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35 - 2017 시즌 개막 -->
날이 조금씩 밝아오며 저 멀리에서는 태양이 뜨고 있었다.
그로부터 몇시간 후 유성의 집에는 평소와 같이 유성을 비롯해 박민병, 김성옥, 장형식, 구청모까지 5명의 선수들이 모여있었다.
"점심 뭐 먹지?"
"먹고 바로 가야하니깐 그냥 배달 시킬까?"
"어디로?"
"...그게 문제네."
"그냥 가는 도중에 식당 들리면 안되나?"
"그러면 저 재료들은 어떻게 하게?"
유성이 냉장고를 가르키며 말하자 선수들은 한숨을 쉬었다.
자신들이 채워두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양이 많았기에 지금처럼 시간이 애매할때는 제법 곤란했다.
"내일 좀 더 일찍 일어나서 요리 하는 수 밖에 없겠네. 그러니 오늘은 다른거."
"좋아. 나가서 먹자."
"찬성."
"나도."
"좋아. 빨리 준비하고 나가자."
오늘도 유성의 집은 평화로웠다.
아무튼 밖에서 점심을 해결한 선수들은 그대로 구장으로 향했다.
[박유성 선수는 보통 점심때가 좀 지난 1시 30분에서 2시쯤에 오는데요. 박민병, 김성옥, 장형식, 구청모 선수와 함께 다니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경기가 7시에 시작하기 때문에 대충 5시간 정도 남은 시점인데요. 몸풀고 운동하는 시간에 원정팀 준비할 시간까지 생각하면 적당한 출근 시간이네요.]
[이보다 빨리 출근하는 선수들도 있죠?]
[네. 대표적으로 나범성 선수가 있죠. 박유성 선수도 첫 두시즌에는 빠르게 나왔는데 15시즌부터는 시간대를 바꾸면서 지금의 상황이 이루어졌더군요.]
그렇게 경기 시작전 그라운드 상황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던 해설진은 말이 나온김에 계속해서 유성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러고보니 박유성 선수 집에 저 선수들이 같이 산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일전에 이야기가 있었는데 사실이라고 하더군요. 박유성 선수의 집이 워낙 크다보니 3,4명 더 살아도 여유롭다더군요. 박유성 선수가 혼자 살기에는 심심해서 선수들이 같이 사는걸 허락한 경향도 있고요.]
[그렇군요.]
[명단이 조금씩 바뀌고 있지만 박민병 선수의 경우 14시즌부터 계속 같이 살고 있다더군요.]
[그래서 두 선수가 여자친구가 없는걸까요?]
"에취!"
"감기 걸렸냐?"
"누군가가 우릴 동성애자로 몰아가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어서 말이야."
"...응?"
어찌되었든 그라운드에 들어와 준비를 시작한 유성과 다른 선수들은 자이언츠 선수단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한참 준비를 하고 보니 어느덧 자이언츠 선수단이 도착하여 몸을 풀기 시작했다.
"인사 좀 하고 올까...?"
"잘 다녀와."
"어."
느긋하게 자이언츠쪽으로 향한 유성은 주장으로 선임되면서 자이언츠 선수단을 이끌고 있는 이대오와 만났다.
"유성아. 오늘 나오냐?"
"네. 선발로요."
"...에휴."
유성이 출전한다는 소식에 그 이대오마저도 한숨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프리미어12와 WBC를 통해 유성의 수준을 확인했기에 나오는 반응이었지만 다이노스 자체만으로도 강한데 유성이라는 강력한 타자가 있으니 개막 3연전부터 자이언츠는 힘든 경기를 펼칠 예정이었다.
"그러면 조금 있다가 그라운드에서 만나죠."
"그래. 살살 좀 하고."
"여유 있으면요."
그렇게 자리로 돌아온 유성은 경기 시작을 기다렸다.
이미 몸은 충분히 풀어두었다.
남은건 경기 전까지 몸상태가 유지되도록 하며 기다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드디어 경기가 시작할때가 되었다.
[2017 KBO 프로야구 개막전 부산 자이언츠 대 MC 다이노스의 경기가 지금 시작됩니다!]
[어느덧 다이노스의 홈구장인 마산구장이 마지막 시즌을 맞이하였습니다.]
본래라면 2019년부터 사용이 가능했겠지만 리비에르 그룹의 참여로 2018년 개막전 이전에 완공이 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비록 개폐형 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완공 이후에도 2018 올스타전까지 계속 추가 공사가 예정되어있지만 구장 자체는 내년 개막전 이전에 완성되어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 벌써 새 구장 완공 다 된거냐?
- 리비에르 그룹이 끼여서 그런가 보면 놀랄정도로 진행되고 있더라.
- 심지어 옆에 새로 차량 2천대 가까이 들어가는 주차빌딩까지 만들어놔서 주차도 전보다 더 편해짐.
