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86화 (86/300)

<-- Chapter 19 - 기록 브레이커 -->

유성의 말을 들은 그들은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꼭 우리가 범죄자라도 잡으러 온거 같잖아?"

"범죄자는 아니지만 유명인을 만나러 오기는 했지."

"제가 유명인이요?"

"그러고보니 영어를 잘하는군."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생각이 있기도 했고, 어릴때부터 언어 능력이 뛰어났거든요. 4개 국어 정도는 가뿐하죠."

"대단하군. 그런대 포스팅이 몇년이지?"

"7년인가 그럴꺼야."

"7년이라... 4년이나 남았구만."

왜인지 아쉬워하는 그들이었으나 이내 유성에게 메이저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저한테 왜 이리 잘해주는거죠?"

"메이저리그는 언제나 도전을 환영하기 때문이지. 메이저리그에는 매년 많은 도전자들이 나타나지만 단 1년이라도 풀시즌을 뛰는 선수는 정말 소수야. 그러한 메이저리그에서 자네는 많은 주목을 받고 있어. 내가 아는 스카우터 말로는 최소 1억불이라는 소리도 나오더군."

1억불.

1불당 1,100원이라고 가정하였을때 1,100억원이나 되는 터무니 없는 금액이었다.

"뭐, 1억불이라고 해봐야 세금 빠지면 절반도 겨우 남겠지만 말이야."

"최소 1억불이라고 해서 그정도가 아니라 2억불도 조심스럽게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 그러고보니 에이전트가 있나?"

"한국은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 안되서 없네요. 그 이전에 구단에서도 연봉 인상때마다 최고 수준으로 인상을 해줘서 큰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고요."

"메이저리그에 올때는 에이전트가 필요할텐데 하나 추천해줄까?"

"글쎄요..."

"스콧 보라스"

"네?"

"자네 정도면 보라스와 딱이지 않겠나?"

생각도 못한 이름이 거론되자 유성은 할말을 잃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메이저리그로 건너간 류도 그렇고, 수 많은 대박 계약들을 이루어낸 에이전트가 바로 그였기 때문이었다.

선수들이 간만의 회식으로 배를 채우는 사이에 이호중은 어떠한 제안을 받고 있었다.

"선수협 회장...?"

"전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니깐요."

마침 오늘 타이거즈와의 경기가 있었던 덕분에 선수협 회장인 서재우는 이호중을 만나게 되었다.

"다른 팀 이사들에게는 이미 동의를 받았습니다. 다음 시즌부터 호중이 형이 선수협 회장이 되시는겁니다."

"음... 잘 할수 있을까?"

"누구나 처음부터 잘 할 수 있는건 아니니깐요. 후배들을 생각해서 맡아주시기 바랍니다."

"조금만 생각 좀 할게."

"네. 아직 시간 많으니 천천히 생각하세요. 12월 전까지만 이야기 하시면 됩니다."

"그래."

짧은 대화를 마치고 회식 장소로 돌아온 이호중은 선수들을 잠시 둘러보았다.

어느새인가 MLB 레전드들과 다이노스 선수들은 친밀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니가 이 팀의 1번이라고? 50도루도 해봤다고? 1번이라면 못해도 80개 정도는 해야지."

"하하..."

"이봐, 테임즈. 다른 건 몰라도 약은 하지말라고. 은퇴한 뒤에 후회하고 있는 유일한 일이 바로 그거거든."

"우리 팀은 전부 약 안 해요."

헨더슨은 박민병을 잡고 도루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두기 시작했고, 본즈는 테임즈를 잡고 약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조지는 어째서인지 취해있었다.

"내가 이렇게 보여도 MVP 2번이나 받았어! 저 두놈들이 홈런, 도루로 미쳐버린거지 나도 300-300 정도는 했다고!"

"아, 네."

"40-40은 못했어도 30-30은 해봤는데..."

"전 데뷔하자마자 한게 30-30인데요."

"너도 망할 재능충이야!"

"...왜 나한테 그래. 아직 메이저갈 기간도 안 채웠는데..."

이 모습을 지켜본 이호중의 생각은 이러했다.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할까... 혼파망이라고 하던가?"

*

휴식일이었으나 다음 경기를 위해 서울로 향한 다이노스.

