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33 - 2017 WBC 결승전 -->
무사 1,2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대타 김태규.
현재의 흐름을 보고 미국은 지금이 중요한 분기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타자가 발이 느리기에 주자 2명 중 1명만 잡아도 타자까지 포함해서 병살타가 만들어지게 된다.
기습번트에 당황했던 내야진도 그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정신을 바짝 집중하고 있었다.
"만약 병살로 잡지 못한다면 확실하게 박유성으로 타석이 이어진다."
"이런 부담감은 마리아노 리베라 정도가 아닌 이상 버티기 힘들꺼야."
메이저리그 경력만 7년이 넘는 로버트슨이라고 해도 무사 1,2루 상황에 박유성이 기다리고 그 앞에 김태규와 이대오가 연달아 나오는 상황은 쉽게 넘기기 힘들었다.
"볼, 포볼!"
결국 김태규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무사 만루의 찬스가 만들어지고 말았다.
"대오야, 알지?"
"한방 치고 오면 되는거죠?"
"그래."
[무사 만루의 찬스가 만들어진 가운데 다시 대타로 이대오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정말 이게 각본 없는 드라마가 맞나 싶을 정도네요. 극적인 역전 만루 홈런 그 이후에 다시 무사 만루로 재역전 기회가 만들어졌어요.]
[아마 이 각본을 쓴 사람이 있다면 그가 바로 야구의 신이겠죠.]
- 이 각본 쓴 사람 있으면 분명 글 못 쓰는게 분명하다. 실제 체감하기 전까지는 이 상황 자체가 말이 안되는 상황이거든.
- 다 필요 없고 대오야 한방 쳐라!
뒤에 유성이 있지만 만루 홈런을 쳐야만 역전이 가능했다.
오늘 유성이 보여준 성적은 이미 충분히 제 역할을 다 했다고 할 수 있는 성적이었기에 팬들은 더 이상 별 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대오가 정말로 한방을 날리자 이야기가 달라지게 되었다.
[이 타구가 펜스에 직격하면서! 3루 주자는 홈에 들어왔고, 2루 주자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1루 주자는 3루에서 멈춥니다!]
[대신 이대오 선수가 2루에 도달했습니다.]
[이제 스코어는 10대9로 1점차까지 다시 따라가는 대한민국! 루상에 나가있는 두 명의 주자만 들어오면 경기는 그대로 끝납니다! 그리고 그 마지막을 장식할 타자는 지금 타석에 들어서고 있는 박유성!]
오늘 5번째 타석에 들어서게 된 유성은 4타수 3안타를 기록 중이었는데 아직 달성할 수 있는 한가지 기록을 더 가지고 있었다.
- 야 잠깐만 오늘 2루타, 홈런, 3루타 쳤지?
- 어?
- 안타만 치면...
- 사이클링 히트.
또 다른 말로는 히트 포 더 사이클.
그 대기록이 지금 WBC 결승전에 완성되려고 하고 있는 것이었다.
미국에게는 불행스럽게도 로버트슨과 포지가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저 오늘 괴물의 타격감이 최고조인것만 인식하고 있을 뿐이었다.
코치들도 그들이 그 사실을 모른다는 것을 알지 못했기에 별 다른 조치도 안 하고 있었다.
"거르는게 아니라 승부를 하네?"
"지금의 흐름이라면 어차피 줄 기록이라는거지."
만약 지금의 경기가 월드시리즈였다면 볼것도 없이 그들은 유성을 걸러버렸을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치루고 있는 경기는 WBC 결승전이었기에 그들은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았다.
유성도 그 점을 알고 있었기에 오늘 경기에서 가장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딱!
[초구 파울이 됩니다.]
[박유성 선수의 배트가 약간 느렸던거 같은데 말이죠.]
- 그게 보이나?
- 박사장님 정도면 뭐...
[2구째! 이 타구는 크게 날아갑니다! 좌익수 따라가는데 넘어가느냐! 넘어가느냐! 어디에 떨어졌죠?]
[어... 벗어났어요! 다시 파울이 됩니다!]
[아쉽네요. 까딱하면 넘어갈뻔 했거든요.]
[사이클링 히트가 걸렸는데 넘어가면 또 애매하거든요.]
- 넘어가도 끝이고 안타만 쳐도 끝이긴 한데...
- 그나저나 이대오 주력으로 안타로 홈에 들어올 수 있나?
- 2루타성 타구를 때리거나 대오가 먼저 스타트하면 괜찮을꺼 같은데...
