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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공역전 세계의 게임천재가 되었다-198화 (198/200)

제198화

#198화

쾅.

바체슬라프와 고대현의 검이 충돌한다.

곧장 감마 스트라이크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어떻게든 뚫고 들어오긴 했지만.

해당 범위에서 스킬이 자유롭게 시전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동작 단축키로 승부를 봐야겠네.’

고대현이 바체슬라프의 움직임을 보면서 최적의 루트를 상상한다.

바체슬라프는 도끼를 사용했기에, 공격하는 경로가 예상보다 단순했다.

‘게다가 힘이 빠진 상태라서 내가 파고들기 편해.’

부웅-.

고대현이 뒤로 피했다가 옆구리의 빈 곳을 향해 돌진한다.

민첩화를 썼기에 속도가 빨랐다.

채앵!

“윽!”

흡수의 타격과 일출의 시간.

대형 스킬 2개를 사용한 대가는 컸다.

바체슬라프가 어렵사리 방어에 성공하면서 미간을 좁힌다. 이제 슬슬 느낌이 온다. 앞으로 더 하면 그로기 상태가 올 게 뻔했다.

‘마지막에 이렇게 되다니!!’

이제야 모든 대륙을 발아래에 두게 되었는데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

바체슬라프가 고대현의 대검을 막으면서 방법을 구상한다.

최대한 신경 지구력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시간을 끌 수 있는 방법…….

“아, 그게 있군.”

찰나의 순간,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린 바체슬라프가 시스템에게 명령한다.

“국소 지역 타임 오버 클럭을 부탁한다.”

타임 오버 클럭.

특정 필드의 시간 흐름을 느리게 하는 기술로, 정규전에서 많이 쓰인다.

바체슬라프는 타임 오버 클럭을 이용해서 몸에 가해지는 신경 부하를 줄일 생각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겨야 한다.’

고대현에게 이기려면, 일반적인 타임 오버 클럭보다도 더 강하게 설정한다.

바체슬라프는 현재 있는 부유성의 시간이 바깥보다 느리게 흐르도록 설정했다.

띠링-.

[적용되었습니다.]

시간 밀도가 높아진 대신, 감당해야 하는 신경 부하의 양이 줄어든다.

“됐다.”

이것으로 일단 고비는 넘겼다.

‘몸이 더 가볍군.’

부웅-.

바체슬라프가 이전보다 수월하게 도끼를 휘두른다.

카가각! 쨍그랑.

고대현의 대검이 바체슬라프의 도끼와 충돌한 뒤 산산이 조각난다.

이에 고대현이 뒤로 물러나면서 다른 무기를 꺼냈다.

‘오버 클럭을 썼다?’

고대현이 옆으로 구르면서 바체슬라프의 표정을 살핀다.

아까보다 강해지긴 했어도 진심 공격은 아니었다.

‘힘을 회복하고 있는 건가?’

바체슬라프는 일출의 시간을 사용한 뒤로 급격하게 쇠약해졌다.

정규전에서도 타임 오버클럭을 쓰면서 신경 부하 적용량이 조정된 걸 생각하면…….

쿵쿵!!

바체슬라프의 시스템 창 문구를 본 고대현이 상대의 공격을 회피하면서 생각한다.

‘본질적인 걸 해결하는 게 제일 중요해.’

이대로 바체슬라프와 계속 싸워서 이길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의 고대현에겐 안전하면서도 확실한 루트가 1순위였다.

쿠웅-!!

딸깍-.

빈틈을 노린 고대현이 민첩화와 함께 찌르기를 날린다.

채앵-!!

그러나, 빠르게 체력을 안배한 바체슬라프의 방어는 예상보다 빨랐다. 그가 고대현의 찌르기를 막고, 검을 손으로 잡는다.

쨍그랑-!!

그리고 검의 옆면을 도끼로 쳐서 파괴했다.

딸깍-.

이에, 곧바로 인벤토리에서 다른 무기를 꺼낸 고대현이 반격을 날린다.

약간의 속임수 동작을 사용하면서 말이다.

“갑자기 그런 움직임이라니, 대단하군.”

바체슬라프가 감탄한다.

하지만 감탄할 수 있다는 것은 여유가 있다는 의미.

꾸욱-.

쨍그랑!

야나 이바노프를 육성시킨 사람답게 곧장 대검의 옆면을 쳐서 무기를 파괴한다.

