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19 - 기록 브레이커 -->
"무슨 생각 해요?"
"아, 세나씨."
후반기를 준비하다가 잠시 휴식을 가지고 있던 유성에게 세나가 찾아왔다.
"올해 역대급이라고 할 정도로 성적이 좋잖아요. 후반기에 남은 62경기에서 34승만 거두면 100승을 할 정도로 말이죠."
"방심하지 말아요. 남은 경기에서 5할 5푼 정도의 승률을 거두어야 100승을 달성할 수 있는데 전반기의 모습을 생각하면 쉽겠지만 방심하면 힘들지도 몰라요."
"방심은 안 해요. 제가 메이저리그로 떠나기 전까지 우리팀은 어떠한 경우에도 매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할테니깐요."
"겨우 포스트시즌요? 올해 우승을 거두면 3년 연속 우승을 거두게 되어요. 메이저리그로 떠나기 전까지 연속 우승을 6년... 아니 7년까지 늘려보는건 어때요?"
"7년 연속 우승이라..."
"하는 김에 매년 4할을 도전하다가 실패하고 있는데 4할에도 도전해보고요."
유성과 대화를 나누며 세나는 유성의 상태를 짐작 할 수 있었다.
유성은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고 그만큼 많은 노력을 하는 선수다.
게다가 야구를 즐기기까지 하니 성적이 괜히 매년 오르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대 유성은 지금 자신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인해 역으로 야구에 대한 즐거움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녀의 직책은 홍보팀장이지만 프런트에서는 세나가 유성을 전담하여 관리하는 것으로 보고 있었다.
"4할이라... 그거 좋네요."
세나는 유성이 올스타전이 유성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다고 짐작하였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가 끝난 이후의 그와 올스타전 이후의 그는 며칠 사이에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정적인건...'
지금 시점에서 세나가 생각 할 수 있는 것은 블레이크의 스플리터를 홈런으로 때려낸 장면이었다.
유성을 막아낼 몇 안되는 투수가 블레이크였는데 그런 블레이크가 아무리 올스타전이라지만 유성에게 완전히 패배한 것이 유성이 이전보다 즐거움을 잃게한 원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세나였다.
'아직 확실한건 없지.'
지금 시점에서는 6년 연속 우승이나 4할 타율이라는 목표를 주며 임시 방책을 만든듯 하지만 메이저리그로 가기 전에 그 기록을 달성하면 그녀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
유성은 메이저리그 여러 구단에게 관심을 받고 있었고 그러다보니 각팀의 레전드들도 유성에 대한 소식을 알 수 있었다.
"프로 입성 3년도 안되서 이런 성적이라..."
"내가 봐온 그 어떤 선수보다 뛰어난 재능이군."
"솔직한 심정으로 내 아들인 크리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해."
"그거 정말 엄청난 평가로군. 그런대 크리스보단 더 어린 아들이 더 뛰어나지 않나?"
"그녀석은 아직 고등학생이야. 마이너리그에서 1년 정도는 뛰어봐야 알겠지."
메이저리그에서 레전드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업적들을 보유한 그들은 그만큼 많은 선수들을 봐왔기에 유성이 어느정도 선수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내가 볼때 이 친구는 손꼽히는 재능을 가지고 있고, 그만큼 노력도 하고 표정을 보면 즐기기도 한다는걸 알 수 있지."
"그걸 영상만으로 알 수 있어?"
"니들처럼 인상 험악한 녀석들을 많이 봤으니깐 알게 된거야."
"쩝..."
유성을 칭찬하던 한 레전드는 이내 그가 우려하는 부분을 말했다.
"그나저나 데뷔하자마자 MVP에 최연소 30-30? 그 다음에는 40-40? 올해는 아예 50-50을 노리고? 그쪽 리그에 경쟁자가 있나?"
"데뷔 시즌이나 지난 시즌에는 타율, 출루율, 장타율 3관왕에 머물렀어. 그리고 올해는 못해도 5관왕을 할 기세라고 하더군."
"생각보다 타이틀이 더 많군. 그 정도라면 지금쯤 야구에 대한 즐거움을 잃어가고 있을지도 모르겠군."
