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214화 (214/300)

<-- Chapter 40 - 2017 한국시리즈 -->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퍼펙트 게임.]

[팀의 승리와 함께 새로운 역사를 작성한 이재후.]

- 분명 이쯤이면 7회쯤 되겠지 했는데 뜬금없이 8회 끝나고 9회 시작이래서 놀랬는데 대기록이 작성되고 있더라.

- 나도 한 6,7회 노려서 들어왔더니 8회 되어 있더라.

- 그나저나 타이거즈 불펜 어쩌냐? 막판에 5점 부악하고 줘버리던데?

- 패전조라서 괜찮음.

단 1점만을 허용한 양현정과 달리 타이거즈 불펜은 이후 2이닝간 5실점이나 하며 다음 경기에 대한 불안감도 남겼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양현정 이후에 등판한 3명의 투수 모두 패전조, 추격조로 배정된 투수들이었기에 5차전에는 죽이되든 밥이 되든 필승조가 모두 나올 수 있었다.

"다이노스는 4차전에 아예 불펜 소모가 없었고..."

"그나마 임상민이 9회에 준비하기는 했는데 그 정도야 감수할만한 부분이니..."

3승 1패로 단 1승만을 거두면 되는 다이노스 입장에서 5차전부터는 꼭 잡아야하는 경기가 되었다.

5차전 선발인 해킹이 딱 6이닝만 전력으로 막는다고 생각하면 남은 3이닝에 필승조가 총 동원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타이거즈의 5차전은 꽤나 힘들겠군."

"다른 것도 아니고 퍼펙트를 허용한건지라 꽤나 수준이 아닐꺼 같은데..."

그 예상대로 타이거즈의 분위기는 침체되었다.

1승 3패로 몰린 지금의 상황에 4차전 막판에 살아나기 시작한 다이노스 타선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했다.

비라도 와서 하루 여력을 찾으면 모를까 지금의 상황으로는 힘들었다.

그렇게 5차전은 해킹과 마르코스의 한국시리즈 2번째 등판으로 결정 되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는 경기이기에 여차하면  양팀의 2차전 선발들을 1+1 전략으로 투입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2차전 당시 두 투수 모두 조기에 강판 되었기에 3일이면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대 경기가 1번도 연장전으로 안 넘어가서 1+1을 쓸만한 상황이 나올려나 싶다만..."

"확실히 그렇지."

그래도 5차전 준비가 착실히 진행되며 다이노스와 타이거즈는 5차전에서 다시 한번 제대로 맞붙을 준비가 되었다.

[5차전은 어떻게 흘러갈까요?]

[1차전 이후 4일을 쉬고 등판 하는 것이기에 컨디션은 문제 없을겁니다. 다만 불펜 싸움으로 갈 경우인데요.]

[일단 타이거즈는 어제 등판한 3명의 투수들이 모두 패전조나 추격조이기에 사실상 손실이 없다고 판단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기본적인 불펜의 수준은 다이노스의 우세라는게 타이거즈 입장에서는 문제죠.]

[거기서 끝나는게 아니라 전날 퍼펙트로 박살난 타이거즈 타선과 반대로 경기 후반에서야 터지기는 했지만 홈런 3개를 포함해 6점을 뽑아낸 다이노스 타선을 비교하면...]

[역시 힘든가보군요.]

[이런 말 하기는 싫지만 5차전을 앞둔 지금 시점에서 양팀의 전력 차이가 너무 큽니다.]

- 솔직히 말해서 포기했다. 마지막 희망으로 6차전까지 가는걸 빌뿐...

- 6차전까지 끌고 가기도 힘든 현실이라 울었다.

이쯤되자 마지막 한국시리즈 경기를 앞둔 이호중도 가을을 타기 시작했는지 분위기를 잡기 시작했다.

"나이 먹으니깐 괜히 궁상 떨고 싶어지네."

"형님이라면 그래도 될만하지 않나요?"

"아니, 난 운이 좋은거야. 선수협도 그렇고 그 이전에 옛날에 병역 논란이 생겼을때도 그렇고... 후회가 남는 일이 제법 있거든."

"..."

그 이야기를 듣고 유성은 잠시 그렇게 있었다.

후회가 남는 일이라는 말에 먼가 생각할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경기가 시작할때가 되었다.

"왠지 누군가랑 약속한거 같은데..."

"응?"

