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34 - 미디어데이 -->
"뜬금 없이 Q&A라니..."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저희가 엄선해서 골랐거든요."
"그렇것치고는 뭔가 두꺼운데요...?"
"1달간 모은 질문이라서 그런지 고르고 골랐는데도 그 정도가 나오더라고요."
"..."
터무니 없는 분량이었기에 제법 기간을 잡았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유성의 예상과는 달리 단 1달만에 쌓인 질문들이었다.
"팬들도 참 대단하네요."
"그렇죠. 매년 박유성 선수 유니폼이 제일 많이 팔리는걸 보면 이해가 되요."
"그랬어요?"
"네."
유니폼 판매량은 가장 확실하게 선수의 인기도를 알 수 있는 수치였다.
그런 유니폼 판매량에서 4년 연속 1위에 올해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유성은 다이노스 최고의 선수였다.
어찌되었든 유성의 시간을 아끼기 위해 Q&A는 곧 바로 진행되었다.
"그냥 저 혼자 읽고 말하면 되는거에요?"
"그럴까봐. 박민병 선수를 불렀어요."
"!?"
보통 같으면 훈련이 진행되고 있었겠지만 민병은 부상 때문에 완전한 몸상태가 아니었다.
덕분에 잠시 여기에 끼어들 수 있었다.
"왜 맨날 형이랑 엮이는거 같지?"
"니 팔자라고 생각해."
"후..."
아무튼 민병이 진행하면서 Q&A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홍보팀은 그들 몰래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다.
"자... 아니 잠깐만... 질문 상태가..."
"뭔데?"
"야구 왜 그렇게 잘해요? 라는 질문인데..."
"시작부터 엄청 어려운 질문이네."
잠시 생각하던 유성은 자신의 능력을 말할 수도 없었기에 고민하다가 학생 시절때의 일화를 이야기했다.
"일단 답변 해야하니깐 좀 말투를 바꿀게."
"그래."
일단 팬에게 답변한다는 느낌으로 유성은 생각을 다시 정리했고, 이내 이야기를 시작했다.
"제가 이런 말은 안 했던거 같은데 중고등학생때 훈련을 엄청 많이 했어요. 시간으로 따지면 중학생때는 하루 8시간쯤은 했고, 고등학교때는 10시간 정도 한거 같네요."
"그렇게 많이 했어? 보통 학교에서 공부 시키지 않나? 그 이전에 너 국어랑 영어 같은거 1등급 받을 정도로 성적도 좋았잖아. 그렇게 훈련했는데 어떻게 그 성적이 나와?"
"자자, 진정하시고. 괜히 말투 바꿔놨는데 형 때문에 돌아왔잖아. 중학생때 9시간 정도 잤고, 고등학생때 7시간쯤 잤으니깐 중고등학교때 변함 없이 5시간 정도만 공부했네."
유성의 이야기를 듣던 민병은 어느새 옆에 놓여진 보조 자료를 보고는 유성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이게 말이 안되는 이유는요. 보통 학교에서 정규 수업만 생각해도 7교시 정도까지는 해요. 그러면 거의 7시간 잡아먹고, 점심 시간도 있는데 너 학생때도 많이 먹었지."
"어, 많이 먹었지. 아무튼 제가 이런 스케줄이 가능했던 이유가 제 모교 특성 덕분이에요. 다들 아시죠? 리비에르 그룹이 만든 사립 학교요."
"거기 그렇게 좋았어?"
"괜히 제가 있던 야구부가 제가 있던 3년 포함해서 6년 연속 우승한게 아니에요. 아니다. 이젠 10년 연속 우승이라던가?"
사설이 길어지기는 했지만 결론은 간단했다.
애초에 예체능 분야의 비중이 높았던 학교 특성 덕분에 수업 시간이 적었던 것이었다.
"공부 분야로 입학한 애들은 다른 학교처럼 50분 수업 10분 휴식인데 야구부 같은 곳은 막 30분 수업 10분 휴식 같은 식이었거든요. 애들 운동한다고 머리 많이 안 썼을텐데 괜히 머리 아프게 하지말고 진짜 기초만 딱 잡는 식으로 가르쳐요. 그래서 학교 내에서는 9등급이었는데 전국평가로 가면 막 6,7등급 나왔을 정도니깐요."
"그러면 너..."
"수학도 4등급 받았죠."
진행하던 민병은 순간 때려치우고 나갈까하고 진지하게 고민했다.
