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11 - 2014 아시안게임 -->
2014 인천 아시안 게임 야구 결승전
한국 vs 일본
한국의 선발은 김광헌.
한국이 홈팀이었기 때문에 그가 먼저 1회 초에 선발로 등판을 하게 되었다.
이 날을 위해 칼을 갈며 차분하게 준비를 하고 왔었던 김광헌이었기에 그의 왼팔은 거침 없이 일본 타자들을 쓸어 버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가뿐하게 2아웃을 잡아내고 3번 카게야마를 상대하게 된 김광헌은 차분하게 145KM가 넘는 직구를 초구부터 찔러 넣었다.
딱!
[큽니다! 하지만 라인 밖으로 흐르며 파울이 됩니다.]
[일본 대표팀에서 가장 조심해야할 타자가 3명 있는데 그게 지금부터 순서대로 나올 3,4,5번입니다.]
[방금 그 타구를 보니 충분히 경계할만 합니다.]
"생각보단 빠르네."
배트 스피드도 타구 속도도 모두 한국에서 수준급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빨랐다.
그러나 유성은 별 다른 감흥이 없었다.
그렇기에 김광헌이 2구째를 던지기 전부터 움직이기 시작하며 우중간을 가를듯한 타구를 가볍게 낚아채며 이닝을 끝내버렸다.
"이쪽으로 타구 보내면 안 된다는 이야기 못 들었나 보군."
[순간 철렁했습니다만 박유성 선수가 미리 움직인 덕분에 최소 2루타가 중견수 플라이로 둔갑했습니다.]
[정말이지. 리그에서도 장난 아닌 수비력이었는데 국대에서도 대단하네요.]
한국 해설은 감탄을 했고, 일본 선수들은 꽤나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언제 저기로 간거야?"
"아까웠어. 저 중견수가 한국의 MVP였지?"
"그래. 게다가 이번 시즌에는 40-40까지 했다고 하는군."
"호오... 카게야마 니 생각은?"
"중견수 방향으로 보낼꺼면 그냥 담장을 넘기는게 좋을꺼 같아. 뭐... 다음 타석에도 저 투수가 마운드에 있는다면 충분히 장타를 칠 수 있겠지만."
그것을 끝으로 일본 대표팀은 1회 말 수비를 준비 하기 시작했다.
1회 말
오늘 결승전을 맞이하며 조정된 대한민국의 타선은 이러하다.
1번 손아성
2번 나범성
3번 김현성
4번 박유성
5번 박병훈
6번 강정주
7번 황재규
8번 강만호
9번 오재언
그런 대한민국의 타선을 상대할 일본의 선발 투수는 일본 대학야구에서 1,2위를 다투는 최강급 투수 사이키.
"선취점이 없네? 그러면... 오늘은 간만에 9이닝을 던지겠군."
1번 타자 손아성이 타석에 들어서자 해설이 열심히 떠들기 시작했다.
[손아성 선수. 지난 시즌 타율 3위에 이번 시즌도 휴식기 전까지 5위 안 들어가며 뛰ㅣ어난 컨택력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죠.]
[올해 도루가 줄었지만 지난 시즌 36도루를 할 정도로 빠른 발도 있습니다.]
그러든 말든 차분히 힘을 끌어모아 공을 던진 사이키의 초구 153KM의 직구가 제대로 들어가며 1번 손아성을 얼어 붙게 만들었다.
"153?"
"생각보다 어려울지도 모르겠는데..."
[초구부터 153이 나오네요.]
[일본 대학야구 최강 투수라고 불리는게 바로 사이키 선수니깐요.]
2구째 다시 152KM의 직구가 들어가며 2스트라이크가 만들어졌고, 3구째를 손아성이 어떻게 걷어내려고 했으나 예상 밖으로 144KM의 스플리터가 날아오면서 헛스윙 삼진을 기록하고 말았다.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마는 손아성 선수입니다.]
[예선 1차전에서 딱 1이닝 던지고 이후로 출전을 안 했기에 자료가 모자랐는데...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군요. 결정구로 쓴 스플리터도 떨어지는 각도가 엄청나고요.]
"거기에 놀라면 안되는데 말이지."
2번 타자는 나범성.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이번 시즌 29홈런을 때려내며 완전히 발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타율도 9월에 확 떨어져서 그렇지. 그 전까진 3할 5푼 이상을 계속 유지하고 있었죠.]
