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18 - 별들의 전쟁 -->
어느덧 전반기의 끝이 보이고 있었다.
전반기의 마지막을 장식할 다이노스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
그 상대는 KS 와이번스였다.
다이노스는 이번 3연전에서 이재후, 해킹, 스튜어트가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었다.
반면 그에 맞서는 와이번스의 선발은 윤회상, 세든, 케리였다.
[선발에서는 다이노스가 우세합니다.]
[네. 먼저 1차전 선발인 이재후 선수가 점차 좋을때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거든요. 2차전 선발인 해킹 선수는 올해 각성이라도 한듯 2점대 방어율을 유지하며 에이스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습니다. 3차전 선발인 스튜어트도 첫 경기 이후로는 매 경기마다 7이닝씩 소화하면서 2실점 이하를 기록하며 강력한 이닝이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 와이번스 선발인 윤회상 선수나 세든은 그렇게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케리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문제는 와이번스 타선과 달리 다이노스의 타선이 매우 강력하다는거죠.]
해설진의 불안은 1차전에 그대로 실현되었다.
마산구장에서 치루어지는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 다이노스 타자들은 흐름을 제대로 타며 선발 윤회상을 4이닝을 채우기도 전에 끌어내려버렸다.
특히 백미는 34호 홈런을 때려낸 유성의 홈런이 경기장을 통째로 넘어가려다가 벽에 맞고 다시 관중석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이 홈런으로 34홈런-33도루를 기록하게 되는 박유성 선수입니다.]
[산술적으로 50홈런을 넘어서 61홈런까지 노릴만한 페이스라고 하더군요.]
[그나마 걱정거리가 앞선 두 시즌에서 보아왔지만 9월부터 홈런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했거든요?]
[대신 그때부터 도루 페이스가 좋아지기 시작하죠.]
[네. 박유성 선수가 지난 2년간 홈런보다 도루가 많았던 이유가 그런 부분이죠. 아무튼 2년간의 행적과 올해 늘어난 경기 수로 인해서 박유성 선수가 실제로 60홈런을 치기는 힘들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도루는 조심스럽게 60도루가 가능한 모습입니다.]
- 요즘 해설들 경기 집중 잘 안 하고 말이 많아진거 같은건 내 착각이냐?
- 6대1인데 너 같으면 집중되겠냐.
4이닝도 못 채우고 강판된 윤회상과 달리 이재후는 4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오늘도 6이닝 정도는 가뿐하게 소화가 가능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재후 투구수가 아직 70개도 안 되었으니 투구수 조절만 잘되면 7회도 노릴만 할겁니다."
"재후가 점점 살아나면서 전반기가 끝나게 되었으니 다행이군."
후반기는 해킹, 스튜어트, 이재후, 손민훈, 이태작으로 이어지는 5선발이 확고히 돌아가게 될 것이고, 순조롭게 로테이션이 돌아간다면 다이노스는 역사상 가장 강한 팀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러고보면 태곤이도 슬슬 군대 보내야겠지?"
"덕호를 트레이드로 데려오기는 했지만 힘들지 않을까요?"
다이노스는 6월 말에 TK 위즈에서 홍성융, 오정보를 주고 포수인 용덕호를 데려오며 빈약하다는 평가를 받던 포수 백업 라인을 보강하였다.
박광렬이라는 2014 드래프트에 지명되며 합류한 어린 백업 포수가 있었으나 김태곤보다 좋은 타격에 비해 불안한 수비를 보이고 있었기에 제대로 출전 시키기도 힘든 상태였다.
결국 용덕호를 데려오며 박광렬은 3순위 포수로 밀리며 1군과 2군을 오가는 신세가 되었지만 포수는 수비가 우선이었기에 아무도 그 부분을 지적하지 않았다.
"덕호나 광렬이로는 내년 한 시즌 버티기도 힘들겁니다. 게다가 덕호는 나이도 있다보니 내년은 그렇다고 쳐도 그 이후부터는..."
"흠..."
"광렬이도 수비에서 극적인 성장을 하지 않는 이상은 태곤이를 제치고 주전으로 오를 수 없고요."
"드래프트에서 포수 좀 잡아달라고 해야겠군."
와이번스의 불펜이 조기에 가동된 가운데 이재후는 5회에 1실점을 더 하였으나 어찌어찌 와이번스의 공세를 버텨내며 6이닝을 채울 수 있었다.