이것은 단순히 유성이 언어 능력이 뛰어난게 아니라 머리가 좋은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야구 지식이 어떻게 그렇게 많나 했더니 애초에 머리가 좋았네."
"음... 그런 셈이지."
"네. 결론은 이녀석의 머리가 좋아서 공부를 효율적으로 했고, 덕분에 훈련 할 시간이 더 많아져서 덕분에 야구 실력이 엄청 늘어났다는 결론이 나오네요."
"오, 정확해. 형도 나중에 주장해도 되겠네."
"그런 흉악한걸 나에게 맡기지마."
"하하하."
가까스로 첫번째 질문이 해결된 가운데 민병은 한숨을 쉬며 두번째 질문으로 넘어갔다.
"두번째로 넘어가자. 자, 이번 질문은... 비FA 선수로는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있으며 20대 선수 중에서는 유일하게 10억 이상을 받고 있는데 이 연봉을 어디에 쓰고 있나요? 라는 질문이네. 훗, 이 질문은 저도 답을 알고 있지. 심심하면 유성이 집에서 자고 오니깐."
"내 집이 숙소였어?"
"당연한거 아니야?"
이제는 말투 같은건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저 이 시간을 빠르게 끝내기 위해 템포를 올릴 뿐이었다.
"먼저 박유성 선수 연봉을 이야기하자면 1년차 2,400만원, 2년차 1억 4천만원, 3년차 4억 2천만원, 4년차 8억 5천만원 그리고 올해 연봉은 11억이 책정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들 잊고 계시겠지만 계약금 13억도 있어요."
"11억은 아직 안 받았으니 그동안 받은거 다 합하면 27억 3,400만원이네."
"헐... 나도 제법 돈 모아놨지만 너정도는 아닌데."
"당연히 형이랑 난 성적부터가 차이나잖아?"
"그래, 너 잘났어."
돈 문제는 솔직히 말해서 민감한 문제였다.
하지만 유성은 이렇다 할 지출을 한 적이 없기에 꺼리낌 없이 이야기 할 수 있었다.
"일단 계약금 이야기를 먼저 해야겠네요."
계약금 13억.
2006년 한기정이 타이거즈에 입단할때 받았던 10억 이후 유성이 13년에 입단하면서 받은 금액으로 7년만에 갱신이 된 역대 신인 최고 계약금이었다.
"이 계약금은 한번에 다 받는게 아니에요. 연봉이랑 똑같이 적용되는데요. 프로야구는 다들 아시겠지만 2달 정도 경기는 커녕 아예 훈련도 안 하는 시기가 있어요. 그래서 연봉을 12달이 아니라 10달에 걸쳐서 지급하고, 지급 받아요. 계약금도 그런 식이에요. 제가 이때는 세금 계산 같은건 하나도 모르던 시기였던지라 구단 관계자분들 도움으로 겨우 처리했을 정도로 거액이었죠."
"세금 때고 얼마였는데?"
"8억 가까이 남았어."
"와... 그럼 세금으로 5억 정도 가져간거네?"
"그렇지."
민병은 세금을 때고도 8억이나 남았다는 사실에 한숨을 쉬었다.
자신이 그동안 모은 돈을 다 합해도 8억이 안되기 때문이었다.
"너처럼 많이 받을려면 어떻게 해야하냐?"
"나처럼 7,8관왕 하면 쉬워. 40-40 같은거 해도 되고."
"...그냥 포기할래."
어처구니가 없는 이야기였지만 저정도 연봉을 받을려면 확실히 유성처럼 8관왕에 50-50 정도는 해야했다.
그래서 민병은 다음으로 이야기를 넘겼다.
"다들 잘 아시는대로 계약금 들어온걸로 집을 샀는데 그 집이 2억 5천인가 그 정도에 샀어요. 와, 그렇게 넓은 집이 2억 5천이라니 지방이라서 싼건가? 그때는 그런 생각도 들었다니깐요."
"그 집 이젠 비싸지 않나?"
"이젠 5억 가까이 되더라고."
"5년만에 2배라니 실화냐?"
"우리 팀이 잘나가다보니깐 구장이랑 가까운 아파트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잖아? 그런대 나도 무섭기는 하더라."
5년이라는 시간은 한 사람을 변화 시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유성도 5년이라는 시간동안 꾸준히 야구 실력이 늘었지만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성장을 했다.
"계약금 5억 남은건 그대로 통장에 직행 시켰죠. 딱히 쓸곳도 없었고, 연봉 2400만원으로도 장비 값이랑 다 해결이 되더라고요."
