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181화 (181/300)

<-- Chapter 35 - 2017 시즌 개막 -->

4회 초로 접어든 경기

3이닝 퍼펙트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피칭을 이어가던 맨쉽은 선두 타자를 처리했으나 2번 타자를 상대하던 중 데드볼을 내주며 퍼펙트가 깨지고 말았다.

[아, 풀카운트 접전 끝에 아쉬운 데드볼을 내주면서 퍼펙트가 깨지고 마는군요.]

[아쉬운 승부였지만 여전히 노히트는 이어지고 있거든요? 여기서라도 잘 막으면 됩니다.]

- 역시 다이노스 스카우터들은 쩐다. 데뷔전부터 노히트 찍으려는 투수를 데려왔네.

- 손아성, 이대오로 이어지니깐 아직은 모른다.

하지만 맨쉽은 손아성을 가볍게 처리하면서 손아성에게 메이저리그의 벽을 보여주는 동시에 자신이 180만불을 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거기다가 이어서 타석에 들어선 이대오의 경우 미리 예상하고 전진 수비를 펼치고 있던 유성의 호수비 덕분에 막아내면서 4회도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 할 수 있게 되었다.

[미리 전진해있던 박유성 선수가 타구를 가볍게 처리하면서 이닝이 종료 되는군요.]

[4이닝째 단 1명의 타자에게도 안타를 허용하지 않고 있는 맨쉽입니다.]

- 진짜 잘 던지네.

- 유성이 수비도 좋고.

4회 말에는 자이언츠가 투수를 바꿀 것이라고 생각하였으나 예상외로 레일리가 다시 올라왔다.

투구수에 여유가 남아있기는 했지만 굳이 더 올라올만한 가치가 없는 경기였다.

이미 6대0으로 벌어진 경기에서 무엇을 위해 등판하는지 모르겠지만 다이노스 타자들은 레일리를 끌어내리기 위해 다시금 방망이를 거세게 휘두르기 시작했다.

선두 타자로 나선 9번 박강열이 아웃을 당했지만 1번 이상후가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다시 기회가 만들어졌다.

그렇게 생각했으나 1루수 방향으로 향하는 모창모의 타구를 이대오가 잡아내서 단숨에 병살로 처리하면서 눈 깜짝할 사이에 4회 말이 마무리 되고 말았다.

[역시 이대오네요. 좋은 수비로 레일리가 4회째를 버티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이대오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수비는 꽤나 칭찬을 받았거든요? 범위가 좁아서 결과적으로 안 좋았지만...]

[차세대 메이저리거로 기대받는 박유성 선수와 전직 메이저리거 이대오의 수비 대결이군요.]

- 타격에선 이미 연타석 홈런과 연속 범타라서 볼것도 없다는건가.

- 저렇게 차이나면 당연히 볼게 없지.

맨쉽은 이후 기세를 몰아서 단숨에 7회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이대오가 다시 안타성 타구를 때려냈지만 또 다시 유성에게 막히면서 안타를 치지 못했고, 거기에 지지 않겠다는듯 이대오도 찬스에서 또 다시 병살을 유도해내면서 위기를 벗어나게 만들었다.

하지만 6점의 차이는 컸는데 레일리가 4이닝 6실점으로 물러난 가운데 다이노스 타선은 여유롭게 1점을 더 추가할 정도로 경기는 자이언츠에게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7회가 끝난 시점에서 79구를 던졌는데요.]

[이 페이스면 노히트도 가능하겠는데요.]

[시즌 첫 경기라서 투구수가 애매하다는게 걸리네요.]

김강문 감독이나 최일헌 수석 코치도 그 부분으로 인해서 고민 중이었다.

맨쉽의 페이스라면 노히트를 노릴만 하겠지만 오늘 맨쉽은 90개 정도로 등판을 마무리할 계획이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8회까진 지켜보죠."

"그러는게 좋겠지."

8회가 결정타가 될 것이다.

8회에 좀 더 효율적인 피칭으로 투구수를 조절해낸다면 9회까지 이어갈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과감하게 8회를 끝으로 내릴 생각도 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강열이 리드가 뒤로 갈수록 안정적이네요."

"좀 더 지켜볼 생각이었는데 벌써부터 이 정도 리드를 보여준다면 태곤이가 입대를 해도 걱정 없겠어."

