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177화 (177/300)

<-- Chapter 34 - 미디어데이 -->

세나가 은연중에 정해둔 1부 마지막 질문은 여자친구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게 이제 나왔네."

"뭔데?"

"여자 친구 있나요?"

"아니, 20개 넘게 했는데 이게 이제 나왔다고?"

"아무튼 여자친구가... 내가 알기로는 없는데 말이지."

"그래, 없어."

"흐음..."

"그런대 신경 쓰는 여자는 있지."

"오호라... 하긴 너도 나이가 되기는 했지. 그래서 누구?"

"당연히 비밀이지."

"...그러면 말을 하지 말던가."

불행인지 다행인지 민감한 소재였지만 이야기는 금방 끝났다.

쉬고 싶어서 민병이 대충하고 넘어간 감도 있지만 대기 중인 홍보팀을 위해서 유성도 빠르게 진행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1부가 종료되고 유성과 민병은 따로 식사를 하러갔다.

마침 선수들도 식사 시간이었기에 만날 수 있었다.

"오, 유성아. 내가 알기로 넌 내일 나온다고 들었는데?"

"네. 오늘은 프런트쪽에 볼일이 있어서 왔어요."

"그나저나 민병이 넌 어디갔나 했더니 유성이랑 있었냐."

"그렇죠."

전 경기 선발로 출전한 유성과 다르게 출전 간격이 애매했던 다른 선수들은 어제나 오늘부터 훈련에 합류한 상황이었다.

"그래? 그러면 내일 보자."

"네."

점심을 먹으면서 유성은 다른 선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시즌 준비가 차근차근 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김강문 감독이 유성이 합류하는 내일을 매우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주었는데 그래서인지 유성은 내일이 기대되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돌아온 유성과 민병은 뭔가 바뀐 구조에 의문을 표했다.

"응?"

"뭐야?"

"사실 Q&A 진행하던걸 촬영하고 있었어요."

"뭐, 카메라가 보였으니 예상했다만..."

"다만 촬영분 일부를 예고편처럼 아까 올려놨었는데 반응이 엄청 뜨겁더라고요."

"...그래서요?"

"나머지 분량은 차근차근 편집해서 올릴 예정이지만 남은 질문들은 실시간 방송으로 진행하려고요. 인터넷 방송이라고 아시죠?"

"...경기 없는 날에 스마트폰으로 보기는 했는데."

"뭔지 알겠네."

둘 다 평소에 쉬는 시간동안 여러 매체를 보았기에 인터넷 방송에 대한 이해도도 있었다.

이때 유성과 민병은 물론 세나나 다른 홍보팀조차 몰랐던 사실이 있었는데 누군가가 세나의 행동을 예상하고 미리 홍보를 해두었던 것이었다.

"또 당신인가요?"

"그게... 사실 라이브 방송까지 다 통과될줄 알고 1주일 전부터 홍보를 해놨던지라..."

"빠른 시일 내에 부팀장으로 승격 시켜드릴게요."

"저..정말이요?"

"이렇게나 준비를 해놨으니 이런 좋은 반응이 가능했던 것이니깐... 그 열정과 성과를 감안해드리죠."

한쪽에서 훈훈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을때 유성과 민병은 자리에 앉아서 라이브 방송이 준비되는 과정을 보고 있었다.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된거지?"

"나도 몰라."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유성과 민병은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팬서비스 빼면 유성의 절반은 시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성은 팬들을 매우 신경 쓰는 선수였고, 유성과 함께 행동하며 민병도 제법 팬서비스에 신경 쓰는 선수였다.

"개막하면 이런것도 못할테니깐..."

"그렇지."

"방송이라... 평소에도 카메라 보면서 떠들었는데 이렇게 근접해서 한다니깐 느낌이 다르네."

"어우... 평소에 보면서 나도 할만하겠는데 생각했는데 막상 한다니깐 떨린다."

"팀장님!"

"네?"

그때 유성이 갑자기 세나를 불렀다.

이런저런 작업을 지휘하고 있던 세나는 유성이 부르자 다가왔는데 유성의 말에 화색을 표했다.

"이번에 반응 좋으면 나중에 올스타전때 1번 더 해보죠."

"괜찮겠냐?"

"뭐, 올해도 올스타 뽑힐 확률이 높겠지만 나머지 시간은 휴식 시간이니깐. 그때 별 다른 일정 없으면 가능해."

"좋아. 그럼 그때 우리 둘에 1명 더 넣어서 3명이서 해보자."

"형 귀찮아 보이더니 또 할꺼야?"

