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156화 (156/300)

<-- Chapter 32 - 2017 WBC BIG4 -->

제법 준비 시간이 있었지만 드디어 WBC 4강전이 시작되었다.

[2017 WBC 4강전 대한민국 대 푸에르토리코의 경기가 잠시 후 시작됩니다.]

[네. 경기 시작하기에 앞서 푸에르토리코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푸에르토리코의 전력은 어떤가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라고 할 수 있죠. 지난 대회 준우승을 거두기도 했고, 4년 전에도 내야진은 최고 수준이라 평가 받았는데 4년이 지난 지금은 당당하게 최고의 내야진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죠. 거기에 정점을 찍어주는게 바로 메이저리그 최고의 포수 야디어 몰리나입니다.]

[박찬오 해설의 말씀은 내야진만큼은 한국은 물론 다른 팀들도 따라가기 힘든 그런 수준이라는거죠?]

[네. 박유성 선수나 오승훈 선수 같은 한국 최고의 선수들이 없었다면 투수진이나 외야진도 푸에르토리코가 한 수 위라고 말했을 정도로 차이가 있습니다.]

- 박사장님이 그렇다면 그런거다.

- 이와중에 박유성, 오승훈의 위엄보소. 저 둘 덕분에 외야랑 투수는 해볼만 하다는거니깐.

- 진짜 저 둘 없었으면 어쩔뻔했냐.

- 사실 오승훈 없었어도 불펜을 물량으로 가면 어떻게 해볼만 했을꺼 같은데 유성이는 진짜 대안이 안 보이더라.

1,2라운드 합해서 무려 7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결정적인 점수를 자주 뽑아내기도 했던 유성이기에 팬들 입장에서 유성은 대체 불가의 선수였다.

"준비는 어때?"

"저는 다 됬어요."

"그래? 난 답답하다. 몰리나를 상대로 어떻게 해야하나..."

4강에 선발로 나서게된 포수는 김태곤이었다.

오늘 선발이 장원정과 호흡을 맞추며 80개도 안되는 공으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전적을 보며 결정한 것이었다.

그리고 타선도 조금 변동이 생겼는데 그동안 꾸준히 민병호와 손아성이 6번 타순에 위치해 있었는데 오늘 경기에서는 7번으로 밀린 것이었다.

대신 기존 7번은 6번으로 이동하면서 박선민이 선발로 나서게 되었다.

[이영규, 서건수, 박유성, 이대오까지 4명의 타자들은 변함이 없고요. 김태규 선수까지도 그대로입니다만 뒤부터는 변동이 있는데요.]

[네. 6번에 박선민 선수가 나오고 7번에는 손아성 선수가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8번은 그대로 김재후 선수가 나오고, 9번은 예상 외로 김태곤 선수가 나왔네요.]

[어떻게 보시나요?]

[몰리나라는 포수와 또 강력한 내야진을 생각했을때 장타력에  좀 더 힘을 준 모습인데요.]

손아성 대신 박선민이 앞으로 나온것이 30홈런을 때려낸 박선민의 한방을 고려한 포지션이라는 것을 선수들은 알 수 있었다.

"이러면 우리가 준비한거랑 조금 틀어질려나?"

"아니요. 선민이형이 나완건 장타 위주 타선을 7번까지 늘린 것 뿐이에요. 준비한대로 가면 되요."

"그래? 그렇단말이지..."

그런 대한민국 선수들을 보고 있던 푸에르토리코 선수들도 고민에 빠져있었다.

"3번부터 6번까지 전부 KBO에서 3할-30홈런-100타점을 1번 이상 기록한 선수들이야. 앞 타자들이 출루하면 장타로 한번에 쓸어담겠다는 생각이로군."

"어떻게 할꺼야. 주장?"

"뭐...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고."

한국 선수들은 여러 준비들을 해왔지만 그것은 푸에르토리코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양 팀이 하는 것은 간단했다.

준비해온 것을 그대로 경기에 쏟아붙는것.

그 뿐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클린업은 몸상태가 어떤가 모르겠네."

"나 불렀어?"

"하하... 벨트란 당신은 빼고 말이야."

