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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부수는-122화 (122/300)

<-- Chapter 25 - 리그를 지배하는 자 -->

24연승을 도전하는 경기에 선발로 등판하게 된 이민오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오늘 경기에서 잘하면 영웅이고 못하면 역적이 되는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후..."

"민오형. 5회까지 3점 이하로 버텨봐. 그 사이에 5점 정도 뽑아낼테니깐."

"알았어. 너랑 형들만 믿을테니깐."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타자들도 부담이 가지만 요즘 워낙 페이스가 좋다보니 타자들도 큰 부담을 가지지 않았다.

요즘 하는 만큼만 해도 가볍게 이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혹시 모르니 민병이랑 이야기 좀 하고 올게."

"그래. 10분 정도 남았으니 짧게 하고 와."

3번에서 7번까지 나박테박이로 이어지는 타선이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다보니 1,2,8,9번 타순도 변함 없이 유지되고 있었다.

다이노스가 강력하다는 것은 모든 팀이 알고 있지만 야수 백업 라인이 빈약하다는 약점이 있었다.

그나마 작년보다 백업 기용 비율이 올라가서 주전들이 체력적 여유가 있는 상황이지만 베스트 나인의 컨디션이 떨어질때 그것을 매꾸어줄 선수가 모자란 상황이었다.

"당장 유성이랑 범성이만 빠져도 타선이 답이 없어지니..."

"둘 대신 테임즈랑 박선민이 빠져도 안습하죠."

"벌써 세대 교체를 할때가 다가온건가..."

계약 마지막 해이다보니 김강문 감독은 고민이 많았다.

물론 지금의 이 성적을 유지하면 재계약은 문제 없기 때문에 좀 더 미래를 보고 구상을 하는 것이 좋았다.

"재계약에 성공하면 내년에는 좀 어린 친구들을 적극적으로 써볼까 싶은데..."

"베테랑들 나이를 생각하면 그럴 시기가 오기는 했네요."

"거기다가 유성이 대체자도 슬슬 고민해야하니깐."

"...유성이가 18시즌 끝나고 떠나면 그 자리를 매꿀 수 있을까요?"

"솔직히 말해서 무리지. 그래서 난 유성이가 없어도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을 만들 생각이네. 그때도 도와주겠지?"

"얼마든지요."

김강문 감독이 조금씩 미래를 구상하려고 할때 현재 진행 되고 있는 24연승을 위한 경기가 시작되었다.

*

1회 초에 다이노스의 선 수비를 위해 마운드에 오른 이민오는 가볍게 145KM의 직구를 꽂아넣으며 경기를 시작했다.

"오늘 컨디션은 괜찮나보네."

유성이 초구만에 판단을 내렸고, 해설진들과 스카우터들은 2구만에 판단을 내렸다.

[2구째 146KM가 나오면서 순식간에 2스트라이크를 잡아낸 이민오 선수입니다.]

[이글스의 1,2번이 아무래도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이다보니 공격적으로 나가는듯 하네요.]

"저 친구도 구속 괜찮구만."

"풀타임 선발이 올해가 처음이라 좀 더 지켜봐야해. 구속도 평균 90마일에서 더 올리는게 좋고"

"변화구라도 제대로 된게 있으면 괜찮을텐데..."

"지난 3년간의 성적을 보면 차라리 클로저로 키워보는게 좋을꺼 같은데."

"음. 하긴 불펜으로 나올때 93마일 이상은 가볍게 나왔지?"

"다이노스 셋업맨과 클로저는 90,91마일 정도 밖에 안 나와. 그나마 얼마전에 복귀한 사이드암 투수가 95마일 안밖으로 던질줄 알지만..."

"그러니깐 저 원종헌 아니면 이민오를 마무리로 써야한다?"

"빠른 공이 기본 추세니깐 어차피 다이노스는 4선발까지 확고하잖아? 부상으로 좀 흔들리기는 했지만"

과거에 선수였던 경험이 있다보니 스카우터들은 냉철하게 다이노스의 미래를 보았다.

김강문 감독이 들었다면 한참을 이야기했을지도 모르지만 들을 수 없으니 그 나름의 방안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이민오가 수비의 도움을 받아서 1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잘했어. 첫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으면 뒤가 편하지."