마침 이번주 상대가 히어로즈, 베어스, 위즈였는데 히어로즈에 크리스가 있기 때문에 조지는 크리스를 만나러 간 상태였고, 본즈와 헨더슨은 훈련을 하고 있는 선수들을 보고 있었다.

"빠르군."

"그러게. 중견수라고 하더니 예상은 했는데 생각보다 더 빠르네."

"장타력만 아니었다면 1번에 들어가도 되겠는데?"

그러면서 다이노스 구단이 준비해준 테블릿 PC를 보며 유성의 기록을 확인하고 있던 그들은 놀라운 자료를 발견했다.

"이거 진짜인가?"

"득점권 타율이 5할을 넘는다고...?"

"지금 100경기 치룬 시점에서 타율이 4할 초반이니깐..."

"1할 이상 차이를 보이는군. 게다가 2년 반동안 변함 없이 꾸준히 유지해왔어."

"미국에 알고 지내던 계산기 두들기는 애들이 득점권 타율은 허상이라고 했는데 이걸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군."

"7년 내내 유지하고 포스팅으로 넘어오면 아주 뒤집어지겠지."

유성은 일부 다이노스 팬들에게는 영웅처럼 추앙을 받고 있기도 했다.

그것은 찬스만 되면 평소의 타율보다 1할은 더 높아지는 이 터무니 없는 득점권 타율 때문이었다.

"타석당 4.5개가 넘는 공을 넘지게 할 정도로 뛰어난 컨택력과 선구안을 보유 중이고..."

"안타도 좌우 중간 구분 없이 소름 돋을 정도로 골고루 보내고 있어. 홈런도 마찬가지고."

"도루 성공률이 매년 90%를 넘기고 있군. 이 부분은 뭐라 조언할게 없겠군."

모든 부분에서 유성은 최고였다.

KBO가 MLB보다 수준이 떨어진다는 점은 감안을 해야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과 스타일이 거의 같은 크리스라는 예시가 있기에 유성은 메이저리그에 오자마자 30-30을 기록할지도 모른다는 예상이 들 정도로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당장 메이저로 와도 골드 글러브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이 이해가 되는군."

"이번에는 뭔데?"

"박의 수비 범위가 너무 넓어. 그래서 다른 외야수들과 수비 범위가 겹쳐."

"그게 말이 되나?"

"이미 몇경기나 지켜봤잖아?"

"..."

"박때문에 좌우익수가 라인쪽으로 붙게 되었고, 그렇게 외야 전체의 수비 범위가 더 넒어졌어. 다이노스가 리그 최강의 외야진을 만들게 된 이유가 이거로군."

그렇게나 넓은 범위를 커버한다면 실책이 많이 나올텐데 유성은 2년 반동안 단 1번의 실책도 하지 않았다.

공이 어디로 떨어질지 알고 있기 때문에 가끔 공이 조명에 들어가며 보이지 않더라도 위치를 알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잡아냈기 때문이었다.

"송구 능력은 투수로 나섰을때 93마일을 던진걸로 증명 되었으니... 타격에서는 매년 3-4-5 슬래시 라인에 30-30이 가능한 5툴 플레이어이고, 수비에서는 터무니 없는 수비 범위에 다가 펜스가 낮은 구장에서는 홈런성 타구까지 잡아낼 정도의 수비력도 보유 중."

"이걸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결국 직접 메이저리그에 와서 경기를 뛰어봐야 알겠지만 박이 지금보다 더 성장을 한다면 이 예측은 거짓이 아닌 진실이 되겠지."

"실현 가능성이 높은 예측이라는거로군."

그들이 다이노스 전력 분석팀의 예측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는 사이에 다음날이 되었고, 오늘 경기는 목동 구장에서 치루어지는 히어로즈전이었다.

놀라운 점은 시구에 조지가 등장하였다는 것이었다.

"저녀석 뭐하는거야?"

"몰라. 아들 만나러 갔더니 왠 시구를 하고 있어."

"그나저나 이 테블릿 PC에 별에 별 이야기가 다 들어있군. 시구 관련도 있는데 포스트 시즌은 못해도 1주일 전부터 섭외를 해두는데 이런 경기는 긴 시즌 중에 있는 하나의 흔한 경기니깐 하루 이틀 전에 섭외를 하는 경우도 있다는군."

"진짜 그 테블릿 PC 만능이네."

[히어로즈의 크리스 선수의 아버지인 조지 클레이튼이 찾아왔는데요.]

