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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부수는-222화 (222/300)

<-- Chapter 41 -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

2회 말이 되며 다시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타석을 향해 다가오는 최대의 적의 모습을 보았다.

'이번에는 꼭...'

"웁... 후... 경기 전에 내가 뭘 먹었더라?"

물론 유성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어차피 오늘 경기에서 오타니가 자신을 거를 확률이 높기에 자신보다는 뒷 타자들에게 그 부분을 주시 시키며 집중 마크를 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도 힘 빼고 던질려나..."

거른다고 생각하면 힘 빼고 던지는게 맞기는 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완급조절로 힘을 뺀 공이 아닌 158KM라는 오늘 최고 구속에 근접한 강속구를 말이었다.

"이래야 재미있지."

오타니의 공을 보고 유성은 웃음을 보였다.

그리고 대기 타석에 있던 김해성은 그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웃고 있네?'

예상과는 달리 오타니가 승부를 걸어오자 보통은 당황 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유성은 달랐다.

그러한 모습에 자연스럽게 일본 내야진도 긴장하게 되었다.

아무리 160KM가 넘는 공을 여러번 홈런으로 바꿔버린 타자라고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웃고 있으니 강한 의문이 들었다.

그 모습을 보고 오타니는 조금 더 페이스를 끌어 올렸다.

팡!

[2구째가 162KM가 기록 됩니다!]

[단번에 4KM나 끌어 올렸군요.]

[박찬오 해설보다 구속이 더 높아졌네요.]

[제가 이렇게 말하면 좀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 당시에는 100마일만 찍었어도 충분했어요. 그리고 전 구위도 좋았어요.]

[그 말씀은 오타니는 구위가 안 좋다고...?]

[아니, 그건 아닌데. 박유성 선수에게 맞는거나 리그에서의 모습을 생각하면 구속에 비해 구위가 조금 떨어지는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니깐 자세한건 다른 분에게 물어보시죠.]

[네. 그렇다고 하네요.]

- 박사장님이 말을 돌리셨다.

- 본인도 말하다가 뭔가 아닌거 같다는걸 느낀듯.

그러든말든 2스트라이크를 잡은 오타니는 이를 악물고 3구째를 던졌다.

그리고 유성은 공을 건드렸으나 날려보내지는 못했다.

오히려 힘에서 밀렸다.

왜냐하면 오타니가 자신의 최고 구속인 165KM를 기록하였기 때문이었다.

[165! 여기서 최고 구속이 나옵니다!]

[이 선수는 진짜 정체가 뭡니까?]

- 떴다! 165!

- 그와중에 건드리는 갓유성도 정상은 아님.

여전히 2스트라이크로 볼 카운트가 몰려있는 가운데 165KM라는 최고 구속을 기록한 오타니.

그리고 그런 공에 반응하며 공을 건드리며 파울로 만든 유성.

두 선수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이어질듯 하자 미리 준비하고 있던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은 이 장면을 촬영하거나 기록하는 등 모든 이목을 집중 시키기 시작했다.

그에 앞서서 4구째 스플리터를 던지며 간을 본 오타니였으나 집중력을 최고조로 끌어 올린 유성에게 통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성은 전광판을 보고 놀랄 수 밖에 없었는데 스플리터의 구속이 93마일 즉 150KM까지 올라간 것이었다.

오늘 경기를 위해 도쿄돔의 전광판은 일부러 KM와 마일을 함께 보여주고 있었는데 93마일 옆에 적힌 구속은 150KM였다.

[스플리터가 150이 나왔습니다.]

[할 말이 없네요.]

[한국의 왠만한 투수들에게 꿈의 경지 같은 구속이 150인데 오타니는 변화구로 기록하네요.]

"저거 확인 했지?"

"그래... 괴물은 역시 다르구만."

유성이 예상대로 스플리터를 걸러내자 오타니는 힘으로 찍어 누를 준비를 했다.

방금의 165KM에 유성은 파울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더 강한 힘으로 찍어 누를뿐이었다.

그런 생각으로 던진 오타니의 공을 유성은 건드렸다.

딱!

[쳤습니다! 담장! 밖으로 벗어납니다!]

[정말 순간적이었는데 그걸 저기까지 날려보내는 박유성 선수입니다.]

[구속이... 166KM가 나왔네요.]

- 실화냐?

