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160화 (160/300)

<-- Chapter 32 - 2017 WBC BIG4 -->

유성의 쓰리런으로 4대0으로 점수 차를 벌린 대한민국이지만 작정하고 덤벼들기 시작한 푸에르토리코 투수의 피칭에 이대오가 아웃 당하며 길었던 3회 초가 마무리 되었다.

이어서 3회 말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 장원정은 4점의 리드를 얻은만큼 침착하게 피칭을 이어갔다.

김태곤도 4점의 여유가 있는만큼 1,2회만큼 빡빡하게는 리드하지 않지만 여전히 진지하게 리드를 하고 있었다.

그 덕분에 안타를 하나 허용하기는 했으나 3회 말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대한민국의 승률이 점차 오르기 시작했다.

[3회 말에도 푸에르토리코 타선을 막아내면서 스코어는 여전히 4대0입니다.]

[좋은 흐름이네요. 이대로 장원정 선수가 5,6이닝을 막아내고 불펜으로 넘어가면 지고 싶어도 질 수가 없어요. 푸에르토리코가 갑자기 각성하지 않는 이상 말이죠.]

4회부터는 경기가 빠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다시 돌아온 대한민국의 공격이 펼쳐지는 4회 초.

김태규, 박선민, 손아성으로 이어지는 타선은 안타 1개와 볼넷 1개를 얻어내며 찬스를 만들어내는듯 했으나 김재후, 김태곤이 맥 없이 아웃을 당하며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게다가 푸에르토리코가 반격을 시작하면서 경기는 다시 팽팽한 분위기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3번부터 시작하는 푸에르토리코 타선이었기에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그들을 상대한 대한민국 배터리지만 코레아의 솔로 홈런에 벨트란의 안타와 몰리나의 2루타를 허용하며 1점을 내주고 주자 2명을 쌓아버리고 말았다.

린도어를 희생플라이로 처리하면서 1점을 더 주었지만 이 아웃 카운트의 의미는 컸는데 뒷 타자를 볼넷으로 출루하고 다시 그 다음 타자를 병살로 처리했기 때문이었다.

[정신 없이 이어졌던 4회 말 공격이 끝났습니다. 2점을 내주면서 스코어는 4대2로 바뀌었는데요.]

[푸에르토리코 타선이 터지기 시작했는데 2점으로 막은건 싸다고 생각되네요. 이제 5회로 이닝이 넘어가는데요. 3번째 타석이 이어지는만큼 우리나 푸에르토리코나 투수의 변화가 슬슬 생길겁니다. 길어도 6회가 끝나면 바꿀껍니다.]

실제로 5회 초 다시 1번부터 타순이 시작된 대한민국 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해 푸에르토리코는 한발 빠르게 투수 교체를 감행했다.

4이닝 4실점 78구.

그게 오늘 그의 기록이었다.

5이닝째를 던지고 잘하면 6이닝째도 던질지 모르는 투구수였지만 더 이상 그를 끌고 가면 힘들다고 판단한 푸에르토리코 벤치와 몰리나는 투수 교체를 감행했다.

[이러면 남은 5이닝동안은 불펜이 담당하겠는데요.]

[어차피 결승까지 며칠 시간이 있으니 총력전을 펼쳐도 됩니다.]

[우리도 장원정 선수가 5회까지만 던지고 내려가는걸 생각해둬야할지도 모르겠군요.]

4이닝을 소화한 시점에서 장원정의 투구수는 72개로 이전 경기보다 많은 숫자였다.

그래도 상대보다 적었기에 잘 이어간다면 6이닝까지 소화가 가능했다.

"6이닝으로 갈려면 먼저 5이닝을 채워야하지만..."

"그래도 좋지 않나? 푸에르토리코 타선을 저정도까지 막아낸다는건..."

"이 흐름이라면 5이닝째는 막아낼 수 있을꺼야. 6이닝째는 중간에 바뀔 확률이 높겠지만."

경기를 지켜보던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은 흐름을 바꾸기 위해 먼저 칼을 뽑아든 푸에르토리코의 교체를 보면서 대한민국의 분위기를 지켜보았다.

"일단 불펜은 비었는데..."

"아무리 에이스라지만 너무 신뢰하는거 아니야?"

"뭐, 내가 봐도 5이닝은 채워줄테니 괜찮아 보이기도 하는데?"

"그래? 다들 5이닝은 확실하다는 분위기이니... 대한민국은 부럽구만. 이런 국제대회에서 확실하게 5이닝을 먹어주는 투수가 있으니."

"대한민국은 대대로 투수들이 잘 던졌지."

"그러게. 1회 대회부터 투수 전력이 날이 갈수록 약해졌는데도 성적은 좋았어."

