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121화 (121/300)

<-- Chapter 25 - 리그를 지배하는 자 -->

무려 4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며 자이언츠전 승리를 가져온 유성은 다음날이 우천 취소가 되며 휴식을 가지게 되었다.

"어찌보면 대단하네요. 견제 좀 적당히 하라고 해서 상대 해줬더니 4연타석 홈런으로 보답하는걸 보면 말이죠."

"그러게요. 높은 확률로 내일 경기에서 자이언츠가 박유성 선수 거를겁니다."

이에 대한 유성의 해명이 있었는데

"풀스윙도 아니었는데 넘어갈줄은 몰랐어요..."

야구 관계자들을 당황하게 한 희대의 발언이 나오고 말았다.

- 난 그동안 반 장난으로 갓유성 거렸는데 진짜 갓인가 보다.

- 저런 타자를 어떻게 상대하라는거야...

- 그래도 결국 사못쓰잖아.

- 확실히 결국은 4할 못 치니깐 해볼만 하기는 하지. 지금 당장은 페이스가 미쳐 날뛰어서 무리지만

"유성아 당분간 또 고의 사구 당하겠네."

"...이젠 뒤도 안 보고 달려야겠네요."

현재 유성의 성적은 24홈런 28도루였다.

단순히 풀시즌 성적이 이 정도만 되어도 칭찬 받을 정도인데 유성은 겨우 49경기를 치룬 시점에서 달성한 기록이었다.

"이렇게 미친듯이 스텟을 쌓아도 2경기당 1개가 안되요."

"도루는 되잖아?"

"도루는 85도루 할려면 당연히 2경기당 1개 이상을 해야하니깐요."

"...이쯤되니깐 같은 팀인데도 무섭다."

"그런대 리그 지배자 정도 되면 당연하다고 생각되기도 하네."

"형까지 왜 그래요."

"그러면 좀 적당히 쳤어야지. 상대 투수들이 이 악물고 우리만 죽어라 잡고 있다니깐."

데뷔시즌부터 여러 별명이 붙었던 유성은 시간이 지나며 갓유성, 야신과 같은 별명으로 고정 되었다.

하지만 최근 경기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새로운 별명을 붙였는데 그 별명이 바로 지배자였다.

"뭔가 날이 갈수록 별명이 늘어나는 기분인데..."

"늘어난거 맞아. 저기 미국간 현성이 옛날 별명이 사못쓰였잖아? 니가 작년에 4할 실패하면서 니가 사못쓰 별명 이어 받았어."

"아니 왜 하필 별명을 붙여줘도 사못쓰를... 억울해서 4할 치던가 해야지."

"운영팀장님이 제발 그래달라더라. 60만 관중도 아슬하다고 하더라."

"우리 팀 그렇게 관중이 적어요? 매년 리모델링으로 관중수가 줄었던거 감안해도 60만이 안될 수가 있나..."

144경기 체제에서 홈 경기는 72경기를 치룬다.

그런 상황에서 60만 관중이라는 것은 매 경기마다 올림해서 8,334명의 관중이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뭔가 이상한데요. 계산기 좀 두들겨 봅시다. 우리 홈구장이 리모델링 거듭했다고는 해도 여전히 1만 1천석이나 있거든요. 매 경기마다 만원 관중 비슷한걸 봤는데 어떻게 안 되는거죠?"

"왠지 느낌이 묘해서 왔더니 진짜 뭔가 착오가 있었던거 같군요. 박유성 선수? 그건 제가 설명해드리죠."

"아니, 운영 팀장님이 왜 직접 오셔서..."

"월요일이면 모를까 오늘처럼 어중간한 날에는 저희도 일이 없거든요."

"아..."

현실적인 사유에 선수들은 순간 말문이 닫혔다.

그 사이에 다이노스 운영팀장이 선수들에게 간단하게 설명을 진행했다.

실제로 유성이 보았던것처럼 만원에 근접한 관중이 거의 매 경기 왔지만 그 관중 수에는 허수가 있었다.

다이노스는 구단 홍보나 생존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래서 구단 차원에서 아예 무료로 학생들이 야구를 볼 수 있게 해준 경우도 있었고, 창원에 해군 사령부가 있다보니 군부대를 데려와서 관중수를 채운 적도 있었다.

