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11 - 2014 아시안게임 -->
충격의 쓰리런이 나오며 일본이 스코어 3대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급하게 강만호가 마운드에 올라가서 김광헌과 대화를 나누었고, 잠시 후 김광헌은 6번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7번 타자를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4회를 마쳤다.
[4회 초가 끝났습니다만 3대0으로 리드를 빼앗긴 대한민국입니다.]
[그건 실투도 아니었습니다. 이런 말을 하게 될줄 몰랐지만 마쓰라가 정말 잘 친겁니다.]
[네. 분하지만 일본의 아마추어 풀은 정말 대단합니다.]
- 거의 전력 투구였는데 그걸 치네...
- 김광헌이 한물 간거냐 아니면 일본이 생각보다 더 쩌는거냐?
- 냉정하게 말하자면 김광헌이 전성기보다 조금 떨어지기도 했고, 상대는 말이 아마추어지 프로에서도 어느정도 먹힌다는 평가를 받는 애들임.
- 그 정도냐?
- 타자들은 대충 그 정도로 보면 되는데 사이키는 당장 프로 가도 3선발쯤은 한다고 하더라.
- 헐...
아직 4회에 불과했지만 조금씩 안 좋은쪽의 생각이 들기 시작한 야구팬들이었다.
"광헌이 투구수 70개 정도인가?"
"네. 던지라고 하면 5회에도 던질 수는 있습니다."
"아니... 사실 넘어가자마자 바꿔야했어. 5회에는 희현이를 올리도록 하지."
"네."
그렇게 김광헌은 4이닝 3실점으로 경기를 마치게 되었고, 2번째 투수로 한희현이 정해지며 불펜이 다시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4회 말
대한민국 타선은 다시 1,2,3번으로 돌아왔으나 여전히 타자들은 사이키의 공을 공략하지 못하며 허무하게 범타로 물러나고 말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사이키가 타순이 돌자마자 슬라이더를 추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저녀석. 슬라이더를 던지기는 시작했는데 투심은 아직도 안 던지네."
"아마도 유성이 타석에서 던지겠지."
그 예상대로 사이키는 유성의 타석에서 투심을 던질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럴 필요가 있을까? 슬라이더가 추가 되었으니 충분히 상대 할 수 있을텐데?"
"7번 타자는 우연히 땅볼을 쳤다지만 4번은 확실하게 내 공을 공략할려고 했어. MVP를 폼으로 얻은건 아니라는 이야기지."
오늘 경기에서 사이키가 보여주고 있는 압도적인 모습은 충분히 그가 자만을 하게 할 수 있는 모습이었으나 사이키는 절대 방심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일본 타자들은 조용히 한국 타자들에게 명복을 빌어줄 수 밖에 없었다.
[일본과는 수준 차이가 그렇게 크다고 생각 안 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아마추어 선수에게 이렇게까지 당할 줄은 몰랐네요.]
[사이키는 일본의 프로에서도 즉전감으로 평가하는 선수라더군요. 우리 선수들은 더 이상 단순한 아마추어 선수가 아닌 일본 프로야구의 3선발 정도의 투수라고 생각하고 상대하는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하긴 150 넘는걸 저렇게 쉽게 던지는데 못해도 3선발은 하겠지.
- 지금 이게 더 안습한게 뭐냐면 일본에 160 던지는 투수가 있거든.
- 155도 못 치는데 160이면...
우선 계획대로 5회 초 대한민국의 2번째 투수로 등판한 한희현은 일본의 8번을 잡아냈으나 9번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1사 1루 상황에서 다시 1번부터 상대를 하게 되었다.
[자, 1사 1루 상황에서 다시 타선이 돌았는데요.]
[지금은 병살이 베스트인데요. 만약 병살을 못 잡으면 최악의 경우 다시 일본의 클린업을 상대할지도 모릅니다.]
"유원성은 준비 됬지?"
"네. 희현이가 막지 못하면 바로 바꾸도록."
[병살을 잡지 못하면 투수를 바꾸는게 좋을텐데요.]
[지금 불펜은... 유원성이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 아 달감독님 쓰지말라니깐요...
- 그렇다고 지금 안지문을 꺼낼 수도 없잖아...
[아. 봉준근, 차우천 선수가 불펜에 들어왔네요.]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니 다 준비를 시키고 있네요.]
그러는 사이 한희현은 1번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고 2번 타자를 1루수 직선타로 막아내며 클린업을 상대하지 않고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 어우 겨우 막았네.
- 이러면 6회에 클린업이 또 문제인데...
"6회에 누굴 올리지?"
