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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부수는-114화 (114/300)

<-- Chapter 24 - 괴물 대전 -->

6구째를 걷어내고 웃기 시작한 유성은 7구째를 기다렸다.

[박유성 선수 웃고 있죠?]

[또 공을 커트할려고 하나 봅니다.]

[아, 그러면...]

[니가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보겠다는 그런 이야기 같은데요.]

"저놈 대체 뭐야?"

스크류볼을 2번 연속으로 커트 해내는 녀석은 처음이었다.

그렇다고 계속 당황한 상태로 있을 수는 없었다.

우선 직구로 다시 체크를 해보기로 결심한 페르난도는 정상하에게 사인을 보냈고, 정상하도 분위기 전환 겸으로 하나 빠지는 공을 요구했다.

볼이 되기는 했지만 2S-1B을 만든 트윈스 배터리는 침착하게 다음 공을 준비 했다.

'다시 직구?'

'아니.'

'커브?'

'...OK'

8구째를 기다리는 가운데 다시 스트라이크를 노리는 공이 날아왔다.

딱!

[쳤습니다! 이 타구는 큽니다만! 라인을... 벗어납니다.]

[어우. 잠깐 눈 깜빡했는데 하마터면 홈런이 되는 줄 알았어요.]

- 삐끗하면 넘어간다. 정신 차리고 해라.

- 아니 그런대 범성이가 초구에 썰리길래 유성이도 힘들겠다 싶었는데 유성이는 아예 커트해서 버티네.

- 버티는 것보다는 투구수 늘릴려는 생각 같은데.

8구가 아쉽게 파울 홈런이 된 가운데 9구째가 다시 볼이 되며 2S-2B의 카운트가 되며 이제 10구째로 승부가 이어지게 되었다.

"생각보다 소모가 큰데..."

"아직 경기 초반이라는게 다행이지."

이제 10구째 다시 스크류볼이 날아왔고, 유성은 기다렸다는듯 다시 걷어냈다.

[또 파울입니다.]

[이쯤되면 어떻게든 박유성 선수를 잡아야하죠?]

[네. 안 그러면 투구수 손해가 있어서 경기를 길게 끌고 가기 힘들거든요.]

11구째를 다시 걷어내고, 12구째는 몸쪽 깊게 오는 공을 피할려다가 공이 배트에 맞으며 다시 파울이 되었다.

"아, 풀카운트가..."

[지금 피하다가 배트 맞아서 파울 되는 바람에 풀카운트 기회를 놓쳤거든요.]

[투구수 늘리는건 둘째치더라도 이건 아쉽죠.]

아슬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잠시 타임을 요청한 유성은 덕아웃 쪽으로 돌아왔다.

"뭐 필요해?"

"배트를 바꿔야겠어요."

유성은 2개의 배트를 사용했다.

주로 사용하는 밸런스형 배트와 커트를 위한 컨택형 배트였다.

"밸런스형?"

"아니요, 저 마구를 넘길려면 새로운게 필요해요."

지금 유성의 3번째 배트가 처음 등장하게 되었다.

파워를 극대화 시키는 파워형 배트의 등장.

"한바퀴 돌고 올게요."

"잘 다녀와."

[자, 박유성 선수가 배트를 바꿔서 나왔죠?]

[투구수는 충분히 늘렸으니 이제 승부를 보겠다는 거죠.]

그러한 변화를 확인한 트윈스 배터리도 승부를 보기 위해 2개의 공을 준비 했다.

13구째 살짝 빠지는 공을 던지며 풀카운트를 만들었고, 14구째로 승부구인 스크류볼을 던진 것이었다.

[이제 14구째를 던지는데요.]

[트윈스 배터리 입장에서는 슬슬 타석을 끝내주면 좋겠다는 심정이 들겁니다.]

딱!

[쳤습니다! 이 타구는 쉴 틈 없이 큼지막하게 날아가서! 담장을 넘어갑니다!]

[박유성의 솔로 홈런으로 앞서가는 다이노스!]

"이야 그걸 진짜 넘기냐?"

"한 타석만에 4번이나 봤으니깐 넘긴거죠. 다른 때였으면 어려웠어요."

[박유성 단 1명에게 14개나 던진 것은 물론 홈런까지 맞은건 정말 큰 피해인데요.]

[그나저나 저걸 받아쳐서 잠실 구장을 가볍게 넘길 줄은 몰랐는데요.]

[이제보니 박유성 선수 배트가 3개네요?]

[작년까지 2개였는데 올해 하나 더 장만했나 보네요.]

- 이제는 종류별로 때려 주겠다는 갓의 의지.

