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37 - 2017 올스타전 -->
"세나씨. 제가 포스팅을 시도할려면 아직 1년 반이 남았는데 이 공문이 왜 벌써 나온거죠?"
"저도 그 부분이 의문이에요. 전혀 시기가 안 맞는데 공문이 나와서 일단 박유성 선수한테 알려주려고 했거든요."
"흠... 보라스랑 이야기해봐도 될까요?"
"네."
가까스로 위기를 넘긴 세나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서 글을 수정하거나 제거하며 유성이 다시 볼 가능성을 막아버렸다.
하지만 유성이 한수 더 위에 있었는데 그 글을 미리 복사해둔 것이었다.
"뭔가 이상하다 싶더니 그거 세나씨가 쓴거였나 보네."
덕분에 세나에 대해 몰랐던 점을 알게 되었으니 나름의 소득이었다.
더 중요한게 있다면 이 글에는 후반기 다이노스의 행적이 대략적으로 그려져 있다는 것이었다.
"프런트의 개입 가능성이라..."
평소에 혹사 문제에 부정적인 유성이었기에 여차파면 엎어버릴 생각도 했으나 프런트가 개입한다면 자신은 평소처럼 경기에만 집중하면 된다.
*
"뭐 하다가 왔냐?"
"그냥 쉬다가 왔지."
"슬슬 준비하자."
"그래."
준비를 마칠쯤에는 이재후와 김태곤이 도착하면서 시즌 개막 직전 이후로 처음 방송을 하게 되었다.
그때보다 훨씬 준비가 잘 되어 있었기에 이번에는 예정보다 조금 빨리 시작했음에도 단숨에 2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왔다.
- 갓유성이 오셨다.
- 아이고 신님 하루만 하셔도 되는데 내일도 하신다니
"항상 느끼지만 너때문에 내가 묻히는 느낌이야."
"그러면 형이 잘하면 되잖아?"
"나도 잘하고 있다고..."
- 오늘도 박민병은 고통 받는다
- 유성아 아무리 그래도 민병이 적당히 괴롭혀라!
"네. 적당히 괴롭힐게요. 오늘 준비한 게스트가 열심히 민병이형 괴롭힐꺼거든요."
"?!"
- 오늘은 누구 나오냐.
- 김태곤 또 나온다면서?
"네. 태곤이형하고 재후형이 오늘 나오기로 했습니다."
- 우리가 아는 그 딸기냐.
- 딸기 맞는듯
"그러고보니 홈구장에서 팔던 딸기 주스 생각 나네요."
"그거 먹어봤냐?"
"맛은 평범하더라."
"왜 갑자기 딸기 주스 이야기로 넘어가는데?"
"재후형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 안 했는데...?"
"태곤이형이 들어가라던데?"
"...여러분 태곤이형에게 응징을 하고 올테니 재후형이랑 노세요."
그렇게 김태곤은 유성에게 잡혀서 말못할 고문을 당하고 끌려서 들어오게 되었다.
그 사이에 민병은 재후와 함께 이리저리 이야기를 진행했는지 시청자 숫자가 잠깐 사이에 3천명을 돌파하였다.
"뭐 이리 오래 걸렸냐? 태곤이형은... 살아있는거 맞지?"
"죽지는 않았을꺼야."
"...분명 농담인데 왜 진담으로 들리지?"
잠시 후 상황이 정리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방송은 어느새 4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보고 있었다.
"와, 계속 늘어나네."
"일요일에다가 저녁 시간이니깐 그냥 폭주하네."
"내일 원정 장소로 떠나는것만 아니었으면 내일도 저녁에 했을텐데."
"다음은 시즌 끝나고 휴식 시간 많으니깐 그때 하기로 하고 일단 오늘 나온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그래."
김태곤 전반기 타율 0.270 출루율 0.355 장타율 0.326 OPS 0.681
"...응?"
"태곤이형이 2할 7푼이라고?"
"이 형이 드디어 타격에 눈을 떳구나."
"아니, 방심하지마. 귀신같이 후반기에 떨어질지도 몰라."
"차라리 저주를 해라!"
- 갓유성이랑 박민병에 아무나 끼여있으면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웃기다니깐
- 애초에 우리팀 모지리들이 많아서...
"모지리라고 하면... 범성이형이 대표적으로..."
"난?"
"형은... 손시한 선배님한테 달라 붙는다고 팬들이 그러던데."
- 커뮤니티를 잘 살피는 갓유성이었다.
- 야구 커뮤니티 둘러보세요?
"네. 다들 잘 아시는 야구공원에서 봅니다."