우승을 노리고 있기는 하지만 동시에 리빌딩도 구상하고 있는 다이노스와 김강문 감독 입장에서 박강열의 활약은 반가운 것이었다.

타격이야 기존 주전인 김태곤도 좋다고 하기 힘들었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7대0에 7회 말로 접어드는 경기인가..."

"그나저나 이 페이스면 박유성은 1번 더 타석에 들어서겠군."

"이번에도 홈런 치면 정말 장난 아닐텐데 말이야."

자이언츠는 다이노스의 압도적인 리드에 맞서기 위해 어떻게든 고분분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동안 잠잠하던 다이노스 타선이 다시 터지기 시작하면서 2점을 더 허용하고 말았고, 맨쉽은 8회에도 노히트를 이어갔다.

"맨쉽 슬슬 90개 다 됬는데 완봉까지 갈꺼야?"

"음..."

"한번 해봐. 이렇게 널널한 날에 완봉도 해봐야지."

"뭐... 나쁘지 않겠군."

맨쉽도 KBO 리그 데뷔전을 완봉으로 장식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왜 맨쉽이 노히트가 아닌 완봉으로 인식하고 있냐면 선수들이 은근슬쩍 맨쉽이 기록을 확인 하는 것을 막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다른 선수들이 완봉 페이스라고 이야기하자 노히트인것을 기억하고 있던 맨쉽마저도 7회가 지날때부터는 완봉으로 인식을 하게 된 것이었다.

1군에 포함된 27인의 선수들 중 맨쉽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그렇게 행동하다보니 착오가 생긴 것이었다.

어찌되었든 그 사이에 타석에 들어섰던 유성은 가볍게 투런 홈런을 때려내며 쐐기를 박아버렸고, 이어서 스크럭스가 백투백 홈런을 기록하면서 8회 말에 무려 3점이나 추가를 한 다이노스였다.

그렇게 9회 초에 돌입했을때 스코어는 12대0이었고, 자이언츠 선수들은 반쯤은 절망한 상태로 9회 초를 시작하였다.

딱!

[쳤습니다! 중견수 따라가는데요! 우익수가 잡나요?]

[중견수가 잡아냅니다! 다시 한번 몸을 날리면서 안타를 막아내는 박유성! 이제 노히트까지 남은건 2개의 아웃카운트 뿐입니다.]

- 진짜 갓유성 수비는 진짜다.

- 만약에 메이저에서 타격 망해도 수비로 성공하겠네.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로 향하는 아슬한 타구를 유성이 먼저 콜을 하고 몸을 날려서 공을 잡아낸 덕분에 맨쉽의 부담은 더욱 줄어들었고, 그대로 기세를 탄 맨쉽은 마지막에 볼넷을 내주었으나 역으로 그 상황을 이용해서 병살타를 유도했고,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처리하면서 노히트 노런을 완성했다.

[2루에서 아웃! 다시 1루에서도 아웃! 경기 종료!]

[맨쉽이 KBO 데뷔전에 노히트 노런을 작성합니다!]

"뭐야? 무슨 일이야?"

"너 사실 완봉이 아니라 노히트 했어!"

"뭐?"

"야, 들어!"

[박유성 선수가 맨쉽을 들어서 노히트를 축하해주네요.]

[맨쉽 선수가 가벼운 선수가 아닌데 혼자서 들어버리네요.]

- 이와중에 유성이 괴력 쩌네.

- 매년 강해지는 갓유성.

- 오늘도 3홈런에 7타점 때렸지?

- 5득점도 추가해라.

유성의 미칠듯한 활약과 맨쉽의 노히트 노런으로 환상적인 개막전을 펼친 다이노스.

노히트를 달성한 이후에 그 사실을 알았던 맨쉽은 인터뷰에서 유성에게 복수할 겸 끌고 와서 같이 인터뷰를 했다.

"이거 통역분 일자리 빼앗는거 같아서 미안한데요?"

"괜찮아. 그 친구 연봉은 내가 주면 돼."

"하하하하, 통역 짤리면 연봉을 맨쉽이 대신 주겠다고 하네요."