‘북부에서 싸울 때 무기를 많이 소모했는데…….’

고대현이 인벤토리에 남은 무기의 수를 체크하고 뒤로 물러난다.

따악-.

그리고, 풀 다이브 모드로 전환한 다음 심상 무기를 사용하기로 했다.

스핏!

바체슬라프의 옆으로 무형의 참격이 스쳐 지나간다.

아까 일출의 시간을 방어할 때 심상력을 너무 소모한 탓이었다.

“너도 힘을 어느 정도 썼구나!”

틈을 노리고 돌진해온 바체슬라프가 도끼를 내리찍는다.

대현은 뒤로 피하면서 다시 PC 모드로 전환했다.

그가 이어서 감마 스트라이크를 시전하려고 한다.

딸깍-.

[현재 위치에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관리자 한정 필드에서는 스킬을 사용할 수 없었다.

억지로 밀고 들어오는 것까지는 가능했지만.

아무래도 심상 무기를 제외한 스킬을 자유롭게 시전하는 건 불가능한 모양이었다.

‘남은 방법은, 소멸 간섭파를 쓰는 건데…….’

타타탓-!

고대현이 공중에 떠오른 파편을 타면서 바체슬라프의 사각을 노린다.

그리고 적당히 틈을 봐서 돌진했다.

“날 너무 얕봤군.”

하지만 공격이 닿기 직전.

바체슬라프가 손가락 2개로 대현의 공격을 막았다.

파킨!

고대현의 대검이 또다시 산산조각이 난다.

‘약점을 노리는 컨트롤이 엄청나다…….’

무기의 약점을 노려서 한 번에 내구도를 깎아낸다.

오랫동안 수련하지 않고는 사용할 수 없는 기술이었다.

부웅-.

휙.

허리를 숙인 고대현이 다시 뒤로 물러나면서 거리를 벌린다.

‘이제 어떻게 하지?’

일반적인 스킬은 사용 불가능.

가까이 붙어서 소멸 간섭파를 사용해야 하는데, 방심했다간 손이 닿는 동시에 바체슬라프에게 죽을 수도 있었다.

‘아까 대검을 잡는 솜씨를 보니까 손이라고 해서 다를 것도 없을 것 같은데…….’

고대현이 거리를 재면서 각을 보고 있을 때였다.

팟-!

위에서 야나 이바노프가 나타난 뒤, 바닥으로 풀썩 쓰러진다.

“음?”

이에 바체슬라프도 놀란 표정을 짓다가, 별안간 이유를 알아차린다.

‘고대현의 아래쪽에 있어서 살아남은 것 같군.’

일출의 시간을 튕겨내면서 온 것으로 보아하니.

분명 검날 흘려내기를 사용했을 테고.

야나 이바노프가 있던 필드가 마침 그 아래라서 살아남은 듯했다.

‘아까 시스템 창에 있던 생존자 20명 중에 아군이 있어서 다행이다.’

바체슬라프가 야나에게 명령한다.

“고대현이랑 싸워서 시간을 벌어라.”

“예? 지금 당장이요?”

야나가 비틀거리면서 일어난다.

직전까지 성주급 전력과 싸우고 온 탓에 체력이 거의 없는 그녀였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 빨리!”

바체슬라프가 호통친다. 중요한 때를 앞두고 있는 그에게, 자신의 체력 보존보다 중요한 건 없었다.

“네에…….”

오버 클럭 때문에 이전보다 움직이는 게 편했기에.

야나가 대검을 지팡이 삼으면서 일어난다.

그렇게 다시 고대현과 야나의 1대1 싸움이 시작되었다.

카가각!

채앵!!

야나의 대검과 고대현의 대검이 허공에서 충돌한다.

초창기에는 고대현이 야나 보다 실력이 떨어졌지만…….

퍽!

“읏!”

탑에서 수련을 마친 고대현의 실력은 야나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었다.

야나가 뒤로 밀려나면서 태세를 정비한다. 변성 고중력을 제대로 사용하기 전까지는 계속 고대현에게 밀릴 것 같았다.

“그 정도도 처리 못하면 어쩌자는 거지? 빨리 일어나!”

뒤에서 바체슬라프가 호통친다.

하지만 쓰러진 야나는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체력도 체력이지만, 의지가 꺾였기 때문이었다.

그간 억압된 구조에서 해방시켜주겠다고 생각했으나, 현실은 달랐다.

자신은 전지수에게 또 다른 억압자나 마찬가지였다.

