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206화 (206/300)

<-- Chapter 40 - 2017 한국시리즈 -->

[타이거즈가 여기서 임창작 선수를 올리며 승부수를 걸었네요.]

[이번 시즌에 부진했지만 포스트 시즌에 들어와서는 3경기 전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제대로 각성하였거든요.]

플레이오프 1,2,4차전에 등판하였던 임창작은 3경기 전부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맹활약으로 약점으로 평가받는 타이거즈 불펜에 한줄기 희망이 되었다.

기존 필승조와 합쳐지면서 제대로 기세를 탔던 자이언츠에게 내준 3차전을 제외하고 전승을 거두며 타이거즈를 한국시리즈로 끌어 올린 원동력이 된 것이었다.

"여기서 나범성을 잡으면 생각할 것도 없이 이닝 종료. 그리고 다음 이닝 박유성은 볼넷으로 거른다."

"막지 못하면요?"

"...망한거지."

다이노스와 타이거즈의 차이는 명확했다.

리빌딩을 선언하며 지난 시즌보다 전력이 하락했다고 평가 받음에도 101승을 거둔 다이노스.

반면 최영우 영입과 제대하며 팀에 돌아온 키스톤 콤비의 첫 풀시즌에 양현정 잔류 그리고 마르코스라는 헥터 이상의 외인을 영입하며 무수한 전력 상승 요소 밖에 없었음에도 90승도 못한 타이거즈.

10승 이상의 차이는 7전 4선승제의 시리즈에서 너무나도 큰 것이었다.

그렇기에 어떻게든 1경기라도 잡아야했던 타이거즈지만 지금으로써는 그 1경기도 잡기가 힘들었다.

딱!

[쳤습니다! 라인을 다시 벗어나는 타구!]

[나범성 선수와 임창작 선수의 승부가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는데요.]

- 어떻게든 뒤로 이어가야하는 자와 어떻게든 끊어야하는 자.

- 딱 1명한테 집중 시키면 되는걸 아니깐 아주 이를 악물고 출루 하려고 하네.

2S-2B의 카운트가 만들어진 상황이었기에 임창작 입장에서는 유인구는 딱 1번만 더 사용 가능한 수단이었다.

그 1번에 속아 넘어가면 다행이지만 속지 않는다면 2번째 유인구를 사용해야하고 그때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갈 수 있기에 1번째 유인구를 사용하기 전에 어떻게든 흐름을 가져와야했다.

"2개의 유인구. 하지만 하나는 최후의 최후에나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니 실질적으로 하나의 유인구만 쓸 수 있군."

"타이거즈도 골치 아프겠어."

"우리 입장에서는 나범성이 활약해주는게 좋지만 말이야."

40대의 임창작보단 20대 후반의 박유성 다음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메이저리거인 나범성이 활약하는게 그들 입장에서도 더 좋았다.

나이가 들며 최고 160KM까지 던지던 임창작은 이제 150KM도 전력으로 던져야 나올 정도로 아슬하게 되었다.

하지만 150KM라는 구속은 아무리 적응하여도 여전히 무시할만한 구속이 아니기에 범성도 쉽게 공략하지는 못했다.

'다음은... 유인구. 그리고 다음이 승부.'

순간적인 생각으로 판단을 마친 범성은 다음 공을 가만히 지켜보았고, 예상대로 유인구가 들어오며 안도의 한숨과 함께 다음 공을 노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될까?"

"범성이 형이 저 유인구를 참았다는건 이번 공을 노리겠다는거에요."

"그렇다면?"

"마침 변화구를 보여줬으니 이제 직구 타이밍이죠. 베테랑 포수가 앉아있었다면 여기서 한번 꼬아버리겠지만..."

"타이거즈 포수는 전부 20대 초중반일 정도로 경험이 적은 편이지."

이렇게 이야기하면 다이노스의 김태곤도 20대 포수이기에 경험이 적다고 이야기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타이거즈 포수들은 프로에 입문한지 많아봤자 5년 정도 밖에 안 되었지만 김태곤은 프로 경력이 무려 10년이나 되는 베테랑에 근접한 포수였다.