"왠지 재미 있어 보여."

그렇게 올스타전 휴식기때 유성과 민병은 1번 더 하는 것을 기약하였고, 준비가 끝나자 방송을 시작하였다.

"일단 대기 화면으로 켜놨고요. 4분 뒤에 2시니깐 그때 화면 전환해서 시작할게요."

"네."

미리 홍보가 되어있었기에 단 4분의 대기 시간만 주어졌지만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송에 찾아왔다.

초콜릿톡으로 유명한 회사의 방송 플랫폼인 초콜릿TV에서 진행되는 이번 방송은 꾸준한 홍보를 한 덕분에 그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시청자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고 있던 두 사람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숫자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와... 무슨 야구 선수 방송에 이렇게 많이 와?"

"일단 니가 단순한 선수가 아니니깐."

"...그런가?"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어."

그때 방송 시작을 이야기하며 직원들이 순식간에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화면이 전환되고, 그것을 확인한 두 사람은 잠시 정지 화면처럼 멈추더니 채팅창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을 보고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였다.

"안녕하세요. MC 다이노스 박유성입니다."

"안녕하세요. MC 다이노스 박민병입니다."

- 와 실물이다!

- WBC MVP다!

"네. 실물이고요. MVP 맞습니다. 시간 있었으면 집에서 우승반지라도 가져왔을텐데..."

"유성아, 일단 해야할꺼부터 하자."

"그러죠."

"일단 방송제목에서 알 수 있듯 박유성 선수의 Q&A가 진행됩니다. 하고나서... 시간 남으면 시청자분들의 질문도 받을게요."

"응? 그건 예정에 없던건데?"

"이렇게 방송까지 하고 있는데 이정도는 해야할꺼 같아서 말이야."

- 우윳빛깔 박민병!

- 태세 전환 보소.

"봐, 원하시네."

"... 300명 넘는 분들의 질문을 해결할려면 얼마나 힘들어야하는거지?"

왜인지 모르게 민병이 흐름을 타버렸다.

기존에 해야하는 것도 제법 많은 분량인데 저기에 시청자 질문이 추가되버리면 유성은 분명 고통을 받을게 분명했다.

그런 상황이 연출되자 유성도 민병이 왜 그렇게 흐름을 타는지 눈치를 챘다.

"날 괴롭힐려고?"

"여러분, 유성이가 눈치는 진짜 빠릅니다."

"...이 형 진짜 못 써먹겠네. 여러분들 민병이형이 이렇게 동료를 잘 괴롭힙니다. 그러고보니 나 홈런치면 제일 많이 때리는게 형이었지? 올해 홈런치면 각오해."

"아니, 그걸 왜 여기서..."

- 둘이서 콤비하냐.

- 예능 잘 찍네.

잠시 티격태격하기는 했지만 금방 상황을 정리한 그들은 이 방송을 하게 만들었던 Q&A를 진행했다.

"절반 정도는 미리 해놔서 나중에 동영상으로 따로 올라간데요.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지금 진행 될텐데 아까 1시간 정도 걸렸으니 이것도 1시간 정도 걸릴 것 같네요."

"그런대 아까 25개 정도였는데 절반이면..."

"저희 구단 홍보팀에서 1차적으로 질문을 걸렀는데도 50개나 남은걸 보면... 여러분들 우리 구단이 이렇게 사악합니다. 선수한테 무려 50개나 되는 질문을 Q&A 시키고 있어요!"

유성이 반쯤 멘탈붕괴 상태가 되었을때 시청자의 숫자는 계속 늘어서 500명에 도달하고 있었다.

이것을 보고 세나는 민병에게 진행을 하라는 사인을 보냈고, 민병은 유성을 흔들어서 깨운뒤에 Q&A를 마저 진행했다.

"자, 남은 질문이... 저기 팀장님? 기록 관련 질문은 좀 식상한거 같은데 말이죠."

"그냥 진행하셔도 되요."

- 여자다

- 여자 목소리다!

- 야 이놈들아 발광하지마!

"우리 홍보팀장님은 다이노스 선수들이나 직원들 말고는 상대 안 하신답니다."

"그런대 질문이 뭐야?"

"아, 올해 60-60을 하신다고 했는데 통산으로도 곧 200-200 클럽이 달성됩니다. 동시에 300-300 클럽도 멀지 않았는데 이 기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라는 질문이야."

"300-300 클럽이라... 박재후 선배님이 250-250으로 유일하게 300-300에 근접하셨는데 도루가 모자라서 결국 실패했죠. 이제 2년 남았는데 제 기록 생각하면 300도루는 쉬워도 300홈런은 아슬하겠네요. 그래도 메이저리그 도전하기 전에는 300-300 클럽을 어떻게든 달성해보겠습니다."

