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5 - 2013 포스트 시즌 -->
5차전이 끝난 다음날.
하루의 휴식일이 주어진 가운데 선수들은 미리 6,7차전이 치루어지는 마산구장으로 이동하였다.
"한국 시리즈 우승까지 1경기 남았네..."
"갑자기 떨리네."
"아직 경기날도 아닌데 왜 떨리냐."
어찌되었든 내일 경기가 있을 예정이었기에 다이노스 선수들은 곧 바로 연습을 시작했다.
잠시 순서가 뒤로 밀린 유성은 파울라인의 잔디에 누웠다.
"아... 허리야."
"고졸 1년차라 벌써부터 허리가 아프면 안될텐데요."
"...세나씨는 직책상 홍보팀장이라서 여기 올 필요 없지 않나요?"
"아니요. 저희도 시즌 내내 계속 활동하고 있었는데 몰랐나요?"
"...?"
"정말 몰랐나보네요. 나범성 선수도 그러더니만..."
정말 모르는 유성이었기에 계속 모른다는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세나는 차근차근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저기 유성이 옆에 홍보팀장님인가?"
"맞네. 우리한테도 뭐 이것저것 물어보고 찍고 하더니만..."
몇몇 선수들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인지 유성이 세나와 대화를 나누고 있음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잠시 자리를 이동한 유성은 처음 보는 장소에 놀라게 되었다.
"이거 막 방송국 같은데서 인터뷰 하고 그런거에서 보던거 같은데..."
"네. 왠만한건 다 찍었고 이제 박유성 선수만 찍으면 끝나요."
"제가 마지막인가요?"
"네. 코치님이나 감독님까지 다 하시고 마지막으로 박유성 선수가 하는거에요."
그렇게 30분이 조금 넘는 시간이 소모된 뒤에야 유성은 인터뷰를 마쳤다.
"영상은 언제 완성되요?"
"선수마다 다들 20,30분씩 찍었는지라 거의 8시간 정도 분량이 있거든요. 이걸 1시간 정도로 줄일려는지라 금방은 안 나올거에요. 추가 작업까지 하면... 그냥 넉넉하게 12월 정도로 생각하세요."
"네."
"그리고 6,7차전 자료는 코코아톡으로 보내놨으니 확인하세요."
"아, 감사합니다. 팀장님."
"지금은 끝났으니깐 편하게 불러도 되요."
"그럼...세나씨?"
"네. 그러면 훈련 열심히 하세요."
그렇게 다시 훈련장에 복귀한 유성이었고, 그것을 확인한 코치들이 본격적으로 훈련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
훈련이 끝나고, 하나 둘씩 수면에 빠져드는 가운데 유성은 자료를 확인하고 있었다.
숙소는 2인 1실이었는데 같은 방을 사용하는 범성이 먼저 잠들었기에 유성은 차분하게 6,7차전 자료를 확인 할 수 있었다.
'5경기동안 지켜본 결과 더 이상 추가할것이 없을듯 하니 7차전까지 한꺼번에 보낼게요.'
"흠...내일은 타격은 문제 없겠지만 재후형이 얼마나 버티느냐가 관건이겠군."
투수진 상황이 얼마나 안 좋은지는 유성도 잘 알고 있었다.
5차전에 범성이 1.1이닝을 던졌던 일이라던가 만약의 경우 유성까지 등판을 해야할지도 모르는 상태였기에 6차전 재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실감하고 있었다.
"민오형은 6차전에는 못 나올테니 빼두고... 만약 7차전까지 간다면 총력전이겠네."
6,7차전은 투수들로 해결하겠지만 만약의 경우 범성이 다시 등판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경우에는 유성도 준비를 해야했다.
"후... 이걸 내가 고민해서 뭐해."
결국 다시 베어스 자료를 살펴보기 시작한 유성이었다.
이걸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되지 않는가라고 하겠지만 세나는 유성에게 비밀로 할 것을 요구했다.
"박유성 선수의 능력에 맞추어 계산된거라 다른 선수한테 어느정도 도움을 줘도 그 이상은 어려울거에요. 박유성 선수가 직접 외야진을 조정한다면 모르겠지만요."
얼마전 경기에서 유성이 직접 수비 시프트를 시킨적이 있었고, 거기서 호수비를 성공 시켰지만 김강문 감독이 그러한 행위를 자제해달라고 했기에 유성은 그 부분에서 권한이 없었다.
