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73화 (73/300)

<-- Chapter 16 - Old face & New face -->

"6월 첫주가 끝나고 각 구단들 소집해."

"네."

많은 논란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만큼 강력한 것은 없었다.

"메이저리그 측에서는 박유성을 원하는거겠지. 선수들의 호응도 이끌어내고 말이지."

"박유성에게도 좋은 일이니 딱히 이의 제기는 없을테고..."

"구단들 불만이야. 선수 몇명 은근하게 지원해주는걸로 되겠죠."

돈과 권력의 힘을 이용한 정치.

이것이 프로의 이면이었다.

그러한 사실을 모르는 유성은 오늘도 다음 경기를 위해 훈련을 준비하고 있었다.

[첼리, 웨이버 공시.]

"결국 웨이버에 걸렸군."

"별 수 없지. 결국 본인이 못한거니깐..."

"그러게."

첼리와 마찬가지로 올해 3년차인 해킹이나 2년째인 테임즈는 작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이며 이대로 시즌을 끝낼 경우 무조건 재계약을 할 수 있는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선발 공백을 생각하면 새 외국인이 빨리 오는게 좋을텐데..."

*

그동안 여러 선수들을 분석하며 어떤 선수가 좋을 것인가를 고르고 있었던 외국인 스카우터팀들은 결정을 내릴 시간이 다가오자 고민하기 시작했다.

현재 다이노스는 압도적인 1위를 달리며 우승을 노리고 있는 팀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시즌 중은 물론 큰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투수가 필요했다.

"테임즈가 추천했다라..."

"저희가 고르고 있던 선수 중에서도 상급입니다."

"테임즈 덕분에 적응도 금방할 수 있을테니..."

결국 첼리를 대체할 외국인은 테임즈가 추천한 선수.

잭슨 스튜어트로 결정 되었다.

"이제 선수랑 계약할때까지 또 바쁘겠구만."

"무리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래도 가능한 빠르게라고 했으니 얼른 처리하고 쉬러가자고."

"네."

그렇게 스튜어트 영입을 위해 다이노스 프론트가 움직이기 시작하였고, 세나에게 내부 소식을 듣는 유성도 그러한 움직임을 알 수 있었다.

"테임즈가 추천한 선수로 정해졌다고요?"

"네. 그래서 지금 기사 준비 중이에요."

그러고보면 세나는 뛰어난 전략분석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홍보팀장이었다.

'그리고 구단주의 조카'

아무리 이런 부분에 큰 관심이 없기로 유명한 유성이라고 해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 쓰일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내색을 하지는 않았다.

세나의 능력은 놀라울 정도로 뛰어났고, 유성도 선수였기에 이런 부분에 신경 쓸 시간에 경기를 준비하는게 이로웠기 때문이었다.

"6월 첫 상대는 트윈스전이죠?"

"네."

"올해 한번 대 기록 노려볼 생각 있어요?"

"대기록요?"

"마침 경기 수도 늘어났고, 올해 페이스가 엄청 좋기도 하니깐... 시즌 100승이라던가?"

다이노스는 지금 시점에서 50경기를 치르고 무려 42승을 거두었다.

아직 시즌 절반도 안 치룬 상태에서 50승에 근접했다는 점은 충분히 그 가능성을 알 수 있는 그러한 압도적인 페이스였다.

"그럴려면 타자들도 크게 부진 안 하고, 투수들도 잘 던져야하고 새로 올 선수도 잘 해야겠네요."

"그렇죠? 저는 박유성 선수가 미국 진출을 시도하기 전에 주장도 한번 했으면 좋겠어요."

"주장이요? 제 위에 범성이 형도 있고 한데 제가 주장을 할려면..."

"하긴 좀 이르겠죠?"

조금이 아니라 많이 이른것 같았지만 유성은 어깨를 으쓱일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목표는 결국 메이저리그였고, 포스팅 기간을 채우자마자 도전을 할 생각이었기 때문이었다.