- 하나는 제일 많이 쓰던거고 다른건 커트 용이고 나머지 하나가 지금 쓴건데... 뭐지?

- 타구 더 멀리 날아가는건가?

- 그거일려나?

유성에게 많은 공을 던지며 힘을 소진한 페르난도는 이후 세 타자를 막아내며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는 않았지만 투구수가 30개를 넘어가고 말았다.

"그래도 7이닝까지는 던질 수 있을겁니다."

"혹시 모르니 5회 끝나면 바로 준비 시켜."

"네."

1점 리드를 얻은 가운데 해킹은 2회부터 5회까지 꾸준히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중간중간 수비의 도움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철벽의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반면 페르난도도 5회까지 무실점으로 막기는 했으나 4회에 다시 타석에 들어선 유성에게 또 투구수 테러를 당하며 유성 1명에게 25개나 되는 공을 던지는 참사가 벌어지고 말았다.

[오늘 페르난도의 페이스를 생각하면 5이닝 소화하면서 투구수가 60개도 안 되는게 정상인데 지금 80개를 근접했거든요? 박유성 선수 단 한명의 선수 때문에 이렇게 투구수가 늘어났거든요. 정말 독하다고 할 수 있네요.]

[지금 상황이면 7회에 다시 붙을텐데 그 전에 내려가는게 좋겠죠?]

[네. 마침 트윈스도 5회 끝나고 불펜이 돌아가기 시작했거든요.]

- 일정 수준 이하는 걍 두들겨 패는데 S급들은 유성이 말고는 답이 없네.

- 오죽했으면 로키는 미국으로 튀었겠냐.

- 21구의 악몽이!

겉으로 보기에는 편해보이는 분위기였지만 1점차라는 그 상황은 생각 이상으로 부담이 되는 상황이었다.

*

"1점차라는 상황은 동점보다 더 떨리는 상황이야. 동점 상황은 실수 하더라도 그냥 역전만 당하는 것이지만 1점차라는 상황은 단 한 순간에 동점이 될 수도 있고, 거기서 실수라도 포함되면 단숨에 뒤집히지. 동점과 역전을 동시에 걱정 해야하는거지."

"그럴려면 더 많이 점수를 뽑아야겠네요?"

"그렇게 된다면 걱정할 필요도 없겠지만 1점차로 묶여 있는 상황이 언젠가는 나올거야. 그리고 그때 다른 타자들이 다 묶여있고, 너 혼자만 점수를 뽑아낼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있을꺼야."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왜인지 모르게 그 이야기와 지금 상황이 매우 잘 맞기는 했으나 유성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그 뒤를 안 말해주고 가버렸네. 그 영감탱이."

어째서 그 이야기가 지금 떠올랐는지는 모르지만 유성은 경기 상황을 살펴보았다.

'해킹은 6회를 채우면 100개 안 밖이 될테니 거기서 끝난다고 가정해야곘고. 페르난도는 7회까지는 채울꺼 같지만... 나를 경계해서 그 전에 내려갈지도 모르겠군.'

트윈스 불펜이 진작에 돌아가고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 분석은 정확했다.

"조금만 더 힘내 봅시다. 6회 끝나고 바로 끌어 내려야죠."

"그래. 이번 이닝에 20개 정도 던지게 해보자고."

오늘 페르난도가 허용한 유일한 안타가 바로 유성의 안타였다.

볼넷도 하나 내주기는 했으나 바로 병살로 처리했기 때문에 6회를 시작하는 지금 8번부터 타순이 시작하게 되었다.

"나 왜 이리 자주 선두 타자로 나가는거 같지?"

"저때문일껄요..."

"그렇네..."

어찌되었든 타석에 들어선 손시한은 투구수를 늘리는 것에는 성공 했으나 출루에 실패하였고, 김태곤도 똑같이 물러나게 되었다.

그래도 투구수가 90개에 근접한 가운데 박민병이 제대로 투구수를 늘리기만 한다면 페르난도를 조기에 끌어 내릴 수 있게 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저 친구가 10구 이상 던지게 할 수 있을까?"

"차라리 6.2이닝까지 던지고 박을 상대 안 하고 내려가는게 더 빠를꺼 같은데."

"일단 보자고."

스카우터들도 슬슬 의견이 갈리기 시작했다.

힘이 넘치던 초중반이면 모를까 90개에 근접한 후반이라면 해볼만 하다는게 그들의 생각이기 때문이었다.

"저 1번은 파워만 보강하면 메이저리그에서도 1번을 해볼만 하겠는데 말이야."

