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173화 (173/300)

<-- Chapter 34 - 미디어데이 -->

이곳은 인천국제공항.

지금 이곳에는 수 많은 기자들이 모여있었고, 또 수 많은 민간인들도 모여있었다.

"나온다!"

그 순간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가 미친듯이 터지기 시작했고, 드디어 귀국한 국가대표 선수들이 등장했다.

유일한 해외파인 오승훈은 그대로 미국에 잔류했기에 없지만 대회 MVP인 유성을 비롯해서 주요 선수들은 모두 귀국하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는 유성이었다.

대회 MVP에 메디슨 범가너라는 상대를 무너트리기도 했고, 역전 끝내기 우승을 완성 시킨 핵심 중의 핵심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관심을 알고 있기에 대표팀은 잠시 시간을 내서 짧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WBC 우승팀에게 수여되는 우승 트로피를 중심으로선 선수들은 동시에 선수들에게 수여되는 우승 반지를 보이며 역사상 첫 WBC 우승 기념 사진을 다시 한번 촬영했다.

"박유성 선수 이번 대회 MVP를 수상하셨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어... 제가 잘하기는 했죠?"

가볍게 질문을 받으며 시작한 회견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애초에 유성이 워낙 깔끔하게 이야기해서 딱히 소란스러워질만한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WBC때의 경기력을 보면 바로 시즌을 시작해도 될 정도인데요. 이번 시즌 어느정도의 성적이 목표인가요?"

"크게 본다면 작년과 같죠. 3년 연속 50-50 클럽이 목표입니다. 또 가능하다면 작년에 빼앗긴 안타까지 가져와서 또 8관왕을 하고 싶네요."

지난 시즌 김태규에게 안타 타이틀을 빼았겼기에 유성은 김태규를 슬쩍 보면서 이야기했고, 순간적으로 시선을 집중 받아야했던 김태규는 당황 할 수 밖에 없었다.

기자회견이 끝나갈 무렵에 이대오와 김태규는 뒤에 물러나있던 김인신 감독을 데려와 한가지 사실을 밝혔다.

뒤늦게 나타난 김인신 감독으로 인해 끝이 보이던 기자회견이 더 길어지려고 했는데 이 발언으로 인해 더욱 시끄러워지고 말았다.

"이번 대표팀을 끝으로 저는 감독이라는 지휘봉을 내려놓으려고 합니다. 이번 대표팀을 통해서 저의 시대는 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앞으로는 젊은 신 세대의 시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랑 태규도 이번 대표팀을 끝으로 은퇴를 할 생각입니다."

"저희 둘 다 대표팀에서 10년 넘게 뛰었지만 이번에 우승을 거두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둘 다 이젠 30대 중반에 곧 후반이 되는 나이인지라 국가대표의 자리는 후배들에게 넘기는게 좋다고 생각하게 되어서 이번 우승을 계기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하기로 했습니다."

김인신 감독의 은퇴 선언과 이대오, 김태규의 대표팀 은퇴 선언은 큰 화재를 몰고 왔다.

- 진짜 박수칠때 떠나네.

- 대오나 태규나 여러 굵직한 대회에서 꾸준히 나왔지...

- 08 올림픽 이대오, 09 WBC 김태규.

- 저때는 진짜...

- 15 프리미어12때 이대오라서 17 WBC는 김태규인줄 알았더니 둘 다 잘했지.

- 김인신 감독님 은퇴가 제일 놀랍다

02 아시안게임 금메달, 06 WBC 4강, 09 WBC 준우승, 15 프리미어12 우승, 17 WBC 우승

이 소식을 들은 야구계 관계자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는데 대표적으로 김성곤 감독은 자신과 연배가 비슷한 김인신 감독이 이제 그라운드를 떠난다는 소식을 듣자 자신도 떠날때가 다가온거 같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5번의 국가대표. 3번의 우승, 1번의 준우승.]

누군가가 김인신 감독을 야신이라 부르자 손사래를 치며 옆에 있던 유성을 야신이라고 불렀다.

