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143화 (143/300)

<-- Chapter 29 - 2016/2017 윈터시즌 -->

"이번 WBC는 중요합니다. 지난 대회에서 1라운드에서 탈락했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 또한 한국야구의 위상을 위해서라도 말이죠."

"이번 WBC의 목표가 어떻게 되나요?"

"2009년 이후로 첫 4강 진출입니다."

2월 초 WBC를 위해 대표팀이 소집되었다.

일부 선수들은 조금 늦게 합류할 예정이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이미 합류를 한 상태였다.

김인신 감독은 그런 선수들을 뒤에 두고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발언을 했다.

- 냉정하게 말해서 전력이 저번보다 약한데 솔직히 가능할까?

- 다른건 몰라도 오승훈이 있어서 불펜은 해볼만 할꺼 같다.

- 타선은 박유성, 이대오 정도만 보면 될려나...

- 솔직히 타선이 제일 문제임. 투수는 하나라도 어떻게 강점이 있는데...

게다가 꾸준히 엔트리 변동이 생긴만큼 대회가 시작하기 전에 또 누가 바뀔지 모르는 불안감이 있는 상태였기에 대표팀은 100%로 페이스를 끌어올리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원래대로면 미국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루고 있었을텐데..."

"며칠 뒤에 오키나와로 전지훈련 가니깐 지금은 천천히 올려도 돼."

WBC에 몇번이고 참가했던 베테랑들이 유성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면서 유성은 차분히 페이스를 올릴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유성이 넌 어떻게 그렇게 잘 치는거냐?"

"...말로 설명하기 힘든 분야네요."

"역시 그렇지? 아무튼 이번 대회 어떻게 생각하냐?"

"네?"

"출전 소감 같은거 말고 대표팀의 미래 같은거 말이야."

"여기서는 제가 차세대 4번이라고 해야할려나요?"

"하하하. 2년 전에도 느꼈지만 역시 넌 역사상 최고의 한국인 타자가 될게 분명해."

"이왕 쓰시는거 역사상 최고의 타자라고 해주면 안될까요?"

"니가 메이저 가서 그만한 성적을 기록하면 못할것도 없지."

메이저리그에서 1년만 뛰고 자이언츠로 복귀하게 된 이대오였지만 지난 프리미어 12에서 보았던 유성의 모습이라면 충분히 메이저에서 통할 것이라고 생각 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언제 끝나죠?"

"그러고보면 감독님 연세가 드셔서 그런가. 말씀이 길어지셨네."

"프리미어 12때는 이렇게까지 길게 안 하셨는데..."

그들의 목표는 말할 것도 없이 김인신 감독처럼 4강까지 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인신 감독은 이번 대회를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있기에 더욱 집중하고 있었다.

며칠 후 소집 완료가 된 대표팀은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하였다.

"여기서 10일 정도 머물면서 일본 프로팀과 2경기를 치룰꺼다. 그 뒤에 한국으로 돌아가서 호주, 쿠바와 평가전을 치루고, 그 뒤에 경찰청, 상무와 시범경기를 펼친 뒤에 WBC가 개막 된다."

"1달도 안 남았네요."

"기존보다 빠르게 페이스를 올려야한다. 물론 그렇다고 무리는 하지 말도록."

"네!"

*

순조롭게 훈련이 진행되면 다행이지만 또 다시 부상자가 발생하며 이번에는 다이노스의 임상민이 그 대체자로 합류하게 되었다.

"이걸로 다이노스는 5명이군요."

"마무리, 셋업맨, 포수, 3루수에 중견수까지 다 데려왔으니 김강문이 날 꽤나 원망 하겠어."

"김강문 감독님이라면 이해해줄겁니다."

지금까지 베어스에서 무려 7명이 선발 되었고, 다이노스도 우승팀 답게 5명이나 되는 선수가 선발 될 정도로 전력이 집중 되어 있었다.

"28명 중 12명이 2개 팀에서 나온 인원이라..."

"그만큼 두 팀의 전력이 강하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하겠군요."

"...잘 되겠지?"

"솔직히 말할까요?"

"아무래도 그게 좋겠지."

"상대팀들의 전력이 보통이 아닌지라 1라운드부터 힘들겁니다. 물론 우리도 방법이 없는건 아닌데... 핵심은 역시 유성이겠죠."

"음. 그러고보면 저녀석을 3번에 놔둘지 4번에 놔둘지는 아직도 고민 되는구만."

"장타력이 없었다면 1번이었을텐데 터무니 없는 장타력도 가지고 있으니 3번이 좋을듯 합니다."

