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13 - 2014 한국 시리즈 -->
양팀 모두에게 마지막 이닝이 될듯한 9회가 시작되었다.
다이노스의 수비인 9회 초 여전히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것은 MC 다이노스의 마무리 투수 김진호였다.
문제는 다시 한번 선두타자가 크리스였다는 점이었고, 이번 시즌 단 4개의 홈런을 허용했던 김진호도 실투는 어쩔 수 없었다는 점이었다.
딱!
[다시 갑니다! 승리를 굳히는 크리스의 쐐기 홈런이 터집니다! 스코어 14대12!]
[아, 지금 김진호 선수가 무릎을 꿇었는데요.]
[어딘가가 안 좋은거 같은데요.]
- 갑자기 왜 저래?
- 설마는 아니겠지?
홈런을 맞은 이후 갑자기 몸이 불편한 모습을 보이던 김진호는 결국 강판을 당하고 말았다.
현재 다이노스 엔트리에 남은 투수는 이핵천 뿐이었고 만약을 위해 준비하고 있었기에 바로 올라 올 수 있었다.
- 오 이런 이런 상황에...
- 지고 있으니깐 오히려 잘 던지지 않을까?
일부 다이노스 팬들이 희망 고문을 하기도 했으나 이핵천은 박병훈에게 안타를 맞고 강정주에게 커다란 2루타를 맞으며 다시 1점을 더 내주며 스코어는 15대12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결국 김강문 감독은 외야에 있던 범성을 마운드에 올리는 강수를 두었다.
대신 김상옥을 우익수 자리로 보내며 범성의 빈자리를 매꾸도록 했다.
[아. 김강문 감독이 강수를 둡니다.]
[네. 우익수 나범성 선수를 마운드로 올리네요.]
[작년 한국 시리즈에서도 나범성 선수가 1이닝을 소화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런대 이러면 지명타자가 사라지는거죠?]
[네. 그렇지만 다이노스도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이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 기어코 범성이까지 올라오네.
- 우리 이정도면 그냥 내년부터 범성이가 막 2,3경기씩 나오도록 준비 시켜야하는거 아니냐?
결국 이핵천이 강판되면서 다이노스는 사용 할 수 있는 모든 투수를 사용했다.
오늘 등판 안한 에릭, 웨버, 손민훈이 있었으나 각자 3,4차전에 등판하고 6차전에 등판할 예정이었기에 모든 투수를 사용한 것이 맞았다.
그래도 작년에 이미 140 중후반의 구속을 보이며 가능성을 보였던 범성이었기에 우선 히어로즈의 6,7번을 잡아내며 2아웃을 기록했으나 8번 타자의 타구가 범성의 왼손을 빗겨 맞으며 범성이 더 이상 던지기 힘든 상태가 되고 말았다.
[정말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MC 다이노스입니다. 그나마 던질줄 알던 나범성 선수마저 타구에 맞으며 더 이상 던지기 힘들게 되었는데요.]
- 와... 내가 살다살다 이런 광경을 보게 될줄은 몰랐는데...
- 진짜 우스갯 소리로 하던 공 던질 선수가 없어서 지게 생겼네.
[지금 김종하 선수가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아... 박유성 선수가 마지막 하나를 잡기 위해 마운드에 오를듯 합니다.]
[평소에 보여주던 그 강력한 송구를 생각하면 충분히 기용할만합니다.]
김종하가 좌익수로 들어가고 이종박이 중견수로 이동하며 외야의 구상은 완성되었다.
- 아무리 갓유성이라도 투수는 힘들지 않을까?
- 그러게 아무리 그래도...
팡!
[140KM! 연습 투구가 초구부터 140이 나옵니다!]
[게다가 제구도 괜찮아요.]
- 내가 잘 못 봤나???
- 아니 잘못 본게 아닌데?
7개의 연습 투구를 140 안밖으로 유지하며 계속해서 던진 유성은 2사 1루 상황에서 첫 공을 던졌다.
[145KM! 연습 투구는 확실히 몸풀기였던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지금 타자도 어이 없어하겠습니까]
- 아니 이게 뭔...