"그래?"
"...좋아, 한번 한국에 가봐야겠군."
"뭐?"
"어차피 할것도 없잖아?"
"그렇긴 한데..."
"이봐, 너도 갈꺼지? 본즈."
메이저리그 레전드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가운데 세나는 임시방편으로 유성에게 목표를 부여하며 시간을 벌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지인들에게 이런저런 정보를 수집하였으나 딱히 도움이 될만한 것은 없었다.
"그는 보통 선수들과는 기본적인 규격부터가 달라. 그래서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봐서는 안돼."
"애초에 박한테 뭐라고 할만한 선수가 몇이나 되겠어?"
박유성이라는 선수가 KBO에서는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규격외에 해당하는 선수였기 때문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1년이라도 제대로 뛰면 평가가 쉬운데 말이지."
"뭐, 포스팅이 멀었으니 지금 있는 자료로 평가를 해야겠지."
*
그러는 사이 후반기가 시작되었고, 유성은 여전히 팀의 4번 타자로써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였다.
하지만 매 경기마다 보이지 않는 실책이 나오며 다이노스는 미세한 균열이 생겼다.
후반기 첫 상대인 자이언츠 3연전에 위닝 시리즈를 거두었으나 베어스 3연전에서는 루징 시리즈를 거두며 후반기에는 평범한 시작을 한 다이노스였다.
그리고 이어진 라이온즈와 히어로즈 6연전에서 1승 5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하며 7월을 마무리 하게 되었다.
그나마 6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1승을 거두었고, 그 1승이 70승 선착을 알리는 승이었기에 다이노스는 분위기 전환을 할 수 있었다.
다이노스가 70승에 선착한 가운데 2위 라이온즈가 63승으로 전반기가 끝났던 시점보다 범위를 좁혔고, 3,4위에 히어로즈와 이글스 그리고 5위에 베어스가 위치하고 있었다.
그 아래로는 와이번스, 타이거즈가 공동 6위를 기록 중이고 자이언츠가 8위 그리고 위즈가 드디어 탈꼴지에 성공을 한 것이었다.
그 반대급부로 트윈스가 최하위로 떨어지기는 했으나 위즈는 조금씩 반전을 꿈꾸기 시작했다.
"일단 다이노스가 보유 중인 신생팀 최다승 기록인 77승은 절대 못합니다. 남은 경기수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죠."
"게다가 다음 경기부터는 3연전이 아닌 2연전 시리즈로 돌입을 하게 되는데요."
"네. 위즈가 현재 95경기에서 40승을 거두며 산술적으로 60승 정도가 가능한 상태인데요. 2연전 시리즈에 적응을 하지 못하면 60승은 커녕 역대 신생팀 최다승 2위 기록인 52승도 힘들지 모릅니다."
"말이 그렇다는거지. 사실 지금의 위즈라면 충분히 52승을 초과 할 수 있을겁니다."
위즈가 탈꼴찌를 성공하고 4할 승률도 꾸준하게 유지를 하면서 현재 7할대 승률을 기록 중인 다이노스와 6할 5푼이 넘는 승률을 기록 중인 라이온즈를 제외하면 전력 평준화가 이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었다.
"144경기 체제에서 0.650이라는 승률을 기록하면 무승부가 없을때 93승 정도를 거두게 되지. 다이노스는 몰라도 라이온즈는 93승만 해도 성공이라는거지."
"결국 2위라는 소리잖아? 다이노스는 100승을 하느냐 마느냐니깐."
지금 이곳은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이었다.
이름만 들어도 야구팬들은 '아!' 할정도로 유명한 레전드들이 다수 한국으로 오고 있는 것이었다.
비밀리에 출국한 것이었기에 일부 지인들만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 결과 한국에서도 조용히 입국을 할 수 있었다.
"일단 경기나 보러가자고."
"어디로? 어... 한국 와본 니가 말해봐."
"여기는 공항이 있는 인천이라는 지역이고, 다이노스가 오늘 경기를 치루는 지역은 한국의 수도 서울이야. 그리고 이 공항 철도를 타고 가면 서울로 갈 수 있지."
