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11 - 2014 아시안게임 -->
일본의 1번이 2사 1,2루 상황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안타!]
[그러나 홈에 들어오지 못합니다!]
[박유성 선수가 기다리고 있었다는듯 바로 홈에 송구해서 실점을 막아냈습니다.]
- 중견수 방향으로 가서 다행이네
- 갓유성님 덕분에 살음.
"말로만 들었는데 이렇게 빠른줄은 몰랐네."
"만호형 괜찮아요?"
"아니 유성이 연습때보다 더 빠른데?"
차우천이 안타를 허용했으나 유성 덕분에 실점을 하지 않고 2사 만루의 상황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급하게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괜찮아? 한명 더 상대 할 수 있겠어?"
"네."
마침 일본은 2번 타자 순서에서 대타를 기용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투수 코치는 벤치의 김강문 감독을 보았으나 '그대로 간다'라는 사인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별 수 없이 내려갔다.
그리고
딱!
다시 안타를 허용하고만 차우천이었다.
[다시 중전 안타!]
[3루 들어오고, 2루도 홈으로!]
3루는 어쩔 수 없지만 2루는 욕심이 지나쳤다.
"어딜 멋대로 들어가?"
기다렸다는듯 홈으로 송구를 한 유성이 중얼 거렸고,
"아웃!"
주심도 유성의 완벽한 송구 덕분에 손쉽게 아웃 판정을 내릴 수 있었다.
[실점을 하고 말았지만 박유성 선수의 홈 송구 덕분에 이닝을 끝내게 되었습니다.]
7회 초가 가까스로 끝났으나 스코어가 4대1로 벌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아직 포기 할때는 멀었다.
대한민국의 타선이 2번 나범성부터 시작하기 때문이었다.
*
"어떻게든 나가!"
7회 말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150이 넘는 구속으로 날아드는 강력한 직구.
1,2구가 연속해서 150이 넘는 직구로 날아오며 단숨에 2스트라이크로 몰린 범성.
"이런 타자는 참 쉽지. 카운트가 몰렸을때 유인구 하나면 삼진을 잡아낼 수 있으니깐 말이지."
그렇게 3구째는 스플리터가 날아들었다.
하지만 범성은 유인구가 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기에 인내심을 발휘하며 3구째를 참아냈다.
"쳇. 너무 패턴이 뻔했나."
그렇다면 찍어 누르면 될 뿐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포심을 던질려고 했으나 그만 공이 손에서 빠지며 공이 범성의 몸에 맞고 말았다.
[몸에 맞는 공이 나왔습니다.]
[그나마 150대의 공이 아니라 147로 떨어진 공에 맞아서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무튼 이걸로 무사 1루 상황에서 김현성 선수로 이어집니다.]
- 그래. 맞아서라도 나가야지.
- 다 필요없고 갓유성한테 연결만 하면 됨.
그러한 분위기를 알고 있었기에 김현성은 지금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차분하게 공 2개를 지켜보며 1S-1B의 카운트가 만들어진 가운데 런앤히트 사인이 나왔다.
"그러고보면 감독님하고 뛰는 것도 오랫만이지..."
김강문 감독은 과거 베어스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했고, 현재 다이노스에서 뛰고 있는 이종박, 손시한은 물론 베어스에 있는 김현성도 그가 키운 선수였다.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으나 한순간에 정리를 한 그는 그대로 153KM의 직구를 받아쳤다.
[주자 뜁니다!]
[쳤습니다! 안타!]
[주자 3루까지! 런앤히트가 완벽하게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 와아아아 드디어 이어졌다!
- 무사 1,3루 타자는
[박유성 선수가 이제 타석에 들어섭니다!]
[첫 타석은 아쉽게 플라이로 물러났으나 두번째 타석에 솔로 홈런을 때려냈죠. 박유성 선수의 방망이에 대한민국의 운명이 달려있습니다.]
오늘 경기 가장 확실하고 가장 위험한 상황을 맞이한 사이키.
유성이 타석에 들어서는 사이에 포수를 불러들여 유성을 잡아내기 위한 볼배합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저녀석을 상대할때 포심은 버린다."
"그러면 초구부터 투심을?"
"그래."
위기 상황을 맞이하였으나 사이키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저 유성을 확실하게 잡아내기 위한 생각을 했을 뿐이었다.
"와라."
녀석의 직구는 7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50KM가 넘는 구속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유성은 초구로 날아온 직구가 생각보다 약간 느리게 날아오자 의문이 들었고, 초구를 타격하려던 생각을 접고 공을 지켜 보았다.
"스트라이크!"
[구속이 줄었네요?]