"사실 그래도 관중수가 제법 되다보니 목표 관중수가 진작에 70만으로 상향 조정 되었습니다."

"그렇군요. 그러면 거짓을 말한 사람은..."

"유성아, 어떻게 굴릴까?"

"주장이 잘하는거 있잖아요?"

"아하. 얼마든지."

괜히 운영팀장이 여기까지 와서 고생하게 했다는 점으로 인해 다이노스 선수들은 거짓 정보를 가져온 선수를 가볍게 응징했다.

사건이 끝나고 훈련도 충분히 진행한 유성은 전력분석팀이 보내준 자료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무작정 훈련을 많이 하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에 꾸준한 휴식을 취해야했고, 유성은 그 사이의 시간도 허투로 쓰지 않기 위해 데이터를 통한 분석을 했다.

최근에는 신 기술이 도입되기도 했는데 바로 VR이라는 것이었다.

"어! 어어어! 으아아아!"

"뭐야?"

"보면 알꺼야."

"응?"

잠시 쉬는 시간에 VR 기기를 사용해본 유성은 매우 놀랐고, 범성이 흥미를 보였다.

그래서 유성은 VR 기기를 범성에게 주었고 잠시 후

"으아아아아!"

범성도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그 옆에서 유성은 VR 기기에 내장된 것이 무엇인지 확인했다.

"바이오 헤럴드 7?"

본론으로 돌아와서 VR 기기를 통해 유성은 새로운 훈련을 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선구안 훈련이었다.

참고로 선구안이라는 말을 듣자 떠오른 선수가 바로 범성이었다.

"자, 범성이형. 몸을 쓰는 훈련은 잠깐 놔두고 새로운 훈련이야."

"좀 전처럼 무서운거 나오는건 아니지?"

"변화구 떨어지는걸 생각하면 무서울지도 모르겠네."

"..."

유성이 범성에게 전파하면서 시작된 VR 열풍은 다이노스 타자들 전체에게 퍼졌다.

덕분에 프런트에서 때 아닌 VR 구매를 위한 지출을 했다고 곡소리가 나오기도 했다는 후문이 있지만 진실은 미궁이었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이 훈련으로 선구안을 개선 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였는데 가장 선구안 부분에서 지적을 많이 받던 범성이 각성하면서 이 부분은 넘어가게 되었다.

*

범성이 얼마나 각성했냐고 물어본다면 자이언츠전 2번째 경기에서 유성을 대신하여 안타, 장타, 홈런을 몰아치기 시작하면서 연승을 이어가기 시작했고 이어진 히어로즈전과 와이번스전은 유성이 집중 견제를 당하는 가운데 범성의 날이라고 할 정도로 무섭게 몰아쳤다.

"와우, VR 효과 쩌네."

"범성이가 각성하니깐 히어로즈랑 와이번스를 연속 스윕으로 때려 잡게 되네."

"이쯤되니깐 무서울 지경이야. 우리 이걸로 몇연승이야?"

"15연승은 넘었어요."

정확히 말하면 다이노스는 벌써 18연승을 달성했다.

KBO 최다 연승이 23연승이었기에 이후의 6경기에서만 제대로 이기면 KBO 역사를 새로 쓰게 되는 것이었다.

"일단 침착하게 2승 먼저 하자."

"2승이면..."

"최단기간 50승이지."

"우리 팀 진짜 무섭네요."

"난 벌써 33도루나 한 니가 더 무서워."

6경기 사이에 홈런을 겨우 하나만 추가하면서 26홈런에 머무르고 있던 유성은 그 대신 도루를 무서운 기세로 추가하면서 33개나 성공하였다.

"그나저나 해킹은 언제 돌아오지?"

"아내 출산때문에 더 쉬고 온다더라."

"...지금이 연승 기간이라서 다행이네요."

"그러게 말이야. 그러고보니 유성이 넌 여자 생각 없냐? 범성이는 작년에 결혼했고, 애도 있던데."

"제가 이렇게 보여도 아직 23살 밖에 안 됬어요. 평범하게 대학 갔으면 올해 4학년이었겠죠."

"그래도 젊을때 빨리 결혼하는게 좋더라."

"그러면 좋은 여자라도 추천 해주시던가요."

"바로 옆에 좋은 여자가 있는데 뭘 추천해줘?"

"...누구요?"

"이녀석 안 되겠구만."