바뀐 투수 때문인지 이영규와 서건수는 순식간에 물러났다.

그래도 볼을 차분히 지켜보면서 유성에게 정보를 넘겨 주었다.

그리고 한번 터지기 시작한 박유성이라는 대포는 멈추지 않았다.

딱!

[쳤습니다! 이 타구는 다시 담장을 향해서! 그리고 넘어갑니다!]

[박유성의 연타석 홈런으로 점수는 5대2로 다시 벌어집니다!]

- 대회 9호 홈런.

- 이승현이 1회때 5홈런인가 쳤는데 박유성은 벌써 9홈런.

- 이러다가 시즌 중에 힘 못 쓰는거 아니냐?

- 도루도 4개나 있어서 장난 아니다.

- 이게 7경기만에 가능한 성적인가라고 묻는다면?

- 갓유성의 성적을 보여줘라.

유성의 홈런으로 대한민국은 완전히 분위기를 가져왔다.

푸에르토리코는 전혀 약한 팀이 아니지만 불운이 겹치면서 유성이라는 괴물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

"아직 경기 안 끝났어."

그렇게 중얼거리며 몰리나는 5회 초를 마무리 지었다.

감독과 이야기하기로 지금 투수로 6회까지 끌고 가야했기에 1구만에 끝내버리도록 리드를 했다.

"몰리나가 작정했나보군."

"그러게. 패턴이 완전히 달라졌어."

일부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은 단 1개의 공만으로 몰리나가 어떤 마음을 먹었는지 알 수 있었다.

이 경기에서 패배하지 않을려면 이전과는 다르면서 한 수 위의 리드가 필요했다.

몰리나는 특정 상황에서 평소와 리드가 매우 달라지는데 이 리드가 매우 공격적이면서도 효율적이고 또 효과적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때를 몰리나 타임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몰리나가 작정하고 리드를 하게 되면 평소에도 최고라고 극찬 받던 피칭이 더욱 놀랍게 변하는데 어떤때는 단 3구만에 이닝을 끝낸적도 있을 정도였다.

그렇게 단숨에 이닝을 마무리한 몰리나는 경기 흐름을 보며 뒤가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하기 시작했다.

"남은 이닝에 얼마나 따라가느냐가 관건이겠군."

5회 말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 장원정은 앞선 이닝보다 더 힘겨운 이닝을 보냈다.

이미 왠만한 패턴은 다 파악되었고, 집중력을 끌어 올리다보니 체력이 비교적 빨리 소진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꾸역꾸역 틀어막으면서 5회도 무실점으로 마무리 지으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게 되었다.

[장원정 선수가 5회도 무사히 막아내면서 승리 투수 요건을 챙기게 되었습니다.]

[불안한 모습이 있었기 때문에 6회부터는 바뀔듯 한데요. 그래서인지 2아웃이 되었을때부터 불펜에서 심차민 선수가 준비 중이었는데요.]

[이곳 미국 현지 언론에서 1,2라운드 결과를 보고, 저희 불펜에서 가장 확실한 투수 3명을 꼽았는데요. 오승훈, 원종헌, 차우천 선수더군요.]

[네. 확실히 지금 준비 중인 심차민 선수나 다시 보니 임상민 선수도 준비를 시작했네요. 아무튼 저 두 선수는 다른 세 선수보다 등판 숫자부터가 적었으니깐요.]

[반면에 이대윤 선수는 패전조로 구분이 되었더군요.]

[큰 점수 차에 나와서 막다보니 아무래도 그런 느낌이 들었겠죠.]

- 대표팀 공식을 정리해줄게.

- 선발이 먼저 나오고 이어서 심차민, 임상민, 차우천, 원종헌, 오승훈까지 6명으로 끝내버림.

- 점수 차가 커지면 이대윤, 임창작 써서 투수 아끼고.

- 그런대 박희서는 대체 어디갔냐? 며칠 전에 몸 푸는 모습만 봤는데 말이야.

- 생각해보니 이현성, 장시화도 행방 불명 됬음.

"점수 차이가 커지면 그녀석들 좀 보내는데 계속 2,3점차가 유지 되니깐 쓰던 애들만 쓰게 되는거지."

"그렇다고 지금도 잘하고 있는 녀석들한테 굳이 점수 더 뽑으라고 압박 할 수는 없으니깐요."

어찌되었든 이제 경기는 6회 초로 접어들었다.

다시 분위기를 타기 시작한 몰리나는 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대한민국 타선을 봉쇄해버렸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오늘 대한민국이 5점에서 더 달아나지 못하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5,6,7번 타자가 상대였으니 몰리나도 가볍게 리드를 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슬슬 터질때도 됬는데요.]

[지금은 리드 중이지만 만약이라는게 있으니 슬슬 변동을 줘야할텐데요.]

