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147화 (147/300)

<-- Chapter 30 - 2017 WBC 개막 -->

3회 초에 터진 이대오의 역전 쓰리런으로 5대3으로 리드를 잡은 대표팀은 3회 말을 무실점으로 넘기며 조금씩 리드를 굳히기 시작했다.

"이대로 밀고 가자고."

"좋죠."

그러면서도 이대오는 김태규를 슬쩍 보았다.

이대오의 쓰리런 이후 차분하게 공을 지켜보며 헐크의 투구수를 늘린 김태규였지만 결국 출루는 하지 못했다.

어쩌면 하지 않을 것일지도 몰랐다.

확신할 수는 없었기에 별 다른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대오는 다음 이닝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가운데 시작된 4회.

[양팀 선발들이 모두 투구수가 애매하기 때문에 관리를 잘 못하면 4이닝을 못 채우고 내려올 수도 있는데요.]

[그런 부분 때문인지 이미 양 팀의 불펜이 모두 움직이고 있는데요.]

[일단 원종헌 선수가 준비 중이네요.]

[1차전에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선수죠. 그런대 원종헌 선수 말고는 없는걸 보면 우규인 선수가 4회를 다 채우지는 않을려나 봅니다.]

[3.2이닝을 소화한다고 가정한다면 원종헌 선수가 1.1이닝 정도를 소화하겠군요.]

[음... 아무래도 대충 그러겠죠?]

예상대로 우규인은 3.2이닝을 소화했다.

그리고 이어서 마운드에 오른 원종헌이 남은 아웃 카운트를 정리하며 4회가 마무리 되었다.

[여전히 5대3으로 리드를 잡으며 이닝은 4회 말로 넘어가게 됩니다.]

- 생각보다 경기가 치열하네.

- 어쩌면 3승 가능할지도?

4회에 마운드에 오른 헐크는 두 타자를 잡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대오에게 홈런을 맞았을때 바꾸는 방법도 있었을텐데 네덜란드의 선택은 최대한 기용하는 것이었다.

[헐크가 3.2이닝 5실점을 기록하며 마운드를 내려갑니다.]

[이어서... 마르크벌이 마운드에 오르네요.]

이어서 올라온 투수에 대한 정보를 이리저리 말하는 사이에 유성은 다음 이닝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순서대로 가면 5회에 우리 타석이던가요?"

"대충... 그쯤일려나?"

"저쪽이 약팀은 아니니깐 2,3점 정도 더 뽑는게 좋을꺼 같은데 말이죠."

다시 유성 주의에 모인 선수들은 남은 이닝의 방침을 이야기하였다.

그런 모습을 보던 김인신 감독과 코치들은 미묘한 분위기를 감지했다.

"파벌인가?"

"그건 아닌거 같은데요. 아마 WBC에는 상금 말고는 이렇다 할 이득이 없다보니 그런걸지도 모르겠네요."

"음..."

그 말을 들은 김인신 감독은 유성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선수들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쓰리런 또 치라고?"

"백투백은 어떨까요?"

"그것도 나쁘지 않지."

적어도 대표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타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그러고보니 대오랑 태규가 좀 미묘한 분위기더군요."

"그 둘이 문제로군."

"어떻게 할까요?"

"일단은 지켜보도록 하지. 팀도 이기고 있고, 둘 다 베테랑이기도 하니 알아서 하겠지."

아직 2라운드 진출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괜히 이 문제를 꺼낼 필요가 없다고 그는 생각하였다.

5회 초에는 계속해서 마운드에 오른 원종헌이 다시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호투를 펼쳤고, 5회 말에는 유성이 오늘도 한방을 터트렸다.

딱!

[쳤습니다! 이 타구의 종착점은! 예상대로 담장을 넘어갑니다! 박유성의 이번 대회 3번째 홈런!]

[스코어 6대3으로 리드를 더욱 벌리는 대한민국!]

- 드디어 터졌다!

- 오늘도 이긴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6대3의 스코어로 경기 후반으로 끌어가기 시작했다.