수 많은 이야기가 지나가는 가운데 각성한 범성의 타격 페이스는 멈추지 않았다.

오죽하면 범성을 거르고 유성을 상대할 정도로 지금의 범성은 유성보다 더 뜨거웠다.

"선구안 하나 개선 됬다고 이렇게까지 잘 하는게 말이 되나?"

"나범성이 그래도 재능은 충분했으니깐... 그걸 감안해도 대단하네."

"박유성 못 잡으면 나범성이라도 잡을려고 구단들끼리 엄청 치열하겠구만."

18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다이노스는 우취로 2경기만 치루는 트윈스전과 위즈전 3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며 연승을 23으로 늘리게 되었다.

그로인해 최단기간, 최단경기 50승을 기록한 것은 당연한 이야기였다.

파죽의 기세로 경기가 진행된 가운데 6월 20일 월요일이 되었다.

"내일 비 안 오지?"

"내일은 안 온다네요."

"다행이네. 여기까지 온거 24연승 찍어야겠지?"

"당연하죠."

내일 펼쳐질 24연승 도전 경기의 상대팀은 이글스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글스 감독이 김성곤이라는 것이었는데 과거 와이번스에서 감독하던 시절에 23연승을 기록했기 때문이었다.

23연승의 장본인 앞에서 그 기록을 갱신할려는게 내일 경기라는 이야기였다.

당연히 그 상징성이나 흥행력을 감안해서 홍보팀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런 홍보팀의 노력 덕분에 19연승 도전 경기부터는 매 경기 매진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 페이스면 70만 관중은 가볍게 달성하겠는데요?"

"그래도 긴장 풀지마. 내일 경기에서 기록을 못 깰 경우도 대비 해야하니깐."

물론 범성과 유성을 중심으로 한 다이노스 선수들은 별 다른 걱정이 없었다.

어느정도 실점을 해도 타선이 복구 해준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었다.

"민오형. 그냥 편하게 던져. 우리가 다 잡아줄게."

"그러니깐 더 부담되는데?"

"그럼 잘 던져."

"...알았어."

6월 21일 화요일

프로야구 최다 연승 기록인 24연승에 도전하는 다이노스는 이글스를 제물로 상기 위해 마산으로 그들을 불러들였다.

오늘 경기 다이노스에선 이민오를 선발로 내세웠고, 이글스는 송은밤을 선발로 내세웠다.

"직전 경기에서 3이닝도 못 채우고 강판 되었고, 최근 3경기로 범위를 넓히면 퀄리티 스타트(QS)를 기록한 경기가 하나 있습니다. 그렇지만 페이스가 올라온 나범성 선수에 박유성 선수로 이어지는 타선이라면 딱히 상관 없겠네요."

"들었지. 범성이형?"

"들었는데 왜?"

"형이 잘해야 나한테 기회가 온다고."

"너야말로 기회 왔을때 못 치기만 해봐."

나이는 범성이 5살이나 더 많지만 두 사람은 마치 오랜 친구 같았다.

그러다보니 팬들은 두 사람을 같이 부를때 덤앤더머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 별명의 문제점은 둘 다 똑같이 잘하거나 못할때만 적용된다는 것이었다.

"덤 앤 더머는 그만 싸우고 경기 준비나 해라."

"네!"

그렇게 24연승에 도전하는 역사에 남을 경기가 지금 시작되었다.

*

"이건..."

"팀장님. 설마..."

"그래. 4년 전에 가지 몇개만 쳤더니 이런 결과로 돌아오는군."

"영장 준비 할까요?"

"그래. 이번에는 승부조작의 뿌리를 뽑아야지."

다이노스의 암흑기라고 할 수 있는 혼돈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16 다이노스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는건

이태X은 제명되고

이재학이 의혹 때문에 출전도 못하고

해커 돌아왔더니 스튜어트가 부상으로 빠지고

이민호도 꾸준한 부진에 사생활 문제에...

전반기 막판부터 후반기까지 선발진이 완전히 박살 났는데

배구장이라고 불렸던

배재환, 구창모, 장현식이 등장하면서

그걸 또 매꿔버렸죠.

개인적으로 다이노스는 18시즌이나 19시즌이 대권 도전 시즌이라고 봅니다.

그 중에서도 김태군이 군복무 마치고 돌아오는 19시즌이 가장 핵심이라고 보고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