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41 -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
동일한 시간 기술위원회에서 최종 25인 엔트리 구성을 위해 선수들을 탈락 시키기 시작했다.
"포수 2인, 내야수 7인, 외야수 5인으로 총 14인으로 확정하지."
"투수가 관건이군요."
"2명을 제외해야하는데..."
"우투 5명, 좌투 5명, 사이드 3명."
"우투와 좌투에서 1명씩 제외하도록 하죠."
"누구를...?"
"자이언츠 박진혁과 상무의 임지석."
"흠... 차라리 박진혁보단 김유용을 빼는게 어떤가?"
"그러면 좌투가 모자랍니다."
"둘 다 자이언츠 투수이니 이 부분은 자이언츠에게 물어보도록 하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인지 자이언츠에서도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
"김유용을 제외하기로 했다는군."
"음... 이제부턴 머리가 좀 아프겠군요."
"조금 아프면 다행이지..."
자이언츠 투수 중에서 고려한 것이기에 자이언츠의 의견이 약간 들어간 최종 엔트리가 이내 완성 되었다.
"혹시 와일드 카드 생각 중인거 있으신지?"
"좌투가 모자라지만 그 부분을 사이드로 해결하면 충분해. 야수쪽도 생각 이상으로 구성이 잘 되어 있기에 와일드 카드는 없는 것으로 하지."
"그렇다면... 엔트리는 이대로 가는거에 동의하나?"
"안익후 대신 김동연을 넣죠."
17시즌 108경기에서 248타석에 들어서며 0.320, 0.379, 0.356의 타출장을 기록한 안익후.
17시즌 125경기에서 428타석에 들어서며 0.277, 0.329, 0.496의 타출장을 기록한 김동연.
가장 간단한 OPS로 따졌을때 김동연이 1할 가까이 높았다.
경기수도 더 많고, 타석도 더 많이 들어섰다.
하지만 경기수, 타석수를 감안해도 타율이 5푼 가까이 낮았다.
"중견수와 우익수 백업은 김성옥 혼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역으로 김동연을 포함 시키는걸로 이정호가 우익수로 가고 구자옥을 지명타자로 넣을 수도 있죠."
거의 확정된 시점에서 나온 이야기에 기술위원회는 고민에 빠졌다.
사실 둘 중 누가 들어가든 상관 없었다.
둘 다 올해가 2년차인 선수들이기도 하고, 그 이전에 그들에게 부담을 줄 필요가 없는게 대표팀 외야진의 핵심과 중심은 박유성이었다.
"만약의 상황에서 1방을 때려줄 타자인가 아니면 그 1방을 위한 포석을 만들 타자인가..."
솔직히 말해서 1방을 때릴 타자는 대표팀에 충분했다.
클린업을 구성할 박유성, 구자옥, 김해성은 물론 퓨처스 홈런왕 윤대용이나 장타력 포텐을 보유 중인 김성옥 등이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주전급으로 분류한 녀석들로 엔트리를 짜면 1번은 있지만 2번은 애매해."
"박민병이 1번이라고 생각하면 2번에 이종호가 어떨까요?"
"사실 지금 엔트리에선 그게 가장 좋은 테이블 세터 조합일거야."
이 부분을 보강하자고 와일드 카드를 쓰는 것은 아쉽다.
타선이 약한 것도 아니고, 바로 뒤에 구자옥, 박유성, 김해성으로 이어지는 클린업이 있으니 말이었다.
흐름만 끊지 않도록 연결 고리 역할만 어느정도 해주어도 충분하다.
"...어차피 단기전이니 와이번스처럼 홈런 군단으로 가는건 어떨까요?"
"글쎄... 그게 안 먹히는걸 와이번스가 보여줬는데..."
"차이를 만드는 타자가 있으니 와이번스와는 다를겁니다."
"차이를 만드는 타자면..."
"네. 와이번스와 달리 우린 박유성이 있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질 기미가 보이고 있었다.
차라리 투수나 내야진에서 1명 정도 빠질 멤버가 생긴다면 골치 아프게 생각할 필요가 없을텐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은 복잡했다."
그렇기에 기술위원회는 고민 끝에 선동연 감독에게 권한을 넘겼다.
이번 대회부터 2021 WBC까지 국대 감독을 담당하기로 했으니 그만큼의 권한을 주는 것이 정당했다.
"이 둘 중에 고르는건가요? 완전히 스타일이 달라서 또 어렵군요."
