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2 - 2013시즌 전반기 -->
6월 2일 일요일
헌화 이글스와의 3차전.
오늘 상대는 3년째 이글스에서 뛰고 있는 바티스타였다.
"오늘도 유성이는 좀 힘들려나..."
"혹시 모르지. 갑자기 확 하고 칠지도."
문제는 오늘 바티스타의 컨디션이 좋다는 점이었다.
워낙 컨디션이 좋다보니 다른 선수들은 물론 유성까지 첫 타석에는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야 했을 정도였다.
"장난 아니네."
"오늘은 영 안 풀리는데..."
그래도 포기 할 수는 없었기에 4회 초 MC 다이노스 선수들은 타선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선두 타자인 범성이 번트로 안타를 만들어냈고, 이어서 유성은 스트라이크 존 밖으로 나가는 변화구를 억지로 건드려서 안타를 만들어냈다.
[분명 존에서 벗어나는 공인데 억지로 때려서 안타로 만들어 내는군요.]
[바티스타의 직구가 워낙 좋다보니 가만히 있으면 전타석처럼 물러날 확률이 높거든요. 그래서 차라리 과감하게 휘두른거 같네요. 기본적으로 파워가 있는 선수이다보니 맞기만 하면 일단 안타로 만들 수 있거든요.]
[네, 이제 무사 1,2루가 되었으니 단타만 쳐도 득점입니다.]
이호중이 삼진을 당했을때는 순간적으로 분위기가 다운이 될뻔 했으나 생각도 못한 조영호의 홈런이 터지며 분위기가 급변했다.
[조영호의 쓰리런이 터지면서 앞서가는 MC 다이노스입니다!]
[생각도 못한 홈런이 터졌네요.]
- 로또 실패했더니 뜬금포가 터지네.
- 아무튼 터졌으니 다행이지.
아쉽게 추가점 획득은 실패했으나 유성이 이글스의 4번인 김별명의 장타를 낚아채면서 이글스는 1점도 따라가지 못하고 이닝을 마치게 되었다.
[수비에서는 여전히 터무니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네요.]
[우익수로 이동했을때 불안 요소가 있었는데 오히려 공이 더 자주와서 더 멋진 플레이들을 보여주고 있네요.]
이 이후에는 양 선발 모두 타선을 압도하다보니 계속해서 타선이 침묵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이 3점이 사실상의 결승점이 되었다.
그리고 미완성이 다이노스의 불펜이 9회에 또 실점을 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가까스로 리드를 유지하며 경기를 마쳤다.
[이글스에게 스윕승을 거두며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는 다이노스입니다.]
[슬슬 시즌의 절반이 진행 될텐데 다이노스한테는 대단하다는 말 밖에 할게 없네요.]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지금까지 47전 33승 14패로 0.702라는 터무니 없는 승률을 기록 중인 MC 다이노스의 기세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을듯한 포스를 보이고 있었다.
그나마 2,3위의 넥스와 칠성이 추격 중이었지만 지금의 다이노스의 모습을 생각한다면 앞 지르는 것은 힘든 상황이었다.
설상 가상으로 6월 4일부터 6일까지 이어진 KS 와이번스 전에서 또 스윕승을 하며 MC 다이노스는 50경기동안 36승 14패라는 터무니 없는 성적을 이어가고 있었다.
다행인점은 이제 휴식기에 들어가기에 다이노스의 괴물같은 행보가 멈추었다는 점이었다.
한편 유성은 150 이상의 강속구에 대한 대처 능력과 변형 패스트볼에 대한 대처 능력을 키우기 위한 특훈을 시작했다.
"지금 시작해도 효과를 볼려면 꽤나 시간이 걸릴겁니다. 게다가 슬슬 체력에 대한 고민도 해야합니다."
"그동안 6경기 쭉 벤치에 쉬었던걸 제외하면 계속 뛰었죠. 하지만 적절하게 휴식기가 찾아온 덕분에 그렇게 힘들지는 않을겁니다. 휴식기때도 무리한 훈련은 안했으니깐요."
"올스타전이 7월 중순이던가?"
"네. 7월 19일 금요일입니다."
"지금이 6월 7일이니... 경기가 있는 날만 계산해도 1달 정도로군요. 그 전에 휴식기가 있나요?"
