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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부수는-97화 (97/300)

<-- Chapter 21 - 프리미어 12 -->

딱!

[아, 큽니다! 중견수 따라갑니다만 넘어가고 맙니다.]

[이걸로 오늘 2번째 홈런을 허용하는 김강현 선수입니다.]

김강현은 분명히 일본전보다는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었으나 미국 대표팀도 나름 마이너에서 오랫동안 굴러먹은 선수들이었다.

일본전처럼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하지는 않았으나 미국 타자들은 기본적으로 파워가 달랐기에 조금만 잘못 맞아도 장타가 되었다.

이미 4이닝을 소화하고 5회째를 던지고 있던 김강현은 오늘 2번째 홈런을 맞으며 3실점째를 기록하게 되었다.

"14시즌보다는 성적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이렇게 밀릴 정도는 아닌거 같은데..."

"로키를 보면 적당한거 같기도 해."

김강현이 가까스로 5이닝 3실점을 기록한 가운데 로키는 유성에게 맞은 투런포를 제외하면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으며 5이닝 2실점으로 리드를 지키고 있었다.

"김은 투구도 벌써 90개에 근접하고 있는데 로키는 아직 70개 정도 밖에 안됬어."

"그런 로키의 100마일짜리 직구를 때려내는 박이 더 대단하다니깐."

"오타니의 102마일짜리도 넘겼지."

이번 프리미어 12는 일본이 개최한 대회이다보니 오타니 쇼케이스라는 말도 나왔으나 오타니가 유성에게 완패를 하며 오히려 유성의 쇼케이스라는 소리가 나왔다.

"에이전트는 아직 없다고 하던가?"

"아무래도 포스팅으로 나올려면 3,4년인가 더 있어야하니깐."

"그 전에 포스팅 금액 제한이 걸리면 좋겠는데..."

현재 유성의 몸값은 은연중에 2억불 이상으로 책정 되어 있었는데 문제는 일본과 다르게 한국은 포스팅 비용 제한이 없기에 유성과 협상을 하려면 최소 5천만불을 불려야한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었다.

"그냥 2천만불 정도로 제한이 걸리겠지."

"그래. 박 정도의 타자를 사는데 그 정도는 되어야겠지."

미국전은 치열한 투수전이었다.

김강현이 3실점을 하기는 했으나 6이닝을 소화하며 오늘의 임무를 마쳤고, 대한민국은 불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아직 1점차야 포기하면 안된다."

"아무리 로키라도 결국 지칠꺼야. 존을 좁게 보고 투구수를 늘려."

6회를 마친 시점에서 로키의 투구수는 80개를 조금 넘긴 상태였다.

그렇다고 해도 특유의 완급조절로 여전히 힘이 남아있었기에 7회는 물론 8회도 노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또 저녀석이야?"

하지만 7회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 로키는 얼굴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천적이라고 할 정도로 자신의 강속구를 잘 때려내는 유성이 타석에 들어섰기 때문이었다.

유성이 선두 타자이다보니 설령 홈런을 맞더라도 동점에 불과하다지만 로키는 유성을 상대하기가 난감했다.

가끔은 이기기도 하지만 지금처럼 중요한 상황에서는 대부분 맞았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3개의 공을 던져 2S-1B을 만든 로키는 침착하게 다음 공을 고민하였다.

유성은 공을 차분하게 지켜보는 성향이 강하기에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투수들이 쉽게 카운트를 만들 수 있었다.

문제는 이 이후부터 던지는 공이었다.

딱!

[벌써 11구째를 파울로 걷어내고 있습니다.]

[2S-3B 상황에서 계속해서 공을 걷어내고 있는데요.]

- 로키 죽는다!

- 8회까지 던질려고 했는데 7회도 채울지 말지 애매해졌네.

딱!

[다시 파울! 12구째 승부를 이어가고 있는 박유성 선수와 로키 선수입니다.]

[로키 선수는 정말 열 받겠네요. 안 그래도 리그에서 박유성 선수 때문에 1점대 방어율을 기록 못했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는데 여기서는 아예 투구수 테러를 당하고 있으니깐요.]

"...저걸 맞춰버릴 수도 없고."