기존 마산구장은 그 주위의 주차공간까지 다 합하여도 1천대가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새로 건설된 주차빌딩 덕분에 이전의 3배 수준의 차량을 수용하게 되면서 좀 더 널널한 수용이 가능하게된 것이었다.
[네. 지금 화면에 보시는 것처럼 거의 모습이 나오고 있죠?]
[아직 미완성인데도 벌써부터 멋이 보이고 있네요.]
[완성되면 정말 기대되겠네요.]
[개인적으로 계폐형 돔 시스템이 도입되면 더욱 멋질 것 같은데요.]
[계폐형 돔이 완성되면 그분이 좋아하시겠죠?]
[돔 이야기를 자꾸해서 야구팬들에게 한 소리 듣던 그분 말이죠?]
- 허프라가 이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 돔프라로 진화해야하는거 아니냐.
어찌되었든 다이노스의 홈경기였기에 자이언츠가 선공을 하게 되었고, 다이노스는 선수비를 하게 되었다.
그래서 다이노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가서 기다리는 사이에 경기가 시작되었다.
전주운, 번즈, 손아성으로 시작하는 자이언츠의 타선을 맞이하여 맨쉽이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시즌 다이노스에게 1승 15패라는 굴욕적일 정도의 성적을 기록한 자이언츠인데요. 미디어데이때도 이대오 선수가 어떻게 5승을 더 해서 6승까지는 해보겠다고 했는데요.]
[지난 시즌에 자이언츠가 그렇게까지 패배하지 않았다면 다이노스가 최다승과 최고 승률 기록을 갱신하지 못했을테니깐요.]
- 자이언츠때문에 다이노스가 최다승을 거두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지.
- 올해는 과연 대오말처럼 6승 10패까지 할 수 있을 것인가.
그에 대한 결과는 금방 나왔는데 맨쉽이 1회 초부터 자이언츠의 세타자를 깔끔하게 틀어막으며 1회 초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한 것이었다.
"공 좋네."
"어떻게 시작부터 몰아쳐볼까?"
"저쪽 선발이 레일리니깐... 초반부터 몰아치자."
"그래, 가보자고."
1회 초를 무실점으로 막은 다이노스는 그대로 기세를 올리기 시작했다.
1번 이상후가 레일리의 공을 공략하면서 선두 타자 출루에 성공했고, 2번 모창모가 삼진 아웃을 당하는 사이에 딜레이드 스틸로 2루를 훔쳐냈다.
"오, 시작이 좋은데?"
"범성이형. 말아먹지만 마!"
"1사 2루를 어떻게 말아먹어?"
주자의 발이 느린 것도 아니고, 2루에 있는 상황이었기에 범성이 병살을 치고 싶어도 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리고 범성은 유격수 방면의 내야 안타를 때려내며 까딱하면 병살이 될뻔한 상황을 연출했다.
"저 형이 진짜..."
다행스럽게도 둘 다 살아남은 덕분에 1사 1,2루 상황에 유성에게 타석이 연결되기는 했지만 유성 입장에서는 순간 움찔할만한 장면이었다.
[가까스로 살았네요.]
[네. 위태롭기는 했지만 살아 남았으니 좋은게 좋은거죠.]
[그리고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가 지금 타석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 킹갓 엠페러 유성 등장
- 가볍게 쓰리런으로 시작할려나?
유성은 지난 시즌의 경험과 WBC를 통해 조금씩 타격 패턴에 변화를 주었다.
유성의 타격폼은 그 본즈마저도 인정할 정도였지만 타격 패턴은 조금 마이너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2개를 지켜보는건 좋지만 그로인해서 상대 투수는 2스트라이크를 쉽게 잡고 있어. KBO에선 문제 없겠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어려울꺼야.'
그러한 조언을 받았으니 유성도 WBC에서는 변화를 주기 시작했고, 그것은 오늘 경기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초구, 쳤습니다!]
[이 타구가 큼지막하게 날아가는데요! 그대로 담장 상단에! 직격합니다! 박유성의 시즌 1호 홈런!]
[현재 다른 구장들 상황을 보면... 네. 박유성 선수가 2017 시즌 1호 홈런을 기록했네요.]
"와아아아!"
"박유성! X3"
[엄청난 환호네요.]
[이제는 다이노스 입장에서 박유성 선수는 영웅이나 다름 없으니깐요.]
- 환호 엄청 크네.
- 임단장이 상황 판단 못하고 응원도 구려서 그렇지 호응은 잘해줌.
유성의 커다란 쓰리런으로 시작부터 앞서나가기 시작한 다이노스는 그대로 흐름을 타기 위해 스크럭스가 데드볼로 출루하며 다시 기회를 잡는듯 했으나 박선민과 권희동이 삼진과 외야 플라이로 물러나며 더 이상의 점수를 뽑아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3점의 리드는 맨쉽에게 충분한 점수였다.