"아무것도 아니에요."

한국시리즈가 끝날지도 모르는 끝장 승부의 5차전답게 경기는 시작부터 치열했다.

양팀로 나선 해킹이나 마르코스나 초반부터 전력투구를 이어가며 양팀의 타선을 상대했다.

실제로 전력을 다 한 효과가 있었는데 처음 3이닝동안은 양팀 모두 단 1안타씩만을 때려내고는 무실점으로 막혔다.

하지만 본격적인 2번째 타석이 돌아온 4회부터 흐름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4회 초

딱!

[모창모의 안타! 선두 타자가 출루하며 기회를 잡는 다이노스!]

[다이노스는 이제 이 기회를 잘 살려야합니다.]

[이제 타석에는 전날 홈런을 때려냈던 나범성 선수입니다.]

무리하게 한방을 때릴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흐름을 이어갈 필요는 있었다.

긴 인내 끝에 범성은 볼넷으로 출루하였다.

전날 제대로 각성해버린 양현정을 상대하다보니 오늘 마르코스의 공이 생각보다 상대할만 했기 때문이었다.

"후..."

루상에 나간 주자는 2명.

하나라도 불러들인다면 균형은 무너진다.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마르코스는 유성을 거르는 방법을 생각하였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바꿔서 승부를 걸기로 결심했다.

어제의 경기를 보며 나름의 생각을 하였던 그기에 망설임 없이 승부를 걸 수 있었다.

그렇게 던진 160KM의 강속구가 저 멀리 날아가며 다시 후회하였지만 말이었다.

[이 타구는 멀리! 저 멀리 날아가면서! 담장을 넘어갑니다!]

[박유성의 선제 쓰리러어언!]

유성의 쓰리런으로 앞서가기 시작한 다이노스.

타이거즈도 어떻게든 반격을 시도하려했다.

그렇게 나온 것이 추격을 알리는 버나디나와 최영우의 백투백 홈런이었다.

단번에 3대0의 스코어를 3대2로 바꾼 타이거즈였으나 다이노스의 수비에 막히며 동점을 만드는 것은 실패하였다.

흐름이 바뀌기 시작한 4회부터 터지기 시작한 타선은 멈추지 않고, 5,6회에도 그 흐름을 이어갔다.

딱!

초반 3이닝 동안 팽팽한 투수전이었다는 것이 거짓인것처럼 이후 3이닝동안 양팀 합해서 10점이 넘는 대량 득점이 쏟아졌다.

6회가 끝난 시점에서 7대5로 타이거즈가 리드를 잡기 시작했는데 해킹은 이미 5이닝 4실점으로 강판되었고, 마르코스도 5.1이닝 5실점으로 강판 되었다.

즉, 지금은 양팀의 불펜이 나와서 이 타격전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전날의 투수전이 거짓말이라는 것처럼 어느순간 화끈하게 달아오르기 시작한 경기장은 다음 이닝의 공격에 이목을 집중 시켰다.

2점 차이로 뒤지고 있지만 다이노스 선수들은 냉정함을 지키고 있었다.

아직 경기가 끝난 것도 아니고, 타선의 폭팔력도 여전히 남아있었다.

기다렸다는듯 다시 타선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다이노스는 7회 초 단번에 동점을 만들어냈다.

이것으로 7대7 동점이 만들어졌고, 거기서 끝내지 않겠다는듯 다이노스 타선은 그 흐름을 이어서 경기를 뒤집기까지 했다.

다시 한번 유성의 투런 홈런이 터졌기에 스코어는 9대7까지 벌어졌고, 다이노스는 7회 말에 강수로 맨쉽을 등판 시켰다.

여기까지 온 이상 뒤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맨쉽의 등판이라는 강수는 성공하여 7회 말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다이노스는 8회 초 1점을 더 추가하며 승기를 굳히기 시작했다.

그러나 맨쉽이 8회 말에 2점을 내주며 다시 경기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9회 양팀은 각각 1점과 2점을 추가하였다.

그렇게 9회 말 2아웃 11대11의 스코어가 만들어지면서 경기는 연장전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후... 설마 연장까지 갈줄은 몰랐는데..."

타이거즈는 여기까지 오기 위해 불펜을 4명이나 투입하였지만 다이노스는 이민오와 맨쉽만을 투입하며 아직 불펜에 여력이 있었다.

