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25 - 리그를 지배하는 자 -->
전반기 마지막 3연전 시리즈인 베어스와의 3연전.
그 1차전 선발은 리퍼슨 vs 스튜어트였다.
"누가 이길까?"
"지금 내가 못 이길꺼라고 생각하는거지?"
"하하하하. 솔직히 모르겠어. 올해 리퍼슨 페이스가 좋잖아?"
"그렇기는 하지. 그런대 그렇다고 내가 못하는건 아니잖아?""
"그래. 넌 충분히... 2선발을 해주고 있어."
"2선발? 너무하네."
티격태격하며 유성과 스튜어트는 오늘 경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봐, 솔직하게 말하자고. 니가 5월에 5점대 찍은거 모두가 기억하고 있다고."
"4월에는 3점대였고, 6,7월에는 2점대인데도?"
"넌 그때 너무 심하게 털려서 3점대인데 해킹이나 재후형이나 2점대 계속 유지 중이잖아."
"...그렇게 따지면 3선발 아닌가?"
"넌 시즌 시작할때 2선발로 시작했잖아? 그러다가 재후형이 잘해서 올라오고 있는데 해킹이 부상으로 이탈했잖아? 그러니깐 2선발이지."
"뭔가 이상한 말이지만 납득했어."
이러한 것도 다 유성에 대한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였다.
지고 있는 경기라도 유성이 집중 견제를 받더라도 언제나 결정적인 순간에 결정타를 때려내는 타자가 유성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저녀석들 상대하러가볼까?"
"언제 홈런 칠지 모르겠는데..."
"하하하하. 최소한 지지만 않게 해줘도 되는데 말이야."
[둘이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걸까요?]
[베어스를 어떻게 상대할지 이야기하는거겠죠. 예를 들면 난 한 6이닝 2실점 정도 할테니 넌 홈런 2방 정도 때려라 같은거요.]
[정말 그런건지 한번 지켜봐야겠네요.]
- 요즘 저분 예언에 맛 들렸는듯.
- 적중률이 예상 외로 높다는게 함정.
- 응? 그랬어?
- 아마도?
- ...
다이노스 홈구장인 마산구장에서 펼쳐지는 경기였기에 스튜어트가 먼저 마운드에 올라왔다.
마운드에 오를때까지만 해도 스튜어트는 좋았다.
딱!
딱!
딱!
다만 오늘 베어스 타자들이 뭘 잘못 먹었는지 스튜어트의 공을 무섭게 때려내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그로인해 스튜어트는 단 2이닝만에 5실점을 하고 말았다.
그 사이에 다이노스 타선은 단 1점만을 만회하며 2회가 끝난 시점에서 5대1로 밀리고 있었다.
"바꿀까요?"
"투구수 여유가 있으니 조금만 더 가도록 하지. 공이 나쁜 것도 아니니깐."
5실점이나 했지만 스튜어트는 자신의 임무를 잊지않았다.
가능한 긴 이닝을 소화하는 것.
해킹, 이태작이 빠진 지금 불펜 과부화를 대비해서 선발 모두에게 긴 이닝을 소화하라는 임무가 내려진 상태였다.
"괜찮겠어?"
"5회까지는 어떻게 던져봐야지."
3회 초 다시 마운드에 오른 스튜어트는 차분하게 심호흡 하며 앞선 2이닝을 복기했다.
오늘 경쟁 상대인 리퍼슨의 공은 좋았다.
그래서 유성에게 승부를 걸기도 했고, 홈런이 아닌 안타를 허용하며 생각보다 할만 하다는 것도 보여주었다.
하지만 자신이 봐온 유성이라면 주자가 있을때 얼마든지 따라갈 것이다.
"목표는 5이닝."
팡!
"스트라이크!"
새롭게 마음을 다잡고 3회부터 확 바뀐 모습으로 피칭을 시작한 스튜어트는 이후 5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는 사이에 다이노스 타선이 2점을 추가하며 5회가 끝난 시점에서 5대3까지 추격을 하게 되었다.
"스튜어트, 수고 했어. 오늘은 이만 쉬어."
"안 그래도 5회에 전력 투구를 해서 더 던질 힘도 없어."
