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192화 (192/300)

<-- Chapter 37 - 2017 올스타전 -->

"감독님의 무리한 기용 때문이죠. 김성곤 감독이라는 야구계 최악의 적폐가 사라진 지금 그 다음 적폐는 김강문 감독님이니깐요."

"적폐라..."

"야수 육성 능력은 분명 인정할만한 부분입니다만 투수들을 아작내는걸로 다 까먹어버리시니깐요."

"그래서 날 경질이라도 하겠다는건가?"

"아니요. 감독님은 분명 다이노스를 1년차부터 우승 시킬 정도의 능력 있는 감독입니다. 그런 감독을 FA로 풀어버리는 것도 바보 같은 짓이죠. 대신 후반기부턴 저희가 더욱 적극적으로 투수 운용에 관여할 겁니다."

"처음 감독으로 데려올때부터 계속해서 맡겨두더니 이제와서?"

"그러게 정도껏 하셨어야죠."

"...구단주님은?"

"그 구단주님의 조카가 바로 저인걸 잊으셨나요? 진작에 권한 위임을 받아왔죠."

"그렇단 말이지? 흠... 좋네. 남은 계약 기간이 있으니 그 기간동안은 따르겠네. 하지만 더 이상의 재계약은 없을꺼야."

"그거 고맙네요. 계약이 끝날때까지 2년 반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으니깐요. 그 시간이면 충분히 대체자를 구할 수 있거든요."

그렇게 세나가 떠나가고 나서야 김강문 감독은 알아차렸다.

세나는 본래 홍보팀의 팀장이다.

그렇다면 갑작스러운 언론의 움직임은 그녀가 뒤에서 움직여둔 것일지도 몰랐다.

"끝내는 날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빨리 오게 생겼군."

2004년 처음 베어스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하며 2017년 현재까지 13년간 단 2개 팀에서 오랫동안 감독 생활을 한 그였는데 끝낼때가 다가온다는 것을 직감하기는 했지만 2년 반 밖에 남지 않자 슬슬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유성이가 있는 18시즌까지 우승한다고 가정하면 6년 연속 우승이고, 준비를 잘해서 19시즌까지 치루면 7년 연속 우승이 되겠군."

"이대로 따르실겁니까?"

"녀석들이 우르르 무너지는걸 보니 내가 무리시킨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 내가 감독 생활 하는 사이에 자네가 계속 보좌 해줬으니 자네도 한번 해봐야하지 않겠나? 언제까지 내 아래에 있을 수는 없으니깐."

"전 감독 자리까지는 바라지 않습니다."

갑작스럽게 전개된 상황에 코치진은 당황했다.

다행스럽게도 선수들에게 이 상황이 흘러들어가는 않았지만 세나가 구단주 대리로 온 것을 알고 있는 유성은 후반기부터 제법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일단 전반기 마지막 경기는 이겨두고 생각하는게 좋겠지."

자신도 지금과 같은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여러 상황을 생각해서 실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나는 부담 없이 실행 할 수 있기에 유성은 세나가 잘 할 것이라 생각하고 자신은 경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

본래 해킹이 등판하기로 했던 전반기 마지막 경기.

하지만 해킹이 부상으로 등판을 거르면서 해킹 대신 장형식이 마운드에 나서게 되었다.

맨쉽이 어제 등판했고, 구청모와 이재후가 2일 전에 등판한 것을 감안했을때 남은 자원은 장형식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형식아. 걍 얻어맞아도 돼. 어차피 위닝 잡았으니깐."

"말 안 해도 알아. 이미 확실한 리드를 잡은 지금 시점에서 무리하기보단 후반기에 집중하는게 좋으니깐."

"알면 상관 없고."

오늘 장형식의 목표는 5이닝을 채우는 것이었다.

전날 필승조가 모두 사용하기는 했지만 1이닝씩 던진 것이기에 오늘 경기에서 나올 수 있었다.

물론 전날 4연투를 한 이민오는 제외였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만큼 총력전을 펼치겠지만 앞선 경기에서 선발 혹은 롱맨으로 이닝을 소화하였던 구청모, 이재후, 맨쉽 그리고 이민오는 등판이 불가능했다.