3점의 리드를 받은 맨쉽은 1회의 모습 그대로 기세를 타며 이대오를 비롯한 자이언츠 타자들을 전부 덕아웃으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3이닝 퍼펙트를 기록하며 환상적인 데뷔전을 맨쉽이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유성은 3회 말에 다시 타석에 들어서게 되었다.
다시 1번 1사 2루의 찬스가 만들어진 가운데 타석에 들어선 유성은 외야를 가볍게 한번 살펴보고는 타석에 들어섰다.
"박유성 홈~런!"
팬들은 홈런을 외치고 있었다.
유성도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팬들을 위해서 최소 1점을 추가하기 위해 타석에 들어섰다.
첫 타석에 초구부터 쓰리런을 날렸기에 유성은 이번 승부가 힘들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유성의 생각과는 다르게 레일리는 이미 지쳐있었다.
초반부터 다이노스의 맹공을 받다보니 그만큼 체력과 집중력이 빨리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유성을 상대로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상대는 무기력 할 수 밖에 없었고, 유성도 그 사실을 알았기에 레일리에게 빠른 휴식을 주기 위해 과감하게 스윙을 시도했다.
딱!
[쳤습니다! 이 타구는 다시 날아가는데요!]
[중견수, 우익수 따라갑니다만 잡지 못해요! 그리고 이 타구는 담장을 넘어갑니다!]
[박유성의 연타석 홈런!]
- 진짜 갓유성님 미친거 아닌가요.
- 연타석 홈런으로 5타점이라니...
- 솔로랑 만루만 치면 사이클링 홈런이네.
- 솔로는 쳐도 만루는 타자들이 도와줘야하는건지라...
유성은 홈을 밟고 덕아웃에 들어오며 선수들의 인사를 받았고, 그 뒤에 마운드를 보았다.
하지만 유성의 예상과 달리 레일리는 계속해서 마운드를 지키고 있었고, 유성은 만약 다음 타석에서도 레일리와 만나면 그때 또 넘겨버리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마운드를 계속해서 지키던 레일리는 스크럭스에게 2루타를 허용하였으나 박선민을 잡으면서 2아웃을 만들었다.
스크럭스가 3루로 가는 것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단 1명만 잡으면 이닝 종료이기에 스크럭스의 움직임은 무시하였다.
그러나 유성에게 연타석 홈런을 허용하고, 다른 타자들의 끈질긴 승부에 이미 많은 체력이 소모 되었던 레일리는 제구가 흔들리고 말았고 권희돈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6점째를 주고 말았다.
[결국 6점째를 허용하는 레일리입니다.]
[박유성 선수에게 맞았을때 투수코치가 올라왔기에 지금 또 올라오면 교체인데요. 불펜이 박유성 선수에게 2번째 홈런을 맞았을때부터 준비를 시작해서 아직 시간이 필요할겁니다.]
권희돈에게 6점째를 내주었음에도 마운드를 지키고 있던 레일리는 기어코 8번 손시한을 잡아내며 3회를 마무리하였다.
그 모습에 유성을 보기 위해 찾아온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 중 누군가는 박수를 쳐주기도 했다.
"레일리 정도 되는 투수가 박유성에게 승부를 해버리면 연타석을 허용 할 수 밖에 없어. 줄걸 준것이니 5점을 빼고 본다면 다른 타자에게는 1점만 준것이 되니 지금까지는 잘 던진게 되는거지."
"그게 그렇게 해석이 되나?"
"사실 희망고문이기는 해. 어차피 우리가 주목해야할껀 박유성이 위즈의 블레이크나 트윈스의 페르난도 같은 녀석들과 맞붙는 경기니깐."
"하긴 그렇지. 올해는 새로운 얼굴이 마르코스만 추가되었으니 좀 더 바쁘게 보러다녀야겠지만 말이야."
그렇게 이야기하면서도 그들은 냉정하게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유성뿐만 아니라 범성이나 손아성처럼 메이저 진출을 노릴만한 자원이 더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경기는 4회 초로 접어들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얼마만에 3연참을 하는건지 모르겠군
그래서 제가 일부러 4시에 올린겁니다.
늦게 보시는분들은 제가 몇시에 올리는지 따위 모르시겠지만...
*
깜빡하고 어제 야구 이야기를 안 했는데...
아오 달감 진짜 어떻게 8대0을 뒤집혀서 13대14로 질 수가 있지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달감 다 좋은데 경기 크게 앞설때 초반부터 막 선수 바꾸는 점이 싫더라고요.
옛날에 히어로즈전에서 20점 넘게 뽑던 경기면 모를까 지금같은 타고투저에서는 8점은 안심 못하는 점수인데...
그래도 7회까진 잘 막았는데 8회에 그동안 그리 굴려지더니 퍼져버린 할매 얻어맞고 임사장도 얻어터지고 융구는 애초에 기대 안했고...
17시즌이 리빌딩 시즌이라 다행일 정도의 경기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