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2 - 2013시즌 전반기 -->
5월 28일 화요일
넥스 히어로즈의와 3연전 중 그 1차전이 치루어질 예정이었으나 우천으로 인해 취소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다이노스 선수들은 훈련 대신 다른 팀의 경기를 지켜보았다.
하필 칠성 라이온즈 vs KS 와이번스 경기도 취소 되었기에 나머지 2경기를 지겨 보게 되었다.
"TV는 이럴때 쓰라고 2,3대씩 있는거야."
"오오오"
한쪽은 8,9위 매치였고, 다른 쪽은 4,6위의 매치였기에 전체적으로 4,6위 매치에 시선이 집중 되었다.
"누가 이길까?"
"그걸 어떻게 알아요."
"그런가... 그러면 내기 하자!"
뜬금 없는 이야기였지만 포수 김태곤의 주도하에 어느 팀이 승리를 거둘지 내기를 하게 되었다.
"일단 각자 2만원 정도는 있죠?"
"있긴 있는데..."
"없어."
"없으면 빌리세요."
"..."
"빌려드릴게요."
"고마워."
아무튼 2경기 모두 승패를 맞출 경우 돈을 보전하고, 1경기를 틀리면 1만원, 2경기 모두 틀리면 2만원 모두 벌칙으로 내는 룰이었다.
"그런대 이걸로 뭐할려고?"
"역시 볼때는 치느님을 먹어야죠."
"!"
"아니 그런대 우리 먹는 양을 생각하면 모자랄텐데?"
"그때는..."
"야야, 왜 유성이를 쳐다봐? 설마 유성이한테 모자라는 금액을 뜯을려고?"
"..."
"오, 태곤이 많이 컸네? 막내한테 뜯어먹을려고?"
"아니요. 그게 아니라..."
"짜식이 말을 하지. 모자란 금액의 절반은 내가 채워줄게. 나머지는..."
"제가 사고요? 그러죠, 뭐."
시즌 시작 전 FA를 통해 MC 다이노스에 합류한 이호중과 이현구였기에 주머니 사정은 넉넉했고, 아직 어린 후배들에게 한끼 사준다는 느낌으로 지갑을 열었다.
그리고 유성은 자신의 지갑을 노리던 태곤을 계속해서 쳐다보았다.
"미안, 유성아."
"다음에 제가 쏘게 되는 일이 생기면 형만 안 사줄거에요."
그렇게 상황이 정리 되고, 각자 내기를 시작했다.
"음... 이글스, 자이언츠 승에 걸게요."
"OK. 이제 다 된거죠?"
"그래."
"그러면 일단 치킨부터 시키죠."
아직 경기 초반이다보니 경기는 치열하게 전개 되고 있었다.
그리고 각자의 생각을 말하며 선수들은 휴식을 통해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저런 상황이면 어지간히 강견이 아닌 이상 힘들겠죠."
"차라리 이런건 어때?"
"네?"
"근처에 있는 다른 수비수한테 공을 토스하는거야. 그리고 그 선수가 바로 송구를 하면 시간이 조금 지연 될 수는 있어도 정확도가 올라갈테니 결과적으로 잡아낼 수 있지 않을까?"
"오호... 그러고보니 2루수랑 유격수가 저런 장면 많이 나오던데."
"그렇지. 특히 병살 상황에서는 어떻게든 빠르게 2루 베이스에 있는 선수한테 던져주기만 해도 되니깐."
다행스럽게도 경기 중반에 접어들기 전에 치느님이 도착하며 폭풍 흡입쇼가 시작 되었다.
그렇게 경기가 중반을 지나 후반을 향하면서 승리팀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고, 최종적으로 이글스, 자이언츠가 승리하며 유성은 생존을 하게 되었다.
"아니 20명이나 되는데 이글스, 자이언츠 걸어둔게 3명 뿐이야?"
"유성이는 여기서도 예측력이..."
그렇게 유성은 승리했다.
*
이어진 다음날 경기.
대한민국 최고의 타선이라 불리는 넥스 히어로즈의 강력한 타선과 떠오르는 강타선을 보유한 MC 다이노스의 매치였다.
"무섭긴 무섭네. 이택은, 박병후, 강정하 클린업."
