렇겠지. 이제 4이닝 안에 일본 타선이 얼마나 활약하느냐가 관건인데 말이야."

선발로써 최소 5이닝을 소화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던 박세우와 달리 2번째 투수로 나온 함덕후였기에 2,3이닝 정도만 던질 예정이었고, 그것은 전력으로 공을 던진다는 이야기였다.

비록 구속이 빠르지는 않지만 함덕후는 좌완 투수라는 이점을 살리며 일본 타자들을 적절하게 휘어잡으며 6회 초를 가뿐히 마무리 지었다.

한 타이밍 빠른 교체가 성공하자 대한민국은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반대로 일본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아웃카운트로 인해 부담감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예선에서 지더라도 결승에서 이기면 된다는 생각이었기에 예선에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았으나 결승에서도 패배할 상황이 만들어지자 일부는 덜덜 떨기까지 할 정도로 일본의 분위기는 침울해지고 있었다.

"역시 한국을 이기는건 힘들어. 저 외야진은 꿈쩍도 안 하고 내야진은 좀 흔들리나 했더니 계속 안정감을 찾고 있어."

"게다가 투수들을 총동원하고 있어서 하나 노리고 가기도 힘들어. 기껏 준비해가도 투수를 바꿔 버릴테니깐."

오타니가 단 1점만 내주었음에도 일본 선수들은 가망이 없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런 선수들의 모습에 쓴 소리를 하려고 했던 오타니지만 말로 하는 대신 피칭으로 이야기하기로 했다.

그렇게 오타니는 대한민국 타선을 단번에 정리해버리려고 했지만 3번째 타석을 맞이한 민병이 드디어 안타를 때려내며 오히려 2사 1루의 상황을 허용하고 말았다.

[드디어 박유성 선수를 제외하고 첫 안타가 나왔습니다.]

[난공불락처럼 느껴지던 오타니가 드디어 어렵지만 해볼만하다 수준까지 내려왔네요.]

[지금이 2아웃인게 아쉬운데요. 이종호 선수가 출루를 해도 구자옥 선수가 아웃을 당하면 박유성 선수에게 이어질 수 없으니깐요.]

물론 찬스가 구자옥에게 이어지기 전에 피치를 끌어 올려서 공을 던진 오타니가 이종호를 잡아내며 6회 말에 대한민국은 추가점을 얻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 이닝에 다시 유성의 타석이 돌아오기에 그것만으로도 일본 선수들의 분위기는 안 좋았다.

오타니가 유성을 막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유성이 데이터로 증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경기는 7회 초로 넘어갔다.

========== 작품 후기 ==========

오늘 아프챔 엔트리 나왔는데

한현희, 심창민이 빠진건 예상 외네요.

nc는 6명 중 5명 들어왔고 ㄷㄷ

광열아 니는 왜 또 혼자 빠지냐!

*

축구 15분도 안되서 2골 주는거 보고 껐습니다.

이렇게까지 심각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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