그 부분은 김강문 감독도 고민 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만약 유성이에게 권한을 준다면? 얼마나 강력한 외야진이 될지 짐작도 안 가는군. 그럴려면 우선 범성이가 우익수로 가야할텐데..."
긴 시간 끝에 결단을 내린 김강문 감독은 시즌 끝나고 있을 마무리 훈련과 스프링 캠프에서 범성을 죽어라 굴릴 계획을 구상했다.
"어어어!"
"?"
"어우... 갑자기 무서운 꿈 꿨네."
"악몽이라도 꾼거야?"
"어, 아니 그건 아닌데 누가 나를 미친듯이 굴리더라고."
"..."
아무튼 6차전 준비를 마친 유성은 그렇게 하루를 마쳤다.
그리고 다음 날 6차전이 치루어지게 되었다.
[점점 한국시리즈가 막바지로 향하는 가운데 마산구장에서 MC 다이노스 대 두성 베어스의 6차전이 펼쳐집니다.]
[벌써부터 마산 구장이 가득차 보이네요.]
[네. 조금 남은 빈자리도 지금 들어오고 계시는 분이 자리를 잡으면 완전히 채워질듯 하네요.]
[마산 구장에 대해 잠깐 이야기 하자면 다이노스가 창단하기 전에는 2만석이 넘었던 구장이었는데 지금은 꾸준한 리모델링으로 1만 4천석 정도로 줄었고 조금 더 줄일 계획이라더군요.]
[그렇군요. 오늘은 누가 이길까요?]
[모르겠네요. 오늘 양팀의 선발로 나오는 이재후 선수나 노경호 선수 모두 2차전때 나왔는데 그때 둘 다 부진했거든요? 타선이 얼마나 터지느냐 그리고 불펜이 얼마나 활약하느냐에 따라 갈릴듯 합니다.]
- 오늘은 고의 사구 하지마라
- 오늘 또 하기만 해봐라. 마산아재들 난입한다.
5차전때 3번의 고의사구로 인해 왠만한 다이노스 팬들은 베어스를 매우 노려보고 있었다.
그러한 분위기를 느낀 것인지 유성은 식은 땀이 나는걸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설마 오늘도 고의 사구 하지는 않겠죠?"
"나도 몰라..."
"오늘 재후가 얼마나 실점을 적게 내주느냐가 관건이겠지."
1회 초 베어스가 선공이었기에 다이노스는 수비를 위해 움직였다.
2차전에 2.2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었던 이재후였으나 오늘은 이전보다 나은 모습을 보였다.
1회 볼넷 1개를 허용했으나 무실점으로 막아낸 것이었다.
[이재후 선수가 아슬아슬하게 1회를 막아냅니다.]
[오늘 경기에서 지면 준우승이다보니 베어스 타자들이 성급해졌네요.]
오늘 이재후의 공은 제구가 불안해서 문제였지 공 자체는 좋았다.
이어서 1회 말 노경호가 등판하였을때 다이노스 타선은 1회부터 활발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1번 김종하의 안타, 2번 이상하의 진루타, 3번 나범성의 안타로 1사 1,3루 상황이 만들어졌고, 4번타자 박유성이 초구부터 배트를 휘두르며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2루타를 기록했다.
[순식간에 2점을 뽑아내며 앞서가기 시작하는 다이노스입니다!]
[점점 상승세를 보이는 다이노스의 상위타선이 제대로 해냈네요.]
시작부터 2점을 허용한 노경호는 이후 안타를 다시 허용하며 1점을 더 내준 뒤에야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1회부터 베어스를 몰아치는 다이노스가 3점을 앞서가기 시작합니다.]
- 오늘 우승 확정하자!
- 재후야 잘해라!
2회 초
선두타자를 풀카운트까지 가는 끝에 삼진으로 잡아낸 이재후였으나 이후 볼넷과 안타를 연속으로 허용하며 방금 베어스와 똑같이 1사 1,3루의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침착하게 초구를 던졌으나 기다렸다는듯 베어스의 1루 주자가 도루를 시도했고, 포수 김태곤이 바로 반응하여 2루로 공을 던졌다.
하지만 이것을 기다렸다는듯 3루 주자가 바로 홈 스틸을 시도했고, 2루 주자에 정신이 팔렸던 다이노스 내야진은 2루 주자는 잡아냈으나 홈 스틸은 막지 못했다.
