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204화 (204/300)

<-- Chapter 40 - 2017 한국시리즈 -->

드디어 시작되는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가 끝나자마자 양팀의 엔트리가 공개 되었다.

다이노스 30인 엔트리

투수 해킹, 맨쉽, 장형식, 이재후, 구청모, 이민오, 원종헌, 김진호, 임상민, 강융구, 임정후, 윤호수, 정소민 (13인)

포수 김태곤, 박강열, 김종인 (3인)

내야수 스크럭스, 박민병, 손시한, 박선민, 모창모, 이상후, 지석준, 이호중 (8인)

외야수 박유성, 나범성, 권희돈, 김성옥, 이종박, 김준원 (6인)

타이거즈 30인 엔트리

투수 헥터, 양현정, 마르코스, 임기용, 김유동, 홍건의, 정용우, 박진대, 심동선, 임창작, 임기주, 김세혁 (13인)

포수 김만식, 한승태, 백용하 (3인)

내야수 김석빈, 안치호, 이범오, 김주처, 최원중, 서동우, 김주영, 고영오 (8인)

외야수 최영우, 버나디나, 나지원, 이면기, 김호룡, 신종일 (6인)

양팀 모두 사전에 합의라도 한것처럼 동일한 인원을 배분하였고, 이번 포스트시즌부터 30인 엔트리를 구성할 수 있게 되면서 투수와 포수를 보강하였다.

"정말 끝장 승부네."

"그런대 다이노스가 5차전 이전에 끝낸다고 하면 투수를 저렇게 넣을 필요가 있나?"

"5차전까지 가니깐 저렇게 넣은거지. 과거에는 투수가 모자라서 나범성, 박유성이 투수로 나왔을 정도니깐. 야수의 숫자를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투수를 보강한거지."

그 이전에 이번 시즌에 한층 더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유성의 존재로 인해 두사람을 투수로 사용할 일은 없겠지만 말이었다.

"해킹, 맨쉽, 장형식 그리고 이재후로 끝내도록 하지."

"1,2차전은 다이노스 홈이니 1경기는 반쯤 포기하는 심정으로 살짝 꼬아버린 로테이션을 사용하지. 마르코스, 임기용, 헥터, 양현정 순서로 가지."

엔트리 발표에 이어서 선발 라인업까지 정한 양팀은 격돌을 시작했다.

[2017 프로야구 그 마지막 시리즈인 한국시리즈가 지금 시작 됩니다!]

[한국시리즈 1차전이 올해를 끝으로 다이노스의 제 1구장에서 제 2구장이 되는 이곳 마산 구장에서 펼쳐집니다.]

- 마산구장도 마지막해네.

- 그리고 다이노스는 올해도 홈에서 우승 못할 것인가...

13시즌부터 16시즌까지 4년 중 16시즌만 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다이노스이기에 마산구장의 마지막 한국시리즈라는 점을 감안하면 6차전까지 가는게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다이노스는 길어도 5차전에 끝내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한 상태였다.

"돌아와서 트로피를 들기보다는 트로피를 들고 돌아오겠다. 라는 이야기겠지."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과연 타이거즈가 5차전만에 당해줄까?"

"박유성은 자신이 했던 말 대부분을 지켰지."

이호중이나 김강문 감독이 6차전을 이야기한 것과 달리 유성은 5차전을 이야기했다.

타이거즈쪽에서도 6,7차전을 이야기 하였기에 유일하게 5차전을 이야기한 것이었다.

"역시 전대미문의 60-60 클럽을 기록한 타자 답군."

"혹시나 해서 하는 이야기지만 내년에 70-70 클럽을 노린다고 하지는 않겠지?"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이야기로군. 정말 70-70 클럽을 성공 시킨다면 2억불이 아니라 3억불까지 거론 하거나 심지어 제시하는 구단이 나올꺼야."

"뭐 어때? 포스팅이 3천만으로 제한된 덕분에 2억 7천만불의 연봉만 부담하면 되는거잖아?"

"2억 7천만 불이라... 연 4,500만불로 계산해도 6년이나 되는 계약이야. 그를 감당할만한 구단이..."

"슈어저."

"응?"