"자네도 그런 의견인가? 대오의 컨디션이 어떨지가 관건이겠구만. 상황에 따라 또 4번을 맡아줘야할테니깐."

임상민이 합류하고 2일 후 일본 프로야구 팀과의 연습경기가 펼쳐지게 되었다.

연습경기라는 의미에 걸 맞게 대한민국 대표팀은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지 않았다.

선발로 나선 장원정도 3이닝만을 소화했을 정도였고, 결정적으로 타선에 유성과 이대오가 선발로 나서지 않은 상태였다.

"유성아. 저 순서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냐?"

"네? 어... 솔직히 말해서 조금 꼬였다고 해야하나? 보통 정석으로 가자면 주력이 빠른 아성이 형이 3번으로 가고, 영우 선배랑 태규 선배가 4,5번을 맡는게 좋은데..."

"그게 정석이기는 하지. 아마 본 경기에서는 니가 3번이고 내가 4번으로 나올 확률이 높아."

"프리미어 12에서 경험했던거니 그건 문제 없어요."

경기를 지켜보며 유성과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던 이대오는 6회가 끝난 시점에서 3대0으로 대표팀이 리드를 당하고 있자 몸을 풀기 시작했다.

"슬슬 저희가 나갈 차례인가요?"

"내 감이 맞다면... 8회 정도겠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나서면 좋을텐데요."

그렇게 말하며 유성과 이대오는 대타로 나설 준비를 시작하였고, 이대오가 말한대로 8회가 되자 두 사람이 대타로 나서게 되었다.

"유성아. 이번에는 내가 먼저 나갈게."

"네. 밥상 잘 차려주세요."

"내가 밥상 먹는게 더 빠르겠는데?"

그렇게 가볍게 타석에 나선 이대오는 덕아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타격을 준비 했고, 가볍게 내야를 벗어나는 안타를 때려내며 유성에게 밥상을 차려주었다.

"주자 1,3루라... 딱 좋구만."

연달아서 유성이 타석에 들어선 가운데 오늘 경기는 중계가 없었기에 야구팬들은 인터넷 사이트 자체 중게를 통해 경기를 보고 있었다.

- 드디어 갓유성 왔다.

- 이대오가 밥상 차리고 유성이가 먹네.

- 일단 동점 만들어줘!

WBC와 함께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며 유성은 자신의 타격 패턴에 변화를 주기로 했는데 그것은 바로 초구와 2구째의 스윙 비중을 올리는 것이었다.

딱!

- 초구?!

- 간다!

팬들의 기대대로 초구부터 벼락같이 휘둘러진 배트가 공을 저 멀리 담장을 향해 날려버렸고, 그 타구는 그대로 담장을 넘어가며 8회 초 동점 쓰리런이 터지게 되었다.

- 진짜 이번 WBC는 유성이만 믿고 가야겠다.

- 냉정하게 유성이 없었으면 1라운드 탈락할 확률이 높은데 유성이 덕분에 4강도 노릴꺼 같다.

유성의 쓰리런 덕분에 3대3의 동점을 만든 대표팀은 이참에 승리를 노리기 위해 불펜을 더욱 가동하려고 했으나 8회 말에 곧 바로 1실점을 하며 결국 4대3으로 패배하고 말았다.

"다음 경기는 3일 뒤니깐 그때는 선발로 보내주마."

"그리고 그때는 3홈런 정도 때리고요?"

"...그러면 좋고."

아쉬운 1점차 패배였으나 김인신 감독은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 경기는 2번의 연습경기 중 그 첫번째 경기일 뿐이었고, 테스트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었다.

"감독님 오늘 타선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간만에 치루는 실전인데다가 생각보다 공이 더 빨라서 배트가 쉽게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대타로 나와 쓰리런을 때린 박유성 선수는요?"

"다음 경기부터는 뛰기 싫다고 해도 선발로 보낼 생각입니다."

그 소리를 들은 유성은 미묘한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어차피 예상했던 출전인지라 그냥 어색해서 웃었던거에요."

"다음 경기에는 어느정도 활약을 하실껀가요?"

"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단계이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고, 홈런 하나만 때리기로 하겠습니다."

그렇게 유성이 홈런을 예고한 가운데 다시 시간이 흘러 연습경기 2차전에서 선발로 나선 유성은 그 말을 지켰다.

- 갓유성님 1회부터 터진다!

- 오늘은 이겼다.

1회부터 홈런을 때려낸 유성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경기 중반에 1타점을 더 때려내기도 하며 스코어 4대3으로 대표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

"이제는 더 이상 교체 선수가 없군요."

"다들 몸 상태도 차근차근 올라오고 있으니깐."