"솔직히 말해서 이번 우승은 유성이 덕분에 한겁니다."

그러다보니 유성에게도 다시 이목이 향했고, 여러 상황이 연쇄작용을 하면서 당초 예정보다 기자회견이 2배가 길어지는 웃지 못할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그런대 어차피 우린 뒷전인거 같으니깐 커피라도 마시자."

"소수 정예로 갔다와라."

"네."

- 몇명 어디가냐?

- 공항 편의점.

- 자기들한테 시선 안 쏠렸다고 지들끼리 먹는거보소.

그런대 MVP인 유성과 김인신 감독, 이대오, 김태규에게 시선이 쏠렸기에 이해할만한 움직임이기도 했다.

중간중간 일부 선수들이 뒤로 빠져나가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기자회견은 무사히 마무리 되었다.

"이제 다들 집에 가서 쉬다가 시즌 개막할쯤에 모이면 되는건가?"

"개막 전까지 컨디션 조절 좀 해놔야죠."

"하긴 우린 좀 쉬어야해..."

선수들은 그렇게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유성은 그러지 못했는데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온 연략 때문이었다.

"세나씨, 오랫만이네요."

"그러게요. 어떻게 연락이 한번도 없을 수가 있어요?"

"아... 그건 대회가 바빠서..."

"쉬는 날이 얼마나 많았는데 심지어 팀원들과도 연략을 안 했더라고요?"

"하하하..."

그녀와 알고 지낸지 어느덧 5년이 다 되어간다.

세나에 대한 유성의 감정은 솔직히 말해서 애매한 상태였다.

친구와 연인 사이라고 할 정도로 평범한 상태는 아니지만 그 이상은 아직이었다.

"곧 개막이라 저도 바쁘니 용건만 말할게요. 미디어데이 참석할 체력은 있죠?"

"미디어데이요?"

"내일모래인 27일에 진행되요."

"27일이라... 뭐, 그 정도면 괜찮아요."

"그러면 나중에 주소 보내줄게요."

"네."

"그럼 이만."

폭풍처럼 진행된 이야기는 보통 사람이라면 따라가기 힘들지도 모르지만 수년간 알고지낸 사이이다보니 유성은 별 다른 문제 없이 내용을 이해하고 진행 할 수 있었다.

"모래라... 그러면 서울에 숙소를 잡아놔야할텐데..."

그렇게 유성이 미디어데이를 진행하는 곳 근처에서 숙소를 잡는 사이에 김강문 감독은 유성이 미디어데이에 참여한다는 소식에 놀라움을 표하고 있었다.

"유성이가 허락했다고요?"

"네."

"허참... 쉬라니깐."

이미 온다고 한 것을 어떻게 할 수는 없기에 김강문 감독은 미리 이야기 해두었던 손시한에게 양해를 구하고 유성의 참가를 확정했다.

"투수쪽에도 누구 부른건 아니겠지?"

"투수쪽은 안 불렀어요."

"그건 다행이군."

투수쪽에서 나올 선수는 다이노스의 토종 에이스인 이재후였다.

13시즌 이후로 이 조합이 나온 것은 처음이었기에 김강문 감독은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미디어데이를 기다렸다.

다시 유성에게 시선을 돌리면 숙소를 구한 유성은 노트북을 꺼내서 커뮤니티 사이트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미국야구공원이라는 이름의 사이트였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야구 커뮤니티였다.

"칭찬이 너무 많은거 아니야...?"

KBO 분야에서는 유성을 칭찬하는 글 밖에 없었고, MLB 분야에서도 유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100%가 아니기는 했지만 그 범가너를 무너트린 것 때문이었다.

[이번 대회만 봐도 갓유성 2억불 가능하지 않나요?]

- 아무리 그래도 2억불은 오버임.

- NO.

- 여러가지 고려해보면 1억불만 나와도 최고 수준임.