정규 시즌과 달리 15이닝까지 진행이 가능한 포스트시즌이기에 다이노스는 연장전에 돌입한 김에 여기서 끝장을 보기로 했다.

하지만 그때부터 거짓말처럼 타선이 침묵에 빠지며 3이닝간 투수전이 이어졌다.

이미 필승조가 소진된 타이거즈와 달리 여유가 있던 다이노스지만 임정후, 강융구, 원종헌을 소모하며 남은 필승조는 김진호와 임상민 뿐이었다.

물론 타이거즈도 남은 투수를 전부 소진하면서까지 다이노스 타선을 틀어막으며 승부를 이어갔고, 결국 12회 초부터는 6차전 선발로 나와야할 임기용까지 마운드에 올랐다.

[다이노스에 이어 타이거즈도 6차전 선발을 사용하네요.]

[다이노스는 맨쉽을 2.1이닝동안 사용했는데요.]

[하루 휴식이 있기에 6차전에 맨쉽이 최소 3이닝은 던질겁니다. 그리고 불펜도 다시 총 동원 되겠죠. 그러면 타이거즈가 관건인데요.]

[지금 임기용 선수를 꺼낸건 최소 2이닝은 생각했다는거죠.]

점차 무승부로 마무리 될 15회로 향하는 경기는 전날 투수 소모가 최소였던 덕분에 모든 투수가 동원 될 수 있었다.

유성은 꾸준히 출루를 하였으나 타이거즈 불펜이 유성이 나오는 타이밍을 기점으로 물량 공세를 펼쳤기에 다이노스 이상으로 소모가 되었다.

물론 다이노스도 클린업 타이밍에 투수를 바꾸었기에 소모가 빠르기는 했지만 12회부터 14회까지 3이닝을 김진호와 임상민 두 사람이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경기는 결국 15회로 이어졌다.

12회부터 14회까지 3이닝을 던졌던 임기용도 등판을 마무리했기에 타이거즈는 15회 초에 마지막 투수를 꺼내들었다.

[임기용에 이어서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는 임창작입니다.]

[이 선수를 이때까지 아낀 것도 대단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다만 거짓말처럼 1번부터 시작하는 타순이네요.]

그렇게 많은 것은 필요 없다.

단 1명의 주자만이라도 살아나가면 된다.

그런 생각으로 오늘 무려 9번째 타석에 들어서게 된 민병은 5안타를 넘어 6안타 경기를 펼쳤다.

민병이 출루에 성공하자 모창모는 초구 스윙을 하는척하고는 2구째에 기습 번트를 시도하며 무려 15회까지 이어진 접전으로 지친 타이거즈 내야진을 흔들었다.

[기습번트! 여기서 기습번트로 둘 다 살아나가는 다이노스!]

[타이거즈에게는 설상 가상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네요.]

타석에 들어선 범성은 초구부터 공을 때리며 높게 그리고 멀리 보내서 주자를 3루로 보냈다.

이제 유성이 희생플라이만 친다면 1점을 얻어낼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며 범성은 준비를 시작했다.

투수가 모두 소진된 다이노스였기에 이제는 공을 던질 선수가 단 2명 밖에 없었다.

뻔한 이야기지만 범성과 유성이었고, 유성은 중견수 수비를 비롯해 지금처럼 결정적인 찬스를 위해 미루었고 대신 범성에게 투구를 맡겼다.

하지만 타이거즈는 과감하게 여기서 유성을 걸렀다.

유성까지 볼넷으로 나간 지금 스크럭스가 한방을 쳐야하지만 연장 11회에 대주자로 교체된 상황이었기에 다시 대타를 사용해야했다.

그리고 기적처럼 대타 카드가 1장 남아있었는데 바로 이호중이었다.

[대타 이호중이 타석에 들어서고... 불펜에 나범성 선수가 나타났습니다.]

[다이노스는 이제 마지막 대타를 꺼내들었고, 투수를 모두 소진하였기에 야수를 투수로 올릴 준비를 하고 있네요.]

정말로 경기는 마지막을 향하고 있었고, 1사 만루에 타석에 들어선 이호중은 한숨을 가볍게 쉬며 마지막이 될 임창작의 공을 상대할 준비를 했다.

========== 작품 후기 ==========

아이고 또 3연참 못했어

저를 벌하시죠 독자님들

이 망할 작가가 연참을 못하는 몸이 된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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