"희현이가 3번을 막고, 원성이가 4,5번을 상대하도록 해보죠."
"괜찮을것 같나?"
"만약 어려울꺼 같으면 바로 준근이를 올리도록 하죠."
"흠..."
김강문 감독이 고민에 빠진 사이 5회 말이 시작 되었다.
유성은 선두타자였기 때문에 곧 바로 타석에 들어섰다.
[결국 대표팀이 믿을 수 있는건 박유성 선수를 중심으로 한 거포 라인들인데요.]
유성을 2번째로 상대하게된 사이키는 우선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초구는 포심을 선택했다.
아쉽게도 유성도 초구를 예측을 하고 있었다.
사이키의 투구 패턴을 보면 3회까지는 포심과 스플리터 뿐이었기에 최대한 다양한 레퍼토리로 던졌으나 4회부터 슬라이더가 추가되면서 슬라이더가 결정구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투심도 오직 유성에게만 던졌고, 그 투심도 결정구로 사용한 것이었기에 유성은 초구를 포심 아니면 스플리터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초구 154KM의 몸쪽을 제대로 찌르는 포심이 유성을 향해 날아갔으나 유성은 기다렸다는듯 스윙을 시작했고,
딱!
[큽니다! 커요!]
[담장을 넘어갑니다!]
[추격의 시작을 알리는 박유성 선수의 솔로 홈런이 터집니다!]
가볍게 담장을 넘겨버리며 3대0의 스코어를 3대1로 바꿔버렸다.
- 갓유성님이 해냈다!
- 생각도 못한 초구 홈런을 쳐버렸네.
"하?"
예상 밖의 초구 솔로 홈런.
사이키는 꽤나 열을 받았으나 한국을 상대로 무실점 한다는 생각은 안 했기에 심호흡을 하며 다음 타자를 상대했다.
그렇게 박병훈이 다시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고, 강정주가 안타를 쳐내며 1사 1루 상황으로 활로를 열어내는듯 했으나 황재규가 그만 병살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내면서 이닝이 그대로 끝나고 말았다.
"유성아 잘했다!"
"이제 작은 기회만 만들어져도 뒤집을 수 있어."
[박유성 선수가 1점을 만회하면서 2점 차가 되었고, 강정주 선수의 안타로 인해 홈런 1방이면 동점이 될뻔 했는데 아쉽게 기회가 날아갔습니다.]
[그래도 박유성 선수가 사이키의 직구를 공략한 덕분에 아직 경기 결과를 모르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 이제 5회 말 끝났지?
- 그래.
- 6회를 삼자범퇴로 물러난다고 가정하면 7회에 다시 타석에 들어가겠네.
- 9회 전에 뒤집는게 좋지만 그렇지 못하면 어떻게든 9회에 다시 타석에 들어서도록 하는게 좋을꺼 같은데...
- 그것도 결국 타자들이 일해야하는거네.
6회 초
스코어 3대1
다시 마운드에 오른 한희현은 3번 카게야마와 6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그를 중견수 플라이로 막아내며 마운드에서 내려가게 되었다.
그러나 이어서 올라온 유원성이 4번 신타로에게 장타를 맞으며 1사 2루의 위기를 허용하고 말았다.
"중근이 올려."
"네."
[위기 상황에서 봉준근 선수가 마운드에 오릅니다.]
[2012년부터 마무리 투수로 전향하며 12,13년 연속으로 1점대 방어율을 기록하기도 했고, 올해도 방어율이 조금 오르기는 했으나 여전한 트윈스의 마무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그래 봉의사는 믿을만 하다.
"오늘 홈런친 놈이 저놈이란 말이지?"
"네."
"저녀석은 4번인데 생각만큼 안 뚱뚱하네?"
"하하..."
"이거 생각보다 재미 있겠네."
마치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는듯한 지금 그의 표정은 일본을 사냥하던 그 시절의 모습과 같았다.
"우선 타자를 잡아야겠지."
득점권 상황에서 7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한 타자.
그리고 지금은 득점권 상황이었다.
어느듯 34살이된 그였기에 이치로를 조련하던 그때의 모습을 보여주기는 힘들지만 애송이 하나 잡아내는건 일도 아니었다.
그렇게 5번 마쓰라를 2구만에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내는듯 했으나 순간적으로 1루가 아닌 3루로 공을 던지며 주자를 잡아낸 그는 2사 1루의 상황을 만들어냈다.
[1루가 아닌 3루로 공을 던져서 아슬하기는 했지만 주자를 잡아냈습니다.]
[1루로 던지는게 훨씬 편했을텐데 말이죠.]