과거 라이온즈, 타이거즈 시절의 선동연 감독 스타일을 생각하면 안익후가 유력했다.
하지만 국가대표니깐 다른 선택을 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두 부류가 고민하는 가운데 선동연 감독은 과감하게 선택했다.
그도 대표팀에 장타자가 충분하다는 점을 감안하고 있었기에 이렇게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었고, 예상대로 안익후가 최종 25인에 선정 되었다.
"라인업 짤려면 머리 좀 아프겠군."
"가상 라인업은 대충 이 정도가 나올듯 하군요."
1번 2루수 박민병
2번 좌익수 이종호
3번 우익수 구자옥
4번 중견수 박유성
5번 유격수 김해성
6번 1루수 윤대용
7번 3루수 정혁
8번 지명타자 하주서
9번 포수 박강열
"엔트리가 정해지니 라인업은 쉽게 나오는군."
"그러게요. 실제 경기에서 약간이 변동이 있을지는 몰라도 이 정도면 거의 베스트 라인업이네요."
"정리 됬으면 발표하지. 대회 얼마 안 남았어."
"그러죠."
한국시리즈 5차전을 치룬 날이 10월 29일이었고, 다이노스가 우승 행사를 진행한 것이 30일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31일 저녁 유성과 민병이 방송을 진행하고 있을때 기술위원회에서도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였다.
"나왔다."
"시간 거의 끝났는데 어찌되나 했더니 나왔네요."
31일까지 최종 엔트리 수정이 가능했기에 그동안 기술위원회는 먼저 확정적인 20인 가량의 선수들을 발표하고 나머지 자리를 미발표로 놔둔 상태였다.
그렇기에 공식적인 25인 엔트리는 31일인 지금 발표가 된 것이었다.
"라인업 어떻게 굴러갈지 대충 그림 나오는데?"
"그래?"
"형이랑 난 일단 1번이랑 4번이 유력하고. 그나저나 성옥이랑 강열이 중에 하나 떨어질 줄 알았는데 둘 다 들어올줄은 몰랐네."
- 다이노스에서 7명이나 되네.
- 우승팀 클래스...
10월 31일 최종 엔트리가 확정되고, 대표팀은 곧 바로 소집 되었다.
"어차피 대회 며칠만 하고 오는거니깐 그 뒤에 이호중 선배나 다른 형들 부르면 되겠지."
"아이고 휴식기까지 할꺼 많아서 좋네."
"나중에 나이 먹으면 후배들한테 넘기고 구경하자."
"그러다가 답답해서 난입하고?"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거야?"
"너랑 같이 논게 벌써 5년이나 됬는데 모르는 것도 이상하지 않냐?"
"그런가..."
그렇게 다시 한번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게 된 유성은 처음 국대에 선발된 다이노스 선수들을 이끌고 합류 장소로 이동했다.
"모두 반갑다. 김인신 감독님 뒤를 이어서 새롭게 국가대표 팀을 지휘하게 된 선동연이다."
라이온즈, 타이거즈를 지휘하며 2번의 우승 경험도 가지고 있는 감독 답게 대부분의 선수들을 단번에 사로 잡았다.
물론 유성은 평소에 김강문 감독과 자주 이야기하다보니 별 다른 생각이 없었다.
그런 유성의 모습을 발견한 선동연 감독은 프리미어12, WBC때의 활약을 떠올리며 유성을 지명했다.
"박유성."
"네."
"너희 구단 방송은 잘 보았다. 그래서 부탁하마. 대표팀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선수는 너다. 또한, 대표팀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도 너다. 그러니 주장을 맡아다오."
"물론이죠."
[드디어 시동하기 시작한 U-24 대표팀. 주장은 박유성.]
- 갓유성님이 진짜 주장이네?
- 경력, 경험 제일 많아서 예상은 했는데...
"얼마 전에 생일이 지나서 이제 만 23세입니다. 나이는 널널하죠. 저기 저 형은 만 24세고요."
"응? 누가 나 불렀어?"
"안 불렀어."
한국시리즈를 치룬 다이노스, 타이거즈 선수들은 소집은 되었지만 휴식을 취하였고, 나머지 선수들끼리 먼저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유성이나 민병 정도가 되면 뒤늦게 들어와도 따라 잡을 것이라는 계산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빠르게 시간이 흐르며 대표팀은 일본으로 이동하였다.
대회 시작까지 2주가 남아있기에 1주일은 한국에서 나머지 1주일은 일본에서 훈련을 하기로 한 스케줄에 따라서 이동하게 되었다.