"우리 나범성, 박유성, 이호중 클린업도 무시 못하는데요."
"그렇긴 하네. 우린 1명이 터무니 없이 강하기는 하다만..."
상대 투수 나이츠가 1회를 깔끔하게 막아내면서 유성은 2회 선두 타자로 들어서게 되었다.
'나이트라... 좋은 투수지만 강력한 구속과 구위가 없지...'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지 1,2구 모두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왔고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온 공과 유인구성 변화구를 둘 다 지켜만 보면서 1S-1B의 카운트가 되었다.
'둘 다 지켜만 보네? 직구를 노리나?'
전혀 반응도 안 하는 유성을 잠시 지켜본 히어로즈 포수 허두완은 고민 끝에 바깥쪽 낮은 코스의 직구를 선택했다.
'아주 안 쓸 수는 없으니 확인은 해봐야겠지.'
'직구? 아슬하게 나갈려나?'
직구가 오는 것을 확인한 유성은 아슬하게 존에 걸치는 공이었다보니 일단은 지켜보았다.
그리고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오자 오늘 주심의 존이 애매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부턴 커트하면서 출루하던가 아니면 적당한걸 칠 수 밖에 없겠네.'
그렇게 3구만에 2S-1B를 만든 히어로즈 배터리였으나 그때부터 직구든 변화구든 가리지 않고 커트하기 시작한 유성의 터무니 없는 커트 능력에 질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10구째로 2S-3B 풀카운트가 되었다.
[정말 치열하네요.]
[히어로즈 배터리는 진짜 미칠겁니다. 겨우 2-1을 만들었더니 이후에 던진 7구 중 볼 2개 빼고 전부 커트해버려서 여기까지 끌고 왔거든요.]
[풀카운트라 이제 도망 갈곳도 없거든요.]
결국 2개를 더 커트해낸 유성은 13구째 완전히 빠지는 공으로 인해 볼넷으로 출루했다.
[무려 13구나 던지게 하고 출루하는 박유성 선수입니다.]
[나이트 선수한테는 악몽이겠네요.]
그 뒤에 나온 이호중도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안타를 쳤고, 그 전에 미리 도루를 해서 2루에 가 있었던 유성은 이 안타로 바로 홈에 입성했다.
그렇게 선취점을 획득하며 앞서간 다이노스였으나 이후의 유성은 운이 없었다.
잘 맞은 타구가 히어로즈의 호수비에 막히고 말았고, 볼넷으로 출루해도 결정타가 터지지 않으며 추가점에 실패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또 MC 다이노스가 승리를 거두었다.
[스코어 4대3으로 MC 다이노스가 승리를 거둡니다.]
[이제는 신생팀으로 볼게 아니라 4강을 노리는 팀으로 봐도 될꺼 같네요.]
[네.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지만 승을 계속 챙기면서 시즌 시작 전에 김강문 감독이 말한것처럼 4강에 들어갈만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진짜 신기하지. 신생팀이 이렇게 잘하다니.
- 오늘은 운이 없었지만 사기캐가 하나 있으니깐 그렇지.
- 아니 오늘 좀 못했어도 5할이라는거 자체가 주는 위압감이...
- 존재 자체가 상대에겐 호러물급임.
다음날은 타선이 가뿐하게 터지며 경기 자체에는 승리를 거두었으나 유성에 대한 분석이 된 것일까 히어로즈는 메이저 리그에서나 볼법한 수비 시프트를 선보이며 유성의 타구들을 잡아내고 말았다.
"시프트라..."
오늘 히어로즈 수비에 묶여버리며 유성의 타율은 이제 5할도 아슬한 수준까지 내려왔다.
물론 아직 체력적인 여유가 있었기에 유성은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
"하마터면 안타가 될뻔한게 몇개 있었지만 선수들이 잘 잡아내면서 묶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1년차 신인이다보니 약점 분석이 금방 되더군요."
"그러게요. 고교 시절에는 150 이상 강속구를 본적이 거의 없어서 150 이상의 공에 약점까진 아니라도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죠."
"문제는 우리 팀에 그런 강속구를 던질만한 선수가 거의 없지."