모두가 고민에 빠진 가운데 3,4구째는 빠지는 볼이 들어오면서 볼 카운트는 2S-2B이 되었다.
슬슬 승부의 끝을 봐야할 시기가 다가오면서 미국 배터리는 5구째를 무엇으로 던질 것인가로 타임까지 선언할 정도로 길게 논의했다.
하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마지막 1구는 가장 자신 있는 공을 던지고 싶다는 로버트슨의 의견에 따라 마지막 공은 로버트슨의 직구로 결정되었다.
그렇게 제 5구째는 몸쪽 스트라이크 존 낮은 곳을 정확하게 노렸으나 유성은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모든 공을 노릴줄 알았다.
딱!
[쳤습니다! 2루수 키를 넘기는 타구! 계속해서 굴러가는 사이에 3루 주자는 홈인! 그리고 2루 주자도 홈으로!]
[우익수 잡아서 홈으로! 승부합니다!]
10대10의 동점 상황에서 주자는 3루를 반 이상 지나왔다.
하지만 짧은 안타였기에 우익수는 곧 바로 홈으로 던졌고, 공은 단숨에 내야까지 날아왔다.
유성은 일부러 천천히 달렸기에 이제 1루에 도달한 상황이었고, 홈에 시선을 집중했다.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 홈 승부의 결과는 세이프였다.
[세이프! 세이프입니다! 경기 끝!]
[박유성의 역전 끝내기 적시 2타점 안타로 경기가 끝납니다!]
[최종 스코어 11대10으로 길고 길었던 드라마가 여기서 종지부를 찍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WBC에서 최초로 우승을 거둡니다!]
- 드디어 해냈다!
- 우승이다! 4번만에 우승이야!
[그리고 결승타를 때려낸 박유성 선수가 이 끝내기 안타로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합니다!]
[오늘 경기 5타수 4안타 7타점을 기록하며 결승전 MVP에 만장일치로 선정 되었습니다!]
2017 WBC 우승팀 - 대한민국
2017 WBC MVP - 박유성
[3전 4기, 8전 8승의 완벽한 우승]
4강, 준우승, 1라운드 탈락
그리고 우승
2013 WBC 당시의 실패로 인해 사람들은 한계가 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014 아시안게임으로 새로운 세대가 발굴 되었고, 2015 프리미어 12에서 건재함을 알렸다.
그렇게 2017 WBC에서 대한민국은 전세계 야구팀들의 정점에 서게 되었다.
[박유성 왜 그를 주목해야하는가.]
이번 대회에 6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면서 11개의 홈런과 20개가 넘는 타점을 혼자서 기록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결승전에서는 WBC 역사상 최초의 사이클링 히트마저 기록했다.
이번 우승은 박유성의 손에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우승이다.
역대 MVP들보다 더 뛰어난 업적을 만든 그에게 찬사를 보낸다.
*
KBO 개막이 10일도 안 남은 시점에서 WBC는 종료되었다.
그리고 WBC 올스타가 선정되었는데 아래와 같다.
선발 장원정(한국), 센가 코다이(일본)
마무리 데이비드 로버트슨(미국)
포수 야디어 몰리나(푸에르토리코)
1루수 이대오(한국)
2루수 서건수(한국)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푸에르토리코)
3루수 카를로스 코레아(푸에르토리코)
좌익수 이영규(한국)
중견수 박유성(한국)
우익수 크리스 클레이튼(미국)
지명타자 카를로스 벨트란(푸에르토리코)
"한국 5명, 푸에르토리코 4명, 미국 2명, 일본 1명."
"비율이 왜 이래?"
"준우승팀이 2명뿐이네? 게다가 1명은 4실점으로 역전패 허용한 녀석인데?"
"뭐, 준우승팀의 발악이라고 생각하자고."
"그러는게 좋을려나?"
대회가 끝나고 선수들은 하루 휴식 이후 귀국하기로 했다.
결승전이 치루어진 날이 3월 23일이었는데 이때 한국에서는 시범 경기가 진행 중이었다.
"드디어 유성이가 오는구나."
"우리 마무리랑 셋업맨도..."
"3루수랑 포수도 온다."
"유성이가 WBC에서 미쳐 날뛰는 모습을 보니 어떤 느낌이 드냐?"
"올해도 우승하겠네요."
"벌써 우승 선언이냐?"
"4년 연속 우승에 그 핵심이 벌써부터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데 자신할만하죠."
한편 유성은 김강문 감독과 통화를 나누고 있었다.