하지만 범성의 볼넷, 삼진 비율이 1대3 수준인걸 아는 사이키는 1,2구 153,155KM의 직구에 이어 145KM의 스플리터를 던지며 범성을 가볍게 삼진으로 처리 하고 말았다.
"아무리 프로라고 해도 볼넷 50개도 안 되면서 삼진 100개 넘게 당한 타자를 잡아내는건 쉽지."
그렇게 자신 만만하게 말해도 지금부터는 쉽지 않았다.
"국가대표 경기에서 자주본 선수로군."
그렇다면 답은 간단했다.
153,154,155KM
단 3구였다.
사이키가 김현성을 삼진으로 잡아내는데 필요했던 공의 숫자와 그 공들의 구속은 정말로 간단했다.
[...김현성 선수까지 전부 3구 삼진으로 단번에 3K를 당하고 마는 대한민국 선수들입니다.]
"뭐 저런 놈이 있냐?"
1회 말 대한민국의 공격에서 대한민국 타자들은 완벽하게 사이키에게 패배를 하고 말았다.
"어때?"
"생각보다는 별로야."
"그래? 그러면 다른 녀석들도 볼건 없겠군."
"아니. 아직 1명 더 확인 해봐야지."
덕아웃으로 돌아가던 사이키는 수비를 위해 나서고 있던 한 선수를 바라 보며 눈을 빛냈다.
"다들 파악은 끝났지?"
"네!"
"좋아. 본격적으로 시작하도록 하지."
일본 현미경 야구가 본격적으로 시작 되었다.
*
2회 초
"한창때였으면 도발에 어울려 줬겠지만..."
김광헌은 4번 신타로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국가대표 에이스의 힘을 보여주었다.
[삼진! 기세가 넘어갈뻔 했습니다만 김광헌 선수가 에이스의 위엄을 보여주며 투수전에서 밀리지 않습니다!]
[네. 우선 투수에서는 밀리지 않았습니다.]
"방금 구속 얼마였지?"
"149였습니다."
"조금 기어가 들어간거 같군. 잘 조절해주게."
"네."
삼진을 잡아낸 김광헌은 그 기세를 이어 5번 마쓰라마저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고, 6번 타자도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덤벼봐."
"얼마든지."
그렇게 한일 양국의 투수들의 본격적인 투수전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딱!
"쳇. 여기서 투심이라니."
155까지 나오는 포심을 차분하게 커트하며 5구를 던지게 만든 유성이었으나 하필 5구째가 투심이었기에 그만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고 말았다.
"어찌되었든 한국의 MVP라는거지? 그러면 홈런왕은 어떤지 보실까나!"
팡!
"스트라이크! 아웃!"
[박유성 선수가 중견수 플라이로 물어나기는 했으나 박병훈 선수에 이어 강정주 선수까지 다시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2이닝만에 5K를 당할 줄은 몰랐는데 말이죠.]
한편 덕아웃에 들어온 유성은 선수들과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유성아. 어때?"
"저놈, 우릴 얕보고 있어요. 저 정도 수준의 투심을 저한테 처음 사용하다니"
실제로 사이키는 포심과 스플리터.
단 2개만 던지며 박병훈과 강정주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포심, 스플리터, 스플리터.
포심, 스플리터, 포심, 포심.
단 7개의 공만을 던지는 것으로 합쳐서 80홈런을 때려낸 듀오를 잡아낸 것이었다.
유성에게 던진 5개를 합하면 12개의 공으로 130홈런을 합작한 3명을 잡아낸 것이었다.
그러한 분위기를 깨달은 김광헌은 3회 초
7,8,9번으로 이어지는 하위타선을 삼진 하나를 포함하며 깔끔하게 막아내며 3회도 안정적으로 막아냈다.
에이스의 역할을 확실하게 해내는 것이 바로 그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역할이었다.
그러나 사이키는 마찬가지로 하위 타선을 2K를 포함하며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3이닝만에 7K를 잡아내는 괴력을 보였다.
"지금 저 둘의 투구수가 어떻지?"
"광헌이가 47개. 사이키는 32개입니다."
"광헌이는 6이닝 정도로 끊어야겠지만... 사이키는 까딱하면 끝까지 던질지도 모르겠군."
[이제 경기가 4회 초로 접어듭니다.]
[김광헌 선수가 앞선 3이닝을 잘 막아냈는데요. 타순이 돈 이번 이닝부터는 더욱 집중을 해야할겁니다.]