[지금 마이크를 찾는데요?]

"통역 부탁하지."

"네."

"안녕하세요. 크리스의 파더입니다. 지금 관중석을 잘 찾아보면 왠 외국인 둘이 있을텐데 그 두사람도 유명한 친구들입니다."

[지금 조지 클레이튼의 말을 들어보면 유명한 인물 2명이 더 있다는데요.]

[어, 지금 카메라에 나오는듯 한데요.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서 잘 모르겠는데 누구인거 같나요?]

"왜 카메라가 우리를 잡고 있는거지?"

"조지가 뭔 일 저질렀나보네."

"인사나 할까?"

"난 귀찮은건 싫은데."

"사실 나도 그래."

그들은 손을 내저으며 공개를 거부하였고, 경기가 우선이었기에 일단 경기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들을 오랜시간 동안 보아왔던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은 그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조지는 이해가 되는데 저 둘까지 왔어?"

"재미 있는 조합이기는 하네. 통산 홈런 1위와 통산 도루 1위라..."

"그런대 뭐하러 왔을까?"

"내 예상이지만 박을 보러온게 분명해."

"호. 그거 좋은 예상인데?"

이렇게 되자 그들의 관심사가 잠시 경기에서 멀어지는듯 했으나 1회 초부터 유성이 타석에 들어서며 다시 경기에 집중을 하게 되었다.

8월 8일 토요일에 40-40 클럽을 달성한 유성은 이제 남은 44경기에서 10개의 홈런과 9개의 도루를 더 기록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하나 칠려나?"

"1사 2,3루니깐 적당히 깊은 안타만 쳐도 충분해."

"올해 득점권 타율이 5할을 넘어서 5할 5푼까지 갈꺼 같기는 한데 말이야."

"걸러도 문제인게 뒤의 테임즈가 목동에서 경악스러울정도로 잘 치고 있다보니 도망갈 구석이 없지."

딱!

뒤의 테임즈를 생각하여 유성은 홈런 생각을 버렸다.

그렇기에 유격수의 키를 넘기며 좌익수 방면으로 향하는 안타를 때려냈고, 빠르게 스타트를 끊었던 주자 2명은 순식간에 홈에 들어왔다.

좌익수에 위치했던 크리스도 주자를 잡기는 힘들 다는것을 알았기에 유성이 2루로 향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는게 최선이었다.

[2타점을 쓸어담으며 박유성 선수가 벌써 120타점째를 기록합니다!]

[지금 타율이 0.408인데 득점권 타율을 보면 0.523나 됩니다.]

[이게 얼마나 대단하냐면 지금 박유성 선수의 출루율보다 더 높은 수치입니다.]

- 출루율보다 더 높다니;;

- 득점권에서 워낙 잘 치다보니 예상은 했는데 직접 보니깐 이건 뭐...

- 결정적인 장면에 박유성이 타석에 들어서면 대부분 이기는 이유가 바로 이거지. 말 그대로 히어로라니깐.

- 갓에 이어서 이번에는 히어로냐.

- 갓 별명은 테임즈한테도 생겼는지라 유성이한테 히어로가 추가된거지.

- 우린 테임즈를 갓5라고 부름.

- 박유성은 솔직히 그냥 신이라고 부르는게 편할꺼 같다.

딱!

유성에 이어 타석에 들어선 테임즈가 가볍게 담장을 넘겨버리며 다이노스는 1회부터 4점을 쓸어담게 되었고, 그 기세를 이어 히어로즈 투수진을 폭격하기 시작한 다이노스 타선과 그에 대응하듯 히어로즈의 타선도 폭팔하기 시작했다.

타격전이었으나 점수는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는데 히어로즈 타자들의 타구가 중견수 근처로만 와도 유성이 다 잡아내버렸기 때문이었다.

결국 유성때문에 점수를 여러점 빼앗긴 히어로즈는 패배를 면하지 못하며 기선 제압을 당하고 말았다.

"이제 100승까지 24승 남았군."

다이노스가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는 것은 덤이었다.

========== 작품 후기 ==========

인터넷이 고장나면 참 불편합니다.

PC로 쓰고 폰 연결해서 이동시키고

복사 해서 붙이고 예약까지 걸고...

난리도 아니네요.

심지어 일요일이라 as 전화도 못함

딮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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