[이건... 투심이네요.]
[그러고보니 투심을 던질 수 있다고 했죠?]
[네. 첫 타석때 박유성 선수를 잡아냈던 것도 투심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네. 오직 박유성 선수를 잡기 위해 투심을 사용하는 거라고 할 수 있죠.]
"투심이라..."
딱 1번 밖에 못 본 공인데다가 그마저도 포심이라고 생각하고 휘둘렀던 공이었기에 제대로 궤적을 보지 못했던 상태였다.
2구째는 143KM가 나오는 고속 슬라이더였다.
다른 타자들에게 던지는 것을 지켜보았으나 직접 상대하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유성은 가만히 지켜보았다.
"스트라이크!"
"떨어지는 슬라이더는 좀 봤는데 이렇게 옆으로 휘는건 처음 보네."
하지만 2개의 공 모두 어느 정도 수준인지 확인을 했으니 이제 타격을 시작하면 되었다.
3구째는 스플리터였으나 볼이 되는 공이었기에 유성은 가만히 지켜 보았다.
3구째를 보고 유성은 의심하기 시작했다.
"설마 포심을 봉인했나?"
물론 유성에게 홈런을 맞았던 공이니 그럴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4구째 투심을 겨우겨우 커트해낸 유성은 확신했다.
"포심은 없다. 승부는 투심 아니면 슬라이더."
[2S-1B. 지금 사이키가 박유성 선수에게 던진 공 4개를 보면 포심이 하나도 없습니다.]
[네. 박유성 선수에게 포심을 던졌다가 홈런을 맞았는지라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 다른 공이 짱짱하니 포심 정도는 봉인해도 되는구나...
- 국내에 직구 봉인하고 이렇게 던지는 투수가 몇이나 있더라...
- 사실상 없지.
지금 사이키는 투심이라고 하면 변형 패스트볼을 던지고 있기에 그나마 사정이 좋은 편이지만 직구는 모든 투수의 기본이었다.
5구째 148KM의 투심이 다시 스트라이크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하지만 이번 타석에서만 3번이나 이 공을 상대한 유성이었기에 조금씩 공의 움직임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이 공을 커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직 카운트 여유가 있으니 슬라이더로 하나 빼자.'
투심을 건드리기 시작한 유성의 모습을 본 사이키는 포수의 사인대로 살짝 빠지는 슬라이더를 던졌으나 유성은 그마저도 커트를 해냈다.
"오늘 주심이 스트라이크로 판정하고 있는 코스를 제대로 노려오는군."
물론 유성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것이라 생각했기에 공을 커트해냈다.
승부가 길어지는 가운데 7구째 다시 스플리터가 볼이 되며 카운트는 2S-2B이 되었다.
[자. 이제 2-2인데요. 지금 필요한건 안타입니다.]
[네. 루가 비어있었다면 볼넷도 괜찮았겠지만 지금은 1,3루의 찬스가 있으니깐요.]
"슬슬 끝내야겠어."
"그래."
8구째는 다시 투심이었다.
유성도 이제 결판을 봐야하는 순간이라는 것을 알기에 공을 쳐내기 위해 자세를 잡았다.
[제 8구. 던집니다!]
해설진들은 모두 일어나 있었다.
"좋은 승부였다. 그러니 꺼져라!"
사이키는 유성을 끝내기 위해 전력으로 투심을 던졌고, 한국에서 몇몇 투수에게서만 볼 수 있던 투수들의 아우라가 그에게도 나타났다.
"이걸 기다렸어."
그리고 유성은 웃으며 배트를 돌리기 시작했고, 150KM의 전력투구를 받아쳤다.
딱!
[큽니다! 커요!]
[담장을! 경기장을! 넘어갑니다!]
[동점을 만드는 박유성의 극적인 장외 홈런입니다!]
공은 담장을 넘기고 경기장마저 넘겨버리며 날아가버렸다.
그야말로 영웅의 등장이었다.
충격의 쓰리런 홈런으로 인해 사이키는 뒷타자 박병훈과 강정주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2루의 상황과 6이닝 4실점이라는 성적을 남기고 강판 되었다.
급하게 준비를 시작했던 일본 불펜은 다시 안타를 허용하며 결국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고, 스코어는 6대4까지 벌어지며 겨우 7회 말이 끝나게 되었다.
대한민국은 그대로 안지문, 임창작을 연달아 올리며 경기를 끝낼 준비를 했다.
8회 초
대한민국의 6번째 투수로 안지문이 등판하여 일본의 3,4,5번을 상대하게 되었다.
"이대로 끝낼꺼 같냐!"