그렇게 6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운 재후가 내려가고 다이노스의 불펜이 가동되었다.
점수 차가 있었기에 필승조가 아닌 투수들이 기용 되었고, 그로인해 와이번스 타선이 뒤늦게 터지기 시작했으나 그만큼 다이노스 타선도 꾸준히 점수를 추가하였기에 최종 스코어 11대6로 다이노스가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하마터면 상민이가 올라갈뻔 했군."
"그래도 결과적으로 아끼게 되었으니 남은 2경기에서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네요."
승리를 거둔 다이노스는 이 기세를 이어 2차전에 돌입하였다.
오늘 선발인 해킹과 세든의 대결은 전날과 비슷하게 흘러갔다.
초반부터 다이노스 타선이 터지며 세든은 3.2이닝 5실점으로 강판되었고, 해킹은 7이닝 1실점으로 와이번스 타선을 효율적으로 봉쇄하며 이 날 경기는 10대2라는 스코어로 다이노스가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순식간에 위닝시리즈를 확정한 다이노스는 마지막 경기는 여유롭게 치루었다.
물론 여유롭게 경기를 치루었다고 해서 경기를 대충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2015시즌 전반기 마지막 경기가 시작되고, 시작부터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앞선 두 경기에서 모두 선발이 5회도 못 채우고 무너졌는데 오늘은 투수전으로 전개가 되고 있습니다.]
[네. 양팀 선발 모두 6이닝 2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 7회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 첫 경기는 초반부터 결판 나버려서 뒤늦게 추격해도 못 이겼고, 두번째 경기는 아예 완전 박살 났고, 그러더니 오늘은 팽팽하네.
- 아무리 생각해도 다이노스 사기 아니냐? 밸런스 패치가 필요하다.
- 몇년만 더 할게. 그 몇년 사이에 유성이 포스팅으로 미국 가고 몇명 은퇴하고 하면 지금보단 약해질 수도 있으니깐.
- 반대로 지금보다 강해질 수도 있다는 소리로 들리는건 왜냐?
- 솔직히 다 필요 없고 박유성만 없어도 다이노스랑 해볼만 할꺼 같다.
- 진짜 인정 할 수 밖에 없는게 13시즌부터 계속 타선 멱살 잡고 끌고 간게 유성이었으니깐.
"...요즘 왜 이리 귀가 가렵지?"
7회 초 공격이 진행되는 가운데 유성은 왜인지 귀가 가려웠다.
아무튼 와이번스의 선발 케리는 7이닝 2실점이라는 기록으로 다이노스 타선을 막아내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스튜어트도 마찬가지로 7이닝 2실점으로 등판을 마쳤다.
이제 이어지는 것은 양팀의 불펜 싸움이었다.
앞선 두경기에서 다이노스가 필승조를 꺼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압승을 거두었기에 오늘 경기에서는 양팀 모두 아껴둔 필승조를 투입한 것이었다.
심지어 유성 하나만을 노리고 마운드에 오르는 원포인트 투수까지 등장했을 정도였다.
"박희소를 원포인트로 쓰다니..."
"오늘 경기를 그만큼 비중 있게 본다는거지."
이러니 저러니 해도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다.
모든 전력을 다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한 의지는 생각도 못한 투수의 등장으로 인해 더욱 확실해졌다.
연장 11회 유성이 다시 타석에 들어섰을때 아무도 예상못한 투수가 등판을 하였다.
바로 와이번스의 에이스 김강현이 등판을 한 것이었다.
[자, 지금 김강헌 선수가 올라왔는데요.]
[박유성 선수가 지금 선두 타자거든요? 여기서 하나만 맞아도 끝나는데 김강현 선수가 올라왔어요!]
- 와, 왜 안 나오나했더니 여기서 쓸려고 했던건가?
- 설마 그런 빅피쳐를 그렸겠냐. 그냥 우천취소 땜에 꼬여서 지금 나온거겠지.
- 지금 11회 말이니깐 2이닝 막을려나?
- 남은 투수 없다. 강현이가 2이닝 막아야 해.
2008년 전성기를 맞이하고, 2009,2010년까지 3년간 부동의 에이스였던 그는 이후 3년간 크고 작은 부상을 시달렸으나 작년부터 부활을 알리며 다시 와이번스의 에이스로 돌아왔다.