"강융구, 최강금, 김진호 3명이 4이닝을 막아준다고 생각하면 형식이가 5이닝을 막아주면 대충 계산이 되겠군요."

"후반기부턴 프런트의 간섭을 받을테니 이번 경기가 마지막이겠지."

다이노스의 선공으로 시작된 경기.

장형식이 무너질때를 대비해서 다이노스는 빠른 선취점을 원했다.

하지만 역으로 타이거즈가 먼저 선취점을 획득했는데 2회에 곧 바로 따라 잡으면서 2회를 거쳐 3회까지는 1대1로 팽팽한 경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4회부터는 달랐는데 다이노스 타선이 폭팔하며 5점이나 뽑아내는 빅이닝을 만들었다.

다이노스가 크게 앞서나가기 시작하자 곧 바로 추격을 시작한 타이거즈는 2점을 만회하며 5대3으로 간격을 꾸준히 유지했다.

이때쯤 김강문 감독은 교체를 생각했으나 좀 더 지켜보기로 하면서 장형식은 5회까지 막아내며 5이닝 3실점으로 등판을 마무리하였다.

인내한 덕분에 선발이 5이닝을 채운 다이노스는 그때부터 예정된 불펜 자원들이 동원되기 시작했다.

강융구가 2.1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최강금이 1이닝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사이에 다이노스도 1점을 더 추가하면서 경기가 9회 말로 접어들었을때 스코어는 6대4로 단 2점차의 팽팽한 경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9회 말에 최강금이 첫 타자를 잡아내며 아웃카운트가 단 2개 남은 상황에서 미리 준비 시켰던 김진호를 등판 시킨 다이노스는 남은 2개의 아웃카운트를 손쉽게 잡아내며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경기 종료! 다이노스가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스윕으로 싹쓸이하며 5연승을 기록하게 됩니다!]

[그리고 타이거즈와 무려 10게임 차이로 전반기를 마무리 합니다!]

- 기어코 다 이겼네.

- 어제 그리 극딜했는데도 김진호 또 올린거 보면 안습하지만...

- 그런대 다른 둘도 이닝 나름 많이 먹은 상태라서...

전반기가 끝났음에도 팬들의 의견은 갈렸다.

김강문 감독은 수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투수 육성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과 김성곤에 맞먹는 혹사 감독이라는 큰 단점 때문에 점차 메트리가 떨어지고 있었다.

- 솔직히 우리도 슬슬 감독 바뀔때 되기는 하지 않았냐?

- 난 솔직히 달감이 포시급 팀 만드는건 최고라고 생각함. 그런대 우승팀은 못 만든다고 생각함. 4년 연속 우승은 MC 1년차부터 본 사람은 알겠지만 기승 전 박유성이라고 해도 될정도였음.

- 달감이 11년 부임해서 12년부터 시작했으니... 올해 6년째네. 2년 더 있으니 8년 되겠고...

- 투수 혹사만 안 했어도 코끼리 감독보다 더 오래할텐데...

- 프런트쪽 이야기 들어보면 높으신분이 혹사땜에 달감 기간 끝나면 이별이라고 생각하는거 같던데?

전반기가 끝나고 야구공원 커뮤니티에서는 다이노스의 새 감독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들도 최소 수년에서 수십년간 야구를 봐왔기에 김강문 감독의 혹사가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동안의 공로가 있기에 뭐라 하지도 못하는 것이었는데 최근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흐름이 바뀌게 된 것이었다.

- 2년 남았으니깐 벌써 설레발 친다던가는 하지맙시다.

- 만약 투수 혹사땜에 재계약 안 하는거면 투수 관리 잘하는 사람 데려올려나.

- 그런 사람이 있나? 게다가 우리팀은 단순히 투수 관리 잘하는거 말고 유성이 공백도 매꿔야하는데.

- 만약 기간 다 채우고 바꾼다고 하면 2020시즌부터니깐 누구 1명이 중견수 차지하지 않을까?