[하하하, 사실 오늘 박유성 선수가 3타수 3안타 3홈런 7타점 5득점을 기록했는지라 박유성 선수도 부르고 싶었거든요. 그런대 이렇게 두분 다 왔으니 잘 됬네요.]

[맨쉽 선수도 대단한대 박유성 선수는 WBC 경험하고 왔더니 더 무서워졌네요.]

"WBC의 경험이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죠. 그때 메이저리거들까지 상대하다보니 KBO 선수들에게는 정말 미안한 이야기인데 공이 쉬워졌어요."

[그거 정말 선수들에게 굴욕이겠네요.]

[지난 시즌에도 박유성 선수가 왠만한 투수들의 공은 다 공략했으니깐요. 사실 투수들 입장에서도 할말이 없죠.]

- 박유성 '이제는 KBO 투수들 쉽다'

- 오늘 3홈런 치는거 보니깐 유성이는 이제 탈KBO가 확실하다.

- 이런 선수가 2년이나 더 뛴다니 그거 농담이지?

- 이런 선수가 한국에서 뛰는 날이 2년 밖에 안 남은거겠지.

개막전부터 폭팔적으로 몰아친 덕분에 유성은 개막전부터 모든 타격 부분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예외라면 도루 부분이었는데 이제 개막전만 치루었기에 전혀 문제 없는 상황이었다.

개막전부터 유성이 날뛰기 시작하자 언론에서도 당연히 유성에 대해 조명하기 시작했는데 기사 제목만 보아도 내용이 예상되는 것들이었다.

[다시 한번 8관왕을 노리는 박유성]

[올해는 4할 60-60 클럽에 도전하는 박유성.]

[6승만 하겠다던 이대오와 자이언츠 이대로 가도 되는가.]

자이언츠가 12대0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 차이에 노히트까지 내주면서 자이언츠를 질타하는 기사도 있었는데 유성의 기사에 비해는 적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그런 자이언츠를 무너트린게 유성이었고, 그런 유성의 존재감으로 인해 자이언츠는 당할 상대에게 당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어찌보면 대오는 진짜 굴욕이겠다.

- 6승만 하겠다고 했는데 첫경기부터 작살이 나버려서 작년처럼 1승도 겨우하게 생김.

- 하필 타구도 전부 유성이한테 가서 다 막히고... 150억 4년 나누면 37억 5천만인데 어쩔꺼냐 대오야.

노히트 노런이라는 기록은 상대 팀을 무안타로 틀어막아야 가능한 기록이었다.

다시 말해 이대오마저 무안타로 경기를 마무리 한 것이기에 자이언츠 선수들은 크게 질타를 받고 있었다.

- 레일리는 뭐 애초에 우리도 1선발 수준으로 안 보고 있었는데다가 상대가 박유성이니깐 5,6점 주는거 이해된다. 그런대 타자들은 처음 본다지만 노히트가 뭐냐.

- 극딜 쩐다

만약 3점차 이내의 접전이 펼쳐졌다면 아쉬웠다던가 그런 이야기가 나왔겠지만 오늘의 결과는 자이언츠 팬들 입장에서 납득하기 힘든 결과였다.

12대0이라는 스코어와 노히트라는 대기록의 헌납은 3월 31일을 자이언츠 굴욕의 날로 정하게 만들 정도였다.

충격의 개막전이 끝난 이후 다음날 자이언츠는 어떻게든 어제의 충격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려고 했다.

그런 자이언츠의 상대로 나선 선발 투수는 이재후였다.

"재후형이면 6이닝 정도는 막아주겠지."

"그렇지."

지난 시즌 승부조작 사건과 도박 사건으로 논란이 되었던 이재후지만 결국 무혐의 판정을 받으며 돌아오게 되었다.

그렇기에 선수들도 이재후에게 많은 신뢰를 보여주고 있었고, 오늘 경기도 쉽게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된 경기는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 작품 후기 ==========

12대0으로 털리는데

노히트까지 당했으니 부산에서 난리 날 수 밖에 없는...

다른 곳도 아니고 라이벌이라 생각하는 옆동네 팀한테 당하면 더욱...

이번 시즌 새로 추가된 오리지널 외국인이 1명 뿐이라 초반 전개가 빠르게 흘러가겠네요.

중간중간 묘사가 들어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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