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15 - 새로운 시즌의 시작 -->
개막전을 승리로 마친 다이노스는 그 기세를 이어 베어스와의 2차전에 돌입하였다.
베어스와의 2차전 다이노스의 선발은 손민훈이었고, 베어스의 선발은 장원진이었다.
- 오늘은 우리가 이길꺼다!
- 응. 아니야.
베어스와 다이노스의 사이는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김강문 감독이 다이노스로 갈때 시즌 중이었음에도 코치진들을 빼가며 팀을 흔들었고, 과거보다는 기량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핵심 선수이던 이종박, 손시한을 데려가면서 선수조차 안 주었다는 점 때문이었다.
물론 규정상 선수를 안 줘도 되기 때문에 이 주장은 억지였다.
아무튼 오늘 양팀의 선발의 눈부신 호투로 인해 경기는 투수전으로 진행 되기 시작했다.
[효율적인 투구의 정석이 뭔지 제대로 보여주는 손민훈 선수와 위기 관리의 정석이 뭔지 보여주고 있는 장원진 선수입니다.]
[5회가 끝난 가운데 스코어 2대1로 다이노스가 리드를 잡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두 선수 모두 투구수가 적기 때문에 7회까지는 이러한 대치 상태가 이어질듯 합니다.]
그 예상대로 경기가 진행되며 양팀은 6회에도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였고, 경기는 그대로 7회 초로 접어들었다.
딱!
장원진에게 아쉬운 점은 하필 7회에 유성을 상대했다는 점이었다.
[큽니다! 커요! 넘어갑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담장을 넘기는 박유성!]
시즌 3호 홈런을 기록하며 홈런 선두로 치고 나가기 시작한 유성.
결국 베어스는 장원진을 내려야만 했다.
유성이 단순히 홈런만 친게 아니라 무려 9개나 되는 공을 던지게 하고 홈런을 쳐버렸기 때문이었다.
[6이닝 3실점을 기록한 장원진 선수가 마운드를 내려갑니다.]
[오늘 잘 던졌는데 박유성이라는 산에 결국 막히고 말았네요.]
이어서 올라온 불펜 투수가 추가 실점을 하지 않고 이닝을 끝내며 7회 말이 되었고, 손민훈도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딱!
딱!
[자, 연속 안타로 주자가 2명이 생겼는데요.]
[이미 투구수가 90개를 향하고 있기 때문에 손민훈 선수의 나이를 생각하면 교체를 생각하는게 좋을듯 한데요.]
2사 1,2루의 위기.
어떻게든 남은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고 위기를 넘긴다면 매우 오랫만에 7이닝을 소화하게 되는 것이기에 손민훈은 나름 긴장 할 수 밖에 없었다.
한편 유성은 몸을 다시 풀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 시작 전에 유성은 점프력을 향상 시키는 훈련을 많이 받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딱!
[쳤습니다! 중견수 방면! 큽니다! 커요!]
[박유성 멈추지 않고 계속 뜁니다!]
- 설마?
- 에이 여기 잠실이야.
지난 2년간 잊을만 하면 보인 그 수비를 사람들은 신의 수비라고 불렀다.
중견수 방향으로 향하는 아슬한 홈런 타구가 나올때마다 사람들은 항상 기대하였고, 신의 수비가 나올때마다 사람들은 경악 하였다.
그렇기에 올해 점프력을 보강한 유성은 펜스를 밟고 작년보다 더 높게 튀어 오르며 아슬하게 넘어갈려던 그 타구를 잡아냈다.
[잡아냈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이게 바로 야구입니다! 말이 안되는 일이 일어났어요!]
[지금 펜스 밟고 못해도 2미터는 뛰었는데요!]
- 신을 찬양하라.
- 와... 신의 수비 '갓캐치'네.
모든 야구팬들을 경악시킨 유성의 터무니 없는 수비.
그 수비를 관중석에서 지켜보고 있던 메이저 리그 스카우터들조차 경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오 마이..."
"당장 수비만 보고 메이저리그로 데려가도 될 정도야."
"1억불? 누가 그래? 2억불도 우습겠는데?"
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모든 스카우터들의 생각은 동일했다.
어떻게든 잡아야한다.
작년 한국시리즈 경기를 보았기에 유성이 150KM, 마일로 환산할 경우 93마일의 공을 던질 수 있는 불펜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골치 아프군."
안 그래도 요즘 메이저 리그는 점차 많은 돈이 지불되고 있는 추세였다.