"그래서 그 다음으로 찾아낸게 투심과 같은 변형 패스트볼. 이쪽은 생각을 못했었는데 오늘 BK를 상대하는걸 보니 확신이 생기더군요. 마찬가지로 고교 시절에 저런 변형 패스트볼을 상대하기는 커녕 본적도 없을테니 아무리 괴물이라도 힘들겠죠."
"걱정인건 이번 시즌은 이렇게 넘어가더라도 150 이상의 강속구와 변형 패스트볼에 적응이 끝난 다음 시즌인데..."
"적응이 늦게 끝나던가 새로운 약점이 그 전에 발견 되던가... 둘 중 하나를 빌 수 밖에 없겠네요."
"그나저나 고졸 신인이 이렇게 날뛰는 모습을 본게 몇년만이지?"
"고졸 신인이 신인왕 받은것만 해도 벌써 6년 정도 된거 같네요."
"벌써 그렇게 되었나."
그동안 뛰어난 선구안과 커트 능력으로 해결해왔지만 점차 유성의 약점이 나타나면서 나머지 8개 구단은 그 부분을 이용하며 유성을 공략했다.
하지만 유성을 막아내더라도 다른 MC 선수들이 가만히 손을 놓고 지켜보고 있지는 않았다.
유성을 막아냈음에도 식지 않는 MC 타선의 화력으로 인해 다이노스는 5월 마지막 경기마저 승리를 거두었다.
지금까지 45전 31승 14패로 1위를 계속해서 유지 중인 다이노스.
그리고 조금만 더 떨어지면 5할 타율이 깨지는 유성.
일단 다음날인 6월 1일에도 다이노스는 승리를 거두었으나 유성은 기어코 5할 타율이 깨지고 말았다.
여전히 4할 9푼이라는 터무니 없는 타율이었지만 말이었다.
"요즘 어때?"
"이상하게 수비에 걸리는 일이 많아졌단 말이죠..."
"솔직히 당장 뭘 하기에는 시기가 애매해. 다음주 주말이 휴식기니깐 그때 개선 방법이라던가 이야기 하자."
"네."
말은 그렇게 해도 유성은 어느정도 짐작을 하고 있었다.
150 이상의 직구에 약점까지는 아니라도 약한 모습을 보이는 부분이 분석 당한 것이 분명했다.
시즌 초반 오승훈에게 삼진을 당했을때나 리퍼슨에게 3K 당했을때도 150 이상의 직구가 주구장창 날아왔었다.
물론 시즌 초반에 150이 넘는 공을 넘기기도 했지만 그때는 유성의 컨디션이 최고조였기에 해냈던 것이었다.
"그리고 변형 패스트볼인가..."
이 부분은 유성도 생각 못한 부분이었다.
공이 어디로 날아올지 스트라이크가 되는지 볼이 되는지 알고 있는데 변형 패스트볼을 못 칠리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실제로 시즌 초반에는 어느정도 공략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점차 분석이 되어가는 지금 시점에서는 점차 변화가 심한 공들이 많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최종적으로 공이 도착하는 곳은 알지만 변화가 심하게 들어오니 자꾸 어긋나는건가."
예상대로 유성은 고교 시절에 150 이상의 공이나 변화가 심한 공을 경험해본적이 거의 없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렇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일단 시간이 시간이니 자야겠네."
*
"150 이상의 직구와 변형 패스트볼이라..."
"변화가 심각한 변화구도 고려하는게 좋을듯 합니다."
"게다가 우리팀 상황에서 유성이를 뺄 수는 없습니다."
"네. 다행인 점은 국내에선 150 이상 직구를 던지는 투수와 변형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의 숫자가 적습니다."
"결국 경험이 모자라서 생기는 일이니 지금은 유성이를 지켜 보는 수 밖에 없겠군."
그리고 다음 날이 되었다.
========== 작품 후기 ==========
NC가 5월만 되면 미쳐 날뛰는건 첫해부터 이어진 종족 특성과 같은거라
유성이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는데도 이기는 경기가 속출하는...
아무튼 8화만에 5월이 끝났군요.
좀 더 느리게 진행 시켜서 2013 시즌으로 1권을 완성해야 하는데...
*
그나저나 벌써 조회수 1천이 넘었군요.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전작의 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