"박의 에이전트는 보라스야. 그리고 보라스의 고객 중에는 맥스 슈어저가 있지."

"...설마?"

"금액이 부담된다면 그 방식도 있겠지."

맥스 슈어저

2014시즌이 종료되고 FA 시장에 나온 그는 워싱턴으로 이적하며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2억 1천만불에 계약을 하였다.

그런대 지불 방식이 다소 특이했는데 금액의 절반을 계약 종료 이후의 7년인 2022년부터 2028년까지 지불하는 방식이었다.

다시 말해 계약 자체는 7년짜리지만 금액은 14년에 걸쳐서 지불하는 것이었다.

"그 방식이라면 6년 2억 7천만불에 계약하고 12년에 걸쳐서 지불 할 수도 있겠군."

"금액이 크다보니 12년에 걸쳐서 지불하는게 아닌 15년이나 18년에 걸쳐서 지불할 확률도 있어."

"어쩌면 메이저리그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질지도 모르겠군."

해킹 VS 마르코스

드디어 시작된 한국 시리즈 1차전은 두 투수의 투수전이었다.

한국시리즈라는 무대답게 양팀 투수들은 한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투수전을 이어갔다.

물론 유성은 예외로 생각해야할 정도의 타자였기에 마르코스도 그 점을 알고 유성을 볼넷으로 출루 시켰지만 후속 타자들을 3K로 정리하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해킹도 2개의 피안타를 허용했지만 병살타 유도 등 안정적인 위기 관리 능력으로 이닝을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단번에 4회까지 전개된 경기에서 흐름을 바꾼건 타이거즈였다.

딱!

[쳤습니다!]

[간만에 선두 타자 안타가 나온 타이거즈인데요.]

[이제 3,4,5번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여기가 중요합니다.]

- 드디어 점수 나오냐?

- 그러나 타구는 중견수 쪽으로 향하고...

- 끔찍한 소리!

딱!

[다시 쳤습니다! 하지만 전진해있던 좌익수가 잡아내면서 아웃이 됩니다.]

[네. 지금 잘 받아쳤는데요.]

[여기 보시면 박유성 선수가 좌익수에게 앞으로 가라는 사인을 보냈네요.]

[저기로 오겠다는걸 딱 예상했네요.]

- 아, 진짜 끔찍하다.

- 영봉패로 깨지는건 아니겠지?

- 진짜 좋은 방법이 하나 있는데 연장전 끌고 가서 불펜 다 쓰게 만드는거임.

- 그럼 우리도 다 죽잖아?

- 당연히 1,2차전에는 아껴야지.

- 문제는 2차전 선발이...

이런 저런 이야기로 타이거즈 팬들이 바빠지고 있는 가운데 유성은 다음 타자의 타구가 어디로 향할지 보고 있었다.

일단 4번 타자인 최영우 타석이기에 뒤로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최영우는 한때 안타왕을 차지했을 정도로 컨택 능력이 좋은 타자였다.

"역으로 전진해야할지도 모르겠는데..."

순수 타격만을 본다면 유성과 같은 부류였다.

단타, 장타, 홈런 골고루 잘 때릴 수 있는 유형이었기에 까다롭다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주력이 느리기에 홈런만 아니라면 주자든 타자든 1명은 잡을 자신이 있었다.

그렇다면 역으로 상대의 생각이 뭔지 예상 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었다.

해킹과의 승부가 길어질 조짐이 보이고 있기에 유성은 차분히 최영우가 배트를 어떻게 잡고 있는지 배터 박스에서 붙어있는지 떨어져 있는지를 관찰했다.

중견수 위치의 유성이 이걸 어떻게 보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겠지만 유성은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시력 2.0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타고난 눈을 가진 선수였다.

[그러고보니 최근에 박유성 선수가 다이노스 방송에서 시력이 2.0이 넘는다고 이야기했죠?]

[그런가요? 어쩌면 저기서 포수 사인을 보고 있는걸지도 모르겠네요.]

- 2.0이 넘어...?

- 진짜 사람이 아니네...

"...또 내 이야기하나보네."

이제는 유성도 짐작하고 있었다.

방금의 수비때 자신이 좌익수에게 지시했던 것을 확인했다면 해설진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게 분명한 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유성은 거기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아주 잠시 생각에 빠진 순간에 타구의 위치가 보였기 때문이었고, 유성은 그 순간 본능적으로 뛰어갔다.