거기다가 국가대표라는 가장 거대한 경험과 WBC 우승이라는 업적 그리고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출전이라는 경력까지 있기에 김태곤 정도의 커리어를 보유한 선수에게 나이는 큰 의미가 없었다.

"포수가 공격을 잘 하면 좋겠지만 결국 수비가 중요하니깐."

"그렇죠."

"오, 진짜 직구를 쳤네."

그 사이에 범성은 임창작의 직구를 받아치며 2루에 있던 주자를 불러들이려 했으나 2루수가 몸을 날려서 타구가 멀리 가지 못하게 만든 덕분에 아쉽게 동점은 실패하게 되었고, 대신 2사 만루의 상황에서 박유성이라는 최강의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게 되었다.

[타이거즈 입장에서는 산 넘어 산이군요.]

[나범성 선수에게는 미안하지만 비교하자면 언덕 넘어 산이 아닐까 싶네요.]

[아, 이번 시즌 성적을 생각하면 그렇게 될 수도 있겠군요.]

- 이젠 같은 팀도 팀킬하는 갓유성...

- 3할 5푼에 20-20-100-100이 쉬운건 아닌데 갓유성이 워낙 터무니 없어서...

"...누가 또 내 이야기를 하는데 왠지 범성이형한테도 미안해지네."

"무슨 소리야?"

"아무것도..."

너무 귀가 밝아도 탈이라고 생각하며 타석에 들어선 유성은 임창작의 공을 기다렸다.

그때 타이거즈 벤치에서 하나의 사인이 나왔고, 임창작은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급하게 포수가 마운드로 올라가고, 뒤 이어 김기대 감독까지 올라오며 유성은 한가지 상황을 생각했다.

"설마..."

유성은 그 뒤의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 방법까지 쓰기에는 시리즈는 이제 2차전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고의 사구로 동점을 주는건 아니겠지?'

"설마하던걸 진짜로 할 생각인 모양이야."

"실현된다면 그야말로 한국판 본즈로군."

"KBO와 메이저리그의 수준 차이를 생각하면 본즈와 동급 혹은 그 이상이라고 봐도 되겠지."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고 유성의 생각은 현실이 되었다.

타이거즈가 동점을 각오하고 유성을 고의사구로 거른 것이었다.

[고의사구로 밀어내기.]

[이거 참... 할 말이 없어지네요. 완전히 빠지는 공마저 때려내는 선수라지만 진짜 만루에서 거르다니... 그야말로 한국의 본즈로군요.]

[이걸로 4대4 동점이 되었고, 여전히 2사 만루 상황에서 스크럭스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고의 사구를 당할때 유성은 배트를 던져서 공을 맞출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나 유성의 생각을 읽은듯 조금씩 흔들리는 공을 던진 임창작이었기에 유성은 포기하고 출루를 선택했다.

"이러니저러니 이야기해도 야구는 결국 팀 스포츠니깐. 팀원을 믿는 것도 중요하지."

"다만... 스크럭스가 평점심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겠지."

유성도 스크럭스를 믿고 있었다.

테임즈의 KBO 첫 시즌과 비슷하면서 조금 다른 모습으로 위력을 과시했던 그였기에 임창작과의 승부에서 충분히 적시타를 때려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문제는 타이거즈가 투수를 교체할 경우였다.

지금의 임창작이라면 스크럭스가 공략할 수 있다.

하지만 교체가 된다면 어려울지도 몰랐다.

그렇게 긴장되는 순간 김기대 감독은 시즌 중에 꾸준히 보여주었던 과오를 반복하였다.

범성과 전력으로 승부하였고, 이후 유성 자기 자신을 고의사구로 내보내기는 했지만 유성의 배트 던지기를 경계해서 신경 써서 공을 던졌기에 꽤나 힘이 빠진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연륜이라는 것은 결코 무시할만한 것이 아니었기에 임창작은 남은 힘을 전부 사용하듯 스크럭스에게 빠르게 2스트라이크를 잡아냈다.

