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108화 (108/300)

<-- Chapter 23 - 2016시즌 시작 -->

"좋아. 베어스전 선발은 이렇게 가도록 하지."

개막 시리즈로 치룬 2경기에서 전승을 거둔 다이노스는 1위로 시즌을 시작하였다.

그 기세를 이어 다음 상대인 베어스를 상대하기 위해 선발진을 정하고 원정을 떠났다.

"민오가 간간히 선발로 나올때 괜찮기는 했지만 일단 무너질 경우를 대비해서 불펜을 준비 시키겠습니다."

"음. 준비는 철저하게 하는게 좋겠지."

질질 끄는거 없이 곧 바로 시작된 베어스전.

첫 경기는 유성이 꾸준히 출루하며 투수를 흔들었으나 베어스 선발 장원정은 유성이 뛰든말든 무시하며 피칭을 이어갔다.

그런 상황에서 다이노스 선발 이태작이 먼저 무너지며 베어스가 리드를 잡고 말았다.

뒤늦게 장원정을 5이닝 4실점으로 강판 시켰으나 이미 경기는 베어스쪽으로 기운 상태였다.

"이러면..."

"불펜은 준비 됬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다이노스 불펜진은 베어스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5대4 상황을 유지하고 있었다.

"일단 동점을 만들어야겠는데..."

"유성이 타석 올려면 멀었으니깐 우리가 끌고 가야겠지."

"한번 해보죠."

6회 초 타석에 들어선 박선민은 가볍게 내야를 뚫는 안타를 때려내며 선두 타자 출루에 성공하였다.

[자, 박선민 선수가 출루하면서 다이노스가 간만에 선두타자 출루에 성공했습니다.]

[여기서 찬스를 이어가는게 중요한데요.]

이어서 타석에 들어선 이호중은 차분하게 투수를 지켜보았다.

베테랑인 그와 다르게 베어스 투수는 어린 투수였다.

그나마 경계한다면 베어스 포수인 양의정 정도였기에 이호중은 우선 초구를 지켜보았다.

'...초구는 예상대로.'

2구째가 관건이다.

자신의 예상대로 들어온다면 3구째를 노리고 그렇지 않으면 플랜 B를 사용해야했다.

그리고 이어진 2구째는 이호중의 예상대로 구종이 들어왔다.

'...뭘 노리는거지?'

이쯤되니 양의정도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이호중 같은 타자들은 분명히 무엇인가 노리고 들어오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슬쩍 벤치를 확인했으나 알아서하라는 사인뿐이었다.

'1S-1B이니깐... 아무래도 뒤를 생각하면 여기선 스트라이크를 잡아야겠지.'

그렇게 3구째를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으로 요구했고, 투수의 공이 거의 정확하게 날아왔다.

문제는 이호중도 동시에 배트를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딱!

[쳤습니다! 타구가 데굴데굴 굴러가며 좌중간을 완벽하게 가릅니다!]

[1루 주자는 3루에서 멈추고, 타자 주자도 2루에서 멈춥니다.]

[무사 2,3루의 결정적인 찬스가 만들어지는군요.]

- 인생은 이호중

- 다음은 누구냐

- 2할 거포님이다

지난 시즌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할 정도로 장기간동안 무안타 행진을 기록했던 손시한은 타율을 포기하고 장타력에 힘을 쏟았다.

그래서 지난 시즌 커리어 최다 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많은 홈런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지금 다이노스팬들은 그 장타력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손시한은 기본적으로 수비력 하나로 이 위치까지 올라왔던 선수였다.

지난 시즌 장타에 집중했던 것도 타율이 터무니 없이 낮았던 상황이 겹치면서 만들어졌던 것이었다.

아무튼 지금은 필요한 플레이를 할때였다.

다이노스에서 3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본래 베어스에서 뛰던 손시한이었기에 베어스 선수들에 대한 정보는 충분했다.

그래서 초구부터 망설임 없이 배트를 휘둘렀다.

딱!

[쳤습니다! 유격수 따라가서 잡았.. 아니 놓쳤습니다!]