평소에 비하면 0.5초 정도 느린 스타트지만 해설진이 보기에는 여전히 조금 빠른 타이밍에 움직이는 것이었다.

다행인 점이 하나 있다면 유성은 다른 외야수들과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주력을 보유하고 있기에 평소보다 0.5초 느린 스타트에도 불구하고 타구를 잡아낼 수 있었다.

[잡아냅니다! 오늘도 안정감 넘치는 수비를 선 보이고 있는 박유성!]

[이제 2아웃. 다음 타자만 잡으면 이번 이닝도 무실점으로 넘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타자의 타구는 저 멀리 역풍으로 인해 홈런이 나오기 힘든 구조의 마산 구장임에도 불구하고 타구는 저 멀리 날아가며 그대로 담장을 넘어가버렸다.

[넘어갑니다! 나지원의 선제 투런!]

[마지막 타자라고 방심한걸까요. 잘 막아내고 있던 해킹이 여기서 투런을 허용하고 마네요.]

[아직 2점입니다. 다이노스도 그렇고 타이거즈도 마지막까지 방심하면 안됩니다.]

- 슬슬 갓유성 날뛸때가 되었네.

- 첫 타석 안타 못 쳤으니 때가 되기는 했지.

6번 타자를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한 해킹은 덕아웃으로 돌아왔고, 이번 이닝에 타석에 들어서는 유성을 보았다.

"가볍게 동점 만들고 올테니깐 쉬고 있어."

"...부탁할게."

무려 5년이나 같은 팀에서 뛰었다.

생각을 알아차리는 것 정도는 그들에게 별것 아닌 일이었다.

"자, 그럼... 형들 출루 좀 해!"

"알았으니깐 그만 소리질러."

"잔소리 듣는것도 간만인거 같네."

1차전에 2,3번 타자로 나선 선수는 고정 멤버라고 할 수 있는 모창모와 나범성이었다.

"13시즌에도 이러지 않았나?"

"그때 창모형은 2번이 아니라 6번에 있었잖아?"

"그랬던가? 뭐, 딱히 상관 없는거 같지만..."

"안타? 볼넷?"

"적당히 2루타 정도 쳐볼까 싶은데 말이야."

"그것도 좋지."

겉으로 보이게는 가벼운 이야기를 하는 두 사람이었지만 실상은 달랐다.

그렇게 타석에 들어선 모창모는 조용히 한마디의 이야기를 하고 바로 초구를 맞추었다.

"150이 넘는걸 너무 봐서 이젠 적응되버렸단 말이야!"

딱!

[쳤습니다! 초구를 받아친 모창모! 좌익수 옆에 떨어지면서 2루까지!]

[시작부터 2루타를 치며 동점의 발판을 만드는 모창모!]

- 몿이 일한다!

- 다음 범성범성 일해라!

"저 형은 왜 내가 하려던 초구를 노려서..."

타석에 들어서려던 범성은 초구를 때려서 2루타를 만든 모창모 때문에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내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똑같이 초구를 노렸다.

딱!

[다시 쳤습니다!]

[유격수! 키를 넘어가면서 안타!]

[조금만 컸으면 잡는데요! 2루 주자는 그 사이에 3루 돌아서 홈으로! 타자도 2루까지!]

[스코어 2대1로 추격을 시작하는 다이노스!]

- 키가 작다고 까임.

- 펙트라서 제일 아픔.

- 석빈이 운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유성은 명백하게 빠지는 볼임에도 불구하고 초구부터 스윙을 시도했고, 그걸 또 맞춰내는 명장면을 연출하였다.

[또 초구! 그리고 이 타구는! 우익수 옆에 떨어집니다!]

[2루 주자 다시 3루 돌아서 홈으로! 단번에! 동점! 투런 홈런으로 선취점을 내주자마자 3연속 2루타로 동점을 만드는 다이노스!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옵니다!]

========== 작품 후기 ==========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새벽 집필을 이어가다보니 효율이 점점 죽어버려...

밝은 시간대에는 다른 곳에 정신만 안 팔면 미친듯이 써나가는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