- 다르비슈가 메이저갈때 포스팅 포함 1억불 넘었고, 다나카는 1억 6천만쯤 되었으니깐 유성이도 1억불은 가능할텐데 2억불은 역시 무리죠.

"2억불은 무리라..."

이럴때 물어볼만한 사람이 있다.

에이전트란 이럴때 쓰라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

"박유성 선수의 몸값이요?"

"네. 커뮤니티에 제가 2억불은 불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솔직히 2억불은 장기계약이 필요한지라..."

"장기계약도 상관 없는데 말이죠. 물론 옵트아웃이 필요하겠지만."

"그렇게 이야기하신다면 장기계약도 구상해보죠. 솔직히 말해서 박유성 선수 정도라면 연 2천만불 이상도 가능하다는게 제 판단입니다. 결승전때 대타로 나와서 역전 만루 홈런을 쳤던 크리스가 5년 1억불짜리를 맺었으니깐요."

크리스라는 좋은 예시를 생각하면 유성이 8년 정도의 계약만 맺어도 포스팅 포함해서 2억불이 가능했다.

"그러고보니 KBO와 MLB의 협약으로 포스팅비가 일본처럼 제한된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그래요?"

"3천만불 정도로 제한이 된다더군요. 대신 일본은 5천만불로 상향되고요."

"포스팅비가 3천만불이면..."

"운 좋으면 포스팅비를 제외하고 2억불도 가능하겠죠."

답을 찾은 유성은 보라스와의 연락을 종료하고, 이 복마전같은 커뮤니티 사이트에 어떻게 진입을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잠시 후 유성은 그 생각을 바꾸었다.

"아니다. 일단 쉬어야지. 미디어데이가 지난 뒤에 생각하자."

유성이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을때 미국에서는 유성과 연락을 끝낸 보라스가 여러 협상을 진행 중이었다.

16시즌이 끝난 이후에 매물로 나온 FA들은 대부분 해결했다.

그렇기에 다음 시즌 FA가 되는 선수들을 찾아보고 동시에 유망주들도 탐색하고 있었다.

"8년 2억불이라..."

연간 2,500만불이나 되는 금액.

유성과의 계약서를 보면 연봉의 7%를 수수료로 받기로 되어있었다.

다른 에이전트들과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더 큰 수수료 비율이지만 보라스가 그동안 가져왔던 금액을 생각하면 오히려 적절할지도 모르는 비율이었다.

예를 들어 1억불이 조금 넘는 수준에서 계약을 할 것이라 예상되던 추신소가 1억 3천만불에 계약했던 것처럼 차이는 명확했다.

2억불의 7%는 1,400만불.

8년이라는 기간이 있기에 1년 단위로 보면 200만불도 안되는 금액이지만 어찌되었든 보라스는 다시 한번 유성이 최고의 고객임을 실감했다.

그렇기에 보라스는 유성이 좀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도록 작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평소의 회의 시간이 다가왔기에 보라스는 회의실로 이동하였다.

보라스 컴퍼니의 회의실에서 보라스는 직원들에게 여러 지시를 내리는 동시에 유성을 위한 추가 조치를 펼치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이제 2년도 안 남은 포스팅을 위한 작업이었지만 말이었다.

"언론 플레이 좀 해야겠어."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을 하실려고요?"

"박유성의 몸값을 건드려야지."

"2억불도 충분하다고 생각되는데 말이죠."

"이제 2년도 안 남았으니 슬슬 작업할때도 되었어. WBC MVP라는 좋은 홍보 효과도 있으니깐."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이번 목표는 어디죠?"

"역사상 최고의 타자가 될지도 모르니깐... A-로드 정도는 노려보자고."

메이저리그 구단 프런트에게 최악의 적인 보라스가 지금 움직이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프런트가 제일 싫어하는게 바로 보라스

KBO도 니퍼트가 외인 최고액을 계약하면서 악명을 보여주었죠.

작중에서는 블레이크, 페르난도 같은 괴수들 때문에 밀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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