[급하게 1루로 던지지만 이미 세잎입니다.]

[빠른 직선타를 잡아내는듯 했습니다만 놓치고 말았네요.]

[그로인해 결정적인 점수를 허용하고 마는 베어스. 이제 다이노스는 5대5 동점을 만드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 캬. 이게 베테랑 파워지.

- 다이노스 진짜 쩌는게 박민병, 나범성, 박유성 같은 선수들이 초반부터 자리 잡아줬고, 이종박, 이호중, 손시한 같은 선수들이 그 틈을 매꿔주고 이제는 박선민으로 정점을 찍네.

- 진짜 약점이 안 보인다. 그나마 포수 빠따가 구리다는거 빼면

- 솔직히 태곤이 빠따는 포기했다...

손시한의 안타로 동점이 만들어지고 무사 1,3루의 찬스가 이어지는 가운데 타격에서 유일하게 약점이라 불리는 포수 김태곤이 타석에 들어섰다.

백업 포수진이 강한 팀이라면 여기서 망설임 없이 대타를 기용하겠지만 다이노스는 김태곤을 빼면 확실한 주전급 포수가 없었다.

그나마 용덕호가 있었지만 그도 나이가 있는 베테랑이다보니 지금은 김태곤을 믿고 계속 밀고가는게 좋다는게 다이노스 벤치의 판단이었다.

"호중이를 벌써 빼기도 그렇고..."

7회 정도만 되었어도 과감하게 교체했을 것이다.

하지만 6회라는 이닝이 김강문 감독의 대주자 기용을 망설이게 하였다.

"유성아 2가지 중 골라봐."

"뭔데요?"

"1번은 초구를 지켜보고 2구째 직구가 온다고 생각하고 휘두른다. 2번은 똑같이 초구를 지켜보지만 2구도 지켜보고 3구째나 4구째에서 스윙을 한다."

"3구나 4구를 직구라고 가정하고 말이죠?"

"그래."

"... 그렇다면 1번이요."

"그래? 알았어."

자신의 타석이 오기를 기다리며 대기타석 근처에 있던 유성에게 2가지 방안을 제시하며 유성의 의견을 물어보았던 김태곤은 유성의 답을 듣고 타석에 들어섰다.

"2구째를 휘두른다."

여기서는 침착하게 스윙을 해야한다.

옆에 앉아 있는 포수는 단골 국가대표인 양의정이었다.

약간의 반응에도 자신이 뭘 노릴지 알아낼지도 모른다.

아무튼 초구를 지켜보기로 생각했으니 초구를 지켜보았고, 아슬하게 볼이 되는 직구가 날아왔다.

"볼이라..."

2구째는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들어올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다이노스 주전들 중 가장 타격이 떨어진다는 자신에게 2볼을 내줄게 분명한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2구째 김태곤은 망설임 없이 스윙을 했다.

딱!

[쳤습니다!]

[투수 글러브 스치고! 굴절되면서 3루수가 자리를 비운 곳으로 타구가 향합니다!]

[3루수 급하게 따라가지만 공이 깊숙하게 흘러갑니다!]

3루 주자는 홈에 들어온게 오래전이었고 1루 주자도 안정적으로 3루로 향하고 있었다.

김태곤도 1루를 지나 2루로 향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승부가 이루어졌다.

사실 승부라고 하기도 힘들었다.

3루수의 송구가 약간 벗어나게 날아오면서 2루수가 진작에 베이스를 비운 상황이었기에 김태곤은 여유있게 2루에 도달했다.

[역전! 6번부터 9번까지 4연속 안타로 역전에 성공하는 다이노스!]

[설상 가상으로 이제 타순이 1번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 엌 태곤이 2루까지 간거 실화냐.

- 그그실

- 오늘 그그실 많이 나오네.

- 경기가 재미 있게 흐르니깐 그렇지.

그렇게 떠들다가 잠시 카메라가 전환되며 예쁜 관중이 나오자 인터넷 중계로 보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한마음으로 똑같은 채팅을 쳤다.