"걱정마. 나도 녀석들도 벌써부터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으니깐."

메이저리그 통산 300-300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벨트란이 4번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신성 코레아는 3번에 들어설 예정이었다.

그리고 몰리나는 앞선 경기들과는 다르게 오늘 경기에서는 5번 타순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3번끼리는 떠오르는 젊은 신성들의 대결이고, 4,5번끼리는 저물어가는 노장들의 대결인가."

"저물어 가는 노장이라니 그런 사람이 작년에 그런 성적을 기록했나?"

"뭐... 그렇게 따지면 너도 슬슬 나이가 있으니 이번이 마지막일려나?"

"몸 관리만 잘하면 난 다음에도 나올 수 있어."

푸에르토리코의 두 축인 벨트란과 몰리나.

두 사람은 서로를 노려보는듯 하다가도 그라운드를 보며 이후에 펼쳐질 경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런 몸상태로 나올 수 있는건 이번이 마지막이 될듯 하니깐."

"전성기의 의미나 전성기가 말하는 나이를 생각하면 난 확실히 전성기가 지난거고, 너도 전성기의 끝에 있다고 할 수 있지."

"굳이 그걸 콕 찝어서 말해야하냐?"

"틀린걸 말한건 아니잖아?"

"...아무튼 저번에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으니 이번에는 우승 하자고."

"애초에 그럴려고 온거야."

그런 그들의 시선은 한국쪽에서 자신들을 보고 있는 선수에게 향했다.

"저녀석이 그 괴물이던가?"

"맞아. 제일 조심해야할 녀석이지."

"몇년 안에 메이저리그에 올테니 선배로써 가르침을 줘야겠군."

"부탁하지."

그렇게 경기는 시작되었다.

*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홈구장 다저스타디움. 바로 이곳에서 WBC 4강전과 결승전이 치루어집니다.]

[과거 박찬오 선수가 뛰었고, 현재 류연진 선수가 뛰고 있는 바로 그 구장이죠. 이 구장의 특이점 같은건 어떤게 있을까요. 박찬오 위원?]

[일단 자료 좀 보면서 할게요.]

[하하, 그러시죠.]

[일단 펜스 길이는 좌우 101미터, 중앙 120미터, 높이 2.4미터 그리고 천연잔디를 깔아둔 구장인데요. 일단 구장 크기만 따지면 잠실 구장과 맞먹습니다. 하지만 높이가 낮기 때문에 박유성 선수 정도의 선수라면 아슬하게 넘어가는 홈런 타구를 잡아낼 수 있을겁니다.]

[그렇군요.]

[외야 펜스를 또 자세히 보시면 좀 특이한게 보이는데 중간에 들어간 곳이 있어서 저 부분은 117미터나 되거든요. 중앙에 떨어지는 것과 맞먹는 수준의 길이죠. 그래서 다저스타디움이 투수 구장으로 불립니다.]

잠깐 템포를 조절한 해설진은 이어서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저곳에서 뛰어봤던 입장에서 말하자면 수비 특히 외야진이 가장 중요합니다. 타격의 경우 잠실 구장의 경우를 생각하면 좋고요.]

[그렇군요. 외야진하면 박유성 선수가 있으니 또 괜찮다고 생각되기도 하는데요.]

[네. 솔직히 저도 박유성 선수가 있으니 크게 걱정을 안 해도 된다고 생각되기는 해요.]

- 기승전 박유성

- 이런 영향력을 보인 선수가 몇이나 있었겠냐.

- 06 이승현?

- 그러고보니 WBC에서 한국 선수 중 처음으로 고의사구 당했던 선수였지.

꾸준히 유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유성이 그만큼 뛰어난 것도 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진출할 차세대 스타라는 점에서 한국 야구계가 유성에게 집중적인 푸쉬를 해주고 있기도 했다.

[자, 말씀드리는 순간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양국의 국가가 나온 뒤에 경기가 시작됩니다.]

양팀의 국가가 나오는 가운데 경기장에 들어찬 관중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긴장하고 있었다.

"4년 전의 패배."

"8년만에 다시 온곳."