- 여기서 최고 구속 갱신하네.

- 그걸 파홈 만든 갓유성도 보통은 아니지.

- 그래. 지금은 갓유성이 잘 때리기는 했음.

하지만 유성의 생각은 달랐다.

"밀렸어..."

단순히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은 몰라도 직접 때려낸 유성은 알 수 있었다.

지금 유성은 오타니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힘에서 밀렸다.

"코시때 현정이형도 그러더니만 저녀석도 각성해버렸네. 내가 그렇게 원한 살만한 일을 한것도 아닌데 말이야."

그렇게 궁시렁 거리며 유성은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단 1KM의 차이였지만 차이는 명확했다.

어쩌면 이 이상으로 빨라질지도 몰랐다.

그렇기에 배트를 새롭게 잡은 유성은 방금 쳤던 166KM를 다시 떠올리며 타석에 들어섰다.

[여전히 2S-1B의 카운트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승부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변화구가 통하지 않는 다는 것은 150KM의 스플리터로 확인했기에 이제는 직구 일변도로 갈텐데요.]

[그래도 코스를 바깥쪽, 몸쪽으로 바꿔주고 있기에 박유성 선수도 쉽게 공략하지는 못하고 있어요.]

[어쩌면 박유성 선수가 삼진 당하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말이 안된다고 하기에는 지금의 이 대결은 메이저리그에서 수 많은 괴물들을 상대했던 박찬오조차 본적 없는 그야말로 역대급 선수들의 대결이었다.

그리고 오타니가 공을 던질 준비를 시작했고, 이내 공을 던졌다.

딱!

[쳤습니다! 배트 부숴졌고! 타구가... 타구를 투수가 잡아냅니다.]

[투수 플라이 아웃. 그리고 오타니의 구속은 169KM, 105마일이라는 구속입니다.]

"만화처럼 1씩 빨라질줄 알았더니 갑자기 3이나 올라가면 어쩌자는거야..."

말은 그렇게 해도 아웃은 아웃이기에 유성은 벤치로 돌아갔다.

그런 유성을 보여 굳은 표정으로 타석에 들어선 김해성은 초구의 구속이 155KM까지 내려온 것을 보며 이를 갈 수 밖에 없었다.

'유성이를 제외하고는 전력으로 할 필요가 없다는건가.'

하지만 김해성도 이를 가는것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169라는 터무니 없는 세계에 눈을 뜬 오타니의 공이 이전과는 달랐기 때문이었다.

구속은 150 중반이 유지되었으나 구위가 달랐다.

딱!

[쳤습니다만! 공이 높이 뜨고 3루수가 전진하며 잡아냅니다.]

[완벽하게 말렸네요. 박유성 선수에게 160대 공만 던지다가 150대로 구속을 낮추니 김해성 선수 입장에서도 무시 당한다는 느낌이 들었을테니깐요.]

[그렇네요. 문제는 오타니의 구위가 더 좋아졌어요. 아까 제가 말한것처럼 구속에 비해 구위가 약하다는 평가는 이제 말 할 수 없겠군요.]

오타니는 지금 오직 직구만을 던지고 있었다.

몸쪽 높은곳과 낮은곳, 바깥쪽 높은곳과 낮은곳 그리고 한가운데로 총 5곳에 공을 던지고 있기는 했지만 김해성마저 구위에 밀리며 물러나자 대한민국의 분위기가 가라앉기 시작했다.

"저걸 어떻게 공략하라는거야..."

"오늘 느낌이 안 좋은데..."

"설마 지는건 아니겠지?"

일부에서는 너무 급격한 분위기 변화가 있었기에 코치들까지 의문을 가질 정도였는데 그런 분위기 속에서 유성이 입을 열었다.

"너희가 수년간 느낀 감정이 저런거였냐?"

"...뭐가?"

"형들이나 너희들이나 아마 속에서 패배감이 들고 있을꺼야."

"...그래. 솔직히 저 터무니 없는 녀석을 어떻게 공략해야할지가 막막해서 그런 느낌이 들기는 해."

"그렇다면 딱히 겁낼 필요 없어. 우리팀을 제외한 다른 팀들은 매년 우리팀에게 우승을 내주면서 이런 감정 느꼈을꺼 아니야?"

"..."

"다이노스는 팀이지만 녀석은 혼자야. 게다가 이제 2회가 끝났을 뿐이야. 벌써 포기할 단계는 아니라는거지."