- ㅗㅜㅑ

- 이녀석들 수지 쓰지 말라니깐 이런걸 들고 오네.

- 솔직하게 말해! 너도 남자잖아! 남자의 욕구라고!

- 시끄럽고 경기나 봐라.

아무튼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1번 박민병.

득점권만 되면 타율이 괴물 같이 올라가서 득점권의 악마라고 불리는 타자였다.

베어스도 이렇게 상황이 흘러가자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되었고, 급하게 투수를 교체하였다.

역전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아직 1점차였기에 얼마든지 따라갈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투수를 바꾼 보람도 없게 득점권의 악마는 자비 없이 베어스 투수를 물어 뜯었다.

딱!

[쳤습니다! 내야를 빠져나가는 타구! 3루 주자 홈으로 가고, 2루 주자가 3루 돌아 홈으로!]

[승부!]

[판정은요?]

"아웃!"

[아! 아쉬운 아웃입니다.]

[여기서 역시 비디오 판독이 나오죠?]

- 아웃이지.

- 아직 모른다.

천천히 리플레이가 나오며 팬들은 화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타이밍 상으로는 베어스쪽이 조금 빨라 보였다.

홈 송구가 그만큼 정확하게 왔기 때문이었다.

[자, 이 각도로 보시면 닿은거 같기도 하고 안 닿은거 같기도 하고... 애매하네요.]

[다른 각도는... 안 보이네요. 이 각도로는 아웃으로 보이고요.]

[다시 이 각도로 봐야겠네요.]

- 어? 뭔가 애매한데?

- 불안하게 그런 소리 하지마라.

- 아니 그런대 여긴 돋보기 없냐?

아무튼 제법 긴 시간 끝에 판정이 나왔다.

[자, 판정이 나왔는데요. 세이프를 선언합니다!]

[5타자 연속 안타로 단숨에 4점을 뽑아내며 스코어 8대5를 만드는 다이노스!]

[정말 대단한 화력이네요.]

아쉽게 그 뒤에 타석에 들어선 이종박과 나범성이 물러났으나 유성은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애초에 거를려고 볼을 던진 것을 유성이 억지로 때려냈다.

딱!

[쳤습니다! 2루에 있던 박민병 단숨에 3루 돌아 홈으로!]

[스코어 9대5로 더욱 달아나는 MC 다이노스! 경기가 확 기울었네요.]

[그렇죠. 6번 박선민부터 시작했던 타순이 이제 5번 테임즈로 이어지며 1바퀴를 제대로 돌았습니다.]

- 갓유성님 욕심 안 부리고 가볍게 안타만 치는 매너 봐.

- 갓파이브님 홈런 쳐줘요.

딱!

[큰 타구가 날아가는데요.]

[중견수, 우익수가 빠르게 따라갑니다.]

[담장... 아, 담장 앞에서 잡히고 마네요.]

- 아이고 여긴 목동이 아닌데

- 목런이 또...

어찌되었든 다이노스는 6회에 무려 5점을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하고 9대5까지 달아났고, 기다렸다는듯 순차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다이노스 불펜진들이 남은 4이닝동안 단 1실점만을 허용하며 베어스 타선을 틀어막으며 경기가 끝났을때 스코어는 9대6이었다.

[다이노스가 개막전부터 시작해서 3연승을 거둡니다.]

[선발이 무너지면서 불안한 시작을 하는듯 했는데 타선과 불펜의 힘으로 역전승을 거두며 깔끔한 경기를 했네요.]

- 오늘은 다 잘해서 누굴 뽑을지 모르겠다.

- 갓유성도 오늘은 눈에 띌 정도는 아니었고...

그렇게 베어스 3연전의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다이노스는 다음 경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2번째 경기의 선발은 다이노스에서는 이민오였고, 베어스에서는 보우덴이 나서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방향을 바꾸어 다른 선수들 묘사 비중을 올려봤습니다.

덕분에 글 쓰는 속도를 회복했습니다.

드디어 정상궤도로 돌아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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