[아무래도 우연히 안타가 나온 가능성을 부정하기는 힘들다보니 3루를 먼저 잡은듯 하네요. 실제로 주자의 출발이 늦은 점도 있었고요.]
"쳇. 신타로 녀석, 스타트가 늦었잖아. 이러면 내가 뛰어야하나..."
점수 차는 2점차
안심하기는 힘든 차이였다.
결정을 내리고 행동은 빨랐다.
도루를 위해 리드를 넓히기 시작한 마쓰라.
그리고 좌투였기에 그것을 똑똑히 지켜볼 수 있었던 봉준근은 자신도 모르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애송이놈 조련이나 해볼까."
마쓰라는 떠올리지 못했다.
지금 마운드에 있는 투수가 2009 WBC에서 이치로를 조련했던 그 선수라는 사실을 말이었다.
*
[하하하, 이 광경을 거의 5년 반정도만에 다시 보는거 같네요.]
[봉준근 선수가 09 WBC때 이런식으로 이치로를 거의 조련하다싶이 했죠.]
- 가볍게 2번 견제하고 공 2개 던져서 1S-1B 만들고, 다시 2번 견제하고, 다시 2개 던져서 2S-2B 만들고, 이번에도 2개 던지고...
- 이제 다시 타자한테 던질려나?
2개,2개라는 패턴으로 인해 마쓰라도 이제 봉준근이 타자를 상대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오히려 그것이 함정이었다.
"페이크다! 애송아!"
타자에게 던질 것이라 예상 되었던 공이 다시 1루로 향했고, 그만 속아버린 마쓰라는 그만 견제사로 아웃을 당하고 말았다.
[아웃! 2개,2개,2개,2개,3개로 주자를 낚아 버린 봉준근 선수입니다.]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아내는 동안 타자에게 던진 공은 6개뿐이지만 견제구를 포함하면 13개의 공을 던진게 되었네요.]
- 이게 바로 봉의사다.
- 노련함까지 보유하시는 위엄.
"마쓰라 녀석 제대로 당했군."
"대한민국은 아직 투수가 4명이나 더 있습니다."
"괜찮아. 사이키가 못해도 8회까지는 던질테니 우린 남은 1이닝만 생각하면 된다."
6회 말
8,9,1번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타선은 아직도 155KM 가까이 나오는 사이키의 강속구에 맥 없이 헛스윙 행진을 이어가며 다시 삼자범퇴로 물러나고 말았다.
그나마 손아성이 9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6회에도 살아있는 구위에 밀리며 물러나며 점차 대한민국 선수들이 공에 익숙해져가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려주었다.
- 진짜 기대를 하지 말아야하나?
- 야야 7회에 어떻게 되는지 보고 끌지 말지 정하자.
- 그래. 갓유성이 또 홈런 쳐주면 모르는거니깐 계속 봐야함.
7회 초
대한민국은 다시 투수를 교체했다.
[3대1로 뒤쳐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의 5번째 투수 차우천 선수가 마운드에 올라왔습니다.]
[불펜에는 양현정 선수와 안지문 선수가 준비 중이네요.]
- 진짜 총력전이기는 하네.
- 이런 경기에서는 쓸 수 있는 투수를 다 써야지.
이전 이닝에서 봉준근에게 2S-2B로 몰려있다가 주자의 견제사로인해 다시 기회를 얻게된 일본의 6번 타자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안타를 때려냈다.
안타를 내주기는 했으나 차우천은 7,8번 타자를 잡아내며 무사 1루를 2사 1루로 바꿔버렸다.
[여기서 9번을 잡아내면 다음 이닝은 다시 1,2,3번부터 시작하게 되는데요.]
[어!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고 마는 차우천 선수입니다.]
[추가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피하지 않고 그대로 맞았네요.]
"위험한데..."
"바꿀까요?"
"일단 이번에는 지켜보도록 하지."
벤치에서 1명을 더 상대하라는 사인을 받은 차우천은 2사 1,2루의 상황을 생각하고는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을 했다.
오늘 4번째 타석에 들어선 일본의 1번.
[가장 주의해야하는 타순입니다. 3번을 맥 없이 물러나더라도 4번째는 어떻게든 결과를 만들어내거든요.]
딱!
오늘 4번째 타석에 들어선 일본의 1번은 기어코 차우천의 공을 때려냈다.
========== 작품 후기 ==========
간만의 2편이군요.
곧 77페스가 시작되기 때문에 저보다 늦게 하는 분들의 추격을 받지 않기 위해서 다시 페이스를 올리겠습니다.
*
그나저나 이 경기의 결과는?
7회 초 2사 1,2루 상황에서
딱! 소리가 나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