유성에게 13번째 공을 던지게 된 로키는 유성 때문에 비축해둔 힘이 모자라진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그 뒤로 4개의 공을 더 던졌음에도 여전히 유성을 잡아내지 못하자 로키는 더 이상의 체력 안배를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이번에 던질 공으로 17번째 공이 되는데요.]

[이영규 선수가 뒤에서 보고 있으니 박유성 선수가 유성 놀이를 하고 있네요.]

[4개만 더 던지게 하면 이영규 선수보다 더 많이 던지게 하는거죠?]

[그렇죠. 이쯤되면 로키 선수도 투구수가 아까워서라도 박유성 선수와 끝을 보려고 할테고요.]

17구째는 다시 파울이 되었고, 150 초반을 유지하던 직구 구속이 140 중반으로 떨어졌다.

갑작스러운 구속 변화였음에도 유성은 변함 없이 공을 커트해냈다.

"후... 나중에 맞으면 한대 때리고 말겠어."

그렇게 생각하며 로키는 18구째 다시 150KM로 구속을 끌어 올렸으나 유성은 다시 파울을 만들어냈다.

[이제 19번째 공을 던지게 되는 로키 선수입니다.]

[벌써 100개가 넘었네요. 박유성 선수에게 몇개를 더 던질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만하고 내려가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19구째는 마지막 불꽃을 태우듯 구속이 150 중반으로 올라갔다.

[다시 파울!]

[그런대 로키 선수 구속이 점점 오르고 있습니다.]

[17구째 150 아래로 떨어져서 체력이 떨어졌나 싶었더니 이렇게 구속을 올리기 위해 줄인거였네요.]

[아직도 저런 구속이 나오니 박유성 선수도 고개를 저으면서 황당하다는 표정인데요.]

"저 자식, 아직도 체력이 남아 있었네? 내년에 잔류하면 좀 더 괴롭혀 줘야겠네."

"...후. 뭔가 기분 나쁜 느낌이 드는데..."

그리고 20구째는 무려 160KM였다.

딱!

[쳤습니다! 큽니다! 멀리 좌익수! 아! 넘어갔나요?]

[애매한데요? 이게 홈런인가 파울인가...]

[자... 일단 심판들은 파울로 판정했고요. 지금 화면 보시면...]

[어... 파울 맞는듯 하네요.]

[그렇네요. 저게 간발의 차이로 안 넘어가서 정말 아쉽네요.]

"나 저놈 싫어..."

"저게 안 넘어갔네..."

결국 21구째로 승부가 이어지면서 로키는 흔히 말하는 멘탈 붕괴를 당하고 말았다.

그러한 로키의 분위기를 알아차리고 미국의 포수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이봐, 로키."

"왜."

"이 녀석을 삼진으로 잡든 땅볼, 플라이로 아웃을 잡든 안타를 맞든 홈런을 맞든 저녀석만 상대하면 돼. 불펜이 준비 되었어."

로키를 7회나 8회까지 끌고 갈 생각이었지만 만약이라는 것이 있었기에 6회가 시작되자마자 불펜이 준비되고 있었다.

그러한 선견지명 덕분에 로키는 유성만 상대하고 내려갈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좋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던지도록 하지."

어줍잖은 유인구는 필요 없다.

유성의 선구안은 매우 유명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스트라이크 존에 정확하게 찔러 넣는 수 밖에 없었다.

멘탈을 겨우 가다듬은 로키는 다시 전력을 끌어 올려서 공을 던졌다.

[제 21구!]

"왠지 미안하네. 그런대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니깐."

딱!

[다시 갑니다! 이번에는 똑바로 갑니다! 그리고 그대로 담장을 넘어갑니다!]

[무려 21구 승부 끝에 동점을 만드는 박유성의 솔로 홈런이 터집니다!]

- 이정도면 로키 빡쳐서 미국으로 튀는거 아니냐?

- 나 같아도 도망간다 1경기에 3타석만 붙어도 60개나 던지게 생겼으니...

결국 로키는 6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강판 되었고, 이후 올라온 미국의 불펜진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21구나 승부 했더니 진이 다 빠지네요."