"2년차 연봉인 1억 4천만원은?"
"2400만원을 평생 쓸 수는 없으니 여기서 일부가 또 장비 값 같은데 들어갔고, WBC 때문에 미국 갔을때 1만불이나 쇼핑한 적이 있어. 이대오 형이랑 다른 형들 때문에... 지름신이라는걸 경험했지."
"1만불이나? 와, 스프링캠프때 미국 가서도 그렇게 써본적은 없는데."
"스프링캠프때는 훈련한다고 시간이 없었으니깐 그렇고 WBC는 은근히 여유 시간이 남더라고. 김인신 감독님이나 코치님들도 무리하게 훈련 시키는 스타일이 아니었고."
돈이 남아도니 지름신의 수준도 일반인에 비하면 급이 달랐다.
평소에 유성이 낭비를 안 하는 스타일이었기에 그런 경향이 더 심한 감도 있었지만 어찌되었든 유성은 지름시니 왔을때도 나름의 절제를 하였다.
"그러고보니 박찬오 선배님이랑 1억 내기도 했었지?"
"난 솔직히 2라운드때 3개 치고 끝나겠지 생각했는데 4개째 넘어가는 순간 1억이 먼저 생각나더라고."
"아니, 그런대 내기가 좀 이상하지 않아? 박찬오 선배님이 4개 치면 1억 기부한다는 식으로 가야했던거 같은데."
"그런가? 솔직히 난 그때 4개 친다는 생각을 안 했던지라..."
그렇게 두 사람이 한참 이야기를 하고 있을때 일부 내용을 동영상 사이트에 올렸던 홍보팀은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고 방향을 바꾸기로 했다.
"1,2부로 나누고 1부 끝나고 촬영한거 올려. 그리고 2부는 라이브로 가자."
"진짜요?"
"이 페이스라면 금방 끝낼 수 있으니깐 팬서비스하는 차원에서 가보자고."
"선수들이 허락할까요?"
"괜찮아. 내가 이야기할테니깐."
그런 사실을 모른채 유성은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었다.
17시즌 연봉인 11억은 아직 1원도 들어오지 않았지만 15,16시즌 연봉은 모두 받은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15,16시즌 연봉이 4억 2천만이랑 8억 5천만인데 이 연봉들은 어떻게 해놨어?"
"15시즌까지는 그냥 통장으로 직행 시켰는데 16시즌부터는 에이전트를 구하면서 에이전트에게 대리를 맡겨놨어."
"너 에이전트 있었냐?"
"프리미어12 쯤에 구했던걸 기억하는데... 당연히 미국 진출을 위해서 구한거라 한국에서는 딱히 활동 안 해."
정리하자면 유성의 현재 재산은 5억짜리 아파트에 약 12억 가량의 현금 재산이 있는 것이었다.
"세금으로 10억 가까이 빠졌네."
"나도 지금 정리하면서 이렇게 세금 많은거 처음 알았어."
그렇게 제법 굵직하다고 할 수 있는 질문 2개를 초반부터 해결한 두 사람은 이후 20개 정도의 간단한 질문을 더 해결하며 단숨에 1시간을 소모했다.
"자... 벌써 25번째 질문이네."
"지금 얼마나 시간 지났지?"
"1시간 다 됬네."
"...얼마나 남은거야?"
"절반 좀 넘게 했어. 1시간이면 다 하겠네. 그런대 막 연봉 같은 이야기 나와서 이야기 길어지면 더 걸리겠지만..."
"그 부분은 어떻게 해야지..."
그때 제법 거리를 두며 지켜보고 있던 구단 직원이 플랜카드를 꺼내서 이 질문을 끝으로 잠시 휴식을 취하겠다는 메세지를 보냈다.
"음... 일단 이거까지 하고 잠깐 쉬자."
"그래. 보니깐 슬슬 점심때네."
그렇게 세나가 정한 1부의 마지막 질문이 시작되었다.
========== 작품 후기 ==========
난 분명 이번화에 끝내려고 했는데...
고등학교는 그동안 묘사를 한번도 안해놔서 조금 썰 풀려다가 너무 길어지는거 같아서 확 줄인게 저정도고 연봉이랑 세금 문제도 쓰다보니 폭주해버려서 길어져버리고...
분량 조절 못해서 죄송합니다.
다음화도 확신 못하고 있는 관계로 180화 전에는 끝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