[2스트라이크를 잡아낸 임창작. 스크럭스가 여기서 어떻게 할지가 관건이네요.]

[생각보다는 침착한듯 하지만 문제는 공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는거죠.]

2스트라이크까지 잡았기에 힘을 살짝 뺀 임창작은 유인구를 하나 던지며 배트를 이끌어내려 했으나 자신의 선구안을 최대로 발휘하고 있었는지 스크럭스는 약간 움찔하기는 했지만 스윙을 하지는 않으며 2S-1B이 되었다.

앞서서 상대한 범성이나 유성과 다른 스타일인 것을 알기에 임창작은 빠른 승부를 이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임창작도 이 순간만큼은 예상하지 못했다.

범성이나 유성은 컨택 중심의 타자였다.

홈런 숫자를 보면 어디가 컨택 중심의 타자냐고 말하겠지만 두사람의 높은 타율을 보면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비록 범성은 선구안 문제로 완전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말이었다.

아무튼 범성과 유성은 컨택을 기반으로 하여 벌크업과 타고난 파워로 홈런을 일종의 덤으로 생산하는 타자였다.

예시를 들자면 자신을 홈런 타자가 아닌 중장거리 타자라고 부르는 이대오와 비슷한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스크럭스의 경우 컨택을 포기하는 대신 장타의 비중을 높이는 타자였다.

그럼에도 KBO에서는 3할을 찍을 정도의 컨택력을 보여주며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실력이 어디 안 가는 것을 증명한 것은 덤이었다.

정리하면 간단하다.

스크럭스가 장타를 포기하고 오로지 맞추는 것에 집중한 것이었다.

맞추기만 해도 자신의 피지컬이 가지고 있는 힘과 타고난 힘이 비거리를 늘려주기 때문이었다.

딱!

그렇게 임창작의 4구째를 맞춘 스크럭스의 타구는 또 유격수의 키를 넘기며 중견수 옆에 떨어지는 안타가 되었고, 2,3루의 주자는 홈에 들어오고 1루 주자는 단숨에 3루까지 이동하였다.

유성이라면 홈도 노릴만 하지만 무리할 필요도 없기에 3루에 멈추었다.

이미 2명의 주자가 홈에 들어가며 다이노스는 역전에 성공했기 때문이었다.

[역전! 스코어 6대4로 역전에 성공하는 다이노스!]

[동점을 각오하고 박유성을 고의사구로 걸렀음에도 역전을 허용하는 타이거즈!]

- 졌다...

- 이건 너무 크다

불펜 싸움으로 넘어간 시점에서 역전을 허용했다는 건 타이거즈가 다시 뒤집을 확률이 낮다는 것이었다.

다이노스 불펜이 혹사로 인해 상태가 안 좋을때면 모를까 20일이나 되는 휴식을 통해 회복하며 완전한 상태의 다이노스 불펜을 공략하는 것은 매우 힘들었다.

7회 초부터 마운드에 오르며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기 시작한 이민오는 자신의 강력한 구위로 타이거즈 타자들을 찍어 눌렀고, 이민오는 2개의 피안타를 허용하였으나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는듯 계속해서 힘으로 타이거즈 타자들을 찍어 눌렀고, 유성이 기다렸다는듯 안타성 타구를 걷어냈기에 결국 7,8회에 타이거즈는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하나의 성과라면 마찬가지로 추가 실점을 하지 않으며 6대4의 스코어를 끌고 간 것이지만 9회 초가 되자마자 마운드에 올라온 임상민이 한국시리즈에서는 단 1번의 블론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기세로 타이거즈 타자들을 차례차례 잡아내며 결국 2차전에서도 다이노스가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경기 종료! 다이노스가 1차전에 이어 2차전에도 승리를 거두며 우승까지 단 2승만을 남겨두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경기는 광주로 이동하게 됩니다!]

========== 작품 후기 ==========

새벽 집필 안 할려고 해도

막상 쓰다보면 새벽이 되고

제 신경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요소도 새벽에는 없다보니...

얼른 주 1회 연재로 넘어가던가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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