"나도 가끔 거기 보는데."
"난 덧글까지 다는데."
재후와 김태곤까지 해당 사이트를 본다고 하자 그 사이트 유저들은 갑자기 난리가 나버렸다.
현역 선수들이 그 사이트를 확인한다는 것이 밝혀졌으니 논란이 될만한 글들을 전부 제거해야했기 때문이었다.
"제가 월요일마다 쉬면서 1주일치 다 보거든요? 물론 우리 구단하고 연관된 키워드 넣어서 걸러서 보기는 하지만..."
"그 중에 너 까는 글도 있었어?"
"신기하게도 다른 선수들은 까도 난 안 까더라. 물론 나한테 얻어맞은 타팀팬들은 원망을 좀 했지만. 아무튼 다음은 재후형."
14경기 등판 선발 11경기 7승 3패 74이닝 방어율 3.04
"역시 우리팀 토종 에이스네요. 시즌 초반에 해매더니 3점대 초반까지 끌고 왔네."
"이 페이스면 후반기에 10승 채울 수 있겠네요."
"잘 도와줘야해?"
"잘 던지기나 해."
- 갓유성 주장만 안 받았지 완전 주장 아니냐?
- 박선민은 먹튀 모드라서 기대가 안된다.
"주장은 제가 안 받더라도 범성이형도 있고 그래서..."
"그 형이 주장이라니..."
"유성아 차라리 나한테 완장을 주라고 해."
"..."
- 평소 나범성 이미지가 감 잡힌다.
- 모지리짓 하더니 진짜 모지리였나.
"그러면 차라리 민병이형은 어때요?"
"절대 거부."
"...태곤이형 하는게 제일 좋겠네."
"니가 미국만 안 가면 니가 하는게 더 좋거든? 그리고 나 군대 가야해서 2년이나 자리 비워야하는데."
"그럼 범성이형이 이어가고 돌아오면 태곤이형이 하는걸로..."
"...차라리 재후형 시켜."
"전력으로 거절할게."
"이럴땐 빠르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그들은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진 후 다시 한번 Q&A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그 사이에 질문이 이렇게..."
"이 중 몇개나 할지 궁금하네."
"일단... 태곤이형한테 질문이네. 우리 투수 중에 누가 제일 제구가 좋고 누가 제일 제구가 나쁜가요? 라는 질문이야."
"어... 일단 여기 재후는 제구가 중간에서 좋은 쪽이에요."
- 그런대 왜 그리 볼질을 많이 하냐?
- 중상위권 수준이라는 소린데 제구 상태가?
"죄송합니다."
"...제일 제구가 좋은건 역시 해킹이네요. 그 전에는 손민훈 선배님이 제일 좋았는데 은퇴하신 이후로는 해킹이 제일 좋았어요. 안 좋은건... 누구 1명 안 좋다고 하기에는 비슷비슷해서..."
- 강융구는?
- 제구 구린걸로 하면 최고 수준일텐데
"우리팀에 와서 제구가 꾸준히 좋아지고 있어요. 가끔 영점 안 잡히면 다들 아시는대로 볼넷 머신이 되버리지만요."
"융구형이랑 이야기해보니깐 뒤에 내가 있어서 걍 막 던진다던데?"
"넌 맨날 날아다니면서 수비 하잖아."
- 그 융구마저 안심하게 하는 신의 수비란...
- 진짜 박유성 같은 외야수가 있으면 홈런 빼고 다 잡아준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
- 심지어 아슬한 홈런도 잡음.
"다음은 재후형한테 왔는데... 나중에 해외 진출할 생각이 있냐라고 하는데?"
"내가? 아니 제가 통산 방어율이 3점대 초반이기는 하지만 그건 너무 나간거 아닐까요."
"의욕은 가득했던거 같은데?"
"...굳이 이야기하자면 저도 내년이면 포스팅이니깐 내년은 유성이를 생각해서라도 내년은 무리라도쳐도 내후년에 한번 일본 정도라도 도전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물론 지금처럼 3점대 초반 유지할 수준이 되어야겠지만요."
"우와, 나 나가고 형도 나가고 범성이형도 나가면 우리팀 어떻게 되는거지?"
유성과 범성은 메이저리그를 노리고 재후는 지금 일본 리그에 대한 생각을 밝히면서 3명의 선수들이 18시즌부터 순차적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18시즌에 유성이 19시즌에 범성이 20시즌에 재후..."
"포스팅 개정이 된다면 투수 1명 야수 1명씩으로도 괜찮을꺼 같은데."
