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26화 (26/300)

<-- Chapter 5 - 2013 포스트 시즌 -->

경기는 빠르게 진행되어 4회 초 이재후가 다시 베어스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내었고, 핸킨스도 4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갑작스럽게 투수전이 이어지는듯 했으나 5회 초 드디어 정신을 차린 베어스 타자들이 이재후의 공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볼넷 출루 이후 3연속 안타로 2점을 내준 이재후 선수입니다.]

[다이노스 불펜이 분주해지고 있습니다만 교체할 움직임은 없네요.]

[손민훈, 임상민 선수가 준비하고 있는데 조금 더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겠죠.]

[그렇네요. 이재후 선수는 이 위기를 어떻게든 넘겨야합니다.]

스코어 5대3이 된 상황에 무사 2,3루의 위기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베어스 타자의 타구가 유성에게 향하며 1아웃을 얻어낼때 주자를 묶어 둘 수 있었다.

- 하도 잘 죽어서 이젠 저쪽으로 가면 안 움직이네.

- 거리 적당하면 범성이쪽도 못 뜀.

- 그럼 좌익수 방향으로 치는 기술을 배워야겠네.

실제로 다음타자도 좌익수가 아닌 중견수 방향으로 타구를 보냈는데 태그업으로 홈에 돌진했으면 아웃 당하고도 남았을 정도의 송구력으로 베어스의 주자들을 다시 묶어 버렸다.

순조롭게 2아웃을 잡았으나 이재후가 볼넷을 허용하며 2사 만루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유성은 걱정이 없었는데 이번 타자가 쳐낼 타구는 매우 쉬운 타구였기 때문이었다.

[쳤습니다!]

[아... 투수 글러브에 그대로 들어가네요.]

[동점의 기회를 이렇게 날려버리네요.]

- 위험했다...

- 슬슬 타선 다시 일해야겠는데...

- 아니 그런대 베어스 놈들 외국인 더럽게 잘 써먹네.

2실점을 하는 등 아슬아슬하게 5회를 막아낸 이재후와 다르게 핸킨스는 5회에 유성을 담장 앞에서 잡히는 플라이로 막아내는등 다시 한번 무실점 이닝을 만들어냈다.

순식간에 5회가 끝나고 스코어 5대3으로 치열한 접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6회 초 수비때 다이노스가 먼저 다음 카드를 꺼내들었다.

[아직 투구수의 여유는 있습니다만 과감하게 이재후 선수를 내립니다.]

[그리고 노로호 선수가 올라옵니다.]

이민오만큼은 아니지만 노로호도 150의 직구를 던지는 파이어볼러인데다가 좌완이라는 메트리가 있기 때문에 1,2이닝은 충분히 막아줄 것이라는게 김강문 감독의 계산이었다.

그리고 안타 1개, 볼넷 2개를 내주며 1실점을 했으나 6회를 막아냈다.

그러나 여전히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핸킨스가 무려 무사 만루의 위기를 맞이하였음에도 1실점만 하면서 다이노스 타선을 막아내면서 점수는 여전히 2점차가 유지되고 있었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이 압박감 때문일까요. 핸킨스의 기압이 대단합니다.]

[노경호 선수가 2.1이닝만에 5실점이나 하면서 무너졌으나 핸킨스가 3.2이닝 1실점으로 그 공백을 매꿔버렸습니다.]

- 불안한데...

- 하필 유성이가 선두 타자라서 홈런 쳐도 1점 밖에 못 먹는 상태인데...

7회 초에는 임상민이 등판하며 베어스 타선을 간만에 삼자범퇴로 잠재워버렸다.

점점 경기가 막판으로 향하는 가운데 7회 말 다시 타석에 들어선 유성.

베어스는 핸킨스를 내리고 윤명조를 올렸다.

그리고 유성에게 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넘어갑니다!]

[경기의 쐐기를 박기 시작하는 박유성!]

[스코어는 7대4가 됩니다. 그리고 베어스가 다시 투수를 바꿉니다.]

베어스의 4번째 투수로 변진성이 올라왔고, 1사 3루의 위기를 맞이했으나 어찌어찌 홈 병살로 막아내며 더 이상의 실점을 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이어진 8회 초 여전히 마운드를 지키고 있던 이상민이 2아웃을 순식간에 잡아내며 경기 종료까지 아웃 카운트 4개를 남기게 되었다.

