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39 - 2017 시즌 종료 -->
다음날 다시 그라운드에 온 유성은 후배들과 함께 연습을 시작했다.
"감독님 실력은 믿어도 돼. 내가 프로에서도 계속 이 방식으로 훈련하고 있거든. 대신 강도는 높아졌지만."
"과연..."
"일단 오늘은 투수들 상대 좀 해보자. 투수마다 대충 3타석 정도?"
1,2학년 합해서 투수가 6명이나 있으니 총 18타석을 상대하는 것이었다.
유성은 첫 타석에서는 공을 지켜보았다.
그래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지만 프로 경력이 어디 가는 것이 아니었기에 안타나 2루타를 때려냈고, 2번째 타석부터는 투수들에게 이것저것 지적하면서도 홈런을 때려내는 괴력을 과시하였을 정도로 유성은 여유로움을 잘 보여주었다.
"18타수 18안타 12홈런..."
"역시 프로에서 60홈런 넘게 때린 타자답군. 어떠냐?"
"에이스의 자질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 2명이나 되네요. 그것도 둘 다 1학년."
"...2학년들에게는 비밀이다. 그나저나 단 3타석이었는데 빨리 알아차렸군."
"프로에는 괴물들이 많으니깐요. 이 정도는 금방 파악할 수 있죠."
워낙 빠르게 진행되다보니 생각보다 일정이 빨리 진행되었고, 유성은 오후에는 야수들과 훈련을 진행했다.
"내년 시즌 개막 전에 한번 더 올테니 그때 좀 더 성장하기를 빌게."
"마치 내일 돌아가실 것처럼 이야기하시네요."
"역시 우리학교 출신이라고 해야할까... 생각보다 기본이 더 잘 되어있어. 이 이상은 프로 단위에서 사용하는 기교 같은 것들인데... 여기서 가르치기에는 나중에 너희가 어디로 갈지 모르니... 우리팀 생각도 좀 해야지."
올해 우승을 1번 밖에 못했다고 하지만 실상을 보면 모든 대회에서 4강까지 진출하였다.
유성의 모교는 철저한까지는 아니라도 관리 야구를 지향하였기에 투수들은 많이 던져도 110구쯤에는 등판을 마무리했고, 많이 던진 선수는 5일 정도를 쉬거나 최대 1주일을 쉬는 경우도 있었다.
"그동안 유성이 니가 우승을 이끌던 3년간은 물론 이후 수년간 쓸만한 녀석들이 꾸준히 들어왔지만 유성이 너는 커녕 준영이 수준까지 올라온 녀석도 없었어. 그럴때는 정말 재능의 차이를 실감하게 되더구나."
"제가 얼마나 대단한지 아셨죠?"
"그래. 더럽게 잘 알아서 준영이가 빠진 내년이 더 걱정이다. 내년에 들어올 신입생 중에서도 마땅한 녀석들이 없었거든."
"그래도 잘 하실꺼에요. 여기서 10년 가까이하신게 우연은 아니잖아요?"
"뭐, 그렇기는 하지."
유성 입학 이전에는 간간히 트로피를 하나씩 들어올리던 적당한 강팀이었으나 유성 합류 이후에는 3년 연속 전관왕에 오르며 그 시기에는 역사상 최강의 고교팀으로 꼽힐 정도였다.
유성이 졸업한 이후에는 3관왕을 1번 한 것이 최고 성적일 정도였지만 매년 하나씩 트로피를 획득하는 진정한 강팀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3학년 녀석들을 못 봐서 뭐라 말하기는 힘들지만 지금 2학년 녀석들이랑 1학년들의 잠재력을 생각하면 내년에는 좀 더 성적이 오를꺼에요."
"그러면 좋겠네. 내년에 지원도 많이 받을텐데 2개 정도는 들어올려야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이 있지 않던가?"
"그러고보니 그런 대회가 있었죠."
이 대회는 이번에 처음 개최 되는 대회로 와일드 카드 3명을 포함하여 총 25인의 엔트리를 구성할 수 있는 대회였다.
현 시점에서는 와일드 카드 3명을 제외한 예비 엔트리 42인만이 확정된 상황이지만 변동이 있을 수 있기에 아직 확실한 것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유성을 비롯한 몇몇 선수들은 이미 확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거론이 되고 있기에 유성은 한국시리즈가 끝나도 쉴 수가 없는 입장이었다.
"14 아겜, 15 프리미어, 17 wbc에 이어서 아챔이라..."
"지금 페이스라면 내년 아겜에도 차줄될꺼 같은데 말이야."
