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203화 (203/300)

<-- Chapter 39 - 2017 시즌 종료 -->

모교에서 후배들을 가르치며 같이 훈련을 하고 있던 유성도 소식을 들었다.

"자이언츠라... 4차전에 끝냈다면 모를까 5차전까지 간 이상 타이거즈가 유력하겠군. 그러면 슬슬 돌아갈때가 됬네."

"조금만 더 하면 감을 잡을것 같은데 벌써 가시나요?"

"마무리 캠프는 아챔때문에 무리겠고... 스프링캠프 전까지 관리 잘해라. 스프링캠프 전에 다시 확인하러 갈테니깐."

"네!"

플레이오프 대진이 완성되자 모교에서 컨디션 조절을 하며 시간을 보내던 유성도 팀으로 돌아갈 시기를 잡았다.

본래 4차전이 끝날쯤에 돌아오려 했으나 시리즈가 5차전까지 가면서 유성은 2일 더 머무르게 되었고, 결과를 확인한 뒤에야 홈구장이 있는 마산으로 돌아왔다.

"새 구장 벌써 완성 될려고 하나?"

집으로 돌아오며 잠시 확인한 구장의 모습은 겉으로 보았을때 이미 거의 완성이 된 구장이었다.

여전히 작업 중이라는 것을 알리듯 여러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면 유성은 새 구장이 완성된줄 알고 착각했을지도 모를 정도였으니 얼마나 진행 속도가 빠른지 짐작이 가능했다.

5차전이 2시에 시작했기에 저녁에 돌아온 유성은 곧 바로 민병과 만나 방송을 진행했다.

이 방송과 한국시리즈 직전의 방송까지 2번의 방송을 더 진행해야했는데 유성은 모교에 다녀온 기념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끌어 올리기도 했고, 우연히 찾아온 김성옥을 끼워서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시키기도 했다.

어디까지 팬서비스 차원에서 진행하는 방송이었는데다가 한국시리즈가 멀지 않았기에 방송 시간은 길지 않았다.

결국 그들은 방송인이 아닌 야구 선수였기 때문이었다.

*

"허리야."

"아프냐?"

"농담이야."

"...순간 쫄았잖아!"

플레이오프에 올라온 자이언츠는 1경기를 잡아내며 4차전까지 갔으나 와일드 카드부터 올라온 자이언츠와 달리 10일이나 체력을 비축해둘 수 있었던 타이거즈를 이길 수는 없었다.

타이거즈가 단 4경기만에 자이언츠를 잡아내고, 한국시리즈로 진출하며 올해 다이노스의 상대는 타이거즈로 정해졌다.

"한국시리즈는 결국 타이거즈네."

"뭐, 그래도 예상대로 올라오기는 했지."

"그나저나 저쪽 4선발이 보통이 아닌데..."

마르코스, 헥터, 양현정, 임기용으로 이어지는 4선발 체제를 선보였던 타이거즈는 깔끔하게 4경기만에 자이언츠를 정리 할 수 있었다.

물론 다이노스도 이를 대비해서 해킹, 맨쉽, 장형식, 이재후, 구청모 중에서 4선발을 고를 예정이었다.

"해킹, 맨쉽에 형식이랑 재후까지 4선발로 구축하고 청모를 불펜으로 돌릴까? 아니면 롱맨이 가능한 형식이를 불펜으로 돌리고 청모를 좌완 선발로 사용할까."

18승과 170이닝에 2점대 후반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에이스의 위엄을 보인 해킹.

부상으로 공백기가 컸음에도 아슬하게 규정이닝에 도달하며 15승과 145이닝에 2점대 초반의 방어율을 기록한 맨쉽.

한번 토종 에이스는 영원한 토종 에이스라는듯 12승 밖에 못 거두었지만 데뷔 후 최대인 163이닝에 3점대 중반의 방어율을 기록한 이재후.

풀타임 선발로 뛴 첫 시즌에 이닝이터로써의 모습을 보여주며 13승과 161이닝에 3점대 중반의 방어율을 기록한 장형식.

마찬가지로 첫 풀타임 선발에 9승과 131이닝에 4점대 중반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미래를 보여준 구청모.