- 고딩때 배팅볼 던진다고 140 찍은적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 아니 진짜 이쯤되면 신 아니냐?
심지어 2구째는 147KM로 구속이 올라갔다.
"오랫만에 던지는건데다가 이렇게 구속을 끌어올리면 무리가 올 수 있으니깐... 이걸로 끝내주마!"
마지막 3구째에 타자가 헛스윙을 하고 말았고, 기록된 구속은 무려 150KM였다.
결과는 헛스윙 삼진.
공을 던진 이후 약간의 경련을 느낀 유성이었으나 결과를 확인하고는 내색하지 않고 덕아웃으로 향했다.
[나범성에 이어 박유성까지 마운드에 오르며 9회를 끝내 막아낸 다이노스입니다!]
[이제 다이노스는 마지막 아웃카운트 3개에 목숨을 걸어야겠습니다.]
- 150이라니... 어쩌면 유성이는 투수를 해야했던게 아닐까?
- MVP급 타자인가 미지수의 투수인가...
아무튼 이제 경기는 9회 말로 이어지게 되었다.
선두 타자는 손시한.
딱!
안타를 때려내며 선두 타자 출루에 성공한 손시한.
이어서 김태곤이 초구를 노렸으나 선행 주자 손시한이 아웃되고 하마터면 본인까지 아웃될뻔 하기도 했다.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가 되면서 1사 1루의 상황에서 1번 박민병 선수가 다시 타석에 들어섭니다.]
[지금 제가 엄청난 생각을 했는데요. 그 생각에 다가가고 있는 다이노스입니다.]
- 나 왠지 똑같은 생각 한거 같은데
- 나도 비슷한거 생각한거 같다
- 뭔데?
박민병의 타구가 직선타로 유격수 방향으로 향했고,ㅇ 강정주의 기가막힌 호수비에 막히며 이제 2아웃 1루 상태에서 이종박이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이종박이 손승록의 공을 쳐냈고, 공은 유격수 방향으로 흘러갔다.
[쳤습니다! 유격수!]
[어어어?!]
[유격수! 공을 못 잡았습니다!]
[자... 강정주의 실책으로 기록 됩니다.]
- 와 씨 잠깐 이게 뭐야?
- 정주야! 그걸 못 잡냐!
- 와 진짜 내 생각대로 가나?
- 니 생각이 뭔데!
3번 타자는 원래 범성이 나와야했으나 부상으로 교체되며 대신 출전했던 김종하가 타석에 들어섰다.
2사 1,2루의 상황.
여기서 어떻게든 살아나가면 가장 뛰어나고 가장 강력한 타자에게 찬스를 이어갈 수 있었다.
마침 강정주의 어처구니 없는 실책으로 인해 흔들린 손승록의 초구가 그만 김종하의 몸에 맞고 말았다.
[자! 몸에 맞는 공으로 기어코 만루가 됩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야구 진짜 몰라요!]
[진짜 모르네요! 9회말 2아웃 만루의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 설마...
- 여기서 설마...
- 아니야. 1점 주고 고의 사구 하는 방법도 있어.
- 설마 그럴리가 있겠냐.
만루의 찬스가 만들어지자 유성은 물론 테임즈까지 눈을 빛내기 시작했다.
테임즈 뒷타자는 지명타자가 사라지며 이호중 대신 들어온 김상옥이었기에 만약 유성을 거른다면 자신이 해결해야했기 때문이었다.
[스코어 15대12로 히어로즈가 3점차로 리드를 잡고 있는 가운데 2사 만루의 찬스를 얻어낸 다이노스입니다.]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는 말이 있죠.]
"박유성을 걸러도 테임즈가 제대로 벼르고 있습니다."
"...완벽하게 졌군."
염경험 감독은 아웃 카운트를 하나만 잡으면 되는 3점차의 리드 상황이었음에도 패배를 직감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지금 타석에 서 있는 타자는 자신이 보아온 그 어떤 타자보다 더 뛰어난 타자였기 때문이었다.
마운드의 손승록 유성을 잡기 위해 초구부터 148KM의 직구를 던졌다.