"이미 14 아겜 우승으로 혜택을 받았는데 또 뽑을까요?"
"어차피 미필 위주로 뽑힌다면 연속성을 위해 아챔 멤버에서 이어갈꺼야. 그렇다면 핵심은 니가 잡아야겠지."
"...얼른 미국 가던가 해야지."
한창 준플레이오프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기술위원회는 점차 25인 엔트리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8관왕의 박유성을 중심으로 이미 20명 정도의 선수들은 선발이 마무리 되었고, 남은 5개 정도의 자리는 백업을 담당할 선수들이었다.
만 24세 이하 혹은 입단 3년차 이하라는 조건이 있었기에 U-24 대회라고도 불리는 이 대회는 본래 큰 의미가 없다는 평을 받고 있었으나 일본에 이어 한국도 전임 감독제를 부임하며 세대 교체를 위한 대회로 평가가 바뀌었다.
그렇기에 기술위원회는 차근차근 엔트리를 구축하고 있었다.
"포수는 3명 중 1명을 빼야하는데..."
본래 4명이었으나 1군 경험을 조금 더 우선시하면서 경찰청 소속의 포수는 자동적으로 탈락하였고, 3명의 포수가 남게 되었다.
"경기 수는 타이거즈의 한승태가 제일 많습니다. 반면 타석은 히어로즈의 주효성이 많고요."
"다이노스의 박강열은 다른 둘보다 장타력이 더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이노스를 보면 포수에게는 공격보단 수비를 우선시 하는게 좋을겁니다."
"좋아. 포수는 그 둘로 하지."
일본이 와일드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면서 엔트리를 구상하고 있었기에 한국도 그에 맞추어 와일드 카드를 배제하고 엔트리를 구상하고 있었다.
"다음은 내야수."
"먼저 1루는...다들 2,3루와 유격수라서 1루는 경찰 야구단의 윤대용 뿐입니다."
"...다른 선수는?"
"다른 선수들은 경험 부족 하나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반면 윤대용은 얼마 전 제대하면서 내년부터 트윈스 1루를 노릴 예정이고, 퓨처스에서 20홈런 이상에 100타점을 넘기면서 장타력을 과시했습니다."
"퓨처스 타율은?"
"3할 6푼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그정도면 해볼만 하겠군."
1군과 2군의 간격은 크다.
그럼에도 3할 6푼의 타율에 20-100을 기록한 타자는 2군 타자라고 해도 가치가 높았다.
"1루는 그렇게 정하고... 2루는?"
"볼것도 없이 박민병이죠."
"대표팀 1번과 주전 2루수로써 그 이상의 자원은 없다고 봅니다."
"그렇지. 다음은 유격수."
"김해성과 하주서에 정혁, 류지현까지 가장 많은 자원이 있습니다만 주전은 김해성이 제격입니다."
"타순에서도 3번이나 5번을 맡기면 딱 좋은 자원이니깐요."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3루."
"정혁은 유격수로 출전한 시기가 많았기에 유격수로 분류 되었지만 3루수로도 추천할만 합니다."
윤대용, 박민병, 김해성, 정혁.
이번 시즌 성적만을 보고 완성한 내야진이었다.
이제 여기에 백업을 소화할 멀티 자원 2명 정도를 더 추가하면 내야 구축은 끝나게 되는 것이다.
"타이거즈 최원중과 베어스 류지현을 내야 백업으로 뽑지."
최원중은 3루와 유격수를 주로 보며 1루와 우익수도 가능한 멀티 자원이었고, 류지현은 내야 전체가 가능한 올라운드 백업이었다.
유격수 자리에 김해성이라는 가장 확고한 선수가 존재하는데다가 두 백업 모두 유격수가 가능하기에 2순위 유격수로 꼽히던 하주서는 선발 되지 않았다.
거기에 정혁이 유격수 경험이 제법 있다보니 더더욱 유격수의 필요성은 낮아졌고 그렇게 생각해보니 2루가 가장 빈약해졌다.
박민병과 내야 전체가 가능한 류지현을 제외하면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뭐, 일단 다른쪽을 다 확인하고 자리가 남으면 2루 백업으로 하나 알아보도록 하지."
"네."
포수 2인과 내야 6인으로 8인이 정해진 가운데 이어서 외야 4인 혹은 5인을 고를때가 다가왔다.
"구자옥, 이정호, 김성옥, 안익후, 홍차기 그리고 박유성."
"구자옥이 우익수, 이정호가 좌익수 그리고 박유성이 중견수에 들어갈테고... 김성옥은 외야 전체가 가능한데다가 송구 능력도 좋지. 올해는 컨택이 죽어서 장타력도 잃어버렸지만 일발 장타를 보유하기도 했지."