일본 원정 연습경기 2연전에서 1승 1패를 거둔 대표팀은 다음 날 곧 바로 귀국하며 타국과의 친선전을 준비했다.

그리고 확정된 대표팀 엔트리는 아래와 같다.

투수 오승훈, 박히수, 양현정, 우규인, 원종헌, 이대윤, 장원정, 심차민, 이현성, 임상민, 임창작, 장시화, 차우천(13인)

포수 양의정, 김태곤(2인)

내야수 김해성, 김재후, 김태규, 박선민, 서건수, 이대오, 오재훤, 허경인(8인)

외야수 박유성, 손아성, 민병호, 이영규, 최영우(5인)

"우완 투수가 없는건 아니지만 선발로 나설 선수가 없다는게 문제네요."

"양현정, 장원정, 이대윤, 우규인이 선발 자원인데 알다싶이 이대윤은 경찰청 입대 문제 때문에 몸이 제대로 안 만들어져있거든요."

"일단 1라운드는 3경기를 치루니깐 양현정, 장원정, 우규인의 3선발로 갈듯 한데요."

그 예상대로 쿠바,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장원정, 양현정, 우규인이 선발로 나서는게 확정되며 1라운드는 이 3인이 선발로 나서게 되었다.

"이 3경기에 뒤에 있을 경찰청, 상무와의 경기까지 5경기. 거기서 이번 대표팀의 성패가 갈릴 것입니다."

게다가 WBC에는 투구수 제한과 등판 제한 규정이 있다.

1라운드에서는 최대 65개까지만 던질 수 있다는 규정이 있는데다가 50개 이상을 던질 경우 4일 휴식이라는 조항이 붙어있었다.

30개에서 49개를 던질 경우는 1일 휴식, 2일 연속 투구시 1일 휴식이라는 조항도 있다.

"65개라고 하면 보통 투구수 조절을 잘하면 5이닝도 가능하고 조절을 못하면 4이닝도 어려운 투구수인데요."

"게다가 불펜 관리도 잘 해야합니다. 투구수가 30개가 넘어가거나 2일 연속 등판을 하면 하루를 무조건 쉬게 되거든요."

- WBC는 투구수 제한 규정이 제일 마음에 들더라.

- 그래도 페이스 빨리 끌어 올려서 안 좋을텐데...

가장 많은 선수가 차출된 베어스와 다이노스 팬들은 더욱 걱정이 많았는데 다른 팀들도 핵심 선수가 차출된 상황이지만 두 팀은 그 핵심 선수들이 대거 차출 되었기에 더욱 불안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쿠바와의 평가전 1차전에서 박유성, 이대오, 최영우로 이루어진 클린업을 중심으로 한 타선이 활약을 하고, 투수진도 선발 장원정의 4이닝 무실점을 시작으로 불펜진이 단 1실점만을 하는 완벽투를 이어가며 8대1로 평가전 1차전에 가볍게 승리를 거두며 우려를 잠재우기 시작했다.

"박유성 선수 벌써부터 시즌 중의 모습으로 페이스가 올라온듯 한데 어떤가요?"

"분명히 작년보다는 빠르게 페이스가 올라왔지만 아직 100%는 아닙니다. 본 경기가 시작될때쯤에 100%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에서는 그렇게 말하였으나 실상은 달랐다.

"WBC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리그만큼은 아니죠."

"그것보단 이 데이터들이 더 놀랍네요. 세나씨도 제 피지컬을 완전히 가늠하지 못했는데..."

"이러니 저러니 해도 야구의 본고장은 메이저리그이고, 세이버메트릭스가 만들어진 곳도 메이저리그니깐요."

"그래서 이 새로운 분석 시스템의 이름은 뭐죠?"

"아직 테스트 버전인데다가 확실하게 기준 같은게 정해진게 없는지라 메트리션들 사이에서는 임시로 '얼티밋메트릭스'라고 부릅니다."

*

얼티밋메트릭스 Test.ver

[박유성]

몸 상태: 71%

체력 : 86%

컨택 : S

파워 : S

선구안 : S

주력 : S

수비 : S

송구 : S

기준 : KBO 리그

*

WBC 개막까지 8일 전 (2월 26일)

========== 작품 후기 ==========

이제와서 능력치물로 전환하게 될 것인가

공이 어디로 날아올지 볼 수 있는 선구 능력과 수비시 타구가 어디로 향할지 볼 수 있는 수비 능력은 특성상 별로 거론이 안되다보니 보기 쉬운 능력치를 한번 추가해봤습니다.

테스트 버전이라 작중에는 거의 안 나올 예정이지만요.

만약 본격적으로 나오게 된다면 그건 후속작이 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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