여기에 10승 15홀드 80이닝 2점대 중반의 방어율의 김진호.

25홀드 70이닝 3점대 초반의 방어율로 홀드왕에 오른 원종헌.

80이닝 3점대 초반의 방어율로 선발, 롱맨, 셋업, 마무리까지 전천후로 활약한 이민오.

그리고 37세이브 60이닝 2점대 후반의 방어율로 세이브왕에 오른 임상민까지 다이노스 투수진은 올해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불펜의 경우 후반기 프런트의 개입으로 좀 더 확실하게 관리를 받은 덕분에 2점대 방어율 트리오가 만들어지고 타이틀 홀더까지 2명 배출하게 되었다.

"여기에 한국시리즈까지 20일이나 쉬었으니 체력 상태는 완벽하지."

"너무 잘 풀리는거 같아서 오히려 걱정 되는군요."

"괜찮네. 잘 풀릴 수 밖에 없는게 우리에겐 유성이가 있지 않는가."

"그렇네요."

박유성이라는 최고의 타자이자 최고의 수비수의 존재는 너무나도 거대했다.

투수들에게는 실점을 줄여주고 이닝을 더 길게 소화해주는 존재였고, 필요한 점수를 착실하게 뽑아내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어 주게 만들었다.

타자들도 유성의 존재 덕분에 편하게 타격을 할 수 있었고, 민병은 부상만 아니었다면 유성과 함께 안타 기록을 경쟁했을지도 모를 정도였다.

그래서 타이거즈도 유성에 대한 대비책을 생각해보았으나 과거 베어스가 사용했던 대부분의 방법들은 이미 유성이 파훼법을 만들었기에 소용이 없었다.

"이런게 난공불락이라는건가..."

"주력이라도 느렸으면 어떻게 해보겠는데 매년 90%가 넘는 도루 성공률에 올해는 무려 79도루나 기록한 주자를 대체 어떻게 해야..."

"주자 1명 더 보내서 억제 시킬려고 해도 결과적으로 주자 2명을 쌓는다는 부담감이 생기게 되니..."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된다.

타팀 입장에서는 유성의 존재는 정말이지 공포 그 자체였다.

"어디서 커쇼 같은 투수를 데려올 수도 없고..."

"그 커쇼와 비견되는 범가너마저 베스트 컨디션이 아니었다는 가정이 붙기는 하지만 박유성에게 무너졌지."

"일단 경기 상황에 따라서 작전을 전개하도록 하지."

그렇게 한국시리즈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미디어데이가 다가왔다.

다이노스는 올해 은퇴하는 이호중과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는 유성이 참가하였다.

타이거즈는 FA로 영입한 최영우와 1년 계약으로 잔류 시켰던 양현정이 참가하였다.

"그러고보니 시즌 전에 우승하면 상의 탈의를 한다고 했던가요? 한국시리즈 우승하고 벗어보겠습니다."

"너무 야한거 아니냐?"

"형님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셨길래..."

"...어흠"

한국시리즈만 5번째 진출하는 것이다보니 여유롭다 못해 느긋하기까지 한 유성이었고, 이호중도 07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11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었기에 너무나 편한 자리였다.

반면 타이거즈쪽은 최영우는 12시즌 이후 처음 한국시리즈에 도달한 것이고, 양현정은 09시즌 이후 처음 한국시리즈에 도달한 것이기에 어색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먼저 이호중 선수에게 질문하겠습니다. 최소 4경기 최대 7경기 뒤면 은퇴를 하는데 후회는 없으신가요?"

"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몸만 된다면 1년 더 하고 싶을 정도로... 그런대 승현이도 은퇴한다고 하니깐 저도 은퇴할때가 된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보니깐 올해가 딱 맞더군요. 게다가 우리팀이 올해 리빌딩을 선언하기도 했고, 옆에 이녀석이 내년을 끝으로 미국으로 갈테니 미리 비켜주는게 좋을꺼 같더라고요."

분명 이호중은 올해처럼 대타 위주로 나선다면 1년 정도는 더 뛸 여력이 있었다.