초구를 지켜본 유성은 다음에 적당한 공이 날아오면 바로 날려버릴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2구째 150KM가 찍힌 직구로 단숨에 2스트라이크를 잡아낸 손승록은 이후 누가 봐도 속을만한 유인구를 3개 연속으로 던지며 유성의 스윙을 유도할려 했으나 실패하고 풀카운트를 만들고 말았다.
하지만 이 3개의 유인구는 손승록이 지금 던질 이 마지막 공을 위한 준비이기도 했다.
모든 힘을 끌어모은 손승록의 6구째 전력 투구.
그 공이 유성을 삼진으로 잡아내기 위해 날아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준비 하고 있던 유성도 전력을 다해 스윙을 하기 시작했다.
퍽!
[몸쪽! 큽니다! 멀리! 저 멀리! 중견수 키를 넘기고 담장을 지나! 공이 경기장을 넘어가버렸습니다!]
[기적입니다! 기적이 펼쳐졌습니다! 9회 말 2아웃 상황에 그 누구도 상상 못한 3점차를 뒤집는 끝내기 역전 그랜드 슬럼이 터집니다!]
[2014 한국 시리즈 5차전 승자는 MC 다이노스! 그리고!]
[2014 한국 시리즈의 챔피언은 MC 다이노스입니다!]
2014 한국 시리즈 우승
MC 다이노스
"야 이 미친놈아! 그냥 홈런도 아니고 잠실 구장을 아예 넘겨버리냐!"
"니가 짱이다! 짱!"
손승록의 6구째는 154KM나 나오는 엄청난 공이었다.
그렇기에 유성의 파워가 더해지며 잠실을 넘겨버린 것이었다.
기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결과에 수 많은 관중들은 놀라고 환호하였다.
다만 그 사이에 있던 히어로즈팬들은 눈물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세명의 외국인들도 자연스럽게 긴장 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가 내년부터 상대하는게 저런 괴물이란 말이지?"
"몬스터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건 완전 미라클 배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저 팀의 우승을 막을려면 생각 이상으로 많은 동료가 필요할지도 모르겠어."
세명의 외국인을 비롯한 수 많은 다이노스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MC 다이노스는 준비했던 세레머니를 펼치며 우승을 만끽하였다.
*
[박유성 선수 7차전 MVP는 물론 한국 시리즈 MVP에도 선정이 되셨는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어... 저에게 표를 주신 분들께 감사하고... 솔직히 뽑힐만 했죠?"
[하하하. 물론이죠. 오늘 경기는 정말 소름 돋았을 정도니깐요.]
[그나저나 9회에 등판 했을때 무려 150KM가 나왔는데 어땠나요?]
"네. 그... 제가 중고등학교때 실전 등판은 안 했지만 배팅볼을 많이 던졌습니다. 무작정 많이 던진건 아니었고 아무튼 자주 던지다보니 점점 구속이 빨라지더라고요. 제구도 그렇고요."
[중고등학교면 6년이네요? 괜히 이런 구속이 나오는게 아니네요.]
잠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 해설진과 유성은 마지막 말을 하는 것으로 인터뷰를 마치게 되었다.
"연봉 많이 올려주세요!"
"하하하!"
작년 유성의 연봉은 최저연봉인 2400만원이었고 올해 연봉은 역대 최고 인상률인 583%를 기록하며 1억 4천을 받고 있었다.
그런 유성이 연봉을 많이 올려달라고 하자 김태진 구단주도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저렇게 원하는데 팍팍 올려줘요."
"네. 구단주님."
"어차피 7년 채우면 메이저리그로 떠날 선수니 미리 올려주는게 좋겠죠."
잠시 후 시상식이 진행되었고, 선수들이 트리피를 들고 환호하는 사이 폭죽이 터지며 2014 시즌의 막이 내렸다.
========== 작품 후기 ==========
유성이에게 기적의 타자라는 별명이 생겼군요.
겨우 9회 초랑 9회 말이었는데 이걸로 1편을 다 쓸어 먹다니...
이제 2화 정도 오프시즌 진행하고 다시 시즌에 돌입하겠군요.
시범경기는 귀찮으니깐 대충 넘길듯 합니다.
한국 시리즈로 소모한 체력을 채워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