유성이 선수들에게 이야기하는 사이에 나름 침착하게 공을 보며 상대를 하던 윤대용은 오타니가 갑자기 구속을 다시 160KM로 끌어 올리는 바람에 헛스윙 삼진을 기록하며 물러났고, 유성은 다시 수비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짜식 머리 좋다고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왜 이리 말이 길어?"

유성이 먼저 수비를 위해 나서자 뒤 이어서 일어난 민병이 분위기를 정리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야구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야. 녀석을 끌어내리면? 불펜이 나오겠지? 그러면 그때 점수를 뽑아내면 돼. 그러기 위해서는 녀석을 빨리 끌어 내려야겠지만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글러브를 챙긴 민병은 선수들에게 하나씩 던지며 말했다.

"일단 수비부터 집중해."

그런 모습에 선동연 감독이나 코치들은 감탄했다.

지금의 상황은 자신들도 막막한 상황이었는데 두 사람의 이야기에 선수들의 분위기가 다시 바뀌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이거 부주장 자리도 만들어야하는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유성이가 주장이고 민병이가 부주장?"

"네. 아니면 반대로 하는 것도 괜찮고요."

"...어찌되었든간에 괜히 왕조의 주역들이 아니군."

자신의 위치에 도착한 유성은 어깨를 풀며 경기가 길어질 것을 대비하기 시작했다.

이 흐름이라면 오타니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해도 꽤나 후반에나 강판을 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연장전을 생각하는게 좋았다.

"일본 포스팅이 4천만불이던가?"

"그래."

"지금 연락이 왔어. 가격을 더 올린다고 말이야."

"제길, 이제 동시 영입은 물 건너 갔군. 지금부턴 하나만 집중해야겠군."

"설마 저 둘을 동시에 영입할 생각이었던건 아니겠지?"

"컵스 정도의 자금력이라면 해볼만 해."

"하긴 그 보라스를 입 다물게 만들었으니..."

투수가 필요한 구단들은 잠시나마 박세우에게 시선을 보냈으나 오타니가 169KM를 기록하면서 완전히 오타니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물론 예외는 있었다.

"직구, 커브, 슬라이더, 스플리터에 아주 가끔 싱커, 체인지업을 쓰는 정도인가?"

"박세우의 구종? 대충 그렇지. 싱커는 몰라도 체인지업을 좀 더 다듬으면 확실히 쓸만한 자원이 되겠어. 물론 한번 더 이번 시즌처럼 성적이 상승한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말이야."

"그러면 우리가 영입을 못하지. 이렇게 말하니 우리 구단도 참 안습하군..."

"오클랜드 정도면 나쁘지 않잖아? 일단 페이롤 최하위는 아니니깐."

"그래서 안습한거야. 차라리 페이롤 최하위면 뭐라도 질러보는데 망할 구단주 때문에 매년 고생만 한다니깐."

"힘내라고."

사실 오타니가 터무니 없는 임펙트를 보여줘서 그렇지 박세우도 여러 구단들의 관심을 받을만한 자원이었다.

이번 3회 초에도 두 타자를 단번에 3루수 땅볼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면서 투구수도 아끼며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박세우가 자신의 최고 구속인 150KM를 기록하며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하자 관심 없는척 하던 일부 구단 스카우터들이 그에 대해 기록했다.

"...그냥 다른 투수 노리는게 좋을꺼 같기도 하군."

마운드에는 다시 오타니가 등장했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오클랜드는 웁니다.

머니볼 이론 완전히 아는건 아니지만 그 지향점을 알기에 좋아합니다.

제가 세이버메트릭스에 빠삭한건 아니지만

WAR 같은 수치를 자주 사용하는 것만 봐도 대충 아시겠지만요.

아, 야구 관심 없거나 모르시는 분들에겐 어려울려나...

아무튼 뜬금 없는 이야기지만 WAR로 골글 정하라고 하면

양현종보단 박세웅, 박세웅보단 헥터라고 말하겠습니다.

사실 양현종은 억울한 감이 있는게

중간에 감이 안 좋아서 3경기 연속 6실점인가 하면서 박살난 적이 있...

아니다 3경기 연속이면 실력인ㄷ...

실력이라기에는 20승 한걸 보면...

그냥 양현종은 운 없던걸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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