"네. 올스타전 2주 전에 휴식기가 있습니다."
"규정타석까지 200타석 정도 남았으니..."
고민 끝에 김강문 감독은 코치들에게 2가지 의견을 이야기 했다.
"1번째는 훈련을 하면서 출전도 계속 시키게 하다가 9월 확장 로스터가 열릴때부터 벤치로 빼서 휴식을 줄지. 아니면 다음 휴식기까지 벤치로 빼두고 훈련에만 집중 시킬지."
1번째는 체력이 가장 많이 떨어지는 여름에 경기를 소화하면서 훈련까지 진행을 해야하고, 2번째는 여름을 어느정도 피하면서 훈련에 집중 시키고 그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기용하며 다시 시즌 초반의 폭격기 모드로 이끌 것인가.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여름은 경험을 해봐야 합니다."
"올해를 제외해도 FA까지 8년을 더 우리팀에서 뛸 선수입니다. 만약 포스팅 시스템으로 해외에 나가더라도 6년이나 더 있을 수 있죠."
"네. 부딪힌다면 올해가 좋습니다."
그렇게 유성은 훈련과 동시에 여름에도 경기를 계속 출전하게 되었다.
그러한 사정을 모르는 유성은 오늘도 배트를 휘두르고 있었다.
"그동안 상대를 안 해봐서 몰랐는데 우리팀 투수들 장난 아니네."
제구가 별로지만 150은 가볍게 던지는 투수들부터 해서 변형 패스트볼이나 변화가 심한 변화구들을 던지는 투수들이 수두룩했었다.
야구는 선발 놀음이라는 말처럼 선발 투수가 가장 중요하다.
다만 선발만 강해서는 우승하는게 쉽지가 않은데 여기에 불펜, 타격, 수비까지 갖추어진다면 그 팀은 우승을 거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MC는 아직 불펜이 불안하지만 타선과 수비는 꽤나 궤도가 올라온 상태였다.
그렇기에 신생팀임에도 우승을 노릴만한 팀으로 분류 되기 시작했다.
- 자이언츠 암 걸리는거 보다가 다이노스 이사왔는데 바로 우승할 기세네.
- 진짜 넘어온 사람들이 제일 현명한듯.
- 자이언츠 5위인데 다이노스가 1위 해서 묻혀버림.
분명 신생팀인데 1위를 달리고 있다보니 허구한 날 야구팬들은 다이노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 올해야말로 1위할 분위기였는데 이상한 애들이 1위를 가져가버렸네.
- 운 좋게 가져간 것도 아니고 실력으로 가져간거라 뭐라 하기도 힘드네.
- 우린 뭐... 2년 연속 우승했으니 아깝지만...
유성을 비롯한 선수들은 훈련을 하다가도 휴식을 취하며 일부는 이렇게 반응을 살피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은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흘러갔다.
유성이 신인치고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광고 제의가 들어오기도 했으나 유성은 지금 그럴 여유가 없었기에 시즌이 끝난 이후에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하고 모든 제의를 뒤로 미루었다.
*
휴식기 이후 다시 시작된 MC 다이노스의 첫 상대는 KAI 타이거즈였다.
다이노스의 선공으로 시작된 경기 1,2번 타자가 맥 없이 물러났으나 3번 나범성이 안타를 치면서 출루에 성공했다.
[최근 박유성 선수의 페이스가 주춤한 감이 있지만 그렇다고 쉽게 보면 안됩니다.]
[네. 눈 깜빡 했더니 홈런을 맞을수도 있어요.]
그 말대로 초구를 지켜본 유성은 2구째 몸쪽으로 들어오는 직구를 그대로 받아치며 담장을 넘겨버렸다.
[큽니다! 커요! 넘어갑니다!]
[투런 홈런으로 시즌 15호 홈런을 기록하는 박유성 선수입니다!]
[정말 눈 깜빡했더니 홈런이 되네요.]
- 분명 물 마신다고 고개를 들었다가 내리니깐 넘어가있음.
- 난 화장실 간다고 얘 나왔는지도 몰랐는데.
"칠만하냐?"
"그냥 잘 맞던데요?"
"..."
"오늘 컨디션은 좋은듯 합니다."