중요한 타선의 한축이 통째로 침묵을 지키고 있으니 슬슬 불안감이 느껴진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카메라도 그런 해설진의 마음을 알고 대한민국 벤치를 비추기도 했다.

[보니깐 최영우, 허경인, 민병호 선수가 준비 중인데요.]

[딱 5,6,7번에 들어가는 선수들이네요.]

[대표팀 입장에서는 다른 선수들도 그렇겠지만 김태규 선수의 침묵이 더욱 아쉬울텐데요.

사실 이대오 선수도 오늘 안 좋아요. 그래서 김태규 선수나 그 뒤의 선수가 터졌다면 진작에 점수 차를 벌렸을텐데요.]

- 진짜 유성이 빼고 답이 안 보이는 타선이네...

- 그나마 몇명은 이번을 끝으로 더 이상 안 나오겠지만 다른 놈들은 몇번이고 더 봐야하니깐.

- 진짜 어떻게 4,5,6,7번까지 다 침묵하냐.

- 8,9번은?

- 애초에 기대 안 했고, 수비 잘하고 있는데다가 하나 친거 있으니깐 그걸로 넘어가자.

- 결국 유성이한테 어떻게든 기회 연결해야하는거네.

- 다이노스 경기 볼때는 이렇게까지 안 답답했던거 같은데...

- KBO 수준이랑 메이저 수준 차이인거지.

어찌되었든 6회 말로 접어든 경기.

장원정은 5이닝 2실점을 기록하는 동안 93구를 던졌기에 등판을 마무리 하였고, 몸을 풀고 있던 심차민이 먼저 마운드에 올랐다.

[이제 마운드에는 심차민 선수가 올라왔습니다.]

[좌투수가 선발로 나왔으니 우완 언더핸드라면 충분히 통할겁니다.]

[단순히 좌우만 바뀐게 아니라 폼까지 달라졌으니깐요.]

하지만 심차민은 단 1개의 아웃카운트만을 잡고, 1점과 주자 2명을 남기고 마운드에서 강판되었다.

[이건 정말로 위기인데요. 5회부터 조짐이 보이던 푸에르토리코 타선이 6회에 결국 또 터졌네요.]

[여기서는 장타 1방이면 동점이라서 더욱 위험합니다.]

장원정이 내려가자마자 기다렸다는듯 푸에르토리코 타선은 폭팔하기 시작했다.

심차민은 단숨에 내려가버렸고 주자까지 남아있기에 위험한 상황이었다.

[6회 말 1사 2,3루 상황에서 3번째 투수 임상민 선수가 마운드에 오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팀의 선택은 임상민이었다.

원종헌, 차우천까지 준비를 하고 있지만 준비가 조금 늦은 바람에 임상민이 먼저 오르게 된 것이었다.

한편 유성은 임상민이 마운드에 오르는 것을 보고 수비 자세를 잡기 시작했다.

앞서 심차민때는 자신의 방향으로 공이 한번도 안 와서 멍하니 구경만 했기에 이번에는 타구가 오겠지라는 심정으로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기다림에 보답하듯 임상민의 공도 맞았지만 중견수 깊숙한 위치로 타구가 날아오며 유성은 태그업을 고려하며 최대한 뒤로 물러났다.

[스코어 5대3에 1사 2,3루. 타구가 높이 그리고 멀리 날아갔는데요.]

[중견수 박유성 선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공을 잡으면 바로 홈으로 던지겠죠.]

[자, 잡았습니다! 승부!]

유성이 공을 잡으면서 2아웃이 되었고, 곧 바로 홈 승부를 시도했다.

투수로 나섰을때 150KM를 던졌던 어깨를 보유한 유성이었기에 그 송구는 단숨에 날아가서 내야를 지나 포수에게 향했다.

마침 수년간 호흡을 맞춰왔던 김태곤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공은 정확히 도달할 수 있었고, 태그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 결과

"아웃!"

[아웃! 아웃입니다! 박유성 선수가 위기에 빠진 대표팀을 다시 한번 구해냅니다!]

[1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여전히 스코어 5대3으로 리드를 잡고 있는 대표팀입니다!]

경기는 이제 막바지로 향하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이 작품은 사실 능력자 배틀물이었습니다. (웃음)

제가 괜히 KBO에 160 던지는 괴수들을 줄줄이 보낸게 아니에요.

메이저에는 몰리나 같은 괴수 이상의 괴수가 널렸거든요. (진짜?)

사실 이대로 메이저 가면 밸런스 안 맞을꺼 같아서

최근 추가한 설정이라는게 진실이지만요...

*

독자님들의 피드백을 받아서 메이저리거들에게 능력을 부여하기로 한 것은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메이저리거들 피지컬이 미쳐날뛰게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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