그것은 시즌 막판에 치루어졌던 트윈스 2연전에 나왔던 역전 끝내기 쓰리런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 홈런으로 통산 336홈런에 도달한 이호중은 5개만 더 때려내며 341홈런을 달성했으면 우타 최다 홈런 기록에 도달할 수 있지만 그 기록은 더 이상 도전 할 수도 없게 되었다.

유성도 내년에 300홈런 돌파는 기정 사실이지만 이호중의 기록은 힘들다는 평가였기에 만약 뛰어넘었다면 그 기록을 오랫동안 자신이 가졌을텐데라는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이호중은 그 아쉬움을 뒤로 하고 끝을 보기로 했다.

"올해 우승을 거두면 통산 10번째 우승이 되는데요."

"96년이랑 08년에는 엔트리에 못 들었으니 빼도록 하죠."

"그래도 이번에 우승하면 8번째네요."

"다이노스에 와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다이노스의 우세를 생각하고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다이노스에 질문이 집중되었다.

마침 이호중의 마지막 한국시리즈였기에 더욱 그러한 경향이 강해졌다.

그러다가 드디어 타이거즈에게 마이크가 돌아왔다.

"다이노스에게 점수를 뽑아내려면 내외야 사이에 절묘하게 떨어지는 안타나 내야수가 잡기 힘든 빠른 땅볼 타구 아니면 담장을 크게 넘기는 홈런을 때려야한다는 이야기가 많은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뭐, 다들 잘 아시듯 저쪽에 별에 별걸 다 잡는 선수가 있어서 최대한 중견수 쪽으로 안 가게 하던가 아니면 처음부터 담장을 넘기는게 목표입니다."

"박유성 선수는 이번에 홈런을 몇개나 때리실 생각이신가요?"

"4차전에 끝난다면 2,3개 정도 치고 7차전까지 가면 8,9개 정도 치고 싶네요."

"양현정 선수, 박유성 선수는 그렇다고 쳐도 다른 타자들은 어떻게 상대하실 생각이신가요? 3할 6푼이 넘는 리드오프 박민병 선수에 3할 20홈런 90타점의 모창모 선수, 20-20-100-100에 3할 5푼까지 기록한 나범성 선수, 3할 35홈런 110타점의 스크럭스 선수, 25홈런 90타점의 권희돈 선수 마지막으로 3할 5푼을 때려내며 회춘한 손시한 선수까지 박유성 선수를 제외하고 봐도 거를만한 타선이 없다는 평가인데요."

유성까지 7명의 타자들을 제외하면 나머지 2자리는 약하다는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태곤이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며 타율을 2할 5푼까지 끌어올리며 방심하면 한방을 허용할 수 있게 되었기에 실질적인 약점은 먹튀 모드에 부상이 겹친 박선민 뿐이었다.

그런 박선민마저 휴식기 동안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다이노스 내부에서는 7번 정도에 배치되어 한방을 노리는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었다.

결국 다이노스 타선은 약점이 최소화되고, 강점은 눈부신 극강의 타선이 된 것이었다.

물론 타이거즈도 약하다고 할만한 팀은 전혀 아니었다.

FA로써 최고의 활약을 펼친 최영우에 타이거즈 외인 최초의 30-30 클럽의 버나디나, 타율 2위의 김석빈, 3할 20-80으로 리그 최고의 2루수가 누구인지 보여준 안치호 등 여러 장타자들이 배치 되어있고, 고 타율을 과시하는 타자들도 많았다.

결국 양팀이 꼭꼭 숨겨둔 약점을 누가 더 빨리 그리고 더 정확히 공략하느냐가 관건이 되는 것이 바로 이번 한국 시리즈였다.

"문제는... 다이노스는 20일의 휴식으로 인해 약점 사라졌어."

"반면 타이거즈는 플레이오프에서 보았듯 불펜이 여전히 위태롭지."

그렇게 미디어데이가 끝나고 드디어 한국시리즈가 시작되었다.

========== 작품 후기 ==========

드디어 시작한다

다음화는 엔트리 올리고

1차전 약간 쓰는 걸로 끝내고...

중요한 경기에 더욱 미쳐날뛰는 유성이 덕분에 한국시리즈는 길어도 5차전에 끝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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