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165화 (165/300)

<-- Chapter 33 - 2017 WBC 결승전 -->

드디어 시작된 대한민국과 미국의 제 4회 WBC 결승전.

[마운드에는 오늘 선발 투수로 낙점된 양현정 선수가 올라왔습니다.]

[같이 호흡을 맞추는 포수는 양의정 선수입니다.]

[참... 저때는 오르지 못했던 그 마운드라서 그런지 뭐라 말 못할 그런 감정이 느껴지네요. 제가 첫 대회때 마무리 투수로 나오면서 대표팀의 뒷문을 지키다가도 선발로 1번 나온적도 있었죠. 그때는 정말...]

- 오 이런 투 머치 토커가 발동되었다.

- 심지어 방송 중에...

몇분간 계속 06년때의 기억을 살리며 이야기하던 박찬오를 겨우겨우 말린 해설진들은 이제 시작하려는 경기를 지켜 보았다.

[네. 이제 경기 시작하네요.]

- 해설진 목소리가 죽어가는거 같은데

- 투 머치 토커를 몇분만에 제압해야했으니...

어찌되었든 경기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마운드에 선 양현정은 차분하게 심호흡하며 사인을 교환했다.

'일단 직구로 시작하자.'

고개를 끄덕인 양현정은 초구 직구를 양의정이 요구한 그곳으로 던졌다.

딱!

[쳤습니다! 하지만 중견수 앞으로 나오면서 잡아냅니다!]

[중견수 플라이로 선두 타자를 잡아내는 양현정.]

[초구부터 갑자기 휘둘러서 놀랐네요.]

- 유성이가 있어서 다행이다.

- 저 정도면 다른 선수도 잡을 수 있겠지만 안정감의 차이가...

- 그러게. 다른 선수들은 몰라도 유성이는 저기로 날아가면 안봐도 아 아웃이네 하는 느낌이 있다니깐.

"수비가 정말 안정적이군."

"KBO 외야수 중 가장 수비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타자니깐."

"공수 모두 만능이라... 괜히 2억불 이야기가 나온게 아니군."

오늘 경기에서는 다저스의 프리드먼 사장뿐만 아니라 LA와 가까운 지역에 있는 구단들의 단장이나 사장들까지 찾아왔다.

대표적으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단장이라던가 여러 인물들이 오늘 경기를 보기 위해 모인 것이었다.

그 사이에 양현정은 2번 아담 존스에게 2S-1B로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어내며 리드를 잡더니 3루 땅볼로 그를 처리하며 단숨에 2아웃을 만들어냈다.

[3루수 잡아서 1루로! 아웃!]

[단 5구만에 2아웃을 잡으며 좋은 모습을 보이는 양현정 선수입니다.]

[이 페이스로 간다면 상대가 범가너라고 해도 팽팽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저 투수도 생각보다 괜찮은거 같은데."

"아마 2년인가 3년 전에 포스팅을 신청한걸로 기억합니다."

"그래? 그때는 어느정도였지?"

"포스팅 금액이 200만불도 안되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런가... 지금은?"

"그때보다는 성적이 좋아졌으니 지금이라면 쓸만할테지만 포스팅 500만불이 맥시멈이라고 봅니다."

포스팅 500만불.

음주운전으로 인해 금지어가 된 강모 선수가 받은 금액이 바로 그 금액이었다.

"아, 생각해보니 지난 시즌이 끝나고 FA였는데 1년 계약을 맺었다고 하더군요. 시즌 끝나고 해외 진출을 고려한 계약이라는 이야기도 있었고요."

"...지금 영입한다면 어느정도일까?"

"2년 600만불 이상이면 영입 안 하는게 좋을겁니다."

"볼 필요 없다는 소리군."

2년 600만불을 1년으로 환산하면 300만불이 된다.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이 16년 기준 50만 7,500불이니 6배 밖에 안되는 것이다.

그 정도 투수는 마이너리그를 찾아보면 나온다.

심지어 300만불을 쓸 필요도 없다.

"그러고보니 노사협약으로 오르는 연봉이 어느정도였지?"