- 유성이 비중이 너무 커서 채울 수 있을지부터가 의문이기는 하지만...

그 말대로였다.

지난 시즌만 해도 대체 불가였는데 이번 시즌에는 대체 불가를 넘어서 다이노스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에 올랐다.

다들 알다시피 최단 기간 40-40 클럽 가입과 4년 연속 40-40 클럽 가입을 전반기가 끝나기 전에 달성한 유성은 터무니 없는 페이스에서 알 수 있듯 여전히 4할대 그것도 후반의 타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터무니 없는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것보다 더 한 장타력을 보유하고 있으니 상대 투수들은 유성과의 승부를 자주 피했다.

덕분에 유성은 4할 후반이라는 괴물 같은 타율을 유지하면서도 5할 후반이라는 출루율까지 기록했다.

또한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던 유성이었기에 전반기가 끝난 시점에서 100타점에 근접한 상태였다.

이렇게 압도적인 기록들을 보유한 덕분에 유성은 작년에 1위를 하지 못했던 안타를 포함한 모든 타이틀 분야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확실히 견제 자체를 작년보다는 덜 받고 있지. 지난 시즌에는 고의사구 38개 같은 터무니 없는 기록도 있었으니깐 말이야."

"지난 시즌은 확실히 본즈의 재림이나 다름 없었지."

스카우터들은 지난 시즌 기록과 이번 시즌 기록을 비교하며 더 이상 올라가기 힘들다 생각했던 스카우터들의 의견을 박살내버렸다.

특출나게 운이 좋았던 것이 아니다.

기록에서 알 수 있듯 유성은 1단계 더 성장했을 뿐이었다.

"이쯤되면 인정 안 할 수가 없겠군. 한국에선 박유성을 야구의 신이라고 부른다지?"

"그런 별명이었지."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날이 기대되는군. 그곳에서도 기대대로 한다면 정말 신이라고 불러야할지도 모르니깐."

유성에 대해서 여전히 15개가 넘는 메이저리그 팀들이 주목하고 있었다.

이 중에서 실제 영입이 가능한 팀은 절반 정도에 불과했지만 차후 메이저리그에서 유성을 상대할 것을 대비해서 미리 분석을 하는 것이었다.

"올스타전이라서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며칠뿐이지만 잠깐 집에 돌아갈 수도 있겠지. 애초에 한국은 온라인 중계같은게 잘 되어있어서 며칠 더 놀다가 와도 되는데 말이야."

"그랬다가 경쟁팀한테 뺏기면 나만 손해거든."

"재미 없군."

"너야말로 재미 없어."

광주에서 펼쳐진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끝으로 다이노스 선수들은 일부는 홈으로 돌아갔고 일부는 바로 대구로 이동했다.

올해 올스타전이 열리는 곳이 바로 그곳이기 때문이었다.

"올해는 형들이야?"

"넌 매년 뽑혀서 좋겠다."

"그러면 경쟁 상대를 압도해버리면 뽑힐 수 있어."

당연한 이야기지만 유성은 올해도 팬투표 1위로 올스타전에 참가하게 되었다.

다이노스 선수 중에서 팬투표로 선발된 선수는 유성을 제외하고는 2점대 초반의 방어율과 23세이브를 기록하며 팬투표로 선발된 임상민 뿐이었다.

원종헌, 김진호, 모창모, 나범성의 경우 나눔팀 감독인 김강문 감독의 추천으로 선발 된 것이었다.

"그러고보니 올해는 외국인들은 안 가네?"

"스크럭스는 부상에 해킹도 상태가 안 좋아서 등판을 걸렀고, 맨쉽은 바로 2일 전 등판..."

"그래. 내가 말 잘못했다."

아무튼간에 유성을 포함한 다이노스 선수들이 대구로 이동하며 올스타전의 시작을 알렸다.

========== 작품 후기 ==========

드디어 소제목에 걸 맞는 내용이 들어가는군요.

올스타전으로 얼마나 뽑아낼려나...

후반기에는 심판 이야기도 해야해서 생각보다 글은 잘 써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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