당장 작년에 다저스의 카쇼가 2억불이 넘는 금액에 계약을 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유성이 포스팅에 나올려면 올해를 포함해 5년이나 더 남았으나 이 추세를 이어간다면 상상 그 이상의 선수가 되어서 메이저 리그에 진출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메이저 리그 스카우터들이 충격에 빠진 사이 7이닝 1실점을 기록한 손민훈은 오늘 등판을 마쳤고, 순식간에 8회가 지나 9회가 된 상태였다.
오늘 다이노스의 투수진 운용은 선발-셋업-마무리로 단 3명으로 완성하는 가장 간단한 운용이었고, 마무리 김진호가 깔끔하게 베어스의 타선을 틀어막고 시즌 2세이브를 챙기며 다이노스는 개막 2연전에서 스윕에 성공하며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하였다.
"아싸!"
"이제 뭐 좀 먹자!"
"가자!"
개막 2연전이 주말이었기에 다음날은 휴식일인 월요일이었다.
그렇기에 선수들은 기분 좋게 개막 2연승을 축하하기 위해 만인의 사랑을 받는 고기를 먹으러 왔다.
"자, 잘들어. 오늘 우리가 먹는 고기는 소고기다."
"...진짜요?"
소고기라는 말을 듣는 순간 유성은 미리 밸트를 풀어두었다.
다른 선수들은 물론 심지어 외국인 선수들마저 똑같이 밸트를 풀어두었다.
"고기! 아이 러브 고기!"
테임즈의 말을 시작으로 다이노스 선수들은 전투적으로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그때 뒤늦게 온 세나가 끼어들었다.
"여러분. 아직 아무도 안 드셨죠?"
"아직 굽고 있어요!"
"좋아요. 오늘 미리 예약하면서 수백인분의 고기를 준비 해두었습니다. 이거 다 드시면 다음에 구단 차원에서 또 회식을 준비 해드리겠습니다."
"와아아아아!"
환호는 짧았다.
다음 회식을 위해 소고기를 먹어치워야했기 때문이었다.
마치 전쟁이라도 난듯 미친듯이 고기를 흡입하기 시작한 선수들은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그 중 유성이 가장 눈에 띄었는데 다른 선수들이 젓가락을 빠르게 놀려서 먹고 있다면 유성은 아예 들이 붙는 수준으로 먹고 있었다.
"야 임마! 돈도 많은 놈이 왜 이렇게 퍼먹냐!"
"겨울에 몸 관리 한다고 고기 못 먹은게 얼마나 억울했는지 아세요!?"
"알지! 단지!"
옆의 선수들의 태클이 들어오자 유성은 잠시 먹는 속도를 줄였고, 그 사이 다른 선수들은 페이스를 유지하며 계속해서 먹고 있었다.
"단지?"
"넌 맨날 MVP 하니깐 여기선 1등 하지마라."
"...그런게 어디있어요?"
"여기 있지! 니가 멈춘 사이에 다른 애들은 엄청 먹고 있다!"
"앗!"
실제로 매우 짧은 시간이었으나 다른 선수들이 그 사이에 엄청나게 먹어치우며 치고 나가고 있었다.
"...이거 많이 먹는 사람 뽑는게 아니라 저기 쌓여있는거 다 먹어야하는 팀 게임 아니었어?"
"어찌되었든 다 먹을 수 있으면 되는거죠."
유성이 의문을 표하자 어느새 옆에 나타난 세나가 대답하였다.
"그나저나 술은 커녕 탄산도 없네요."
"당연하죠. 어차피 고기 먹을 배도 모자라잖아요?"
"하하..."
계속해서 소고기를 먹어치우며 유성은 헛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한참의 시간이 흘러 유성의 막판 스퍼트에 힘 입에 다이노스 선수들은 산처럼 쌓여있던 고기를 전부 해결 할 수 있었다.
"우웁... 너무 많이 먹었어."
"팀장님. 일단 당분간 고기는 없는걸로 해줘요."
"네. 그러죠."
"후... 여기 가게까지 빌린거에요?"
"네."
"그렇다면... 누가 장기자랑 좀 해봐. 나중에 시즌 끝나고 팬미팅때 할꺼 연습할겸 말이지."
그렇게 선수들은 2차전을 시작하였다.
물론 소고기 먹는데 온 힘을 다한 유성은 반쯤 뻗어있었기에 자동 아웃이었다.
*
"어어어!?"
