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174화 (174/300)

<-- Chapter 34 - 미디어데이 -->

보라스가 활동을 시작한 가운데 한국은 미디어데이 날이 되었다.

"여, 재후형 오랫만이야."

"니가 왜 여기..."

"내가 미디어데이 참가하기로 했거든. 시한이형이랑 이야기도 끝났어."

"...이번에는 너에게 맡기마."

"응? 뭘?"

미디어데이 장소에 도착한 그들은 미디어데이 시작 전까지 시간이 남았기에 우선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며 시간을 보냈다.

팬들은 생각도 못한 유성의 참가에 놀라면서도 몰려들었고, 그것은 다른 팀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넌 왜 왔냐?"

"그러는 대오형은 왜 오셨어요?"

"나야 주장이니깐 그렇지."

"그럼 전 주장 대리로 온거에요."

다이노스의 경우 16시즌까지 이종박이 주장이었으나 17시즌부터는 박선민이 주장 자리를 이어받게 되었다.

유성이 해외 진출이 유력한 지금 시점에서 박선민 이후의 주장은 높은 확률로 범성이 될 것이었다.

그 외에도 국가대표에 참가했던 몇몇 선수들과도 만나며 유성은 엄청난 친밀도를 과시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유성이 미디어데이 장소에 등장했다는 소식이 인터넷에 알려지면서 수 많은 야구팬들이 미디어데이를 보기 위해 중계 사이트를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17 프로야구 미디어데이가 시작되었다.

특히 박유성, 김재후, 서건수, 차우천, 양현정, 이영규, 이대오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주전 라인들은 수 많은 이목을 집중 시키기도 했다.

"박유성 선수, 아까 보니깐 다른 선수들과 친한 모습을 보이던데 국가대표 기간동안 어땠나요?"

"어... 이런 말 해도 될지 모르지만 제가 거의 막내급이라서 처음에는 조용히 지냈습니다. 그런대 제 비중이 비중이다보니

제가 대표팀의 중심을 잡게 되더군요."

"이대오 선수, 저 말 진짜인가요?"

"왜 저한테... 아, 인정하기는 싫은데 사실입니다. 오죽하면 제가 결승전에 밀렸겠어요."

"그러고보니 결승전에 출전 안한건 정확히 어떻게 된 일인가요?"

기자들의 질문을 들은 이대오는 순간 말문이 막혔지만 이내 입을 열었다.

"김인신 감독님이 저랑 태규를 부르더군요. 그래서 무슨 일인가 해서 갔더니 결승전에서 저희를 라인업에서 빼고 대신 대타로 쓰신다고 했어요."

이후는 유성이 아는 대로였다.

4강때 부진했던 타자들을 제외하고 다른 선수들을 투입하면서 유성 중심의 타선을 구축하였다.

위험한 순간도 많았지만 9회 말에 연달아 나온 대타 김태규, 이대오에 4번 박유성이 마무리를 하며 결국 대한민국은 우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른바 김인신 감독의 최후의 한수이자 신의 한수인 것이었다.

오로지 우승을 위한 결정이었기에 기자들도 순간 숙연해지는 느낌이 들었으나 미디어데이는 계속 진행되었다.

"이번 시즌에 주목할만한 선수가 있다면 누가 있을까요?"

각팀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유성 옆에 있던 이재후는 쪽지를 펼치고 있었다.

"청모?"

"응?"

그런 재후의 모습에 유성이 시선을 돌린 사이에 마이크가 그들에게 넘어왔다.

"다음은 다이노스쪽에서 들어볼까요?"

"어... 투수쪽은 지금 TV로 보고 있을 상민이형이 구청모를 언급하라고 했네요."

순간 폭소가 터져나왔다.

이어서 유성은 같은 팀의 김성옥을 언급하였고, 다른 팀 선수도 1명 거론하였는데 바로 올해 입단하며 바람의 증손자라고 불리기도 했던 이정호였다.