두 팀의 목표는 명확했다.

이 경기의 승자가 결승에 진출하는만큼 양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경기이기도 했다.

차분히 심호흡하며 유성은 배트를 준비했다.

푸에르토리코가 홈팀 자격을 얻으면서 대한민국이 선공을 펼칠 예정이었기 때문이었다.

"오늘 공 어때?"

"뭘 말하겠어? 시즌 중이 걱정될 정도로 좋은데?"

"그렇단 말이지? 너만 믿고 던질게. 몰리나."

"걱정말고 제대로 던져."

푸에르토리코 선수들이 각자의 자리에 위치하고, 투수는 마운드로 포수는 홈으로 향했다.

그렇게 선수들이 위치를 잡고, 대한민국의 1번 타자 이영규가 타석을 향해 걸어왔다.

"플레이볼!"

[경기 시작됩니다!]

그렇게 경기가 시작되었다.

*

- 이거 실화냐?

- 네덜란드랑 붙을때는 잰슨이라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마무리가 상대였는데 지금은 메이저리그의 평범한 선발이 상대잖아. 이게 무슨...

- 역시 몰리나의 클래스인가

1회 초 대한민국은 0점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문제는 이게 그냥 0점이 아니라 세 타자 전원 삼진이라는 결과였다.

- 다른 둘은 몰라도 박유성까지 삼진으로 돌려버리네;;

- 아니 진짜 KBO 포수들 프레이밍 보다가 몰리나 프레이밍 보니깐 지린다.

수년전부터 조명되기 시작한 포수들의 필수 기술 '프레이밍'

이 기술을 잘 사용하면 볼이 되는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기도 하는데 몰리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포수답게 최고의 프레이밍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다고 뻔히 보이는 리드를 한 것도 아니었다.

이영규와 서건수에게 예상 외의 공을 던지게 하며 삼진을 잡아냈고, 어떤 공을 던질지 알 수 있는 유성도 아슬하게 빠져나가는 공을 프레이밍을 이용해서 스트라이크로 바꿔버리면서 삼진을 잡아냈다.

"허... 터무니 없군. 저런 공까지 스트라이크로 만들다니..."

"덕분에 메이저리그가 얼마나 터무니 없는 곳인지도 알거 같아."

"그래, 유성아. 투수의 공은 어때?"

"못 치는건 아니에요. 하지만 쉽지도 않을꺼 같아요. 생각보다 컨디션이 좋아 보이거든요."

"그렇단 말이지..."

일단 1회 말 대한민국의 수비이기에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향했다.

[어떻게 보시나요?]

[못 칠만한 공은 아니에요. 하지만 역시 몰리나라고 해야할까... 박유성 선수의 선수안이 뛰어나다는건 다들 잘 아는 사실인데요. 그런 박유성 선수를 유인구로 속이기 힘들 것 같으니 프레이밍으로 잡아내는 모습만 봐도 오늘 경기는 각오를 해야할지도 모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믿음직한 1,2,3번이 모두 삼진으로 쓸려나가면서 장원정과 김태곤은 부담감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애초에 그들이 준비해온대로 계획을 가져가기는 하겠지만 저런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기세에서 밀릴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야구는 기세 싸움이기도 하니깐 저쪽 배터리도 꽤나 고민 하고 있을꺼야."

"쿠바를 상대로 보여준 효율적인 피칭은 우리에게도 꽤나 골치 아프니깐 말이야."

"그나저나 구상대로 흘러가면 우리도 타석에 들어서야하지 않나?"

"걍 아웃 당하고 들어와."

"...너무하네."

경기 초반인 1회 초부터 푸에르토리코는 대한민국의 기세를 꺾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주역인 몰리나는 아직 멀었다는듯 말했다.

"경기는 이제 시작이라고."

========== 작품 후기 ==========

투수 자료가 안 보여서

그냥 대충 메이저리그 4,5선발급으로 정했네요.

저정도 투수에 몰리나가 합쳐지면 투수가 2선발급까지 각성한다는게 제일 무서운 점이죠.

그나저나 삼성은 05년부터 돈을 줬다는 이야기 듣고 폭소했네요.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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