그리고 일본에 도착한 대표팀은 휴식을 취하고 있던 선수들까지 포함하여 본격적으로 대회 준비를 시작했다.
팡!
다만 유성은 조금 달랐는데 타자 대신 투수로 마운드에 서 있었다.
"151KM..."
"진짜 이녀석은 투수 했어도 성공 했을꺼야."
유성이 투수를 하고 있는 것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일본에 도착한 첫날부터 컨디션이 최고인 것을 과시하듯 연습 배팅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유성은 타격 부분에서 워낙 완벽하다보니 선동연 감독의 제의를 받고 다른 타자들에게 배팅볼을 던져주기로 한 것이었다.
"고등학교 생각 나네. 그때도 이렇게 던지다보니깐 1학년때 140도 안 나오던게 점점 빨라져서 150까지 올라갔는데..."
"그때 대체 몇개를 던졌길래 구속이 그렇게 올라가?"
"던질때마다 200개씩 던지고 했으니..."
"배팅볼이라서 다행이네. 실전에서 200개면 그쪽 난리 나잖아."
"잠깐만... 이게 배팅볼이면 전력으로 던지는건..."
선동연 감독은 유성의 타격감이 완벽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유성의 요청을 받아서 일부러 유성이 투구를 할 시간을 따로 배정하였다.
본래라면 이 정도 대회에 출전할 일이 없는 그 선수가 참가하기 때문에 유성이 그 선수에 대응하기 위해서 준비를 하는 것이었다.
"이도류에는 이도류로군요."
"물론 정규 이닝에는 못 쓰겠지. 아니, 안 쓸꺼야. 애초에 지금도 본인이 저렇게 할 일이 없어하니깐 시켜준거기도 하고."
체력이 모자라면 무리인 행동이지만 유성은 이번 시즌에 꾸준한 관리를 받았고, 한국시리즈도 15이닝 접전이었던 5차전을 제외하면 딱히 무리한 부분도 없었다.
이것은 또한 선전포고이기도 했다.
"지금쯤이면 발 빠른 일본 기자들은 상황 파악을 했을꺼 같은데..."
"다른 경기도 아니고 오타니와 박유성이 다시 맞붙는 한일전이니 기자들의 이목이 집중 될 수 밖에 없겠죠."
그 예상대로 일본 기자들은 유성이 배팅볼 대용이기는 하지만 투구 연습을 하자 일부는 이도류의 주인공에게 또 일부는 바로 기사를 올리기도 했다.
[일본의 이도류에 대항하는 한국의 이도류!]
[오타니의 난적, 박유성. 투수 도전!]
- 이건 또 뭔 소리냐?
- 갓유성님이 기어코 이도류를...?
- 아니, 그런대 150 던져본적 있으니깐 각 잡고 하면 해볼만 하지 않냐?
- 그러기에는 타자로 해둔게 너무 많은데?
대회 첫 경기가 무려 한일전이었기에 사람들의 이목은 더욱 집중되고 있었다.
그래서 본래 16일부터 19일까지 4일간 진행될 예정이던 대회가 은근슬쩍 중간에 하루가 추가될려는 기미까지 보이고 있었는데 KBO와 NPB는 긴급 회의를 통해 전체 일정을 하루씩 앞 당기고 결승전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결승전이 일요일에 펼쳐지기에 결승전을 뒤로 미루는 것이 아닌 다른 경기를 당기는 것으로 조정한 것이었다.
그렇게 판이 깔리면서 모두의 이목을 집중 시키기 시작한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의 개막이 다가왔다.
========== 작품 후기 ==========
17시즌 투수 오타니는 50이닝도 안 던졌기에 어깨도 싱싱하고
타자도 인플루엔자랑 부상 땜에 작년 104경기 382타석에서 64경기 227타석으로 줄었는지라
실전 감각을 위해서라도 나올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현실에선 이번 시즌 끝으로 포스팅으로 미국 간다는데
개인적으로 1년 더 뛰었으면 싶다만...
작중에선 유성이랑 같은 해에 포스팅 나올 예정이라
이걸 라이벌로 키울지 아니면 같은 팀으로 보낼지 고민 중입니다.
그나저나 쓰면서 찾아보니 괴물답게 시즌 최종 등판에서 선발 + 4번으로 나와서 9이닝 완봉 찍었네요 ㄷㄷ
최고 162KM는 덤이고, 타석에서도 안타 하나 친것도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