- 남은 2년간 계속 60-60 하면 300-300 그냥 찍는데

- 그래서 괴물인거지. 포스팅 1년 줄어서 6년인데 6년만에 300-300 클럽 가능성이 높으니깐...

"다음 질문은 메이저리그 진출한다면 어느정도 몸값을 예상하는가요? 라는 질문이야."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이요?"

- 이건 궁금하네.

- 솔직히 미국에서 실적 하나도 없는 선수한테는 1억도 비싼거 같은데...

"네. 메이저리그 기록이 하나도 없는데 1억불은 비싼거 같다라고 하셨는데 한국이 아니라 일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다르빗슈와 다나카가 포스팅 포함 1억불 이상을 받았죠. 저처럼 실적이 하나도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래서 1억불은 가능하다고 보고요. 조심스럽게 2억불도 생각 중입니다. 다들... 아, 모르실려나. 제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에이전트를 구해놨는데 다들 잘 아시는 보라스 컴퍼니의 보라스입니다."

- 에이전트를 벌써 구했어?

- 심지어 보라스?

- 괜히 2억불 이야기가 나오는게 아니었네...

- 그래도 2억불은 오버 아닐까?

"이 2억불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제가 예상하는 2억불은 포스팅비 포함 2억불입니다. 거기다가 2년 후의 이야기인 관계로 그때 물가라고 해야하나 시세가 더 오를 수도 있고요."

"그런대 2억불이면 얼마더라?"

"지금 환율이면 2,300억 정도던가?"

"와... 올해 니 연봉이 11억인데 2300억이면..."

"거의 200배 오르는거지. 몇년 계약을 하느냐가 관건이겠지만."

스케일이 다른 이야기에 채팅창은 그저 감탄만 있었을 뿐이었다.

그 이후부터의 질문들은 길게 이야기할만한 것이 아니었기에 빠르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3개 남은 시점부터는 달랐는데 홍보팀에서 일부러 마지막 3개에는 비중이 클것으로 예상되는 질문을 넣어놨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48번째 질문이네."

"이거 해도 2개나 더 있는데 시청자 질문까지 받아야한다니..."

"연봉 값 해야지."

"하긴 11억이나 받는데..."

48번째 질문은 이러했는데 바로 '유성을 보고 미래를 꿈꾸는 수 많은 야구 꿈나무들에게 타격 조언을 해준다면?' 이라는 질문이었다.

이 질문을 듣고 유성은 잠시 고민했지만 그 시간이 길지는 않았다.

평소에도 1,2군을 오가는 어린 선수들에게 자주 조언을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그 전에 저에게 조언을 받고 싶어하는 선수에게 물어보고 싶네요. 미국 스타일이 좋니? 한국 스타일이 좋니?"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제가 그동안 이야기한 적 없지만 초등학교때 야구를 시작했는데 그 계기가 왠 미국인 할아버지를 통해서였어요. 그 할아버지가 미국에서 야구하던 분이여서 입문을 미국식으로 했어요. 중학교부터는 다들 잘 아시듯 리비에르 그룹의 사립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녀서 한국식으로 배우게 되었죠."

"아하, 그래서 미국 스타일과 한국 스타일이군."

"한국 스타일은 다들 잘 알듯 옆에 붙어서 실시간으로 1대1 코칭을 하는 것이고, 미국 스타일은 그와 다르게 가끔씩 붙어서 핵심이나 중요한 부분만 가르치는 방식이죠. 언제 기회가 되면 보여드릴게요. 선수마다 스타일이 다른지라 여기서 뭐라 할 수 있는게 아니거든요. 그래도 굳이 말하자면 체력 단련이 중요해요. 그래야 제가 빡시게 굴려도 버티죠."

"마지막에 그거 본심이지?"

"그래."

유성의 웃음과 함께 질문은 2개만을 남기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요즘 NC가 잘 안 풀려서 경기도 잘 안보고 있지만

주로 카카오TV에서 경기를 봅니다.

아프리카는 카카오보다 노답이라...

*

버프18로 딱지 180장이 왔길래

대부분화에 꾸준히 덧글 달아주시던 암천회류님에게 100장 쏴드렸습니다.

나머지는... 드릴만한 분이 딱히 안 보여서

나중에 선작 3600 찍으면 또 받으니 그때 또 확인해보죠.

그런대 완결 전에 3600 가능할까 1300 넘게 남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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