그런 투수가 유성을 막고 남은 2이닝을 막기 위해 등판한 것이었다.
오버핸드의 좌완 투수.
평소에도 150 정도의 구속을 자주 찍는 투수였는데 불펜으로 나오는 오늘은 그 이상도 가능했다.
150을 넘나드는 구속에 그의 전매특허인 140KM가 넘는 고속 슬라이더가 제대로 날아들며 오늘 홈런은 없지만 좋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던 유성을 6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불펜으로 나와서 그런가? 상대하기 엄청 힘드네."
안 그래도 다른 중견수들에 비해 체력 소모가 더 심한 유성이었는데 오늘 경기 11회까지 계속 소화를 하고 있었기에 150이 넘는 좌완 투수의 직구는 상대하기 힘들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은 이채를 보였다.
"김이 전력으로 던진 150이 넘는 포심과 140이 넘는 슬라이더는 확실히 매력적이군."
"불펜이라면 투자할 생각이 있는데 선발이라 아쉽군."
"그래도 박을 잡아냈다는건 그에 대한 평가를 약간은 조정할 필요가 있겠지."
어찌보면 이것도 박유성 효과였다.
유성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메이저 리그 스카우터들을 몰고 다니다보니 유성을 삼진으로 잡기라도 하면 스카우터들이 이름이라도 기입을 해두는 수준이 된 것이었다.
게다가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불펜으로 뛴다면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던 김강현이 진짜 불펜으로 나와서 유성을 삼진으로 잡아낸 덕분에 14시즌이 끝나고 포스팅으로 나왔을때보다는 평가가 올라간 그였다.
사실 14시즌이 끝나고 포스팅을 선언했을때 추정이기는 하지만 포스팅 200만불에 2년 200만불 + 팀옵션 2년으로 포스팅 포함 총 4년 400만불 + 옵션이라는 류의 사례를 생각했을때는 굴욕적이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적은 금액을 제시 받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강현 선수가 올라올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요.]
[네. 그런대 김강현 선수가 다이노스 전에 엄청 약했거든요? 정작 오늘 불펜으로 나오니깐 엄청 잘 막네요.]
그 사이 김강현은 테임즈, 이호중을 플라이와 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박유성에 이어 테임즈, 이호중까지 막아내면서 11회 말을 넘기는 와이번스입니다.]
[에이스가 이렇게까지 하면 타선이 뭔가 화답을 보이는게 좋을텐데요.]
그 이야기를 듣기라도 한 것일까 12회 초 타석에 들어선 KS 와이번스의 또 다른 핵심 최성이 일을 저질렀다.
딱!
[아! 쳤습니다! 큽니다! 중견수 방면으로 멀리! 저 멀리! 담장 밖을 넘어갑니다!]
[연장 12회까지 이어지던 기나긴 경기가 드디어 끝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오..."
이 타구는 펜스를 밟고 뛰어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타구였다.
그렇기에 유성은 펜스 앞까지 와서 타구를 감상 할 수 밖에 없었다.
"저 형도 치는건 진짜 잘 치네."
14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었던 최성은 4년 86억이라는 금액에 와이번스에 잔류 하였으나 올해 부상이 많아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여전히 20홈런 이상 때려낼 기량이 있다고 평가를 받고 있었고, 결국 12회에 결승 홈런이 될 타구를 때려냈다.
거기에 호응하듯 12회 말에도 등판을 한 김강현은 다이노스 타자들이 단 하나도 출루하지 못하게 막으며 다이노스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패배를 하고 말았다.
오늘 경기 전까지 이어지고 있던 9연승도 이날 패배로 중단되었다.
다이노스 선수들은 이 패배를 아쉬워하였으나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고는 패배를 납득하였다.
그렇게 MC 다이노스는 82경기 66승 16패 0.805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무리 하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사실 이 시점의 김광현 선수는 경미한 부상으로 올스타전까지 출전 못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냥 부상 없던걸로 했습니다.
어디까지나 소설이니깐요.
그 와중에 혼자 부상 당하고 있던 최정...
그래도 16시즌부턴 철강왕 모드로 진화할테니...
다이노스가 기어코 8할을 찍었군요.
밸런스 패치를 위해 후반기에는 폭락이 시작됩니다.
다들 성적은 괜찮은데 이상하게 뭔가 안 맞아서 지는 그런 상황이 연출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