"2019년까지 메이저리그 최저연봉이 55만 5,000불로 오르고, 마이너리그의 경우 2019년까지 8만 9,500불로 오릅니다. 2020년과 2021년에도 추가로 상승하니 마이너리그쪽은 9만불이 넘는게 확정되었고, 메이저리그쪽은 어찌될지 모르지만 60만불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2021년 기준으로 봐도 6배에서 5배로 줄어든건가... 역시 2억불짜리에게 집중하는게 좋겠군."

3번 크리스티안 옐리치가 2루타를 치고 나가고, 4번 아레나도가 다시 2루타를 때렸으나 하필 중견수 방면으로 향하는 바람에 홈으로 들어오던 옐리치는 기다렸다는듯 홈으로 송구를 한 유성의 저격에의해 죽고 말았다.

[아웃! 박유성이 실점 위기를 막아냅니다!]

[이번 대회에서 이런 장면이 3번인가 4번 정도 나왔던걸로 기억하는데요.]

[그래도 저정도 거리면 옐리치가 충분히 홈으로 들어올만 했는데 그걸 또 박유성 선수가 잡았네요.]

- 킹갓유성이 또 해냈다.

- 이번 대회에서 유성이 덕분에 방어율 내려간 투수들 많지.

- 4강때도 막판에 이대윤 실점할뻔 했던거 살려낸게 또 유성이잖아.

- 진짜 결정적일때 보면 유성이가 다 버티고 있음.

오늘도 칭찬을 받고 있는 유성은 둘째치고 1회를 무사히 마친 양현정은 마운드를 내려가며 그가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을 보았다.

[이제 1회 말로 경기가 넘어가고 있는데요.]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명인 메디슨 범가너가 마운드에 오르고 있습니다.]

[지명투수로 결승전에 뛰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지난 시즌 성적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 시즌에 내셔널리그 이닝 2위, 탈삼진 3위, 방어율 4위를 기록하며 최고의 투수가 무엇인지 보여주었죠.]

- 진짜 왜 여기에 나왔는가 의문이 드는 성적이다

- 미국의 우승을 위해서 대회 MVP와 붙기 위해서

- 둘 다 말이 되는 설명이네.

- MVP가 누군데?

- 유성이 활약을 보고도 몰라?

- 아 그런가...

마운드에 오른 범가너는 한국의 라인업이 대대적으로 바뀐 사실을 알고 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깐 한국의 3번이 4번으로 나오고 기존 4,5번은 안 나왔다는거지?"

"그래. 주력이 더 빠른 라인업으로 구축되었어."

"우리가 장타력이면 저쪽은 주력인가..."

"뭐, 출루조차 못하게 만들면 상관 없으니깐 집중해."

"그러지."

범가너의 등장에 LA 다저스 팬들은 놀라움을 보이기도 했다.

지금 미국이라는 하나의 팀으로써 라이벌 팀의 에이스가 마운드에 오른 것이기 때문이었다.

[오늘 경기는 4강전과 마찬가지로 만원관중을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앞선 3번의 대회와 비교해서 관중수가 확연히 차이가 날정도로 늘어났죠.]

[이번 대회는 여러 가지로 회자되겠네요.]

[누가 이기든 첫 우승이니깐요. 새로운 역사가 되겠죠.]

[그렇기에 우리가 우승했으면 좋겠지만 미국도 엄청난 강수를 꺼내들었으니깐요. 솔직히 경기 후반까지는 확실히 판단을 못할꺼 같습니다.]

범가너라는 존재는 수 없이 경기를 봐온 그들마저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게 만드는 존재였다.

메이저리그 최고라는 타이틀은 지켜보고 있는 사람마저도 긴장하게 만들었다.

"우리가 4강에 상대했던 녀석도 메이저리거였어."

"실력 차이가 크지만요..."

"그건 넘어가고, 어찌되었든 메이저리거도 사람이야. 작전대로 투구수 늘리는걸 우선으로 한다."

어찌되었든 준비한 작전대로 경기를 펼치기로 한 대한민국 타자들은 타석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자, 이제 1회 말로 넘어가는데요. 범가너를 상대할 첫 타자는 이번 대회 내내 1번을 담당한 이영규 선수입니다.]