[원조 육상부다운 주루 플레이로 다이노스에게서 1점을 만회하는 베어스입니다.]
[아쉽게도 주자가 사라져버렸지만 말이죠.]
- 이건 뭐... 어쩔 수 없다.
- 아직 1점이고 주자도 없으니 괜찮다.
그 말대로 실점을 했으나 주자가 사라지며 안정을 찾은 재후가 다시 삼진을 잡아내며 2회 초를 마쳤다.
이어진 2회 말 볼배합을 완전히 바꿔서 나온 노경호의 투구로 인해 다이노스는 2회에는 점수를 추가하지 못하며 스코어 3대1이 유지 되었다.
[오늘 경기 참 재미있네요.]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르다보니 양팀 모두 치열합니다.]
순식간에 경기가 진행되며 3회 초에는 이재후가 세 타자를 전부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지난 이닝까지 합해서 4타자 연속 삼진이라는 강렬한 포스로 3회를 정리해버렸다.
[3타자 연속 삼진으로 3회를 마무리 하는 이재후입니다.]
[점점 감을 잡고 있네요. 이렇게 되면 베어스는 곤란하겠네요.]
[반면 노경호 선수는 곤란하겠어요.]
3회 말
선두타자인 범성을 막아냈으나 다시 유성을 만나게된 노경호는 고의 사구의 생각이 들었으나 5차전때 이미 써먹었기에 별 수 없이 승부를 하였다.
초구 146KM의 몸쪽 직구가 스트라이크가 되었으나 2구 147KM의 몸쪽 직구는 볼이 되었다.
그래서 3구째 포크볼을 바깥쪽으로 던졌으나 유성이 미동도 안 하며 1S-2B로 치열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후 슬라이더 2개를 연속으로 던지며 풀카운트 상황이 될때까지 유성은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고, 그래서 베어스 배터리가 승부수로 던진 150KM나 되는 직구에도 가만히 지켜볼것이라 생각 되었으나 커트해내며 승부는 7구째로 접어들게 되었다.
- 유성이 커트 놀이 할려고 가만히 있었던거 같은데
- 7차전 가기 귀찮으니 6차전에 끝낼려나.
이후 4개의 공을 더 던졌으나 볼이 되는 공마저 커트해버리는 유성이었기에 노경호는 12번째 공을 던져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보다못한 베어스 벤치에서 그냥 거르라는 사인이 나왔고, 12구째 볼로 유성은 볼넷으로 출루하게 되었다.
베어스가 더욱 열 받는 점은 노경호의 체력이 빠진 것을 알고 있는 유성이 연속 도루로 다시 3루까지 도달한 것이었다.
2루 도루만 해도 안타 하나면 실점이라는 생각이 강한 상황인데 3루까지 가버리면 폭투의 위험성 때문에 포크볼을 못 던지게 되기 때문이었다.
결국 구종이 단조로워진 노경호의 공은 이호중에게 제대로 얻어맞으며 투런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호오오옴런!]
[이호중이 다시 도망가는 투런포를 쏴 올립니다!]
- 인생은 로또중처럼!
- 로또성님 장난 아니네...
2.1이닝 5실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경기였기에 경기 초반부터 불펜을 준비하고 있던 베어스는 이 홈런이 터지자마자 노경호를 내리고 불펜을 가동했다.
이어서 나온 투수는 핸킨스 선발이 무너진 상황에서 긴 이닝을 먹어주기에 적합한 선수였다.
그리고 3회를 안정적으로 막아내며 더 이상의 점수가 터지지는 않았다.
그렇게 3회가 끝났을때 스코어는 5대1로 다이노스가 완벽하게 승기를 잡았다.
========== 작품 후기 ==========
6차전에서 끝낼까 7차전까지 보낼까...
아 오늘 사정이 안 좋으면 이편만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내일도 일이 있어서 2편 올라갈지 말지 애매하기는 한데...
오늘이든 내일이든 하루는 2편 못 올릴지도 모른다는거 알아주시길...
*
아 그리고 갓5 NC 오는거 맞습니다.
왜 우리 갓5를 넥센으로 보내요.
넥센 때리기를 가장 좋아하는게 갓5인데
테임즈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처음 올때 '아니 이 친구가 왜 한국에 와?'
그런 분위기였죠.
넥센 외인타자도 그런 느낌입니다.
미안해요 로티노(14시즌 넥센 외인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