"그러면 애들아 점수 뽑으러 가자."

"네."

어느새 3년째 다이노스의 돌격대장을 담당하고 있는 박민병.

그가 이글스 선발 송은밤을 공략하기 위해 타석에 들어섰다.

'요즘 페이스가 안 좋다고 하던가...'

그렇게 생각하며 1번 타자라는 위치에 걸 맞게 박민병은 초구를 지켜보았다.

하지만 144KM의 구속이 나오는 동시에 예상보다 좋은 공이 들어왔다.

"응?"

생각보다 공이 좋았다.

그래서 순간 당황한 민병이었고, 그것을 놓치지 않고, 이글스의 배터리는 과감하게 2번째 공도 꽂아넣었다.

"스트라이크!"

[송은밤 선수가 1회 초의 이민오 선수처럼 과감하게 카운트를 잡고 있는데요.]

[지금 박민병 선수도 이게 뭔가 싶어서 당황한거 같죠?]

- 어? 생각보다 공 좋네?

- 아니면 어? 생각보다 공이 더 구린데?

- 전자면 모를까 후자면 너무한거 아니냐.

- 돈 내놔라 먹튀야!

3구째를 걸러낸 박민병이지만 4구째 148KM까지 올라간 구속에 그만 헛스윙 삼진을 하고 말았다.

"생각보다 공이 더 좋아요."

"그래? 그렇단 말이지..."

- 삼진이라니 실화냐.

- 오늘 좀 어렵게 갈려나?

[예상 외로 박민병 선수가 삼진으로 물러난 가운데 이종박 선수가 타석에 들어섭니다.]

[야구라는게 예상 외의 일이 자주 일어날 수 있는 종목이다보니...]

[그래도 말이죠. 3년 연속 7점대 방어율인데 기대감이 들까요...?]

[그건...]

- 아무리 못한다지만 너무 극딜하는거 아니냐.

- 그런대 까일만 하잖아.

- 하긴 3년 연속 7점대를 쓰는 것도 신기할 지경이다.

김성곤 감독 덕분에 인기가 높아진 이글스였으나 그로인해 안티팬도 많이 늘어났다.

반면 다이노스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사고가 터진적이 없다보니 특이하게 안티가 적은 팀이었다.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글스와 비교하면 없는거나 다름 없었다.

그렇게 편파 아닌 편파 해설로 응원을 받는 다이노스는 종박이 7구 승부 끝에 물러났으나 범성이 초구를 치고 나가면서 유성에게 찬스가 연결 될 수 있었다.

[2사 1루가 만들어지면서 박유성에게 찬스가 연결 됩니다.]

[최근에 볼넷이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타율이 떨어지기 시작한 박유성 선수인데요.]

[그 떨어진 타율이 여전히 4할대라는게 또...]

[대단하죠. 덕분에 전반기 끝나기 전에 30-30 달성하는건 기정 사실일듯 합니다.]

"확실히 오늘 공 좋네."

초구부터 148KM나 나오는 공을 본 유성의 감상이었다.

좌투수가 던지는 150에 근접한 공은 우투수가 던지는 155에 근접한 공과 체감이 비슷했다.

하지만 유성은 무심하게 자신에게 승부를 걸어왔다는 점에 주목을 했다.

"그래도 도망가지는 않네."

그러니 자비롭게 한방에 끝내주기로 했다.

딱!

[쳤습니다! 호기롭게 승부를 걸어봤지만! 그 결과는! 박유성의 27호 투런포의 제물이 되고 맙니다!]

[1회 말부터 2대0 리드를 잡는 다이노스!]

"하암. 오늘 좀 피곤한데 간만에 조기 퇴근할까나..."

"그러고보니 지난 몇년간 중간에 교체 된적도 없지? 확실하게 승기 잡으면 좀 쉬던가."

"그래야겠어."

1회부터 2점의 리드를 안게 된 이민오는 그 기세를 몰아 이글스 타선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3회에 1점을 내주기는 했으나 그 사이에 타선이 2점을 추가하면서 4회까지 버텨낸 그는 5회만 버티면 승리 투수가 될 수 있는 자격을 얻어냈다.