"자, 여러분들. 이건 어디까지나 우리들의 개인적인 생각과 이야기이니 기사 같은걸로 쓰면 안됩니다."
그 사이에 민병이 적절하게 조절을 해준덕분에 이야기는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질문을 계속 살피던 민병은 적당한 것을 찾은 것인지 유성에게 말하였다.
"유성아, 니 차례다."
"응?"
"60-60 클럽까지 19홈런과 20도루가 남았고, 4할의 타율도 현재 8푼이 넘는 여유가 있는데요. 기록을 달성하면 세레머니 같은 것을 할 생각이 있나요? 라는 질문이야. 아마 세레머니 관련해서인거 같은데..."
"하긴 40-40이나 50-50땐 걍 베이스 뽑던가 그랬는데... 60-60땐 뭘 하지?"
60-60 클럽이라는 기록은 KBO 최다 홈런 기록인 57홈런도 뛰어넘는 기록이기에 KBO 사무국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기록이었다.
그래서인지 사무국 직원들도 이 방송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이 질문이 나오자 더욱 집중하였다.
"막상 뭔가 할려니 생각 나는게 없네요."
"자, 들으셨죠? 시청자분들 의견도 반영하겠습니다. 다들 잘 아시듯 저흰 경기하기도 바빠서..."
"그렇게 쉽게 될ㄲ..."
"자, 여러분들의 두뇌를 의심하는 유성이는 놔두세요."
유성의 말을 가볍게 무시 시켜버린 민병은 곧 바로 주제를 전환 시켰다.
이번에는 팀 성적에 관한 것이었는데 언제까지 왕조를 지속 시킬 수 있을 것인가가 바로 그 질문이었다.
"2019년까진 우승할꺼 같아."
"그러고보니 김강문 감독님 계약이 그때까지지?"
"그래. 태곤이형 2년 빠져도 매꿀 수 있고 내가 빠져도 1년 정도는 매꾸는데 감독님 자리 매꾸기는 꽤나 골치 아플꺼야. 지금부터 대체자를 찾고 있다면 몰라도..."
"그러면 나도 2019년까지로 할게."
"난 제대한 뒤에 1번 더 하고 싶으니깐 2020년까지."
"그러면 몇년이야?"
"7년 아니면 8년이네."
"와, 그 정도 되면 나 FA 되어도 팀에 잔류할꺼 같다."
"형은 외국 생각 없어?"
"장타력이 딸려서 미국은 힘들겠고 금액만 된다면 일본도 고려해볼만 하기는 해. 요즘처럼 FA 가격이 계속 높게 유지된다면 안 가도 되겠지만..."
- 박유성 나가도 최소 1년은 더 우승한다는건가...
- 18년까진 박유성이 우승으로 이끌꺼고 19년에는 하기 싫어도 우승 경험이 쌓여서 할꺼고...
"FA가 8,9년 유지된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죠. 13시즌부터 쭉 뛴 고졸 선수가 21시즌에 FA 자격을 얻으니깐..."
"난 13시즌에 얼마 못 뛰어서 22시즌에 FA인데... 걍 나도 일본 가서 미리 벌어올까?"
"난 그거말고도 하나 더 생각한게 있는데."
"뭔데?"
"해외 진출해서 뛰다가 은퇴할쯤에 여기로 돌아와서 다시 한팀으로 뛰는거."
"이녀석 알고보니 로망파였네."
- 그러면 멋지기는 하겠다.
- 막 10년째 우승 못하고 간간히 포시만 가고 있는데 왕조 멤버들 돌아오니 바로 우승하고 그러면 쩔겠다.
- 다른 선수였으면 웃기지 말라고 하는데 박유성이 저러니깐 오히려 실화가 될꺼 같다.
그렇게 좋은 분위기에서 1일차 방송이 종료되었다.
========== 작품 후기 ==========
이렇게 이야기하는게 더 잘 써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째서?)
독자님들 연참을 원하시면 쿠폰을 주시죠.
저축하고 생활비 아껴 쓰고 한다고 말라 죽어가고 있거든요.
*
이재학은 진짜 13시즌 이후로 꾸준히 2점대 후반 ~ 3점대 초반 방어율 유지했으면 나이도 젊으니 2년 뒤에 일본 진출 노렸을지도 모르는데...
올해 5점대로 멸망하고 자랑이던 10승도 못하게 되었으니 볼것도 없이 nc 잔류하는 미래뿐...
그나저나 50-50땐 그냥 40-40이랑 똑같은거 해서 넘어간다지만
60-60 정도 되면 뭔가 다른걸 해야할까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