그러나 안지문의 150KM을 넘나드는 강속구에 밀리며 일본의 3,4,5번은 안타를 하나 쳐내기는 했으나 6번이 그대로 당하면서 허무하게 물러나고 말았다.
점차 끝이 다가오는 가운데 대한민국은 8회 말 무려 3점이나 더 추가하며 스코어를 9대4로 점수를 벌렸다.
*
1,2점 차이도 힘들 상황에 5점차의 상황이 만들어지자 모두가 결판이 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싱을 하고 돌아온 사이키는 아직 포기 하지 않았다.
"이대로 질꺼냐? 너희들이 그러고도 일본 대표야?"
"..."
"다들 정신 똑바로 차려. 우린 아직 아웃 카운트 3개가 더 남아있어!"
그러한 사이키의 모습은 승리를 위한 집념이었다.
대학 야구에서 자주 그를 상대했던 선수들은 그 심정을 알았으나 뭐라 할말이 없었다.
9회에 5점차를 뒤집은 경기는 무수히 많지만 그것은 프로의 경기에서나 가능한 것이었다.
자신들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결국 한국은 프로로 이루어진 팀이고, 자신들은 아마추어들이었기 때문이었다.
9회 초는 7번부터 시작되는 타순이었다.
마운드에는 대한민국의 7번째 투수 임창작이 기다리고 있었다.
힘 없이 타석에 들어선 일본의 7번은 맥 없이 2스트라이크로 몰리며 삼진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
"타임."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는 잠시 타임을 요청하며 생각을 정리 했다.
그러다가 덕아웃을 보자 동료들이 지켜보고 있다.
"...그래. 이대로 맥 없이 질 수는 없잖아?"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타석에 들어선 그는 2스트라이크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기습 번트를 시도했다.
[기습 번트!?]
[3루 파울 라인으로 흐릅니다!]
[나갈듯 한데요... 아니! 이게 뭡니까?! 살짝 잔디가 파여있던 부분 때문에 라인 밖으로 나갈려던 공이 멈췄어요!]
터무니 없는 행운으로 7번이 출루에 성공하자 일본 대표팀의 분위기가 급변했다.
그와 동시에 일본 대표팀은 대타를 기용하기 시작했다.
딱!
딱!
"세잎!"
"아웃!"
대타로 나온 8번 타자가 안타를 때려내며 무사 1,3루를 만들었고, 9번 타자가 깊숙한 땅볼을 때려내며 자신은 죽고 말았으나 1점을 만회하고 주자를 2루로 보내며 1사 2루 상황을 유지하며 상위 타선에 기회를 연결했다.
[기습번트 하나가 일본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버렸습니다.]
[네. 스코어 9대5로 저희가 아직은 리드를 잡고 있지만 일본이 흐름을 타버렸다는게 문제죠.]
만약을 위해 양현정이 계속 준비를 하고 있었으나 양현정까지 사용하고 나면 더 이상 불펜으로 기용할 선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임창작이 어떻게든 이 상황을 막아내야 했으나 오히려 1번에게 다시 안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유성이 활동 범위를 넓히며 견제를 하고 있었기에 추가 실점을 하지는 않았으나 1사 1,3루의 기회를 허용하고만 것이었다.
[오늘 박유성 선수 덕분에 막은 실점이 몇점인지 모르겠군요.]
[여기가 중요합니다. 여기서 병살로 막아낸다면 일본의 클린업을 상대하지 않게 되는데요.]
1사 1,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일본의 2번 타자는 안타성 타구를 때렸으나 하필 유성에게 걸리며 2사 1,3루의 상황이 되었다.
[박유성 선수가 다시 슈퍼캐치를 선보이며 실점을 막아냅니다!]
[문제는 이제 클린업으로 이어지는 타선인데요.]
극적으로 다시 기회를 얻은 일본의 3번 카게야마는 임창작이 던지는 공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차분히 하나씩 공을 살펴보며 2S-3B로 풀 카운트를 만든 그는 기어코 볼넷으로 출루하며 2사 만루의 상황을 만들어냈다.
"현정이 준비 됬나?"
"아까 풀다가 잠깐 쉬어서 그런지 조금 더 시간이 걸립니다."
"..."
교체를 생각했던 김강문 감독이었으나 이러한 사정으로 인해 별 수 없이 임창작을 계속 기용해야만 했다.
결국
딱!
[큽니다!]
[중견수 방향! 공이! 공이...]
9대5의 스코어가 9대9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 작품 후기 ==========
한일전이다보니 일본에 버프를 줬습니다.
너무 강한 버프가 들어가버려서 난감하지만요.
야구는 9회 말 2아웃부터니깐 사실 글 쓰는 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