"체력 단련 좀 더 해야겠네요. 한국에서 200경기쯤 뛰어도 팔팔할 정도로 말이죠."

메이저리그는 기본적으로 162경기를 치루며 원정 이동을 위해 버스 몇시간은 기본이고 아예 비행기로 이곳저곳 이동하는 경우가 더 많은 곳이었다.

게다가 휴식일도 불규칙적이기 때문에 메이저 리그에서 전경기 출전으로 풀타임을 소화할려면 한국에서 200경기 정도는 뛸 정도의 체력이 필요하다는게 세나가 말해준 분석이었다.

"그래서 제가 준비 해준 체력 단련은 어때요?"

"생각 이상으로 효과가 좋은거 같아요. 50경기 치루었는데 지친다는 생각이 하나도 안 들고 있으니깐요."

"다행이네요. 효과가 좋다니깐요."

"대체 세나씨는 미국에 있을때 뭘 했길래 이렇게 잘 알아요?"

"...알고 싶어요?"

"어...말해주면 듣고 하기 싫으면 안 하셔도 되요."

그런 유성의 말에 잠시 고민을 하던 세나는 이내 입을 열었다.

"미국에 있을때 우연한 인연으로 메이저리그 관계자와 인연이 생겼어요. 야구 좀 봤다고 하는 사람들은 잘 알만한 사람이죠."

"그게 누군지 물어봐도 될까요?"

"네. 오히려 물어봐주기를 기다렸어요."

"하하..."

"보스턴 레드삭스의 수십년 묵은 밤비노의 저주를 깨고, 지금은 시카고 컵스에서 100념 넘게 이어진 염소의 저주를 깨려고 하고 있는 테오 앱스테인 사장이에요."

"...진짜요?"

생각도 못한 거물이 거론 되었다.

테오 앱스테인

그의 이름은 유명했다.

세나가 말했듯 레드삭스의 수십년간 이어졌던 밤비노의 저주를 2004년과 2007년에 2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두며 완벽하게 부숴버렸고, 이제 시카고 컵스에서 레드삭스 시절처럼 단장은 아니지만 사장으로 승격하며 100년 넘게 이어진 컵스의 염소의 저주를 깨버리기 위해 팀을 차근차근 만들고 있었다.

"포스팅 제한만 없었으면 당장 내년에라도 컵스에 가보고 싶네요."

"그래요?"

"저는 그 사람이라면 염소의 저주도 깰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올해도 지금 강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깐요. 아마 내년이면 진짜 깰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전부터 알아왔지만 유성의 놀라운 통찰력은 세나를 계속해서 놀라게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여전히 앱스테인 사장과 연락을 하고 있었고, 그에게 2016년에 대권을 노릴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와 통화를 시켜줄 수도 있어요."

"정말요?"

"그는 박유성 선수가 포스팅에 나오는 날을 기다리고 있어요."

"나중에 그가 있는 팀에 간다면 정말로 좋겠군요. 매년 우승 하는건 몰라도 몇년에 한번씩은 꼭 우승을 할 수 있을테니깐요."

유성이 훗날을 생각하며 다시 경기를 준비 하기 시작했고, 다른 곳에서도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이 끝나고 프리미어 12가 시작됩니다."

"그러고보면 슬슬 정하기는 해야겠죠?"

"김강문 감독이 다시 나오면 좋을텐데 말이죠."

"저번에도 안 하겠다는거 겨우 맡겼는데 차라리 이번에는 야인 중에서 맡기는게 어떨까요?"

"기술위원장인 김인신 감독을 말하는건가?"

"김인신 위원장이라면 6년간 실전 경험이 없어서 애매하지 않을까요?"

"김강문 감독 아니면 김인신 위원장 중에서 고르는 것으로 하죠."

"우선 김강문 감독에게 먼저 제의를 해보도록 하지."

"네."

WBC와는 다르게 일본의 주도로 치루어지게 되는 프리미어 12는 WBC만큼은 아니라도 아시안 게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참가팀들의 수준이 높은 팀이 될 예정이었다.