"우리팀은 김성옥, 구청모가 기대되는데 리그 전체로 본다면 이정호가 제일 기대됩니다. 저랑 똑같이 고졸 1년차에 바로 1군에 합류하는지라 제가 기록했던 기록 하나 정도는 깰꺼 같아서 말이죠."

- 천재는 천재를 알아 보는 것인가.

- 아직 검증 안된 선수라고 뭐라하기에는 똑같이 검증 안되었을때 30-30 찍던 유성이가 말하는거라...

- 갓유성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거다.

중계사이트의 채팅창도 대충 그런 분위기였다.

도한 올해도 어김없이 우승 공약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유성은 일단 자신이 옷을 벗겠다고 선언했다.

"올해도 우승하면 5년 연속 우승인데요. 하게 된다면 상의 탈의를 시원하게 한번 해보겠습니다. 원하시면 범성이형이나 다른 선수들도 해드릴게요. 재후형은 제가 잡아놓고 같이 하도록 만들꺼고요."

"!? 잠깐 나는 왜..."

- 왠 덩치 큰 어린애가 30-30 찍을때 놀랬는데 그런 유성이가 이제는 5년차라니...

- 그리고 5년 연속 MVP에 도전하는 중.

"제가 기록을 휴대폰에 기록해두고 다니거든요. 어디보자... 제가 1년차때 타율 0.358에 145안타를 기록했네요. 30-30은 못할꺼 같으니깐 가능해 보이는 기록을 말해봤습니다. 건수형 잘 전해줘요."

"...그래."

황당하다는듯 보고 있던 서건수에게 내용을 전달한 유성은 이제 마지막 질문을 받게 되었다.

"지난 4년간 30-30, 40-40, 50-50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는데요. 올해는 어떻게 될것 같나요?"

"지난 4년간 저희팀을 보아오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이 기록은 저 혼자 잘해서는 하기 힘든 기록입니다. 타선의 도움이 필요하죠. 타선이 안 도와주면 50-50을 도전하고, 타선이 도와주면..."

수 없이 인터뷰를 해오며 유성도 나름의 요령이 생겼다.

그렇기에 잠시 숨을 고르며 시간을 끌었고, 몇초의 간격을 두고 말했다.

"60-60 클럽에 도전해보겠습니다."

- 떴다!

- 60-60 도전이다!

- 갓유성의 갓을 향한 도전!

이미 지난 2년간 연속으로 50-50 클럽을 기록했던게 바로 유성이었다.

그런 선수였기에 60-60 클럽 도전은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기어코 유성이 60-60을 선언하자 주위에 있던 선수들은 할말을 잃을 수 밖에 없었다.

60-60이라는 경지는 30-30을 2번해야하는 수치였다.

30-30 클럽마저 유성이 4년 연속으로 기록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지난 시즌에 30-30을 기록한 선수가 없었던 판국에 아예 60-60 클럽에 도전한다고 선언해버렸으니 할말을 잃을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것은 TV를 보고 있던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고보면 유성이는 말한것 대부분을 지켰지."

"...그러면 우리가 더 잘해야하는거 아니야? 타선이 도와주면 60-60이라고 했으니깐."

"유성아!"

충격과 공포나 다름 없는 모습을 보이는 선수들은 유성을 부르며 절규를 하였고, 투수들은 유성이라는 최고의 도우미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고 웃을 수 있었다.

"올해도 유성이 덕분에 10승하겠네."

"해킹, 박이 60-60 클럽에 도전한다는데?"

"...그 친구는 정말 터무니 없군. 덕분에 난 20승을 노리겠지만."

이번 시즌에 합류한 스크럭스와 맨쉽도 그 이야기를 듣고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2년 연속으로 50-50 클럽을 달성한 선수라지만 그렇게 쉽게 60-60 클럽을 선언하다니 수 많은 괴물들을 봐온 그들이지만 유성도 그 많은 괴물들과 비슷한 선수였다.