[이제 우승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그리고 한국 시리즈까지 15경기라는 긴 일정을 치루어왔던 베어스지만 이제 한계에 도달한듯 합니다.]

[지금 상황은 타자들이 제대로 해주지 못하면 마땅한 방법도 없거든요.]

이 타자만 잡아낸다면 이상민은 임무를 마치고 9회를 준비 중인 손민훈에게 마운드를 넘기면 되었으나 그만 실투를 던지고 말았다.

딱!

[큽니다! 커요! 넘어갑니다!]

[이제 2점차로 줄어듭니다! 포기하면 안돼죠!]

갑작스러운 홈런에 김태곤이 급하게 올라왔고, 대화를 끝낸 뒤 다시 타자를 상대했으나 다시 홈런을 맞으며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다시 넘어갑니다!]

[이제 1점차까지 좁혀졌습니다!]

[야구 진짜 모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지켜보던 다이노스 팬들의 멘탈은 박살이 나고 있었다.

- 아아아악!

- 아니 사장아 잘가다가 왜 또...

- 이건 크다 바꿔라

[결국 투수를 바꾸네요.]

[잠시 광고 보고 오시죠.]

- 아 제발...

- 7차전까지 가는건 아니잖아...

계속해서 절망회로를 돌리고 있는 가운데 다시 경기가 재개 되었다.

[9회를 준비하고 있던 손민훈 선수가 올라옵니다.]

[손민훈 선수가 무너지면 사실상 뒤가 없다고 봐야합니다. 준비는 하고 있지만 이런 부담감을 견딜 선수가 없거든요.]

- 하느님 예수님 부처님 알라님 민훈신님

- 이젠 안 믿고 있던 신까지 찾고 있네.

다행스럽게도 손민훈이 타자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길었던 8회 초가 끝나게 되었다.

곧 바로 이어진 8회 말 정작가가 등판하여 세 타자를 가볍게 정리 하면서 다이노스는 이제 베어스가 동점을 기록하지 않는 이상 공격 기회가 생기지 않게 되었다.

[점점 제 심장도 떨리네요.]

[그나저나 찾아보니 1990년 GL 트윈스가 1군 첫해부터 한국 시리즈 진출해서 우승한 기록이 있었네요.]

[그랬나요?]

[다만 전신인 NDC 청룡에서 이어졌기에 순수 신생팀으로 이야기 한다면 다이노스가 최초입니다.]

- 뜬금 없이 재 발굴 되는 트윈스의 업적.

- 다이노스도 업적 하나 만들기 직전이다!

9회 초 손민훈이 첫 타자를 3루수 직선타로 잡아냈고, 두번째 타자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었다.

그렇게 마지막 타자를 잡아내고 경기를 끝내려고 했으나 위태롭던 1점차가 결국 일이 만들어지고 말았다.

[쳤습니다!]

[멀리 가는데요.]

[어? 잠깐... 바람이... 넘겼습니다! 극적인 9회 초 2아웃 동점 솔로 홈런이 터집니다!]

- ㅁㅊ 이게 뭐야 이게 현실이라고?

- 어버버버버버버법

- 아니 뭔... 이게 뭔 개소리냐!

- 으아아아ㅏ아아아ㅏ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던 다이노스 팬들은 그대로 멘탈이 박살나버렸다.

반면 베어스 팬들은 행복 회로가 폭팔하기 시작했다.

- 역전! 역전! 역전!

- 제발 역전!

하지만 베테랑은 베테랑이었다.

후속타자를 잡아내며 겨우 이닝을 마쳤다.

[이제 경기가 모르게 되었습니다. 9회 말 공격에서 다이노스가 1점만 뽑으면 경기가 그대로 끝나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연장전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희망을 걸어보자면 박유성 선수가 9회에 타석에 들어선다는 점인데요.]

9회 말 베어스는 3명의 투수를 기용했다.

2번 이상후, 3번 나범성을 한명씩 처리하고 9회의 3번째 투수가 유성을 상대하기 위해 올라왔다.

그러나 베어스의 선택은 고의 사구였다.

[아... 결국 고의 사구로 거르네요.]

[박유성 선수 정말 화가 나는데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 답답할겁니다.]