실제로 스튜어트의 투구수는 92개에 불과했지만 100개 이상을 던진 것처럼 땀을 뻘뻘 흘리며 힘 빠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한 스튜어트의 모습을 본 선수들은 2점차를 뒤집기 위해 다시 움직였다.
6회부터 불펜이 가동된 가운데 6월부터 1군에 합류했던 장형식이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6,7회를 봉쇄해버렸다.
그리고 그 사이에 리퍼슨은 6이닝 3실점으로 등판을 마치고 다이노스 타선은 7회에 3점을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스코어 6대5로 역전에 성공하는 다이노스!]
[단 한번의 안타로 스튜어트의 패전과 리퍼슨의 승리를 동시에 지워버리고,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장형식에게는 승리 투수 요건까지 챙겨주네요.]
- 우리 뭔가 투수가 계속 나오는거 같은데?
- 시즌 초반 박준용, 구청모, 시즌 중반 장형식.
- 마침 이어서 청모 나오네.
8회 초 마운드에 오른 구청모는 깔끔하게 1이닝을 틀어막으며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갔다.
그리고 8회 말에 주자를 1명 놔둔 상황에서 오늘 도루를 1개 추가하며 39도루에 도달한 유성이 타석에 들어섰다.
[자, 박유성 선수가 타석에 들어섰죠?]
[1점 차이라는게 아무래도 불안함 감이 있으니깐요.]
[임상민 선수가 준비 중이기는 한데 그래도 1,2점 더 뽑는게 좋겠죠.]
딱!
[그래서 갑니다! 이 타구는 볼것도 없이 담장을 넘어갑니다!]
[박유성의 시즌 33호 홈런!]
6대5의 스코어가 8대5로 바뀌며 다이노스는 완벽하게 승기를 잡았다.
9회 초에 등판한 임상민이 홈런을 맞으며 1점 내주기는 했지만 나머지는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이 날 경기는 8대6으로 다이노스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
"리퍼슨이 6이닝 3실점, 스튜어트가 5이닝 5실점을 기록했지만 다이노스가 7회부터 5점을 몰아친 덕분에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당연히 박유성이 있고요."
"실력과 스타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선수는 흔하지 않지."
"보라스가 끼어들었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어차피 그건 예상된 수순이야. 일단 포스팅 금액을 제한하는 조항을 만들어야 이야기가 편하겠지."
"그렇죠. 포스팅으로 1억불씩 쓰면 정작 계약때 더 힘들테니깐요."
최근 일본과 미국은 2천만불의 포스팅 금액 제한을 새롭게 논의 하고 있었다.
동시에 한국도 금액 제한을 논의 중이었는데 역대 최고액이 2500만불 가량이었고 2위가 1200만불 가량이기에 2천만불을 제한으로 하느냐 마느냐가 관건이었다.
"KBO는 3천만불 정도를 원하고 있다고 하고, 일본쪽은 5천만불 정도 이야기가 나오고 있더군요."
"3천만에 5천만이라... 다르빗슈의 예시를 생각하면 일본쪽은 해볼만한 이야기지만 한국은 글쎄..."
현 시점에서 포스팅때 3천만불 채울만한 선수는 유성 뿐이었다.
그 뒤를 이어서 범성이 노릴만 하지만 냉정하게 범성도 많이 받아봐야 2천만불이라는 평가였다.
메이저리그에서 여러 의견으로 분분한 가운데 다이노스는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2차전 선발 매치는 유희권과 이민오였다.
느림의 미학이라는 이름으로 최고 136에 불과한 직구에도 불구하고 13시즌부터 매년 10승을 기록하고 있으며 14시즌부터는 매년 17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이닝 이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투수였다.
반대로 이민오는 선발로 뛰면서 140 초중반으로 구속이 내려오기는 했지만 작정하고 던질 경우 150 초반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였다.
오늘 대결은 느린공과 빠른 공의 대결인 것이었다.
느린 공과 제구력과 변화구로 승부를 보는 유희권과 빠른 공과 그럭저럭 쓸만한 변화구 1,2개로 승부를 보는 이민오의 대결은 생각 이상으로 팽팽하게 전개 되었다.
시작부터 1점씩 점수를 내주고 얻어내며 1회 1대1로 맞서기 시작한 양팀은 이후 난타전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오늘 양팀 투수들 시작부터 치열한데요.]