거기서 끝나지 않고, 유성은 한마디 더 이야기했는데 지난 시즌에 자이언츠와 15승 1패를 거둔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러고보니 원래 오늘 오기로 했던 손시한 선배님이 자이언츠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지난 시즌에 15승 1패를 해서 그런지 올해는 8승 8패를 하면 억울할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손시한의 말을 빌린 것이지만 자이언츠에게 도발을 한 것이기에 이대오는 이야기가 끝나자 마자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를 했다.

"유성이 때문에 8승 8패를 하겠다는 말은 못하겠고, 죽을 힘을 다해서 6승이라도 챙기겠습니다."

- 이대오가 와도 박유성이 버티는 타선은 못 이기는건가.

- WBC로 증명된 사실이잖아.

아무튼 선수들의 이야기가 끝나가는 가운데 이번에는 감독들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다른 10개팀 모두 우승을 노릴 수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우승을 차지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이노스의 김강문 감독을 시작으로 지난 시즌 5강이었던 베어스의 김태용 감독, 트윈스의 양사문 감독, 히어로즈의 장적용 감독, 위즈의 김진우 감독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이어서 5강에 실패했던 팀의 감독들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글스의 김성곤 감독은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시즌을 준비했다'라고 말하며 자신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었다.

자이언츠의 조원오 감독은 돌아온 이대오의 존재가 있으니 작년보다는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하겠다고 말하였다.

라이온즈의 신임 감독 김한서 감독, 와이번스의 신임 감독 힐만 등의 이야기가 이어진 가운데 마지막으로 타이거즈의 김기대 감독의 차례가 돌아왔다.

"올해 드디어 우승 전력이 구축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009년 이후 첫 우승을 거두도록 하겠습니다."

큰 흐름에서 본다면 우승을 노리는 팀은 3팀이었다.

통합 4연패로 공룡 왕조를 만들어낸 다이노스,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던 베어스 그리고 올해 최영우를 영입하고 양현정을 잔류 시키며 전력의 정점을 찍은 타이거즈였다.

- 작년보다는 더 재미있겠네. 작년에는 베어스 혼자 추격했는데 올해는 타이거즈도 있으니깐.

- 게다가 다이노스는 올해 리빌딩에 들어갔으니깐 노린다면 올해가 적격이지.

- 그런대 갓유성이 60-60을 한다면?

- 올해도 우승 못함.

- 다른 팀들은 유성이가 미국 가기전까지는 진짜 고통 받겠네.

그렇게 미디어데이는 무사히 종료되었다.

끝난 이후 유성과 몇몇 선수들은 근처로 이동해서 식사를 하며 시즌을 앞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형들은 수도권이라 편하지만 저나 대오형이나 지방 내려갈꺼 생각하면..."

"심지어 마산은 교통편도 애매하니... 얼른 부산이랑 창원 연결되는 철도가 개통되면 좋을텐데."

"둘이 연결된데?"

"정확히는 마산쪽까지 이어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구나."

대충 이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선수들은 시간을 보냈고, 다음날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그럼 유성아. 시즌 시작하고 보자."

"네. 그때는 안 봐드립니다."

"넌 좀 봐주면 안되냐? 15승 1패가 뭐냐 15승 1패가..."

"하하... 그럼 10승 6패로 합의 볼까요?"

"어떻게든 8승을 하던가 해야겠네."

왠지 이를 악무는 소리가 들린거 같지만 유성은 무시했다.

유성도 뛰어난 피지컬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대오에 비하면 한수 접어줘야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도중까지 방향이 같던 이대오와도 헤어진 유성은 드디어 마산에 있는 집에 돌아오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2편이면 끝날꺼라 생각했는데 이번 챕터는 3편까지 가는군요.

픽시브라는 일러스트 사이트가 있는데

벌써 10년이나 되었다는군요.

그래서 10주년간 활동 내역을 레벨로 전환해서 보여주는 사이트가 있는데

제가 픽시브에 가입한지 4년이나 되었다는 사실에 놀랐고 페이트 일러만 주구장창 봤다는 사실에 또 놀란...

조아라요? 여긴 가입한지 7년 정도 되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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