- 야 이 범죄두 개XXXX

- 니들이 프로냐? 프로야?

1볼이 2볼이 되었고, 다시 3볼이 되었다.

카운트가 순식간에 바뀌자 유성은 우선 타임을 신청했다.

"후..."

배트를 바라보며 심호흡을 하기 시작한 유성은 어릴적의 기억을 다시 떠올려보았다.

그러다가 덕아웃의 동료들을 보고, 김강문 감독을 보았다.

아무런 힘도 쓸 수 없는 김강문 감독이었으나 유성이 자신을 보자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 유성은 관중석으로 시선을 돌려 관중석을 보았다.

이상하게도 김세나가 보였다.

아니, 진짜 있었다.

경기 중이었기에 대화 같은건 나눌 수 없었지만 한국 시리즈 동안 자신을 열렬하게 도와주었던 그녀였기에 왠지 모르는 안도감이 느껴졌다.

그때 한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그 방법을 떠올린 유성은 타석에 들어섰고, 베어스 투수가 4구째도 다시 볼을 던질려고 했으나 유성이 일부러 스윙을 하며 카운트가 1S-3B이 되었다.

[아, 박유성 선수 억울해서 타임에 이어 일부러 스윙까지 합니다.]

[보는 우리나 팬들도 그런대 본인은 얼마나 안타깝고 그렇겠나요.]

5구째도 다시 헛스윙을 하며 2S-3B이 되었다.

모두가 차라리 볼넷으로 나갈 바에는 삼진을 당하겠다는 유성의 의지라고 생각했으나 유성은 달랐다.

"이런 말이 있지.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

6구째 고의 사구든 헛스윙 삼진이든 유성과의 승부를 끝내기 위해 다시 볼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어째서일까 명백한 볼에 일반적인 스윙으로는 닿을 수 없는 거리인데 유성은 공이 크게 보였다.

전력을 끌어모아 스윙을 준비한 유성은 공이 날아오고 도착하는 궤적에 맞춰 배트를 돌리기 시작했고, 동시에 배트에서 손을 놓았다.

그리고 날아간 배트는 놀랍게도 공을 맞추었고 공은 내야를 넘겨 외야로 향하기 시작했다.

[아! 쳤습니다! 달려요!]

[이게 무슨!? 암튼 달립니다!]

우익수 우측 방향으로 날아간 타구였기에 우익수가 급하게 움직여서 공을 잡으려 했으나 불규칙 바운드로 인해 공이 갑자기 튀어오르며 우익수가 이동하던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공이 튕기고 말았다.

[아! 못 잡았어요! 2루 가죠!]

[이제 잡았어요!]

균형을 잃으며 넘어질뻔했으나 곧 바로 따라가서 공을 잡은 베어스의 우익수가 곧 바로 홈으로 공을 던졌다.

그리고 동시에 유성은 3루를 돌아 홈으로 향하고 있었다.

[홈! 홈! 홈!]

간발의 차이로 공이 먼저 도착하였고, 베어스의 포수가 공을 잡은 미트를 유성의 다리에 태그하려고 했으나 점프로 그 태그를 피해버린 유성이 홈을 찍고 쓰러졌다.

[결과는!?]

[세잎! 세잎입니다!]

[경기 종료! MC 다이노스가 승리를 거둡니다!]

- 끼야아아아아아ㅏ아!

- 갓유성을 찬양하라!

- 자이언츠팬 20년 다이노스팬 1년 인생만에 첫 우승이다!

미리 튀어나와 있었던 다이노스 선수들도 세잎 판정이 나오자마자 유성에게 모든 음료수를 쏟아부으며 우승을 자축했다.

[한국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MC 다이노스가 한국 시리즈에서 승리를 거두며 2013 프로야구의 정상에 오릅니다!]

========== 작품 후기 ==========

오늘 롯데 뭐했니...?

조원우 감독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길래 그런 실수를 하는건지...

그나저나 기아 더럽게 안 잡히네요.

오늘 경기 덕분에 0.5게임까지 따라가기는 했는데...

*

내가 썼지만 유성이 진짜 미친거 같아요.

배트 던져서 맞춘게 내야를 가뿐하게 넘겨버렸네.

심지어 마지막 홈 승부까지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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