"다행이군."
이후에 추가점이 터지지 않으며 1회 초 공격은 2점으로 끝나게 되었다.
그리고 1회 말 수비에서 다시 유성이 미쳐 날뛰었다.
에릭이 선두 타자를 잡아냈으나 2번 타자를 데드볼로 출루 시키고 말았고, 그 뒤에는 아예 3루타를 얻어맞으며 1점을 내주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우익수 플라이로 동점을 허용하는듯 했으나 공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유성의 정확하고도 강력한 송구에 의해 홈에서 아웃을 잡아내었다.
[오늘도 엄청난 수비를 보여주는 박유성 선수입니다.]
[김주처선수 입장에서는 거리가 있어서 할만하다고 생각했을텐데 박유성 선수가 가볍게 저격해버렸네요.]
아슬하게 실점을 막으며 1회는 2대1로 MC 다이노스가 리드를 지키며 끝나게 되었다.
이어진 2회에는 권희돈의 솔로포가 터지며 다시 1점을 추가하며 스코어 3대1이 되었다.
"오늘도 안정적이군요."
"음"
순식간에 이어진 4회
범성, 유성, 호중까지 3,4,5번이 연속해서 2루타를 때려내며 2점을 추가한 다이노스는 아쉽게 더 이상의 점수를 뽑아내지는 못했다.
타이거즈가 4회 말에 다시 1점을 추격했으나 어느새 스코어가 5대2까지 벌어지면서 점차 다이노스의 분위기로 바뀌고 있었다.
그리고 5회 초
다시 유성이 타석에 들어섰다.
[다시 박유성 선수가 등장했습니다.]
[주자가 있든 없든 항상 위험한 선수가 이 선수거든요? 쉽게 상대하자니 얻어맞을게 분명하고, 볼넷을 주자니 도루를 해버리거든요?]
[그렇다고 철저하게 존 구석을 노리면 커트를 해버리면서 버티는 경우도 많았어요.]
- 어째 설명 들으면 들을수록 KBO에 있을 선수가 아닌거 같은데?
- 그런건 지금 타율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냐.
- 떨어진게 4할 9푼이라니...
이번에는 초구부터 배트를 휘둘렀고, 다시 타구가 저 멀리 날아가기 시작했다.
[초구 칩니다! 큽니다! 커요! 가나요? 가나요? 갔습니다!]
[박유성의 벼락같은 솔로포로 다시 도망가는 MC 다이노스!]
[순식간에 시즌 16호 홈런을 때려버리네요.]
-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는게 좋을것 같다.
- 리얼 그게 편하겠다.
- 우린 왜 저런 선수를 뽑지 못하는건가...
- 그건 꿈이야...
유성에게 압도적으로 휘둘리다보니 타이거즈 팬들은 절망 회로를 돌리기 시작했고, 옆에서 지켜보던 다이노스 팬들은 말 없이 묵념을 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스코어가 6대2까지 벌어진 이후 유성은 멈추지 않고 다시 1방을 더 터트렸다.
[또 갑니다!]
[1경기 3홈런을 완성시키는 박유성입니다!]
[이걸로 스코어 9대2가 됩니다!]
- GG...
- 울었다.
- 진짜 뭐 저런 놈이 있냐...
이번 경기에서 유성은 무려 4안타 3홈런 7타점을 몰아치며 다시 5할 타율을 복구했고, 홈런, 타점 등에서도 1위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경기를 마무리 하는 과정에 1점을 내주고 말았지만 여전히 9대3의 스코어였기에 MC 다이노스는 가볍게 승리를 거두며 여전히 강력한 신생팀의 질주를 보여주었다.
========== 작품 후기 ==========
역시 글 쓰다가 딴짓을 하면 안된다니깐요...
몇시간이나 완성이 늦어지다니...
*
5화에 이덕보덕님이
'배트가 박살나는데 공이 미트로 들어가는 경우가 있나여 상상이안감... ㄷㄷ'
라고 하셨는데 어디서 본거 같아서 넣었는데
생각해보니깐 어디서 봤는지 모르겠네요;;
그런대 오승환 선수가 메이저 리그에서 저런 성적 찍는걸 감안하면
이 정도는 허용해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