예상 외로 원종헌이 6회에도 등판하며 다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괴력투를 펼쳤는데 2.1이닝을 소화하면서 투구수가 28구에 불과했다.

[이건 원종헌 선수가 정말 잘 던진거죠?]

[그렇죠. 이 정도 이닝을 소화해준건 정말 크죠.]

[이렇게 되면 네덜란드도 욕심이 생길꺼 같은데요.]

실제로 네덜란드도 6회에 계속해서 2번째 투수로 끌고 가며 6회를 막아내며 똑같이 2.1이닝을 막아냈다.

차이점은 유성에게 홈런을 내주며 1실점을 했다는 점이지만 이미 네덜란드가 밀리는 상황이었기에 네덜란드는 침착하게 후반을 노리고 있었다.

"7회부터 우천이가 마운드에 오르고... 9회는 승훈이로 가야겠지."

"2이닝이면 충분하겠군요."

유성의 홈런은 경기 후반으로 넘어가는 시점인 6회에서 제법 큰 점수였다.

3점차의 리드를 잡은 가운데 차우천, 오승훈으로 이어지는 기용이라면 충분히 남은 이닝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7회부터 차우천 선수가 나오겠네요.]

[무려 4회부터 계속 준비 중이었으니깐요.]

[하하, 만약 추가점이 안 나온다면 9회는 오승훈 선수가 나올텐데요.]

[그런 점에서 차우천 선수가 2이닝을 막을 확률이 높겠죠.]

"어때?"

"1,2점 정도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정도면 여유로울듯 하네요."

"그러면 남은 이닝은 수비에 집중하면 되겠군."

굳히기에 들어간 대표팀.

반면 남은 3이닝에 역전을 노리는 네덜란드.

문제는 차우천의 벽이 네덜란드에게는 생각보다 더 높았다는 것이었다.

[4년 95억에 트윈스와 계약했었죠?]

[네. 그런만큼 돈 값을 벌써부터 하고 있는 느낌이네요.]

[네덜란드는 차우천에게 막혀서 7,8회 0점에 막히고 말았습니다.]

[대표팀 타선도 더 이상의 점수는 안 나오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니깐요.]

- 이제 9회 남았네

- 오승훈이 쓸어 먹는거만 보면 되는거냐.

유성의 경우 이후에 들어선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하였기에 네덜란드도 3이닝동안 더 이상의 추가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9회 말 마지막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논란이 있었지만 9회 말에 대표팀의 마무리로 합류한 오승훈 선수가 등판합니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부터 80이닝 넘게 소화하면서 10홀드 10세이브 이상을 기록하고 1점대 방어율까지 기록한 불펜 투수는 거의 없거든요?]

[사실상 9회는 없다고 보면 되는거죠.]

마운드에 오른 오승훈은 네덜란드 타선을 가볍게 찍어눌렀다.

이것이 메이저리그에서 1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투수의 공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었다.

"경기 종료!"

[스코어 6대3으로 대한민국이 4년 전 패배를 복수합니다!]

[이대오의 쓰리런이 정말 컸는데 말이죠.]

[그 홈런을 쭉 지킨 불펜의 활약도 좋았습니다.]

- 2라운드 확정이네.

- 2승 했는데 대만 정도는 뭐 쉽게 이기겠지.

"다행스럽게 2승을 거두었네요."

"3차전은 조금 여유롭게 가도 되겠어요."

"마침 하루 쉬는 날도 있으니 괜찮겠네요."

"음. 타선에 변동도 줘봐야겠어."

2승을 거둔 가운데 마지막 경기인 대만전 선발은 확정되었다.

그동안 등판을 안 하고 있던 양현정이 대만전 선발로 나서게 된 것이었다.

"현정이는?"

"솔직히 지금도 베스트는 아닙니다만..."

"저번 프리미어12때도 그러더니 이번에도인가..."

"2라운드부터는 제대로 뛰도록 만들어두겠습니다."

"그래도 무리 시키지는 마."

"알고 있습니다."

2라운드 진출이 확정된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에서 대표팀은 대만전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다음 라운드가 확정된 상태에서 무리할 필요는 없지만 과하게 전력을 아낄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봤어?"