그 말처럼 유성은 다음 타석에서 힘이 빠진듯한 모습을 보였고, 유성이 침묵에 빠지자 그만 경기가 연장으로 접어들고 말았다.

[어쩌다보니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네요.]

[연장전은 승부치기로 치루어지기 때문에 금방 결판이 날듯 하네요.]

승부치기란 정규 이닝에 승부를 내지 못하고 연장전에 접어들었을때 주자 2명을 내보내고,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는 제도였다.

"당연히 영규랑 근오가 주자로 나가고 유성이부터 시작해야죠."

"유성이가 체력이 좀 빠진거 같던데 괜찮을려나?"

"지금 저희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죠."

결론만 말하자면 대한민국은 유성을 시작으로 이대오, 박병훈, 김현성으로 이어지는 타순에도 불구하고 겨우 1점만 뽑아냈다.

그래도 1점을 얻어냈기에 경기를 마무리 하기 위해 우교민이 마운드에 올랐으나 심판들의 오심으로 인해 2실점을 하며 어처구니 없는 끝내기 패배를 허용하고 말았다.

그야말로 오심이 명승부를 망쳐버린 것이었다.

*

"...아니 왜 이 대회에는 비디오 판독이 없는거야?"

"어쩔 수 없지. 그래도 8강 진출은 했으니깐."

그렇게 조별리그가 끝나고, 8강 팀이 확정되었다.

A조 1위 캐나다, 2위 쿠바, 3위 네덜란드, 4위 푸에르토리코

B조 1위 일본, 2위 미국, 3위 대한민국, 4위 멕시코

"대진표에 따르면..."

"8강은 쿠바고... 4강은..."

"전력 상 푸에르토리코가 이길 가능성이 거의 없으니 일본이랑 또 만나겠네요."

"...설마 4강에서 오타니가 또 나오지는 않겠지?"

"혹시 모르죠. 유성이한테 복수한다고 또 나올지도..."

11월 16일

쿠바와 8강전을 치루게 된 대한민국 대표팀은 초반부터 쿠바 대표팀을 맹폭하였다.

2회부터 무려 5점을 뽑아내며 쿠바 투수진에게 폭격을 가하였고, 이후에도 차근차근 점수를 추가하였다.

한편 선발 장원정이 잘 던지다가 위기를 맞이하며 2실점을 하기도 했으나 5이닝을 채웠고, 그 사이 타자들이 점수를 계속해서 뽑아내며 대한민국 대표팀은 7회가 되었을때 9대2라는 스코어를 기록하였다.

"주자 좀 쌓이면 좋겠는데..."

마침 8회 초가 되고, 주자 1,2루 상황에서 유성이 타석에 들어서게 되었다.

[자, 여기서 홈런 치고 말 수비를 무실점으로 넘기면 8회 콜드가 되거든요?]

[경기 초반에 하나 쳤는데 설마 지금 또 치겠어요?]

딱!

[갑니다! 이 타구는 담장을 가볍게 넘겨버립니다!]

[진짜 넘겨버렸네요.]

- 그그실...

- 갓유성을 의심하다니 오죽 답답했으면 직접 넘겨버리네.

유성의 쓰리런으로 스코어 12대2가 만들어졌고, 8회 말 경기를 마무리 하기 위해 정대형이 마운드에 오르며 1이닝을 깔끔하게 틀어막으며 대한민국은 8회 콜드로 4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의 시선은 다음 경기에 향해있었다.

"문제는 다음 경기인데..."

마침 다른 곳에서도 경기가 끝나며 4강 대진이 완성되었다.

4강 1차전 미국 VS 멕시코

4강 2차전 대한민국 VS 일본

이제 대한민국 대표팀은 다시 한번 일본과 맞붙게 된 것이었다.

========== 작품 후기 ==========

또 늦었다...

도무지 글이 안 써져서

차후 전개나 좀 구상하면서 시간 보냈네요.

다음화로 프리미어 12는 끝입니다.

안 끝날 수도 있고...

*

제가 400화 근처에 완결 낸다고 했던가요?

350화로 줄어들지도 모릅니다.

제가 날짜상 어제 그 문제때문에 고민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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