한편 불펜에서는 만약을 위해 한희현과 유원성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완이 모자라는군."
"저도 그래서 어제 재후랑 태영이를 1+1로 쓴걸 후회하고 있습니다."
이재후, 이태영은 준결승 4이닝씩 던졌기에 등판이 불가능했고, 홍선무도 3일 전이지만 마찬가지로 4이닝을 던졌기에 쓰지 않기로 정해진 상태였다.
현재 대표팀이 사용 할 수 있는 우완 투수는 4명이지만 그 중 2명인 안지문과 임창작은 8,9회를 준비 해야하기에 함부로 쓸 수가 없었다.
"광헌이가 6이닝을 막아 준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만..."
딱!
1회와 마찬가지로 1,2번 타자를 잡아낸 김광헌이었으나 3번 카게야마가 이번에야 말로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안타를 치며 김광헌의 퍼펙트는 3.2이닝으로 끝나게 되었다.
[오늘 첫 안타가 나왔는데요.]
[하필이면 클린업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네요.]
이미 50개를 넘게 던진 상태였으나 나름 체력 조절을 했기에 김광헌은 다시 기어를 끌어 올리며 공을 던졌다.
하지만
딱!
[좌익수 지나고 펜스에 직격합니다!]
[김현성 바로 중계 플레이 이어갑니다!]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사 2,3루의 위기를 맞이한 김광헌.
주자가 둘 다 발이 빠른편이기 때문에 제대로된 안타가 하나만 나와도 2점을 빼앗기는 상황이었다.
*
"후..."
일본의 5번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보았다.
득점권 타율이 무려 7할에 근접하는 괴물 같은 타자라고 들었다.
오늘 못해도 6이닝은 던질 생각이었으나 일본 타자들은 생각 이상으로 끈질겼다.
3회가 끝났을때 42구였던 투구수는 벌써 60개에 근접하고 있었다.
우선 초구 147KM의 직구를 꽂아넣으며 스트라이크를 잡아낸 김광헌은 차분하게 2구째로 과감하게 슬라이더를 던졌다.
138KM나 되는 전성기 수준에 근접한 고속에 가까운 슬라이더는 그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2스트라이크를 만들어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왼쪽이나 오른쪽이나 강견은 없군."
마쓰라의 머리속에 있는 대한민국의 강견 외야수는 지금 중견수에 있는 박유성과 오늘 지명 타자로 나온 나범성 뿐이었다.
다시 말해 중견수 방향으로만 안 간다면 주자 2명은 모두 불러 들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럴려면 우선 지금 눈 앞의 투수를 공략 해야했다.
생각을 마치자마자 김광헌의 3구 146KM의 직구가 날아왔으나 마쓰라는 커트해내며 단 하나의 공을 기다렸다.
무엇인가를 노리고 있다.
그것은 김광헌은 물론 포수인 강만호도 느꼈다.
그렇기에 전혀 다른 구종의 사인을 보냈다.
'커브'
유인구성으로 던진 커브였으나 마쓰라는 자신이 노리는 공이 아니었기에 가만히 지켜 보았고, 2S-1B이 되었다.
"직구는 커트하고 커브는 지켜봤다면... 슬라이더를 노리나?"
그렇게 중얼거린 김광헌은 강만호의 직구 사인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비슷한 생각을 한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던진 5구째 148KM의 직구가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낼 기세로 날아갔다.
하지만 마쓰라가 노린건 슬라이더가 아닌 바로 이 직구였다.
"앞의 직구를 커트한건 페이크였다고."
일본어로 중얼거린 그는 그대로 직구를 받아쳤고, 공은 그대로 멀리 날아가기 시작했다.
[큽니다! 중견수, 우익수 따라가는데요!]
[넘어갑니다. 0의 균형이 깨지는 쓰리런 홈런이 터졌습니다.]
그야말로 이닝을 끝내기 위해 전력으로 던진 공이었다.
그런대 그것을 쳐냈다.
담장을 잡고 뛰어 올라도 잡을 수 없는 타구였기에 담장 앞에서 멈출 수 밖에 없었던 유성은 짐작했다.
"...오늘 까딱하면 진짜 패배할지도 모르겠군."
========== 작품 후기 ==========
어제 이런저런 일이 있었는지라...
쉬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허허...
*
그나저나 2편으로 끝낼려고 했는데
잘 하면 3편까지 갈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