야나가 일전에 싸우던 전지수의 모습을 떠올린다. 자신의 재능을 온전히 발휘해서 싸우던 전지수의 모습은, 그녀가 예전부터 상상했던 모습과 같았다.

‘상대를 화나게 하는 게 좋다니……, 내가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네.’

상대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으나, 그게 아닌 것을 깨달은 그녀의 팔이 축 늘어진다.

채앵!!

야나가 고대현의 대검을 겨우 막으면서 질문한다.

“너는 왜 우리를 막는 거지?”

“그야…….”

쨍그랑-!!

이에 고대현이 상대의 검을 깨트리면서 말을 이었다.

“이런 거는, 막는 편이 더 재미있으니까요.”

“아…….”

의외의 대답을 들은 야나의 눈이 커진다.

스걱!

그게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고대현의 대검이 급소를 스쳐 지나가고.

그녀가 얼마 지나지 않아 재로 변해서 사라졌다.

“이런 쓸모없는 녀석!! 히든 스킬을 얻고도 그 모양이라니!”

뒤에서 힘을 비축하고 있던 바체슬라프가 격노한다.

그만큼 궁지에 몰려있다는 의미겠지.

그렇게 생각한 고대현이 앞으로 돌진한다.

“이, 이럴 수는 없어!”

이에, 패배를 직감한 바체슬라프가 시스템 창을 조종한다.

그러나 큰 지식이 없는 그는 시스템 창을 제대로 조종하지 못했고.

삐빅-.

[오류 발생.]

[타임 오버 클럭에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

“이, 이게 뭐야!”

별안간 폭주한 오버 클럭 필드가 바체슬라프를 중심으로 좁혀진다.

‘저건……?’

이에 돌진하던 고대현도 잠시 멈추고 PC 모드의 창에 나타난 수치를 응시한다. 그러자 시간 배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게 눈에 들어온다. 타임 오버 클럭이 폭주하는 것이었다. 잘못하면 이곳에서의 시간이 외부의 몇 년이 될 수도 있기에.

‘빠져나와야 한다.’

위험을 직감한 고대현이 뒤로 후퇴한다.

끼기기기긱-.

기간티아 성 전체가 오버 클럭으로 인해 우그러진다.

치지직-.

[범위 해제.]

[정상 시간대로 복구됩니다.]

외부로 나온 고대현은 다시 툰드리스를 불러낸 뒤, 줄어들고 있는 기간티아 성을 멍하니 응시했다.

“저건……,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바체슬라프가 폭주해서 저렇게 되었다는 건 알겠다.

그로기 상태와 오버 클럭이 겹쳐서 문제가 발생한 걸지도 모르고…….

그가 생각하고 있을 때, 옆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버 클럭에 갇힌 것 같네. 다룰 줄도 모르는데 저렇게 과도하게 사용하다니……, 아마 외부에서 도와주지 않는 이상, 자력으로 나오는 건 힘들 거야.”

이근희가 와이번을 타고 있었다. 그녀도 검날 흘려내기의 범위 안에 있던 모양이다.

“잘 아시네요.”

“당연하지. 그간 옆에서 계속 관찰했으니까.”

끼이이이익-.

“흠, 그런데 저거 계속 주변에 있는 걸 다 빨아들이는 것 같은데…….”

“그러게, 어떻게 하지.”

이근희가 고개를 까딱거리면서 말한다.

위급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무슨 방법이라도 알고 있나요?”

“방법?”

고대현이 질문하자, 그녀가 역으로 고대현을 손끝으로 가리키면서 말했다.

“그건 네가 알고 있을 것 같은데?”

“제가요?”

“애초에 저기를 들어갔다 나온 거 자체가 일반인이 아니라는 거잖아.”

그쯤, 그녀가 고대현의 정체를 추론해낸다.

“왜 여기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계속 도와줬으니까 우리 편은 맞지?”

“네, 뭐, 일단은요.”

고대현이 다시 블랙홀처럼 생성된 구체를 바라본다.

그때였다.

[상호작용 -F]

맨 처음 관리 시스템을 봤을 때 나타났던 상호 작용이 나타났다.

‘바체슬라프가 권한을 잃어서 나타난 건가?’

그렇게 생각한 고대현이 구체로 향한다.

“역시 알고 있네.”

뒤에서 보던 이근희가 조용히 말했다.

그럭저럭 해결 방법이 나타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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