[이민오 선수는 이 악물고 던지는거 같은데요.]
[최근에 부진하기도 했고, 어제 불펜 소모가 적었기 때문에 짧은 이닝만 확실하게 막을 생각이 아닌가 싶네요.]
그 말대로 이민오는 오늘 평소처럼 140 초중반의 공이 아닌 140 후반의 공을 던지고 있었다.
그러한 이민오의 패기에 밀려 베어스는 1회 1점 이후로 제대로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고 있었고, 반면 유희권은 끈질기게 덤비기 시작한 다이노스 타자들로 인해서 꾸준히 실점을 하기 시작했다.
5회가 끝난 시점에서 이민오는 5이닝 1실점을 기록했으나 유희권은 5이닝 5실점을 기록했다.
완벽하게 승기가 기울어졌음에도 베어스는 유희권을 계속 기용했다.
반면 다이노스는 바로 불펜을 가동하며 6회부터 9회까지 4이닝을 철저하게 틀어막았다.
원종헌, 박준용, 김진호까지 단 3명으로 틀어막은 것이었다.
그 사이에 점수를 더 추가하며 다이노스는 최종 스코어 7대1로 완승을 거두었다.
[베어스에게 위닝시리즈를 확보하는 다이노스입니다.]
[이건 베어스에게 타격이 크죠?]
[네. 간격을 좁혀도 모자랄판에 맞대결에서 위닝을 내주고 말았으니깐요.]
- 그래. 올해도 다이노스가 우승이구나.
- 작년에 7할 찍을때도 할말이 없었는데 올해는 그 이상을 노리고 있으니...
- 후반기에 승률 떨어진다고 가정해도 이미 100승 페이스니깐...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며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후반기에 다이노스가 어떻게 되는지를 말이었다.
아무튼 전반기 마지막 경기가 다가오면서 얼마 전에 복귀했던 해킹이 등판을 하게 되었다.
그런 해킹을 상대하는 베어스 선발은 보우덴이었다.
양 선발 모두 뛰어난 투수였지만 해킹의 경우 공백기가 제법 길다보니 아직 구속과 구위가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었다.
딱!
[오늘 무려 3홈런이나 허용하는 해킹입니다.]
[다 솔로 홈런인것도 신기하네요. 그나저나 이렇게 가면 바꾸기는 해야하는데요.]
[일단 이번 이닝까지는 그대로 갈꺼 같기도 한데요.]
오늘 해킹은 4이닝동안 홈런 3방을 허용하면서 3실점을 기록했다.
다이노스 타자들이 보우덴에게 단 2점만을 뽑아내는 사이에 말이었다.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은데..."
"4회가 끝난 시점에서 3대2라면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지만 반대로 리드가 확 늘어날 수도 있죠."
"자네 생각은 어떤가?"
"투구수의 여유도 있고 하니 좀 더 길게 갈겁니다."
"그렇단 말이지."
고민되는 가운데 김강문 감독은 5회에도 해킹을 올려보냈다.
4회가 끝났을때 투구수가 60개도 안 되었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해킹은 안정감을 찾기 시작하더니 예상 외로 6이닝을 소화했다.
6이닝을 소화했을때 투구수는 82개에 불과했다.
반면 보우덴은 해킹이 6이닝을 버티는 사이에 2점을 더 내주더니 6이닝 4실점을 하고 말았다.
그렇다.
다이노스가 역전에 성공한 것이었다.
6회가 끝난 시점에서 4대3으로 리드를 잡은 다이노스는 원종헌, 김진호, 임상민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트리오를 투입하며 남은 3이닝을 가볍게 틀어막았고, 그 사이에 1점을 더 추가하며 최종 스코어는 5대3이었다.
[경기 종료됩니다! 다이노스가 전반기 막판에 2위 베어스에게 스윕을 거두면서 압도적인 1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합니다!]
77경기 64승 13패
이것이 2016년 다이노스의 전반기였다.
========== 작품 후기 ==========
분명 4시 전에 완성이 목표였는데
쓰다보니 6시 전에 완성 해버렸네...
이제 전 내일 올릴 분량을 쓰러 가야하네요
아... 그나저나 저녁 뭐 먹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