[결정적일때 한방씩 쳐주고 꾸준히 투구수도 늘려주며 뒷 타자에게 기회를 만들어준 타자죠.]

타석에 들어선 이영규는 특유의 폼으로 초구를 기다렸다.

범가너의 현재 몸상태를 모르기에 일단은 초구를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

'의외로 칠만해도 최대한 버텨. 구속이 느려도 클래스는 변하지 않으니깐.'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이대오의 조언이 있었기에 이영규는 일단 공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리고 초구는 92마일이 찍혔다.

[92마일이 나왔네요.]

[148KM인데요. 이 구속이면 범가너의 평속인데요.]

[벌써 100%인걸까요?]

[아니요. 100구 제한이 걸려있기 때문에 힘을 조금 더 쓴겁니다. 그래도 벌써 이 정도까지 올라왔을 줄은 몰랐는데 말이죠.]

- 100구 제한이 생각보다 큰가보다.

- 범가너처럼 100개 넘어도 팔팔한 투수에게 100개 제한은 평소보다 더 쩐다는 소리인지라...

"평균 구속이라고?"

"90% 정도는 페이스가 올라왔다고 봐야겠군요."

"어렵겠어."

평균 구속 92마일 환산하면 148KM라는 사실은 이영규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건 140 후반의 구속이라고 하기에는 구위가 더 뛰어났다.

"150 초반으로 보고 쳐야겠군."

물론 기본은 투구수 늘리기 작전이었다.

2구째가 다시 절묘하게 들어오는 스트라이크가 되면서 단숨에  2스트라이크로 몰린 이영규는 3구째에서 스윙을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3구째 바로 갈까?'

좌완인데다가 특이한 폼을 보유한 범가너였기에 한국의 1번 타자는은 쉽게 감을 잡지 못하는듯 했다.

하지만 범가너는 예상 외로 돌아가는 길을 선택했다.

'어차피 100구의 제한에 7이닝을 던진다고 말했으니 여유롭게 가도 문제 없어.'

'그렇다면... 이렇게 가보자고.'

이영규에게는 다행스럽게도 범가너가 여유롭게 가기로 정하면서 3구째는 볼이 되었다.

"후..."

'그냥 찔러 넣을껄 그랬나?'

이영규가 한숨을 쉬는 것을 보자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던 포지였지만 다음 공으로 끝내면 문제 없기에 다음 공에 집중했다.

그리고 4구째 93마일까지 올라온 범가너의 공을 이영규가 어찌어찌 건드리며 파울이 되자 포지는 작전을 바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봐, 니 생각대로 여유롭게 가는건 좋은데 좀 더 진지하게 해야겠어.'

'그러든가.'

93마일 KM로는 150에 달하는 공을 커트하는 것을 보고 포지는 좀 더 까다롭게 리드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좋습니다. 93마일짜리 공을 커트하면서 5구째 승부를 앞둔 이영규 선수입니다.]

[제 5구, 헛스윙. 삼진 아웃을 당하고 마는 이영규 선수입니다.]

[아쉽네요. 슬라이더에 당했어요.]

[앞서 4구 모두 포심과 투심을 던졌는데 여기서 슬라이더를 꺼내면서 삼진으로 잡아내는군요.]

"구위가 강하니깐 조금 더 빠르게 타이밍을 잡아."

"네."

이영규의 이야기를 듣고 타석을 향하기 시작한 서건수는 포심, 투심, 슬라이더을 생각하며 타석에 들어섰다.

"구위가 강하다라..."

벤치에서 이야기를 들은 유성은 고민에 빠졌다.

범가너의 구종은 크게 5개였다.

주로 사용하는 구종은 포심과 슬라이더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비중이 높지만 커브와 체인지업도 보유하고 있기에 여차하면 단숨에 쓸려 나갈 수도 있었다.

이제 2번 서건수가 타석에 들어섰다.

========== 작품 후기 ==========

1회를 완전히 끝내지 못했다.

축구 시작 전에 완성하려 했는데 전반전 발암 전개가...

진짜 저런 팀이 본선가면 어떻게 생각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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