다른 4명의 선수들도 이미 유성보다 먼저 김강문 감독과 통화를 나눈 후였기에 유성은 편안하게 통화를 할 수 있었다.
"24일에 귀국이라고? 잠깐만 시차가 있다보니..."
"한국에 도착하면 아마 25일일꺼에요."
"음... 아무튼 시즌 개막까지 1주일 남았으니 돌아오면 컨디션 조절해둬라. 몸상태 보고 개막전에 선발로 쓸지 벤치에서 시작할지 볼꺼니깐. 다른 4명에게도 그렇게 이야기 해놨으니 조절 잘해둬라."
"네. 귀국하고 뵙겠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그러니 푹 쉬다가 와라."
유성과의 통화를 끝으로 WBC 영웅들과 연락을 마친 김강문 감독은 어느새 다가온 최일헌 수석 코치에게 개막 일정을 물어보았다.
이번에 김강문 감독이 재계약을 하면서 코치진에 변동이 생겼는데 투수 코치이던 최일헌 코치가 수석 코치로 승격한 것이었다.
"개막전은 부산 자이언츠입니다."
"자이언츠면 대오랑 아성이로군.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질테니 그 부분을 노려야겠어."
"유성이랑 다른 애들은 쉬게 하실려나 보군요."
"대오가 나온다면 우리도 어떻게 유성이라도 선발로 보낼텐데 둘 다 벤치에서 시작할 확률이 높으니깐. 냉정하게 말해서 타선의 핵심축인 대오랑 아성이가 없다면 지난 시즌의 자이언츠와 별반 다를게 없으니깐."
어느덧 현역 KBO 감독들 중 최고령을 향하고 있는 김강문 감독이었다.
그 정도로 경험이 많은 감독의 판단이었기에 그 분석은 정확했다.
현역 최고령 감독인 이글스의 김성곤 감독은 계약 마지막 해인데다가 혹사 논란으로 재계약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심지어 김성곤 이후를 위해 다이노스에서 육성이사와 고양 본부장을 담당하고 있던 박종훈 전 이사가 새로 단장으로 들어가면서 시즌 시작 전부터 힘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김성곤 감독은 이번 시즌이 끝나고 무조건 끝입니다. 만약 시즌 초반에 부진하기라도 하면 조기에 경질될 것이고요.]
[권현 선수만 봐도 김성곤 감독은 퇴출 되어야합니다.]
권현은 2015년과 2016년에 합해서 132경기에 등판해서 186이닝이나 소화하는 터무니 없는 혹사를 당했다.
그로인해 16시즌에는 조기에 시즌을 마감하기도 했을 정도였는데 물론 2년간 수 많은 등판 덕분에 세이브와 홀드는 제법 추가되었다.
이것이 팔을 갈아서 만든 성적이라는게 문제라서 그렇지만 말이었다.
어찌되었든 현역 최고령인 김성곤 감독의 감독으로써의 수명이 1년도 안 남은 시점에서 3년 계약으로 더욱 오래 활동할 김강문 감독이 최고령 감독이 될 예정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김강문 감독은 자이언츠에게 과녁을 겨누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드디어 WBC 끝!
다음 챕터는 잠시 쉬어가는 챕터입니다.
유성이가 미국야구공원 커뮤니티에 출몰해서 Q&A도 진행하고,
그 사이에 메이저리그쪽에서도 움직이고,
시즌 개막 전에 이것저것 정리하는 짧은 챕터죠.
*
이번화 막판에 거론된 세이콘의 혹사 문제는 달감도 피할 수 없죠.
세이콘이 희대의 분쇄기라서 그렇지 달감도 혹사 문제가 크죠.
베어스 시절은 다들 잘 아실테고
다이노스에서는 대표적으로 며칠전에 점수 차이가 아슬하기는 했는데 이재학 4.2이닝 던지고 내리고 김진성이 3이닝이나 먹어버리더군요.
그걸 또 무실점으로 막은 김진성에게 감탄하기는 했는데
시즌 끝나고 90이닝 넘게 소화한다는 계산 나오니깐 쌍욕 나올뻔 했다니깐요.
아니 작년에도 80이닝 넘게 먹는다고 포시에서 사실상 전력외가 되버렸던 투수를
이제는 한술 더 떠서 90이닝이나 먹이게 하니...
작년과 다르게 버티고 있는 올해가 신기할 지경...
원종현은 작년에 5월에 돌아왔는데도 70이닝 넘게 먹고
올해도 70이닝 넘게 먹이면서 혹사한 여파가 나온거 같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