"안익후, 홍차기 둘 다 트윈스 출신이군. 한쪽은 현재 경찰에서 복무 중이고 다른쪽은 1군에서 경험을 쌓고 있지."
"2군 4할이 대단하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1군에서 보여준 기록이 있는 쪽이 더 좋겠죠."
1루로 예정된 경찰팀 윤대용과는 케이스가 다르다고 할 수 있는게 윤대용은 전문적인 1루수가 없어서 뽑힌 것이나 다름 없지만 외야의 경우 4,5외야수를 고르는 과정이었기에 대타로써 나서는 것이 익숙한 선수가 더 적합했다.
"안익후를 넣는걸로 외야수는 5인."
"이제 12자리 남았군요."
"전부 투수인가..."
"멤버에 따라 투수를 11명만 뽑고 내야에 한명 더 데려올 수도 있겠지."
"그 1명은 지명타자인가요?"
"뽑아둔 선수의 면면을 본다면 장타력이 좋은 내야수가 필요하겠지."
그렇다면 하주서, 양석화, 최형 중 1명이 추가로 선발 될 것이다.
그에 대한 부분은 잠시 접어두고, 가장 중요한 투수 부분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투수라..."
"선발로 본다면 박세운, 최원대, 임기용, 함덕후, 장형식, 구청모까지 6명 정도로 볼 수 있겠군요."
"결승까지 가더라도 3경기만 치루기에 3선발만 준비하면 됩니다. 3선발만 고르고 나머지는 롱맨으로 불펜에 넣는것도 나쁘지 않을듯 합니다."
"그래도 불펜으로 뽑을 자원이 아예 없는건 아니죠. 심차민, 한희현, 이민오 정도는 뽑을만 합니다."
"이 9명을 다 뽑아도 3자리가 남는데..."
"역시 지명타자쪽을 1자리 뽑아야겠군요."
"하주서? 양석화? 아니면 최형?"
"아무래도 하주서쪽이 좋겠죠. 류지현에게는 2루를 집중적으로 백업 시키도록 하고요."
그렇게 긴 회의를 거쳐 23자리를 확정한 기술위원회는 남은 2자리에 들어갈 투수를 고민하였다.
단 3경기를 치루기 위해 11명이나 되는 투수를 뽑는건 과한 것이 아니냐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이미 내야 7명, 외야 5명을 뽑은 것으로 포지션이 포화가 된 상태였다.
"포수를 하나 더 뽑는건?"
"7경기 정도 치룬다면 모를까 3경기에서 3포수는 과합니다."
"상무의 임지선은 어떱니까?"
"임지선? 흠... 상무라 했던가?"
"네."
"퓨처스 통합 방어왕에 다승왕이라면 뽑을만 하지. 문제는 지금 선발 자원이 3명이나 불펜으로 밀렸는데 선발 자원을 더 뽑을 필요가 있느냐가 문제지."
"하긴 그렇군요."
3선발로 뛸 투수는 자이언츠 박세운, 히어로즈 최원대, 베어스 함덕후로 정해졌고, 선발이 무너질때를 위한 롱맨은 다이노스의 장형식.
구청모는 다른 불펜 투수를 넣기로 하면서 제외 되었고, 임기용의 경우 이미 불펜에 들어와있는 심차민, 한희현이라는 사이드암 투수들의 존재로 합류가 힘들었다.
"3선발에 장형식, 심차민, 한희현, 이민오까지 7명."
"이러면 4명을 더 찾아야하는데..."
여차하면 선발로 뛸 수 있는 장형식이 있기에 불펜으로 남은 4자리를 채우기로 한 기술위원회는 이내 답을 찾아냈다.
"타이거즈 김유동과 자이언츠 박진영을 합류 시키며 우투를 보강하고, 위즈 심재인과 자이언츠 김유양으로 좌투를 보강하지."
"자이언츠 투수만 3명이군요."
"히어로즈, 다이노스는 2명씩이고..."
이제 여기서 엔트리 변경 금지일까지 조금씩 손을 보면 완전해질 것이다.
그것을 위해 그들의 시선은 포스트 시즌으로 향했고, 준플레이오프는 자이언츠가 5차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베어스를 잡아내며 플레이오프로 진출하는 드라마를 작성하였다.
========== 작품 후기 ==========
쓰다보니 3시네
3시야!
예비 엔트리랑 선수들 성적 보고 고른 것이기에
실제와는 엔트리가 다를 확률이 있습니다.
애초에 내가 현실을 역전한 순간부터 예견 된거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