"이것만 버티면 그만 하고 내려가 돼."

"에이. 아직 여유 있는데 좀 더 던지지."

"그럼 우리야 좋지."

유성의 경우 2번째 타석에 볼넷으로 출루했으나 앞에 주자가 있어서 도루를 하지는 못했다.

"스코어 4대1 갑자기 무너지지 않는 이상은 승리를 확정할 수 있는 스코어지."

"불안한 점은 이민오가 최근에 실점이 많은 편이라는 거지."

"게다가... 오늘 박유성의 몸상태가 별로인거 같은데."

"투런을 쳤는데?"

"그거랑 다르게 피로감이라고 해야할까. 뭔가 무거운 감이 있는데."

"음... 오늘 수비 범위가 좁은듯한 느낌이 들기는 했는데 말이야."

24연승에 도전하고 있는 다이노스는 경기의 절반에 해당하는 5회 초를 막아내기 위해 출전했다.

"...7회까진 버텨보자."

경기 초반에 느꼈던 피로감이 경기가 진행 될 수록 무거워지는 것을 느낀 유성은 교체를 생각했으나 오늘 경기의 중요성을 생각해서 조금만 더 미루기로 했다.

문제는

딱!

[드디어 1점 따라가는 이글스! 게다가 1사 1,3루로 찬스가 계속 이어집니다!]

이민오가 위기를 맞이한 것이었다.

이제 스코어는 4대2.

"왜 이리 덥냐."

6월 중순이니 당연히 덥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유성은 과거에 이 시기에도 긴팔을 입을 정도로 더위에 내성이 강한 선수였다.

심지어 날벌레까지 꼬이면서 정신이 사나워질려고 하는 그 순간 타구가 높게 떴다.

"능력이 여전하니 다행이지."

공을 잡으러 가면서 유성은 3루 주자를 체크했다.

일단 뛸 자세를 잡고는 있지만 자신이 송구를 하면 잡힐 확률이 높은 주자였고, 거리도 그렇게까지 깊은 곳이 아니었다.

"범성이형!"

"응?"

"홈으로 던져!"

그렇게 말하며 유성은 몸을 날려서 타구를 잡아냈다.

그 직후 곧 바로 자신 근처로 다가오고 있던 범성에게 공을 던졌고, 범성은 그동안 꾸준한 연습으로 준비했던만큼 공을 받자마자 홈으로 공을 던졌다.

유성이 몸을 날린 것을 보고 출발했던 3루 주자지만 유성만큼 송구력이 뛰어나다고 평가 받는 범성의 송구보다 빠르지는 못했다.

"아웄!"

[박유성이 공을 잡고 나범성이 주자를 잡아냅니다!]

[위기를 넘기며 스코어 4대2로 승리 요건까지 충족하는 이민오 선수!]

"후..."

"괜찮냐?"

"아니. 이번 타석만 하고 쉬러 갈꺼야."

"그래. 뒤는 걱정말고."

4대2로 좁혀진 가운데 무사 1,2루의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유성은 다른건 하나도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에는 홈런 단 하나만을 생각할 뿐이었다.

4이닝 4실점을 기록하고도 계속해서 등판을 하고 있던 송은밤은 오늘 경기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였다.

이미 투구수가 90개가 넘어간 시점이기에 슬슬 교체를 하는게 좋은데도 불구하고 김성곤 감독은 그를 계속 기용했다.

"이럴때는 고맙네."

이미 유성이 완벽하게 잡아먹을 수 있는 투수를 계속해서 기용한 덕분에 유성은 편히 쉴 수 있었다.

시즌 28호 홈런이 되는 쓰리런을 때려내면서 말이었다.

유성은 이 홈런 이후 교체 되었으나 이글스 선발인 송은밤은 4이닝 7실점으로 강판 되었고, 다이노스 타자들이 이후에 점수를 더 뽑아내며 확실하게 승기를 잡았다.

그렇게 다이노스는 24연승을 완성했다.

========== 작품 후기 ==========

글이 안 써져

몸도 무거워

누가 나 좀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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