"그러게. 컨택이나 수비, 주루에서는 확실히 재능이 있어."

"이번 타석에서 출루 하면 보고서 쓸 가치가 있을지도 모르겠어."

"그래? 나도 분석 좀 해야하나..."

"넌 나범성 노린다면서?"

"그 친구는 어디까지나 박유성을 놓쳤을때 2순위로 본거지. 기본적으로 대졸이라서 나이때문에 디메트리가 있거든."

어찌되었든 타석에 들어선 박민병은 페르난도를 상대할 준비를 했다.

[오늘 2타석 무안타로 침묵을 지키고 있는데요. 지난주에 그렇게 활발하게 타격을 이어갔는데 오늘은 부진하고 있네요.]

[투수의 격차가 이런 식으로 나오는거죠. 외인 투수들은 대부분 S급이나 A급인데 토종 투수들은 S급이 사실상 없고, A급들도 소수만 있는 그런 수준이거든요? 지금 이 페르난도 선수도 S급이라고 할만한 선수인데요. 이 차이를 어떻게 알 수 있느냐 하면 지금 박민병 선수를 예시로 들자면 지난 주에 손승록 선수에게는 안타를 때렸거든요? 심지어 그 안타가 제대로 맞으면서 2루타가 된 타구였어요. 그런대 페르난두 선수에게는 지금 제대로 때리지를 못하고 있어요.]

- 가만히 있던 손승록 극딜 당하네.

- 펙트 가지고 때리는데 뭐라고 할 수도 없지.

여전히 공격적인 피칭을 이어가며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가운데 2구째가 볼이 되었으나 3구째를 다시 스트라이크로 잡아내며 2S-1B로 유리한 상황을 잡아낸 페르난도였다.

'바로 끝내지?'

'하나만 빼자.'

'아니 그대로 넣지.'

'음... 그래.'

바로 승부를 보기 위해 4구째 스크류볼을 꺼내든 페르난도는 승부를 보려고 했다.

하지만 박민병은 그 공이 왠지 존을 벗어나는듯한 느낌을 받았기에 가만히 지켜보았고, 오늘 내내 넓은 존을 유지하던 주심의 존이 갑자기 좁아졌다.

그로인해 삼진이 될만했던 공이 볼이 되면서 2S-2B로 바뀌게 되었다.

[지금 페르난도 선수가 아쉬워하는데요.]

[저 코스는 오늘 경기 내내 잡아주던 곳이거든요? 6회 들어와서 조금 빡빡해진 느낌이 있었는데 확실히 좁아졌네요.]

"휴. 참기를 잘했네."

한숨 돌린 박민병이 계속해서 타석을 이어가는 가운데 투구수가 90개를 넘어간 페르난도는 남은 힘을 쏟아 붙기로 결정했다.

어차피 투구수가 90개를 넘어간 상황인데다가 불펜이 준비 중인 것을 확인 했기 때문에 이번 이닝을 끝내고 내려가도 전혀 문제 없었다.

"어차피 제대로 점수도 못 뽑는데 더 던져서 무슨 의미가 있겠어."

그렇게 경기 막판에 다시 나온 158KM의 강속구가 박민병을 삼진으로 잡기 위해 날아왔으나 박민병은 차분히 공을 지켜보더니 공을 커트해냈다.

[파울! 이걸로 6구째 승부를 이어가게 되는 박민병.]

[158짜리에 반응을 했네요. 1회에 당했던 것과는 대조적인데요.]

[빠른 공들을 하도 경험하다보니 이제는 내성이 생겼나 봅니다.]

"...우연? 아니면 내 공에 반응을 할 정도로 집중력이 올라온건가?"

자신의 구속이 158이 나온 것을 확인했기에 이 공이 느리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었다.

"하나 더 확인 해보면 알겠지."

이어진 6구째 다시 158KM를 찍은 강속구를 박민병이 커트해내며 페르난도는 확신했다.

저 다이노스의 1번은 자신의 직구를 대응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었다.

하지만 민병은 결국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는데 직구가 먹히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달은 페르난도가 바로 스크류볼을 꺼내들었기 때문이었다.

"생각보다 더 뛰어난 리그였군. 아니 저 팀이 유독 강한건가?"

그렇게 독백을 내뱉으며 페르난도는 오늘의 등판을 마무리 했다.

========== 작품 후기 ==========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이벤트 매치 본다고

글을 늦게 썼네요.

집중하고 쓰면 2시간도 안 걸리는건데

경기에 집중을 했더니만...

역시 이영호라고 해야할까

제가 스타 처음 시작할때 괜히 테란으로 시작한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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