"어떻게 보고 말고... 네덜란드 투수진이 빈약하다는 것과 한국의 저 괴물이 메이저에 오는 날이 기대 된다는 점 정도?"

"역시 박유성은 최소 1억불은 생각해야겠어."

"다른 타자는?"

"박유성을 제외하면 다 별로야."

"이대오는?"

"메이저 경험이 있으니 이번에 풀시즌을 뛰면 20홈런 이상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나이가 있어서 그냥 박유성을 기다리는게 더 좋아. 그 이전에 한국쪽이랑 계약했으니깐 생각을 안 하는게 좋겠지."

"역시 나이 문제가 크구만."

현 시점에서 24세(만 22세)에 불과한 유성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유성에게 1억불 이상의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는 것도 결국 당장 메이저에서도 MVP급 성적을 낼만한 실력과 잠재력이 있기도 하지만 어린 나이가 큰 강점으로 적용하고 있었다.

"이대오가 한국의 마지막 시즌에 OPS 1.011을 기록했었고, 일본 첫해에 0.834로 2할 가까이 떨어졌지."

"그래?"

"그리고 일본 마지막 시즌과 메이저 첫해를 비교하면..."

0.892에서 0.740으로 1할 5푼 가량이 떨어졌다.

이에 따르면 유성이 메이저리그에 가면 지금 성적에서 OPS가 3할에서 4할이 떨어진다고 가정해야하는 것이었다.

"OPS가 14할이 넘는 타자가 4할 떨어지더라도 10할이잖아? 역시 1억불 이상을 하고도 남는 수준이야."

"니가 그렇게 생각하면 뭐... 상관 없겠지."

"너도 짐작하고 있잖아? 저녀석은 아직 더욱 성장할거라는걸 말이야."

"그래. 저녀석한테는 약을 먹기 전의 본즈의 향기가 느껴져."

"메이저리그 유일의 500-500인가. 녀석이 메이저에서 몇년이나 뛰느냐가 관건이지만 우리 예상대로의 성적을 보여준다면 500-500을 노려볼만 할꺼야."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다른 스카우터들이 말도 안된다는듯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500-500? 300-300만 해도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텐데 너무 큰걸 말하는거 아니야?"

"그런 생각이라면 너희팀은 미래의 레전드를 영입 못하겠군."

"...나도 그렇게 말하고 싶은데 수뇌부는 다르더군. 너희 예상 이상의 금액까지 거론되고 있어."

"그건 또 대단하군."

"경쟁이 치열해진다면 2억불까지 감당해야할지도 모르겠어."

2년이 남았음에도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눈치 싸움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었다.

그만큼 박유성이라는 선수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었고, 그로인해 FA 시장에서 피해를 본 선수가 있을 정도였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차후에 하기로한 스카우터들은 다음 경기인 네덜란드 VS 대만 그리고 네덜란드 VS 이스라엘을 준비했다.

대만전은 예상대로 네덜란드가 승리를 거두면서 네덜란드가 1승 1패로 이스라엘과 동률을 만들었고, 총력전을 펼치며 이스라엘과 일전을 펼쳤다.

본래 한국을 잡으면서 2승에 선착했다면 이스라엘전을 내주었을지도 모르는 네덜란드였지만 한국에게 패배하면서 여유 부를것 없이 이스라엘에게 전력을 다 하는 상황이 되었다.

결국 연장 11회 승부치기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네덜란드가 승리를 거두었다.

"2승 1패로 네덜란드가 2라운드를 확정했군."

"한국도 2승으로 확정했으니깐 대만전은 널널하게 하겠군."

"그러면 이제 일본으로 넘어갈 준비를 해야겠군."

"그래. 2라운드는 일본에서 열리니깐 말이야."

스카우터들이 일본으로 떠날 준비를 하는 가운데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가 단 몇시간만을 남기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글 쓰는 와중에 꽤나 큰 바퀴벌레 같은게 보여서 전쟁 좀 벌인다고 늦었네요.

날이 너무 더우면 이런 일도 생기는 군요.

무려 13층인데 저런 벌레가... 후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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