"아시안 게임은 막말로 5경기 중 4경기를 콜드로 이겨버렸으니 군 면제를 위한 대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말 조심 하세요. 아무리 그래도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 좋지 않습니다."

"어차피 결승전을 제외하면 힘들 것도 없었던 대회니깐요."

물론 김강문 감독에게만 제의가 간 것은 아니었다.

히어로즈나 라이온즈의 감독들에게도 제의가 가기는 하였다.

"두분 다 안 할 경우도 대비를 해야하니..."

*

한편 5월 월간 MVP를 차지한 선수는 유성이었다.

5월 1달 동안 26경기를 치루며 4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고 10개가 넘는 홈런과 도루를 기록하며 결정적일때마다 그가 해결을 해왔기 때문에 성적에서도 임펙트에서도 그를 이길 선수가 없었다.

"매달 이렇게 미친듯이 치니깐 MVP를 손쉽게 가져가는거겠지?"

사실 유성은 얼마 전에 이미 20-20을 달성했다.

역대 최소 경기 20-20을 달성하며 벌써부터 50-50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었다.

"일단 올해는 부상만 없으면 40-40은 또 할 수 있겠는데?"

"그러게. 50-50은 일단 논외로 치더라도 2년 연속 40-40이라는 터무니 없는 모습을 보게 될꺼 같아."

유성을 중심으로 폭팔적인 파괴력을 과시하던 다이노스 타자들은 6월에도 그 기세를 이어가려고 하였다.

하지만 예상 외의 일이 생기기도 하는데 6월 첫 경기 상대인 GL 트윈스가 다이노스 투수진을 대대적으로 폭격하고 반대로 타선을 봉쇄해버리며 다이노스에게 6월 첫 경기부터 패배를 안겨주고만 것이었다.

워낙 큰 점수 차로 패배하였기에 다이노스 선수들은 5월까지 이어진 엄청난 성적에서 깨어나기 시작하였으나 이후 2경기에서도 패배를 하며 다이노스는 시즌 첫 스윕패를 당하고 말았다.

"진짜 다이노스는 답이 없는게... 이번에 처음 스윕을 당했는데 겨우 11패 밖에 안 당했어."

"8할 승률 찍다가 이제서야 7할로 내려온거지..."

"장난으로 100승 거렸다가 진짜 100승 하게 생겼네."

"다이노스가 7할 승률 유지하면 100승 할 수 있다는게 더 무섭지."

다이노스의 100승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기록을 봐도 알 수 있는데 타선의 핵심이 김종하, 나범성, 박유성, 이호중, 모창모이던 13시즌 다이노스는 0.611이라는 승률로 우승을 차지하였다.

이종박, 손시한, 테임즈를 영입하며 타선이 보강된 14시즌은 0.695라는 아쉽게 7할에 실패한 타율을 기록하였다.

올해 타선의 보강은 없고 오히려 투수쪽에 마이너스가 존재하는 상황이었으나 지난 2년 사이에 성장하거나 새로 등장한 선수들 덕분에 올해 다이노스는 7할 승률을 노릴 정도로 강해졌다.

"13시즌에 77승 2무 49패였는데 14시즌에는 무도 없고 그냥 89승 39패를 했어."

"지금 페이스를 단순하게 계산한다면 다이노스는 110승도 가능한 페이스야."

"110승이라니 100승도 놀랄 지경인데..."

인기와는 상관 없었다.

점차 많은 야구 팬들이 다이노스의 압도적인 경기력에 매료되며 조금씩 팬이 되기 시작했다.

팬층이 얆다는 식으로 수작을 하려면 메이저리그측의 방식이 틀어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결정적으로 다이노스에는 박유성이 있잖아?"

"그렇지. 갓유성이 있지."

슈퍼스타는 팬을 끌어 모은다.

메이저리그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유성이 슈퍼스타의 자질이 있는것까지는 예측하지 못하였다.

========== 작품 후기 ==========

얼마만에 묘사보다 대사가 더 많은 화인거지?

다음화도 묘사만 주구장창 할지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