정신을 차려보니 날이 밝았다.
그리고
"모르는 천장이다."
왜인지 모르지만 이 말을 해야할 것 같았던 유성이었다.
어제 경기 이후 소고기를 미친듯이 먹은 기억은 있었으나 그 이후의 기억은 없었다.
"흠..."
알고보니 구단측이 잡아둔 숙소였다.
개막전을 서울에서 치루기도 했고, 다이노스 홈구장인 창원으로 가기 애매한 시간에 경기가 끝났기에 구단이 준비해둔 숙소였던 것이었다.
그래서 유성은 간단하게 씻고 로비로 향하니 몇몇 선수들이 있었다.
"여~ 유성아 살아 있었네?"
"에이. 호중 선배."
현재 시간은 이미 10시가 넘은 상태였는데 살펴보니 주로 베테랑 선수들이 로비에 보이고 있었고, 젊은 선수들은 하나도 안 보이는 상황이었다.
"보니깐 범성이나 민병이도 아직 안 일어났더라고."
"그러면..."
"니가 젊은 애들 중에서는 1등으로 일어난거지."
"이거 기뻐해야하는건가요?"
"글쎄?"
"... 선배님들은 언제 일어나셨는데요?"
"우리도 뭐 빠르면 7시쯤이고 9시에 일어난 사람도 있지."
"오..."
아무튼 내일 경기가 있었기에 모든 선수들이 깨어나자 다이노스 선수단은 점심을 해결하고 창원으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하였다.
젊은 선수들에 비해 일찍 일어난 베테랑 선수들은 버스에 타자마자 잠든게 함정이라면 함정이었다.
"그나저나 내일 날씨 어때?"
"어... 좋지는 않은데...?"
"시즌 초반부터 우취야?"
"기상청 말이 맞으면 그렇겠죠."
"연승으로 기분 좋게 시작했을때 계속 이어가는게 좋은데 말이지..."
하지만 결국 비로 3월 31일 경기가 우천 취소 되고 말았고, 다음날인 4월 1일 경기가 치루어 지게 되었다.
4월 1일
다이노스의 상대는 바로 작년 한국 시리즈 상대인 히어로즈였다.
"일정 대체 누가 짠거야?"
"13 한국 시리즈 맞대결팀. 그 다음은 14 한국 시리즈 맞대결팀..."
오늘 다이노스의 홈인 마산 구장에서 치루어지는 이 경기에 선발로 나서는 선수는 해킹이었고, 반대로 히어로즈의 선발은 올해 새로 합류한 피어맨드였다.
"아 또 크리스 상대 해야하는거야?"
"그나마 강정주가 사라져서 타선이 작년보단 약해졌네."
히어로즈의 강정주가 500만 2015불이라는 포스팅 비용을 받고 메이저리그로 떠난 것은 유명한 이야기였다.
히어로즈는 500만불을 벌었으나 그로인해 작년보다 타선의 무게감이 줄어들고 말았다.
당장 유격수 자리의 공백이 생겼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히어로즈의 다음 시즌을 어둡게
전망하였다.
그러나 히어로즈의 생각은 달랐는데 내년에 박병훈도 포스팅을 신청할 예정이었고, 2016년부터 고척돔을 사용하기로 정했기에 세대 교체도 할겸 김해성이라는 어린 선수에게 유격수 자리를 맡기며 이번 시즌을 시작하였다.
"그래도 크리스, 박병훈에 강정주가 사라졌으니 무한준이 5번으로 올라가면서 크병준 트리오네."
"크병준 트리오가 될려면 무한준이 얼마나 잘하느냐가 관건이겠지."
사실 다이노스도 불안한 점이 있었는데 테임즈가 미국으로 돌아갈 가능성과 이호중이 기량 하락할 경우였다.
그나마 테임즈는 더 많은 돈으로 잔류를 시키면 되지만 이호중은 나이가 나이이다보니 언제 추락할지 모르는 상태였다.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은 김강문 감독은 내년 FA 시장에 좋은 타자가 매물로 나온다면 영입을 건의해볼 생각을 하였다.
그 사이 히어로즈와의 경기가 시작 되었다.
========== 작품 후기 ==========
돼지 떡밥도 슬슬 뿌려두고...
그런대 지금 시즌 시작했는데 이거 언제 회수하냐...
이번 시즌은 특히나 분량이 길어질 예정인데 말이죠.
16시즌은 무혐의 나오기는 했지만 주작건 때문에 찜찜한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