"완벽하군! 타러 가자고."
"이봐, 어차피 표도 없어서 못 들어가. 우린 따지자면 비밀리에 입국한거라고."
"...왜 비밀로 입국한거지?"
"그러게..."
"일단 숙소에서 좀 쉬자."
그들이 숙소를 먼저 가기로 결정한 사이에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지난주 히어로즈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였던 다이노스는 오늘 트윈스 타선을 폭격하며 초반부터 점수 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초반부터 리드를 잡은 다이노스는 트윈스에게 먼저 1승을 거두며 2차전을 준비하였다.
"조금 있으면 40-40도 가능하겠네요."
오늘 경기까지 38홈런에 37도루를 성공 시키며 각각 2홈런과 3도루를 남긴 유성이었다.
작년보다 좀 더 빠른 페이스였기에 50-50 클럽의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는 추세였다.
"그러게요. 타율이 좀 많이 떨어진게 문제이기는 하지만요."
"항상 높은 타율을 유지할 수는 없으니깐요. 괜히 4할 타율이 30년 넘게 안 나온게 아니라고요?"
"올해 실패해도 4년은 더 도전할 수 있으니 괜찮겠죠?"
"그래도 빨리 하는게 좋을껄요? 어느날 갑자기 무명의 선수가 튀어나와서 4할 기록을 먼저 가져갈지도 모르니깐요."
"생각해보니 끔찍하네요. 내가 세워야할 기록을 빼앗긴거잖아?"
세나는 유성의 즐거움을 찾기 위해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였다.
기록을 부숴나가며 그 정점에 자신의 이름을 기록하는 것.
그것이 바로 세나가 생각한 방안이었다.
"홈런, 타점, 타율 등등 아직 이루어야할 기록은 더 많아요."
"이거 참... 한국 떠나기 전에 다 부숴버리고 가야겠네요."
"고의사구 1위가 30개나 되는데 그것도 하실려고요?"
"30개나요? 우와... 내가 제일 많이 받은게 14개 정도였는데."
이미 유성은 최다 루타와 장타율 그리고 OPS 부분에서 역대 1위 기록을 차지한 상태였고, 2루타도 46개로 역대 1위를 차지한 상태였기에 4개 부분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안타, 3루타, 홈런, 타점, 득점, 도루, 볼넷, 고의4구, 삼진이라..."
"9개나 더 남아있네요."
"도루는 못할꺼 같아요. 홈런은 57개만 쳐도 깰 수 있는데 도루는 85개나 해야 깬다니..."
"그러면 볼넷도 힘들겠네요. 128개나 볼넷을 얻어야 1위가 되는데..."
"...그냥 되는대로 기록 깰게요."
아무튼 이번 시즌 유성이 노리는 기록은 출루율과 최다 안타 기록이었다.
먼저 출루율에서는 과거 호세가 0.503이라는 터무니 없는 출루율을 기록하였는데 유성도 올해 볼넷을 많이 얻다보니 그 기록을 노릴만한 출루율을 기록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최다 안타의 경우 작년 히어로즈의 서건수가 201안타를 때려내며 최초의 200안타를 기록하였으나 유성의 40-40에 밀리며 MVP 수상에는 실패하였다.
유성은 올해 경기수가 늘어난만큼 출루율과 최다 안타는 물론 가능한 많은 기록을 깨버리겠다는 의지로 후반기 경기를 치루고 있었다.
그러한 의지로 트윈스와의 2차전을 치루려는 가운데 호텔에서 놀다가 온 메이저리그 레전드들이 유성의 모습을 직접 보기 위해서 경기장에 찾아왔다.
========== 작품 후기 ==========
악플은 정말 싫어요.
제가 해당 악플을 지웠지만 다른 작가님들이 고소를 하라고 할 정도로 심한 악플들이 달렸더군요.
제가 참을인을 어떻게 쓰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참을인 3번 그려서 참고
고소는 안 하겠습니다.
제가 덧글을 지웠기 때문에 독자 여러분들은 못보시겠지만
캡쳐를 해놨기 때문에 나중에 또 그러면 캡쳐 자료 포함해서 고소를 진행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